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지역 의료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의료 인력 부족과 병원 축소가 맞물리며 진료 접근성도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성질환을 앓는 중장년·고령층은 병원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치료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2027년 시행을 앞둔 ‘지역의사제’의 실효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의료의 위기와 지역의사제’ 공동기획세미나에서는 지방 의료 공백 문제와 제도적 해법이 집중 논의됐다. 정부는 “지역에서 의사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막겠다”는 목표 아래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역의사제는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 근무할 의사를 선발·양성하는 제도다. 일정 기간 의무 복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격 제한 등 제재를 두는 구조다. 2025년 관련 법이 통과되며 제도 도입이 본격화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도만으로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계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과 대만 등 해외 사례를 보면 20년 이상 제도를 운영했음에도 지역 정착률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 복무 중심의 강제적 방식은 이탈이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들이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이유도 구조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자녀 교육, 가족과의 분리, 사회관계 단절, 환자 부족에 따른 소득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이는 일반 인구가 지방을 기피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정주 요건은 환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환자가 있어야 의사도 지역에 남을 수 있다”며 “지역의사제보다 ‘지역 환자 기반’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필수의료 분야 역시 낮은 수가와 의료사고 부담, 과중한 업무 등으로 인력 유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호주는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교육·수련·인센티브를 결합한 정책으로 제도를 보완해왔다”며 “단순히 의사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사제는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지역 수련, 정주 여건, 경력 관리, 환자 유입 등 다양한 요소를 패키지로 설계해야 한다”며 “보건·교육·재정 등 범정부적 접근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역에 거주하는 중장년·고령층의 의료 접근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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