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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 운전사고 문제, '노인왕국' 일본이 찾은 지혜는?
-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고령화에 갈 곳 잃은 교통난민] 제1부 인국절벽에 가로막힌 노인 이동권 제2부 전용 교통수단으로 활로 찾은 일본 제3부 첨단 기술과 공유경제, 미래 이동권의 키워드 2019년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87세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모녀가 사망하고 행인 10여 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이케부쿠로 폭주 사고’라 불린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같은 해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인의 나라’ 일본은 고령자의 안전 운전 문제와 면허 반납에 따른 이동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이바라키현(茨城県) 경찰청과 히타치시(日立市) 시청을 방문해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 다양한 검사를 받도록 한다. 면허 갱신 주기는 3년이다. 70세 이상이면 고령자 강습(4륜차 운전자 2시간, 2륜차 운전자 1시간)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강습은 DVD 시청을 비롯해 실차(주행) 지도까지 이뤄진다. 다만 스가야 준이치(菅谷順一) 이바라키현 경찰본부 교통부 운전면허센터 이사관은 “고령자 강습에 합격 여부는 없다”고 설명했다. 75세 이상이라면 인지 기능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이 검사에서 ‘치매 우려 없음’ 판정을 받으면 고령자 강습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치매 우려 있음’ 판정을 받으면 의사의 진단서를 받아서 내거나 재검사를 신청할 수 있다. 둘 중 어떤 방법을 택할지는 고령자가 선택한다. 2022년부터는 75세 이상이면서 최근 3년 동안 교통법규 위반 기록이 있는 사람이라면 운전 기능 검사를 받는 것도 필수가 됐다. 운전교습소에서 자동차 주행 테스트를 해야 하는 것. 합격하지 못하면 면허 갱신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고령자 면허 갱신 시 주행 검사는 하지 않는데, 일본은 법으로 이론과 주행 모두 검사하도록 정했다. 스가야 이사관은 “머릿속으로는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이하 액셀)를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해도, 실제로 이를 착각해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에 직접 해보고 실수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알아차리는 수밖에 없다”며 주행 시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핵심은 ‘스스로 판단하기’ 스가야 이사관의 ‘스스로 알아채야 한다’는 말처럼 일본의 고령자 운전면허 갱신에 대한 여러 제도는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라기보다 인식 제고에 가깝다. 일본 정부가 고령자 면허 갱신 과정을 강화했다고 표현하지만, 면허 갱신 가능 여부의 기준을 높인 것이 아니라 검사 종류를 추가해 스스로 안전 운전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도록하는 데 의미를 둔다. 운전면허 자진 반납 제도는 1998년 처음 시행됐는데, 자진 반납은 첫해 2596건에서 2019년 60만 1022건을 기록했다가 이후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경찰청은 자진 반납 건수를 늘리기 위한 별도의 홍보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 네모리 유미코(根守由美子) 이바라키현 경찰본부 교통부 운전면허센터 센터장 보좌는 “테스트를 여러 번 해도 기준 미달이거나 제출한 진단서 내용이 부적합하면 면허 취소가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검사 결과 부적격 판정이 나오더라도 상태가 좋아져 적격 판정을 다시 받을 수 있다면 면허 갱신은 가능하다”면서 “시험 난이도도 쉬운 편인데, 이는 검사를 통해 고령자 스스로 면허 반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면허 반납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며 “면허 반납 제도를 ‘자주(自主) 반납’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일본 내에서 고령자 면허 갱신을 좀 더 어렵게 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사이토 도오루(斉藤徹) 초고령관측소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75세 이상의 고령자 면허 갱신 검사 평균 합격률은 90%에 달하지만, 야마나시현 98.5%, 시마네현 72.1%와 같이 현에 따라 합격률에 큰 차이가 있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고령자 증가로 고령자 강습 수강 대기 기간이 길어져 수개월을 기다리다 면허 갱신 시기를 맞추기 어려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고령자 면허 갱신 검사가 일정 부분 자각하도록 하는 효과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약해진 신체나 인지 기능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므로 고령 운전자의 사고 발생 원인과 고령자의 기능 저하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혀 좀 더 엄격한 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면허 반납 쉬워지려면? 면허 갱신 검사 외에도 일본 정부는 고령자 면허 반납이 쉬워지도록 여러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경찰청은 #8080(シャプ-ハレバレ) 상담 제도를 운영한다. 위 번호로 전화를 걸면 가까운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경찰청 상담 창구로 연결된다. 상주하는 보건사(우리나라에는 없는 직업으로 간호사·보건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가 ‘과거 큰 병을 앓았고 최근 수술로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데 안전 운전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등의 고민을 상담해준다. 일부 면허 반납 제도도 있다. 트럭 등을 운전할 수 있는 대형면허 소지자가 이를 반납하고 보통면허만 남기는 제도다. 면허 반납 뒤 신청자에 한해 ‘운전경력증명서’도 발급해준다. 우리나라는 주민등록증이 신분증 역할을 하지만 일본은 주민등록증과 같은 ‘마이넘버’ 제도가 2016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운전면허증이 신분증 역할을 해왔다. 이에 계좌 개설, 스마트폰 개통 등 일상에서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면허 반납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 증명서 발급을 시작했다. 고령자의 면허 반납 혹은 운전경력증명서 발급에 대해 각 지자체는 사정에 맞게 버스 할인, 택시 승차 티켓 등을 제공한다. 경찰청은 고령자에게 해당 내용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지자체마다 예산 차이가 있고 고령자가 늘어 재정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바라키현 히타치시의 경우 운전면허 갱신 기간이 되기 전 자진 반납하면 1만 엔(약 9만 원) 상당의 버스카드나 택시권을 제공한다. 오소노에 요시히데(小薗江義英) 히타치시 총무부 교통방범과 계장은 “시에서 운전면허를 반납한 고령자 중 90%가 혜택 제도를 이용하는데, 매년 700만 엔(약 6500만 원) 정도의 예산이 사용된다”며 “1만 엔이 너무 적다는 고령자의 의견도 있지만, 예산을 늘리기에는 시에서도 부담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정부는 면허 반납 후에도 고령자가 이동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야 자진 반납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서포트카(サポートカー) 한정면허, 라이드 셰어, 온디맨드 교통,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서포트카는 충돌 피해 경감 브레이크, 페달 밟기 실수 급발진 억제 장치, 차선 이탈 경보 장치 등이 적용된 차량을 말한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 등 민간 기업이 생산하면 국가에서 인증해주는 방식이다. 위 기술이 후탑재된 차량은 인정되지 않는다. 한정면허는 일반 면허 반납 후 서포트카에 한해 면허를 인정하는 것인데, 2024년 9월 기준 전국에서 한정면허 취득자는 14명뿐이다. 한정면허 취득 후 일반 차량을 운전하면 법규 위반이지만, 일반 면허로 서포트카 운전은 가능하다. 또한 최근 대부분의 차량에 충돌 피해 경감 브레이크(2022년 생산된 차량 중 98%에 적용) 등의 기술이 탑재되기 때문에 굳이 한정면허를 취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라이드 셰어와 온디맨드 교통은 승차 공유 제도다. 현재는 온디맨드 교통이 일부 지자체에 도입돼 있다. 고령자가 원하는 목적지와 이동 시간을 신청하면 각 요청을 모아 한 대의 승용차가 차례로 태워 이동하는 서비스다. 민간의 서비스를 공공에서 도입하거나, 공공이 운영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라이드 셰어는 우버(Uber)와 같은 유료 공유 차량 서비스다. 일본은 택시 외의 유료 운송은 불법이어서 공유 차량 서비스가 운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는 승차 공유 지역과 시간 등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사이토 소장은 “새로운 이동 수단이 필요한 지역은 대부분 인구 과소 지역으로 이용자 수는 적고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도 어려운 구조이기에, 재정 부담으로 이어져 지속성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다양한 정책이 강구되고 있지만, 충분한 대책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하면서 “정부는 대중교통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지역에서만 인정되는 자가용 유상 여객 운송 활용의 규제 완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라이드 셰어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라스트 마일(ラストマイル) 국토교통성은 2020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과 목적지 사이의 1마일(약 1.6km)을 자율주행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개념으로 ‘라스트 마일 자율주행차량 시스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운전자가 동승하지 않고 운전을 자동화할 수 있는 레벨4의 도로주행 제한을 풀었다. 이에 통신 대기업 NTT와 자동차 기업 혼다는 지자체 보급용 레벨4 자율주행차량과 무인 택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현장에서 만난 취재원들은 자율주행차가 고령자의 이동을 얼마나 편리하게 해줄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이었지만, 지역의 이동 수단 확보를 목적으로 자율주행 기술 실용화와 보급을 위한 실험은 진행 중이다. 현지 취재 일본 이바라키현(茨城県) 경찰청, 히타치시(日立市) 시청
- 2024-10-0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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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유발하는 수면장애, “중년도 안심 못해”
