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잘 나오는 카메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서도 기술 개발의 핵심을 카메라 부문에 두는 듯하다.
“은퇴 후 여가 설계” 프로그램 강의에서 만난 수강생 중 사진 취미를 검토하는 분들도 대부분 카메라 고르는 일부터 신경 쓴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많은 사람이 취미활동을 위한 장비 면에서도 남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카메라 종류에 신경을 쓰는 것같다. 하긴 등산, 자전거, 골프, 스키, 서예, 음악 활동 등에서도 많은 사람이 장비 경쟁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 교실의 경우 소형 카메라를 가진 수강생들은 주눅 들기에 십상이고 그런 이유로 배우기를 중단한 사람도 꽤 있다. 실제로 고급 카메라는 해상도와 용량 등에서 탁월한 성능과 기능으로 악조건의 환경에서도 무난한 촬영을 할 수 있다. 대형 작품사진, 정밀한 상업사진, 순간포착의 사건 촬영에는 그런 카메라가 더 유용하다. 그렇다고 취미활동에 그런 카메라가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고가의 카메라는 비용, 무게나 부피 등으로 인해 휴대하기 쉽지 않은 점, 다소 복잡한 사용법 등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그들이 촬영한 사진의 주요 쓰임새도 블로그나 카페 등 SNS에서의 활용이 대부분이기에 꼭 고가의 질 좋은 카메라를 갖출 필요는 없어 보인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놀랍게 발전해서 그런 용도의 사진과 전시회 출품 크기의 인화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아울러 늘 휴대할 수 있는 가벼운 생활용품이어서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촬영할 수 있고, 그 기기에서 바로 편집과 공유가 됨으로써 편리성도 뛰어나다.
근래에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는 기종은 화소 수가 1억 800만이고 고급 카메라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렌즈까지 장착하고 있다. 며칠 전 수천만 원을 하는 고급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진작가 한 분을 만났는데 출시 예정인 그 스마트폰 카메라를 기다린다고 했다. 편리성과 유용성 그리고 카메라 기술의 집약체인 새로운 기기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손안의 가장 좋은 카메라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DSLR로 지칭되는 고급 카메라는 분명 그 나름의 가치가 있고 화질이 좋은 사진을 만들지만, 사진의 용도에 적합한 좋은 사진은 촬영자의 마음과 손에 달렸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교훈도 있다.
“가장 좋은 카메라는 어떤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세계적 사진작가가 명쾌하게 답변했다. “현재 당신 손에 들려있는 카메라입니다.”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지금 내 손에 들려 있는 카메라가 가장 좋은 것이라는 얘기다. 그것이 고급 카메라든, 대중적 카메라든, 스마트폰 카메라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