-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문안인사를 드릴 만큼 우리는 예로부터 ‘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9만 8819명으로 110만 명에 달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22년 기준) 그 가운데 60대가 23.0%(25만 829명)로 가장 많았고, 50대 18.9%(20만 7698명), 70대 16.8%(18만 4863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잠 때문에 고통받는 중장년의 뇌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인의 수면이 위험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수면의 질과 양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수면 솔루션 브랜드 레즈메드(Res Me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수면의 양과 질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50%, 55%로 각각 답변했다. 미국·일본·중국·인도 등 12개국 평균 답변은 각각 35%, 37%로 한국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아침에 일어날 때 피곤하고 불행하다고 느낀다’는 답변은 59%로 12개국 응답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반대로 ‘상쾌하고 행복한 기분이 든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수면의 질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가중된 스트레스와 걱정’(60%), ‘잦은 전자기기 및 화면 사용’(41%), ‘불안과 우울감’(29%) 등이 꼽혔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60대 수면장애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60대는 하던 일에서 은퇴하고 여러 신체질환이 생기는 등 일상의 변화로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시기”라며 “생리적 변화와 스트레스가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뇌 건강에 영향 미치는 수면장애 수면장애는 잠을 준비하는 시간부터, 잠자는 동안, 그리고 주간 생활에 이르기까지 수면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모든 문제를 의미한다. 수면장애의 종류로는 대표적인 불면증과 함께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우울·불안·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삶의 질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신체 면역기능과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다양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수면장애는 심뇌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끼쳐 치매를 유발한다. 치매란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을 의미한다. 가장 흔한 유형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전체 치매 사례의 약 70%에 이른다. 뇌경색·뇌출혈 등의 혈액순환 장애가 원인이 되는 혈관성 치매는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뇌질환을 말한다. 초기부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기억력 감퇴이며, 병이 진행되면서 추상적 사고, 문제 해결, 적절한 결정 및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저하된다. 박기형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기획이사)는 “우리가 아주 깊은 잠을 자는 서파수면 상태일 때 뇌를 청소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이때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독성물질이 제거되는 것이다”라면서 “그러나 수면장애가 있으면 잠에서 자꾸 깨기 때문에 단백질이 몸에 축적되고,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해 결국 치매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장애 가운데에서도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특히 치매 발병률이 높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상기도(코, 입, 목)의 일부나 전체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고 이에 따라 공기 흐름이 감소하거나 멈추면서 호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은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심뇌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므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혈관성 치매의 위험 또한 높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 단계에서 꿈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심한 잠꼬대를 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50대 이상 남성에게서 우세하게 나타난다. 자면서 말하기, 웃기, 노래하기, 발로 차기 등 다양한 행동 양상을 보인다. 박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뇌줄기라고도 하는 뇌간에 퇴행성 변화가 오고, 나중에는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숙면해야 할까? 숙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한편,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슬립테크(Sleeptech)가 주목받고 있다. 수면과 기술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애플리케이션, 웨어러블 기기, 디지털 장비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슬립테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수면 분석은 사용자의 수면을 다양한 센서를 기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스마트 워치나 웨어러블 기기가 해당한다. 수면 유도는 빛, 사운드, 온도 등을 통해 잠잘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수면질환 관리는 수면 관련 질환을 개선·치료하는 서비스로 교정기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은 2019년 110억 달러(약 13조 9200억 원)에서 2026년 321억 달러(약 40조 62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는 2017년부터 슬립테크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역시 슬립테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AI수면 분석 플랫폼 기업 에이슬립과 협력, 올 하반기 수면 측정 기술을 탑재한 갤럭시 탭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열대야 꿀잠온도’라는 에어컨 전용 앱을 출시했고, SK텔레콤은 AI 비서 ‘에이닷’ 앱을 통해 수면 패턴을 수집·분석한다. 이렇게 수면을 돕는 기술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컨트롤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기형 교수는 “스트레스가 많으면 수면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악순환이 된다. 너무 자려고 노력하면 잠이 더 오지 않는 법이다. 잠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라면서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자고, 식사하고, 운동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삶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기상 시간이라도 일정한 것이 좋고, 햇빛은 꼭 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은 커피와 술, 수면제 섭취는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 잠이 안 온다는 중장년들이 가끔 있다. 잠을 못 자면 인지기능도 떨어지고 멍해지니까 치매가 아니냐고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알코올은 잠을 유도하는 것은 맞지만, 유지시키지 못한다. 잠을 길게 잘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은 뇌 손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수면제에 대해서는 “치매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연관 없다는 결과보다 많다. 특히 벤조디아제핀 계통은 치매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를 요한다. 수면제는 한 달 이내로 짧게 먹기를 권장하며 장기 복용은 옳지 않다”고 주의를 남겼다. ◇에스옴니 유재성 대표 “잠은 만병통치약? 수면 코치 필요” “드디어 불면증과 작별했어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이들이 모이는 유튜브 채널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 여행’. 숙면 여행자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도 있으며, 구독자가 74만 명을 돌파했다. 채널을 운영하는 슬립테크 스타트업은 ‘에스옴니’로, 유재성 대표(브레이너 제이)는 ‘국내 1호 수면 코치’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의생명과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학원에서 수면의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미국 국제 공인 수면 코치 자격을 보유했다. “다이어트할 때 트레이너 선생님이 계시듯이 수면도 코치가 필요해요. 살이 찌는 이유는 식습관, 스트레스 등 다양하죠. 잠도 똑같아요. 수면 환경, 스마트폰,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잠을 못 자게 만들죠. 그렇기 때문에 1:1 케어로 원인을 찾고 수면을 방해하는 문제들을 없애주는 수면 위생 교정이 필요합니다.”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 여행’은 명상, 수면 사운드, 동조화 사운드 등을 통해 숙면과 마음 건강을 가이드해준다. 콘텐츠는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하며, 전문가의 자문도 받는다. 분당차병원에서는 불면증 및 이명증을 가진 환자들에게 에스옴니의 수면 콘텐츠를 활용한다. 뿐만 아니라 에스옴니는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 등과 함께 수면 건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매년 구독자를 대상으로 잠 못 자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합니다. 항상 1위는 심리적 스트레스예요.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잠을 청하면,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져버려요. 특히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심장이 뛰고, 체온이 올라가고, 호흡도 가빠지고, 걱정과 불안이 가중되죠. 2위는 생활 습관입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러다 보면, 어떤 뉴스 정보나 SNS로 지인들 소식을 보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또 받기도 합니다. 결국 스트레스와 또 연결이 되네요.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멘털을 키워야 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반응을 가장 빠르게 안정시키는 방법 중에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명상이 있습니다. 명상은 현재의 순간에 몰입을 하는 마음 챙김이나 편안한 상상과 함께 심신을 이완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해외에서는 의학의 영역으로 보기도 하죠. 음악 감상, 반려견과의 산책 모두 명상이 될 수 있어요. 우리는 일상 속에서 명상을 해보라고 말하는 겁니다.” 에스옴니는 다양한 창구로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4월부터는 SK브로드밴드와 MOU를 맺고, Btv의 시니어 고객을 위한 전용관인 ‘해피시니어’에 수면 건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유 대표는 “수면장애로 인한 노인성 질환 환자가 너무 많아졌다. 어르신 대부분이 TV를 보면서 잠든다고 하는데, 우리의 콘텐츠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토털 수면 솔루션 앱 ‘솜니아’를 정식 출시했다. AI 수면 코치가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시니어에게 ‘숙면’은 매우 필요하지만, 잠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 유재성 대표는 이를 매우 안타까워하며 “잠을 잘 자면 살도 빠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치매 같은 뇌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숙면이 돈 없이도 누릴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중장년분들이 꿀잠을 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합니다. 꿀팁을 드리자면, 첫 번째 낮잠을 자지 않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로 햇빛을 많이 쬐어주세요. 산책은 밤이 아닌 낮에 하는 게 좋고, 운동량을 늘려보세요. 세 번째는 자기 1시간 전에는 수분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자다가 도중에 깨서 화장실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은 5분이나 10분이라도 매일 꾸준하게 명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매일 밤 숙면으로 행복을 가꾸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 2024-09-1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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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자율주행 기술, “우리 노후를 부탁해!”
-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고령화에 갈 곳 잃은 교통난민] 제1부 인국절벽에 가로막힌 노인 이동권 제2부 전용 교통수단으로 활로 찾은 일본 제3부 첨단 기술과 공유경제, 미래 이동권의 키워드 순수했던 어린 시절, 세 명 중 한 명은 ‘과학의 날’만 되면 하늘을 날거나 사람 없이 움직이는 자동차를 그렸을지도 모른다. 당시엔 정말 먼 미래의 일 같았지만 2024년이 된 지금, 자율주행 기술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해당 기술은 어디까지 개발됐고, 초고령사회를 앞둔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했던 일은 이제 현실이 됐다. 자율주행 기술은 장착된 초음파·카메라·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센서 등을 통해 주변 상태를 ‘인지’하고,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통합제어장치 등에서 최적의 차량 경로와 움직임을 ‘판단’한 뒤 각 부품군이 속도 조절, 방향 전환, 제동 등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원리다. 즉 자율주행 자동차가 움직이려면 센서, 인공지능(AI), 정밀 지도, 통신망 등 다양한 4차 산업 관련 과학 기술이 복합적으로 접목돼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가 운전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 얼마나 스스로 작용하는지’에 따라 레벨 0부터 5까지로 구분하고 있으며, 3단계부터 자율주행 자동차로 정의한다. 자율주행 레벨 3로 들어서면 차량 시스템이 도로나 주변 차량 등 환경을 직접 인식하고, 차량을 제어한다. 운전자가 직접 핸들이나 페달을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개입을 요청하면, 운전자의 직접적인 차량 제어가 필요하다. 정해진 구간 안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4는 비상 상황에서도 자율주행 시스템의 판단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다만 운전자 또는 안전관리자가 원할 경우 직접 운행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 최고 단계인 레벨 5는 운전석과 운전자 없이 모두 탑승객이 된다. 주춤하는 자율주행 시장 하지만 자율주행은 ‘가깝고도 먼’ 분야다. 양지현 국민대학교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는 “주목도에 비해 예상보다 천천히 가고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2010년대부터 전 세계 유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구글의 ‘웨이모’같이 로보택시 형태로 일부 국가에서 해당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어 일반인이 체감할 만한 수준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해석이다.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운전자의 역할을 완전히 배제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운전자 지원 기능(ADAS)의 개입 범위를 늘려 조금씩 로봇의 운전 역할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대해 운전의 위험도를 낮추는 연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뇌파를 읽어 졸음 시점을 예측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그 예로 꼽았다.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시범 운행 및 개발 단계다. 권용주 교수는 “자율주행이 완성되려면 도로, 교통, 장애물 등을 동시에 파악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가 직접 예측이 가능해야 하는데, 한국은 아직 자료 축적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렇듯 상상하는 ‘미래 자동차’가 우리에게 보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교통신호와 도로 체계, 운전면허 운영, 사고 시 과실 여부에 관한 법률, 보험 설계, 안전 기준 등이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가능하다. 서울연구원에서 발간한 ‘자율주행 시대 서울의 도시환경 변화와 대응방향’에 따르면, 자율주행이 상용화됐을 때 교통 혼잡, 승용차 이용 급증 같은 문제도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정차 관리 구간 지정, 시간대별 주요 활동을 고려한 도로 기능 다양화 등 새로운 운영 구상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도시계획과 건축의 영역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상무는 “현행 제도 하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속도감 있게 개발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교통 인프라의 측면으로 접근해 전폭적인 특례나 네거티브 규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과 고령자의 관계 초고령사회 진입이 코앞이다. 전문가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율주행 분야 역시 고령화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율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더욱 주목받는 지점이다. 먼 훗날 자율주행 자동차를 고령 운전자가 흔히 사용할 수 있게 됐을 때 이들의 사고 예방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율주행차 자동화 단계’에 따라 다르다. 레벨 3 자율주행의 경우 돌발 상황에서 운전 책임이 사람에게 있기 때문에 신체 능력 저하로 신속하게 대처하기 힘든 상태라면 사고 예방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양지현 교수는 “자율주행 영역을 벗어나는 상황에서 자동차가 자체 대응을 통해 갓길 정차 등을 할 수 있는 레벨 4 정도는 되어야 기대할 수 있는 결과”라고 전했다. 대신 노화로 운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차선 이탈 경고, 안전거리 유지, 자동 브레이크 장치, 충돌 경보 등의 기능이 탑재된 차량이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 지원은 OK 아직 레벨 3 또는 4 자율주행 자동차를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건 아니다.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상용화에 앞서 국가 시범사업이나 실증사업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오히려 자율주행 기술로 대중교통 기반을 마련해 국민이 어디든 편히 이동할 수 있도록 힘쓰는 편이 현실적이다. 고령 운전자보다 고령 탑승자를 먼저 지원하는 셈이다. 유민상 상무는 “운전자를 위한 자율주행보다는 더 많은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게 우선”이라며 “교통 취약계층의 이동권 보장은 자율주행이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서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교통 서비스로 운영할 수 있는 구역이 제한돼 있어 한계가 있다. 운수사업은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안에서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회적인 수용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양지현 교수는 “현재는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해 호출하는 서비스가 대다수인데, 향후 디지털에 취약한 사람도 쉽게 이용하도록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 양지현 국민대학교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 /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상무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노인세대의 이동권 침해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해 특별 기획 '고령화에 따른 이동권 문제'를 3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인구절벽에 가로막힌 노인 이동권, 제2부 '전용 교통수단으로 활로 찾은 일본', 제3부 '첨단 기술과 공유경제, 미래 이동권의 키워드'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4-09-0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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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카, 녹취… 분쟁 시 증거의 수집·사용, 어디까지 가능할까?
- “증거 있어?” “증거? 증거 있지! 너는 나한테 9땡을 줬을 것이여.” 영화 ‘타짜’ 속 명장면이다. 이처럼 분쟁이 생기면, 증거가 있는지부터 다투기 마련이다. 특히 재판에서 증거는 매우 중요하다.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법원은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여 그 주장이 진실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분쟁 당사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하고 상대방 당사자에게 불리한 증거를 모아서 법원에 제출하려 한다. 하지만 모든 증거가 재판에 사용되지는 않는다. 법은 인권 보호, 사생활 보호, 적법절차 준수 등을 고려해 특정한 경우 증거 수집 및 사용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증거는 어느 범위에서 수집, 사용될 수 있는 것일까? 증거능력이란 증거능력이란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법률상의 자격을 의미한다. 증거능력이 문제 되는 영역은 특히 형사재판이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말 중에 ‘자백은 증거의 왕’이라는 표현이 있다. 자백만큼 확실한 증거는 없다는 뜻이다. 예컨대 법정 영화 ‘어퓨굿맨’에서, 변호인으로서 별다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위기에 빠진 주인공 캐피 중위(톰 크루즈)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령관 제섭 대령(잭 니콜슨)을 증인으로 소환해 자백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다. 이처럼 자백이 강력한 증거다 보니 역사적으로 고문・폭행・협박・거짓 회유 등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자백을 받아내기도 했고, 고통을 못 이긴 끝에 허위 자백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고자 형사소송법에서는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 (중략)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고 명문으로 규정해두었다. 그 밖에도 형사소송법에서는 기본적 인권 보장 등을 고려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다양한 경우를 정하고 있다. 예컨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라거나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 그렇게 수집된 증거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 민사소송이나 가사소송 등에서도 증거능력이 문제 되는 경우가 있다. 대화의 녹음・청취 등이 대표적이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녹음・청취 범위 대화의 녹음・청취 등에 대해 다루는 법률은 통신비밀보호법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우편물 검열, 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 대화 녹음 또는 청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법 검열이나 불법 감청 등에 의해 얻은 녹음 등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 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련된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타인 간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한 사례 ① A는 자신의 배우자가 B와 데이트를 하고 가방을 사주는 등의 부정행위를 하였고, 그러한 부정행위가 혼인 관계 파탄의 원인 중 하나라는 이유로 부정행위 상대방인 B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A는 배우자 몰래 스마트폰에 이른바 ‘스파이앱’을 설치해 배우자와 B 사이의 통화를 녹음한 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② C는 자신의 배우자가 D와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C는 2019년 5월부터 6월까지 5회에 걸쳐 자신의 배우자와 D가 통화한 녹음 파일의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면서, 해당 녹음 파일은 통화 당사자인 배우자가 녹음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통화 내용을 녹음한 주체와 그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었다. 한편 녹취록의 대화 내용상 C의 배우자는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것을 알고 휴대전화를 다른 곳에 둔 채 D를 만나러 가겠다고 말하거나 D에게 애정을 표시하는 등의 내용이 확인되었다. 위 사례에서 대법원은 A와 C가 제출한 녹음 파일이나 녹취록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수집되었다는 이유로 해당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대법원은 민사소송이나 가사소송에서 동의 없이 녹음한 타인 간 대화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최근 명시적으로 반복하여 선언하고 있으므로, 증거 수집 과정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례 1에서는 다른 증거를 통해서도 부정행위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었다는 이유로 A의 B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받아들였다. 반면 사례 2에서는 녹취록 외에 부정행위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C의 D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기각했다. 입증하려는 사실에 대한 다른 증거가 있으면, 다른 증거에 의해서도 사실인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건의 결론이 엇갈렸다. 위와 같이 동의 없이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경우, 단순히 그 녹음물을 민사소송이나 가사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증거를 수집하려다가 자칫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대화의 당사자 일방으로서 녹음한 경우는 어떨까. 당사자 일방은 대화에 참여하면서 상대방 당사자의 발언을 직접 청취한다(말을 직접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이때 양자 간 대화이든, 다자간 대화이든 동일하게 취급한다. 따라서 3인의 대화 중 1인이 다른 두 사람의 발언을 녹음하는 것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우선 당사자 간 대화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정한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대화 당사자가 녹음한 녹음물이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지는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다를 수 있다. 최근 대법원은 남편의 불륜을 의심한 아내가 남편 휴대전화의 자동 녹음 기능을 몰래 활성화해 아내와 남편의 대화를 녹음한 사안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다만 증거 수집 과정에서 개인의 사생활 내지 인격적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하여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한도를 벗어난다면 증거로 사용될 수 없음을 밝혔다. 자동 녹음된 녹음물 청취에 관한 사례 E는 2020년 2월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는 아파트 거실에 자동 녹음 기능이 있는 홈캠(가정용 촬영 기기)을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 설치하였는데, 2020년 5월 배우자, 배우자의 부모, 동생이 대화하는 내용이 홈캠에 자동 녹음되었다. E는 그 무렵 자동 녹음된 대화를 듣고 해당 파일을 제3자에게 전송하였다. E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 대화를 청취하고 그 내용을 누설하였다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위 혐의와 관련하여 E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한 주요 논거로 ①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 대화’를 청취의 대상으로 규정하였을 뿐 ‘대화의 녹음물’을 청취의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점, ② 대화는 원칙적으로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육성으로 말을 주고받는 의사소통 행위로서, 의사소통 행위가 종료되면 청취 대상으로서의 대화도 종료되므로 종료된 대화의 녹음을 재생하여 듣는 것은 대화 자체의 청취가 아니라는 점, ③ 종료된 대화의 녹음물을 재생하여 듣는 행위를 대화의 청취에 포함하는 것은 처벌 대상을 과도하게 확장할 수 있고, 죄형법정주의 원칙(범죄와 형벌을 법에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는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타당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위 사례는 형사사건에 관한 것인데, 이혼소송이나 위자료 청구 소송 등에서는 자동 녹화 기능이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에 녹화된 동영상 등이 증거로 제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하급심 법원에서는 위 대법원 판결 해석 등의 논리를 원용하여, 그 동영상 등을 증거로 사용하고 사실인정의 근거로 삼기도 한다. 공개되지 않은 대화인지가 쟁점인사례 F는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인데, 2018년 3월부터 5월까지 총 16회에 걸쳐 아동 G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 1, 2학년 때 공부 안 하고 왔다 갔다만 했나 봐” 등의 말을 하였다. G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들은 G의 어머니는 G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두어 F의 발언을 녹음했다. F는 G에게 수업 시간 중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 위 사례에서 G의 어머니가 녹음한 녹음 파일이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고, 특히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G의 어머니가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 이유로 ①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수업 시간 중 한 발언은 통상 교실 내 학생들에게 공개된 것일 뿐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닌 점, ② 초등학교 교실은 출입이 통제되고 불특정 다수가 드나들 수 있는 장소가 아닌 점, ③ F의 발언은 교실 내 특정된 30명의 학생에게만 공개되었을 뿐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따라서 위 녹음 파일은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술의 발달과 증거 수집・사용의 한계 각종 기술이 발달하면서 녹음・녹화는 물론 휴대전화 메시지, 이메일, 위치추적 등 증거를 수집・사용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많아졌다. 이러한 전자 증거들은 생생한 현장 정보를 담고 있거나 객관적인 물증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상대방 모르게 녹음・녹화 등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형법, 통신비밀보호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외에도 증거 수집 과정에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침해, 초상권이나 음성권 침해 등과 같은 민사상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증거 수집이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등에 관한 다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증거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 못지않게, 증거 확보 과정에서 불법이 일어나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분쟁 해결을 위해 증거를 수집하려다가 또 다른 분쟁 거리를 만들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가급적 위법행위가 될 소지 없이 증거를 수집해야 바람직하고, 증거 수집 목적이라고 해서 그 행위가 무조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적정한 증거 수집・사용 방법에 고민이 있는 경우에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과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 2024-08-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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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장노년층 활력 충전 프로그램 확대
- 장노년층이 디지털을 활용한 여가생활과 체험은 물론 교육, 상담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어르신 맞춤형 디지털 복합공간으로, 현재 서북센터(은평)와 서남센터(영등포) 2곳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디지털 분야에 대한 장노년층의 관심이 교육 위주에서 문화, 스포츠 등 여가생활로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동행플라자는 지난해 12월 정식 개관 이후, 7월 31일 기준 총 4만4400여 명이 방문했고 1만 3000여 명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 체험과 1:1로 이루어지는 맞춤형 상시 상담은 디지털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자신감 회복과 우울감 해소 등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주어 센터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해도 상담 매니저가 항상 친절한 태도로 ‘안 되면 될 때까지’ 알려드리겠다며 반복 설명하니 재방문율도 높게 나타났다. 서북(은평)‧서남(영등포)센터, 여가‧체험부터 교육 등 다양한 참여 과정 운영 중 장노년층에게 실생활과 밀접한 디지털 기초용어 숙지 및 지속적 학습을 장려하기 위해 오는 8월 말 ‘디지털 골든벨’을 개최한다. 진행자가 디지털 관련 문제를 내면 정답을 끝까지 맞힌 참가자가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서바이벌 방식이다. 서북센터(은평)에서는 8월 29일(목) 14시, 서남센터(영등포)에서는 8월 30일(금) 14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 대상은 만 60세 이상(1964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이며, 참가 신청은 8월 21일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 일주일간 각 센터 방문 또는 QR코드로 가능하다. 센터별로 선착순 50명을 신청 받고, 인원 마감 후엔 참여 후보 형태로 운영된다. 문제는 기초부터 심화까지 총 20문제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아나운서 음성으로 출제해 디지털 기술의 사례학습도 제공한다. 센터별 최종 승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된다. 이와 더불어 장노년층의 디지털 여가활동 및 자기 계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센터별 커뮤니티도 운영 중이다. 커뮤니티별 10명 내외의 어르신들이 정기모임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 작가 도전하기, 100만 유튜버 도전하기, 디지털 드로잉 전문가 되기 등 센터별 2개의 모임이 각각 진행 중이다. 전문 강사의 지도가 수반되기는 하지만 비정기 모임을 SNS를 통해 진행하는 등 모임 운영을 참여자들이 자율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수요를 반영한 다채로운 콘텐츠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작품발표회, 전시회 등도 개최 예정이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월~토 9시부터 19시까지 운영하며, 동절기(11~2월)에는 18시까지 운영한다. 지난 5월 30일부터는 센터를 무더위 쉼터로도 활용하고 있어 운영시간 동안 시민들은 센터 내에서 더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박진영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현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에서는 장노년 눈높이에 맞춘 일상에서 필요한 실용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센터에 방문하여 심리적 부담 없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2024-08-2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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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세 시대 행복 찾는 日 ‘100년 생활자 연구소’
- 도쿄에는 시니어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실버 거리가 있다. ‘100년 생활자 연구소’가 전통 있는 상점가에서 지난해부터 운영하는 이색적인 카페 ‘100년 생활 카페’를 찾아가 봤다. 스가모역에 내리면 모든 것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도로 턱도 없고 가격표도 크게 쓰여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 스가모역 바로 앞에서 시작해 780m에 이르는 상점가에는 시니어들을 위한 옷, 건강식품, 가방, 신발, 보조 보행기구 등을 파는 상점 200여 개가 즐비하다. 에도 중기(약 1600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상점가다. 100년 넘게 이어진 가게들인 만큼 노인이 접객하니 무엇을 물어봐도 친절하게 잘 가르쳐준다. 다른 곳보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하고 평일에도 손님이 북적이지만 길거리는 깨끗해서 쇼핑하기에 쾌적하다. 시니어를 위한 온천 여관, 시니어 취향의 음식점, 시니어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라쿠고(落語) 공연 카페, 질병 치유의 파워 스폿, 생전 영정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관도 있다. 10대부터 90대까지 즐기는 카페 ‘100년 생활 카페’의 간판은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세련된 검은색 건물 입구에 놓여 있었다. 3층에 위치한 카페는 평일인 목요일 오후에도 손님이 가득했다. 오타카 가요(大高香世) 100년 생활자 연구소장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었다. 그녀는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유명 광고회사 하쿠호도(博報堂)에 1990년 마케터로 입사해 전략 수립, 신상품 개발, 신규 사업 론칭을 담당했다. 2023년 하쿠호도에서 ‘100년 생활자 연구소’를 설립했고, 오타카 씨가 초대 소장을 맡았다. 연구소는 100세 시대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장소라는 콘셉트로 ‘100년 생활 카페’를 오픈했다. 카페에는 시니어만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다. 오타카 씨가 설명했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레트로 붐이 일어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의 영향이 크다고 보는데요. 옛날 간판이나 광고 디자인과 색상이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스가모 상점가 거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어요. 100년 생활 카페 고객은 고등학생부터 90대까지 다양해요. 단골 고객은 70~80대가 많지만요.” 다시 한번 카페를 둘러보니 활기찬 젊은 직원들이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카페 내부는 짙은 갈색과 주황색을 바탕으로 한 현대식 인테리어여서 밖에서 본 스가모 상점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100세까지 살고 싶지 않다고요? 100년 생활자 연구소는 왜 스가모 상점가에 이 카페를 만들었을까? 연구소에서는 20~80대 2800명을 대상으로 ‘당신은 100세까지 살고 싶은가요?’라는 조사를 했다. 그런데 72.2%가 ‘100세까지 살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유는 ‘타인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100세까지 살고 싶지 않다’는 응답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일본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이 조사 결과에 대해 오타카 소장은 “충격적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연구소는 100세 가까이 살아온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기로 했고, 역사 깊은 스가모 상점가에 100년 생활 카페를 열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100세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모두가 생각하는 세상을 만드는 거예요. 인생 100세 시대에 행복한 사람을 많이 만들자는 거죠. 카페에서 함께 커피 마시면서 행복에 대한 답을 찾고,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여러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내고, 그 결과에 대해 연구소에서 발표도 하며 여러 제안도 하려고 합니다.”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카페 오타카 소장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어떻게 하면 100세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소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노후가 40년 가까이 늘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100세 생활 카페는 앞으로 어떤 카페가 되고자 하는 걸까? 오타카 소장은 이 카페가 “이야기 나누는 장소”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우리는 주로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연구원들은 사전에 인터뷰어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된다. 연구원들은 현장에서 고객들과 대화하며 어떤 것을 발견했을까? “무엇보다 큰 소득은 서로 대화하면서 고객도 연구원도 ‘듣고 보니 내가 자신 있는 분야,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이런 거였구나!’ 깨닫는다는 거예요. 자기 통찰이 이루어지는 거죠. 삶의 인사이트를 얻는 거고요. 그게 이 카페를 오픈할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발견이에요.” “고객들 맞은편에는 우리 연구원들이 앉아 있어요. 연구원은 40명 정도인데요. 평소 무언가를 조사하고 컴퓨터 앞에서 자료를 분석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거든요. 연구소에서 벗어나 이렇게 카페에 오는 고객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저는 70~80대 시니어들이 카페에 오기 위해 멋을 부리는 것도, 이곳에서 타인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년 행복하게 사는 마을 만들기 100년 생활 카페에서는 커피와 음식을 판매한다. 커피는 300엔(약 2500원), 스파게티는 700엔(약 6000원) 정도다. 주변 카페에 비해 무척 저렴한 가격이다. 그래서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그럼에도 100년 생활 카페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들르는 장소’, ‘생각나면 수다 떨다 가는 장소’라는 콘셉트에 충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카페가 아니라, 리빙 랩(Living Lab)으로서 일상의 실험실을 추구한다는 새로운 발상으로 운영하는 카페인 셈이다. “스가모를 기반으로 앞으로 전국에 이런 카페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오타카 소장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100년 생활자 연구소는 두 가지 도전 목표가 있어요. 하나는 카페에 들르는 시니어들에게 스마트폰이나 SNS 활용 방법을 가르쳐드리는 거예요. 스마트폰을 잘 이용할수록 ‘인생 100세 시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서, 디지털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갈 새로운 마을과 사회를 위한 모델을 만드는 거예요. 스가모 동네 전체를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한 장소로 생각하고, 지역 주민들과 상점가를 지키는 분들과 함께 100년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마을 만들기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오타카 소장의 온화한 웃음 뒤에는 행복을 추구하는 연구소장으로서 야심찬 의지가 엿보였다. 취재를 마치고 스가모 상점가를 걷다 가게를 지키고 있는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자, 모두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창업한 지 394년 된 일본 과자점, 120년 된 녹차 전문점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찰 마당에 놓여 있는 향의 연기를 아픈 부위에 쐬면 통증이 사라진다고 해서 유명한 절 ‘고간지’(高岩寺)도 100년이 넘었다. 시니어 천국이라 불리는 스가모 거리에 이런 카페가 우뚝 존재한다는 사실이 무척 도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일본인은 100세까지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모두가 생각하는 마을을 만들고자 기획된 ‘이야기를 들어주는 카페’라니. 대화를 통해 행복의 씨앗을 찾고자 하는 ‘100년 생활 카페’를 뒤로하면서, 나이 들수록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연구소와 카페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한국의 시니어가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함께 질문하고 고민하면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돌아가는 길에 필자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 2024-08-2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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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시장의 대세 ETF를 통한 노후자금 마련 방법
- 필요 은퇴자금을 계산해본 장 씨는 현재 자산의 운용수익률로는 원하는 노후생활을 하기 힘들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예・적금 위주로 운용하고 있는 금융자산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던 장 씨는 ETF에 대한 기본 개념과 투자 방법을 알기 위해 상담을 신청해왔다. 인덱스펀드와 주식의 장점 결합 ETF(Exchange Traded Funds, 상장지수펀드)는 인덱스펀드(Index Fund)의 일종이다. 인덱스펀드는 KOSPI 200, KOSDAQ 150 같은 특정 지수(Index)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운용되는 펀드를 말한다. 만약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라면 KOSPI 200의 수익률이 1% 상승할 때 펀드 수익률도 1%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상품을 설계한다. ETF는 한국의 KOSPI나 미국의 S&P처럼 주식시장 전체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여 만들 수도 있지만, 자동차 등 특정 산업(섹터)이나 2차전지 등 트렌드(테마)를 기초지수로 삼을 수도 있다. 그리고 채권이나 금리, 환율, 원재료, 파생상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 역시 가능하다. KOSPI 관련 지수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초지수는 한국거래소(Korea Exchange, KRX)에서 만들고, 그 외 FnGuide 등 민간업체에서도 기초지수를 만든다. 해외 ETF의 기초지수로 많이 알려진 S&P 500 지수는 S&P, NASDAQ 100 지수는 NASDAQ Inc.에서 산출한다. 경제 전문 뉴스 제공업체로 널리 알려진 블룸버그(Bloomberg)도 다양한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인덱스펀드 혹은 ETF처럼 시장수익률, 즉 지수를 쫓아가는 소극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를 패시브 펀드라고 한다. 패시브 펀드의 반대는 액티브 펀드다. 액티브 펀드는 지수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초과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액티브 펀드의 펀드매니저들은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찾고, 적절한 매매 시점을 판단해서 자산 운용을 한다. 그만큼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하고 운용 보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자산운용 전략은 잦은 매매를 동반하고, 그만큼 거래 수수료가 증가한다. 반면 ETF 같은 패시브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부담이 적고 거래도 적기 때문에 펀드 운용 관련 보수가 저렴하다. ETF는 가장 소극적인 패시브 펀드이며, 보수가 가장 낮다. 지수를 추종한다는 의미에서 ETF는 일종의 인덱스펀드라고 했지만, 일반적인 인덱스펀드와는 달리 일반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따라서 증권회사나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스마트폰을 통한 MTS로 일반 주식처럼 장 중에 투자자가 직접 매매할 수 있다. ETF의 또 하나의 장점은 투명성이다. 운용 성과를 6개월 지나 운용보고서 형태로 알려주는 일반 펀드와 달리 ETF는 구성 종목과 비중 그리고 순자산가치를 매일 발표한다. ETF는 PDF(Portfolio Deposit File)라는 것을 통해 투자 종목 정보를 매일 공개한다. 투자 대상의 다양성, 지수를 통한 분산투자, 저렴한 비용, 편리성과 투명성 등의 장점을 갖춘 ETF의 인기는 날로 고공행진 중이다. 글로벌 ETF 리서치 기관 ETF GI에 따르면 2024년 5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종목은 1만 728개이고, 순자산 규모는 약 12조 6000억 달러로 당시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1경 7380조 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6월 100조 원 규모였던 ETF 시장이 2024년 6월에는 150조 원을 넘어서면서 50%가량 성장했다. 순자산가치, 기준가격 ETF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에서 부채(자산운용사에 지급하는 운용 보수 포함)를 뺀 값을 순자산가액이라고 한다. 순자산가액을 ETF 발행 증권 수로 나눈 것을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 NAV) 혹은 ‘기준가격’이라고 한다. NAV는 매일 장 마감 후 계산한다. 그런데 ETF는 장 중에 실시간 거래를 해야 하므로 ETF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거래소에서는 iNAV(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 Indicative Net Asset Value)라는 지표를 제공한다. iNAV는 통상 10초 단위로 발표된다. ETF 투자자들은 iNAV를 기준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출하고 거래한다. 괴리율 ETF가 시장에서 실제 거래될 때 형성된 1좌당 가격을 시장가격이라고 한다. ETF의 원활한 거래를 위해 제공하는 iNAV가 ETF의 실제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때 시장가격과 기준가격(NAV) 간에 차이(괴리)가 발생한다. 이런 괴리는 해당 ETF의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매수・매도 호가 차이나 분배금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장가격이 NAV보다 높으면 고평가거래가 되고, 시장가격이 NAV보다 낮으면 저평가거래가 된다. 이때 시장가격과 NAV의 차이를 ‘괴리도’라 하고, 그 차이 비율을 ‘괴리율’이라고 한다. ETF 괴리율은 ±1% 이내에서 움직이는 것이 적정한데, 그보다 괴리율이 클 경우에는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한다. 괴리율 = [ (시장가격 - 기준가격) / 기준가격 ]× 100 추적오차 괴리율이 ETF의 시장가격과 NAV의 차이라면, ‘추적오차’는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와 NAV(순자산가치)의 차이다. 추적오차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복제’ 수준의 차이 때문이다. 기초지수를 추적하기 위해 기초지수에 편입된 종목을 펀드 구성 종목에 담는데 이를 ‘복제’라고 한다. ‘복제’는 완전복제와 부분복제로 나뉜다. 완전복제는 기초지수에 편입된 종목과 비중 그대로 ETF에 편입하고, 부분복제는 일부만 편입한다. 부분복제를 할 경우 ETF의 순자산가치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복제 방식 외에도 펀드 운용 보수, 지수 이용료,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이나 이자 등으로 인해 추적오차가 발생한다. 추적오차는 자산운용사의 운용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서 ETF의 추적오차율을 검색할 수 있는데, 지표가 0에 가까울수록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 ETF 투자 방법 ETF 투자는 증권회사에 계좌를 개설해 거래소에 상장된 개별 ETF를 직접 거래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IRP(개인퇴직연금계좌)나 연금저축 등 연금계좌나 ISA(개인형 종합자산관리계좌)를 통한 거래도 가능하다. 연금계좌에서 ETF 거래를 하면 ETF에 납입하는 금액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ETF 운용 수익은 바로 과세되지 않고 연금 수령 때까지 늦춰진다. 다만 연금계좌 중 IRP 계좌는 퇴직연금계좌이기 때문에 위험자산 편입 비율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연금저축을 통해 ETF 투자 범위를 넓히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ISA를 통해 ETF 거래를 하면 ISA의 손익 통산 기능을 통해 ETF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과세 대상 금액을 줄일 수 있다. 또한 ISA 내 ETF에서 발생한 분배금은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2024-08-2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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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니어연구소 “복잡한 돌봄 제도 스마트하게”
- 우리나라 요양기관의 약 88%는 개인사업자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전국에 촘촘하게 분포된 기관 운영자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 곧 요양 수급자와 보호자가 받는 서비스 질을 높이는 길이라 믿는다. ‘기술로 요양산업을 더 스마트하게’라는 비전을 외치는 이유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주간보호센터 3개와 방문요양센터 4개를 직접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파악한 요양기관 운영자의 업무 고충을 바탕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행정 업무의 완결성을 높여주는 ‘하이케어’, 이용자와 기관을 연결하는 ‘스마일시니어’, 기관・요양보호사・보호자를 잇는 ‘요보사랑’이 주요 서비스다. 하이케어 이용 기관은 전국에 약 1100개, 하이케어를 통해 관리되고 있는 어르신은 약 4만 명, 요양보호사는 약 14만 명, 요양 수가는 하루 약 260억 원에 이른다. 업무 효율 높이는 ‘하이케어’ 한국시니어연구소는 통합 시스템이 없어 복잡한 기록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기관의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으로 ‘하이케어’를 만들었다. 현재로서는 건강보험공단에 요양 수가를 청구하는 시스템과 연결된 유일한 소프트웨어다. 공단의 수가 청구 시스템은 모바일로는 작업할 수 없어 컴퓨터와 공증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하이케어를 이용하면 이동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작업할 수 있다. 또한 매일 해야 하는 기록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카카오톡으로 ‘몇 건의 기록지를 수정해야 한다’는 알림을 보내준다. 또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센터장들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AI를 도입해 문서 자동 생성 기능도 제공한다. 정보 격차 줄여주는 ‘스마일시니어’ 스마일시니어는 요양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격차를 줄여준다. 소비자가 본격적으로 요양기관을 찾는 시점은 대체로 요양 등급을 받은 다음이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요양기관이 가장 필요한 때는 오히려 등급을 받기 전이다. 요양 등급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받는다면 어떻게 하는 것인지, 요양 등급을 받지 않으면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등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양기관은 돌봄만 제공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양 등급을 받기 전부터 이후까지 모든 과정을 돕는 것이 요양기관의 역할이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스마일시니어를 통해 하이케어를 사용하는 전국의 요양기관을 소비자와 연결해준다. 핵심은 ‘고민하지 말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요양기관에 들러 상담하세요’다. 소비자가 상담 내용을 남기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기관의 센터장에게 콜이 배정되는 것처럼 카카오톡 알림이 뜬다. 이후 해당 센터는 소비자에게 연락해 어려운 부분을 도와준다. 또는 기관 정보를 보고 소비자가 직접 센터에 문의할 수도 있다. 요양 등급을 받고 싶지만 정보 격차가 있는 소비자와 기꺼이 상담해줄 센터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인 셈. 추가 요금을 내고 ‘파트너’가 된 기관을 우선 매칭하고, 만약 파트너가 없는 지역에 소비자가 있다면 하이케어를 이용하는 기관으로 이어준다. 또한 등급 신청 시 필요한 서류를 수기로 작성 후 팩스로 보내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작성해 신청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구인・구직 자동화 ‘요보사랑’ 요양기관이 어려움을 겪는 또 하나의 문제는 ‘인력 찾기’다. 여전히 많은 센터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연락처로 전화를 돌려 수급자 요구에 맞는 사람을 찾는다. 맞는 사람이 없으면 지역 일자리센터에 팩스를 보내 요양보호사 리스트를 받아 다시 전화를 돌린다. 구인・구직에 걸리는 오랜 시간을 줄이고 자동화한 것이 ‘요보사랑’이다. 요보사랑에는 약 3만 명의 요양보호사가 등록돼 있다. ‘가사 업무 제외’,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 우선’, ‘시간당 페이가 가장 높은 곳 우선’, ‘여성 수급자 선호’, ‘하루 3시간 가능’ 등 원하는 조건을 작성해둔다. 이후 센터에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이 원하는 조건을 요보사랑에 등록하면 적합한 요양보호사에게 카카오톡으로 알림을 보낸다. 기관이 추가 비용을 낸다면 요보사랑에 등록된 요양보호사뿐 아니라 전국 일자리센터, 워크넷, 구인・구직 카페 등의 구인처에 자동으로 공고가 올라가도록 연동해준다.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는 “요양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휴먼 터치가 굉장히 중요한 분야”라면서 “센터장의 업무 부담을 낮춰 보호자와 수급자에게 더 마음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요양기관 종사자 약 13만 명이 가입돼 있는 ‘실무 카페’를 운영하며 법령 읽는 법부터 행정 업무에 대한 교육까지 업무를 구조화해 설명하고 있다. 스마일시니어 파트너인 센터에는 필요한 행정 업무와 보호자 상담 방법까지 전 과정에 걸친 별도의 교육을 제공한다. 이진열 대표는 “기관을 혁신해야 산업이 바뀐다”면서 “궁극적으로 보호자와 수급자의 돌봄 환경이 개선되도록, 기술로 요양기관을 더욱 스마트하게 바꿔가겠다”고 강조했다.
- 2024-08-2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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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 넘어 헬스케어까지… 세계가 주목하는 실버 스타트업
- 실버산업의 핵심에는 기술이 있다.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돌봄, 안전,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기술을 에이징테크 또는 실버테크라고 한다. AI(인공지능), 로봇, 모바일,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젊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 7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00만 62명을 달성하며 전체 인구의 약 19.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었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빠른 고령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에이징테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영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교수(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장)는 “국내에서는 아직 노인에게 적용되는 테크라고 하면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내 복지용구를 떠올리고, 단순한 기술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 경제・기술적으로 고급 기술이 가능한 생태계가 형성됐다. 또한 2028년에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전체 노인의 56%가 되면서 내수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건 돈을 내고 지불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맞물리면서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돌봄 기술의 중요성 김영선 교수는 에이징테크의 3대 핵심 분야로 △고령자 자립생활 기술(AIP Tech) △고령자 돌봄 기술(Care Tech) △사람 중심의 고령자 기술 수용 서비스를 꼽았다. 고령자 자립생활 기술에는 주거・스마트홈, 시니어 영양, 디지털 헬스케어, 운동・재활, 이동, 정서 지원・감성 서비스 등이 있다. 고령자 돌봄 기술은 노인 돌봄 종사자의 신체적 부담 경감 및 미래 돌봄 종사자 부족을 대비하기 위한 기술이다. 사람 중심의 고령자 기술 수용 서비스는 고령자가 디지털 격차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보다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말한다. 국내 에이징테크는 고령자 돌봄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돌봄 로봇이 대표적이며,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효돌’을 들 수 있다. 효돌은 인공지능 노인 돌봄 로봇 ‘효돌AI’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2월 ‘ICT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글로벌 모바일(GLOMO) 어워드 2024’에서 ‘커넥티드 건강 웰빙을 위한 최우수 모바일 혁신상’ 부문을 수상했다. 챗GPT를 장착한 효돌은 식사와 수면, 복약 등을 챙겨주며, 어르신과 음성 대화 및 정서적 교감을 한다. 김영선 교수는 돌봄 기술이 중요한 이유로 돌봄 종사자에 주목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2040년 기준 요양 서비스 인력 부족 국가 1위로 꼽힌 바 있다. 김 교수는 “요양보호사나 간병인 등 돌봄 종사자의 연령을 보면 50대 이상이 88%나 된다.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높아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돌봄 로봇을 활용하면 돌봄 종사자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난해 경희대학교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 조사 결과, 돌봄 로봇을 사용해본 종사자는 돌봄 로봇의 약 복용 요일 알림 제공, 노인의 안전 기여, 약물 치료, 노인의 건강 상태 관찰 등에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고도화된 헬스케어 급부상 현재 에이징테크는 고령자 돌봄 기술에서 고령자 자립생활 기술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 조사 결과, 2022년 55세 이상 고령자는 가장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기술 1순위로 이승 보조기술(14.3%)을 꼽았다. 건강관리 지원기술(13.1%), 소셜 로봇(10.6%), 배회 감지기(8.1%), 센서 기반 낙상방지 기기(7.7%)가 그 뒤를 이었다. 2024년에는 건강관리 지원기술이 32.3%로 1순위에 등극했다. 이어 인공지능 기술 : 앱(11.4%), 이동 및 교통 지원기술(8.9%), 소통·사회참여 기술(8.2%), 인공지능 기술・기기(6.9%)로 나타났다. 1위부터 5위까지 순위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고령자의 건강관리 지원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스타트업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2024’의 한국 참가 기업을 보면 헬스케어와 AI 관련 기업이 두각을 나타냈다.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휴로틱스, 실버 케어를 위한 스마트미러를 개발한 딥메디, 후각을 이용해 치매를 진단하는 엔 등이 눈길을 끌었다. 김영선 교수는 “돌봄 로봇, 헬스케어, 스마트홈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전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전이 이뤄져야 하며, 초고령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기술이 개발된 후 실증을 해야 하고,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이들을 위해 교육·훈련 단계도 필요하다. 그래야 생태계 선순환이 이뤄진다”면서 에이징테크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망 스타트업-AI 에이전트] 디엔엑스, 휴대폰 센서로 원격 돌봄 디엔엑스(DNX)는 AI 에이전트 기업이다. AI 에이전트는 AI가 눈과 손이 달린 것처럼 고도화된 업무를 직접 수행해 ‘AI 비서’라고 하기도 한다. 디엔엑스는 8월 초 업데이트된 ‘AI순이’ 애플리케이션을 오픈할 예정이다. 사용자(고령자)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 보호자(자녀 또는 사회복지사)가 원격으로 돌볼 수 있는 서비스다. AI순이는 AI와 IoT(사물인터넷)가 모두 결합된 ‘터치 케어’(Touch Care) 기술에서 출발했다. 냉장고, 화장실 변기, 텔레비전 리모컨 등 평소 잘 사용하는 물건에 태그를 부착하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 정보가 자체 앱으로 전송된다. 디엔엑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휴대폰 하나만으로도 가능하도록 기술을 업데이트했다. 한재근 대표는 “결국 무엇을 하는지 알려면 데이터가 중요하다. 휴대폰은 24시간 내내 센서 역할을 한다. 보편적인 인식과 달리 어르신들의 휴대폰 이용도는 높다.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도 휴대폰이라고 한다. 혹시 자식들한테 전화가 올까 봐서다”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실버 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상, 외출, 귀가, 취침’이라고 강조했다. AI순이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을 넘어 상황을 인지하고 먼저 말을 건다. 실제로 ‘이제 TV 그만 보고 자라’, ‘물 많이 마셔야 한다’ 등의 메시지를 순이가 전달함으로써 정신・건강적으로 좋아졌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있다. 또한 AI순이 앱에서는 실시간 방송을 진행해 사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장을 마련했다. 퀴즈도 같이 풀고, 언어 공부도 같이 하는 식이다. 혼자 있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한다는 기분을 심어주어 적적함을 달래준다. 한 대표는 “시니어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 실버산업에 몸담기 어렵다. 순이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며 고맙다고 말해주는 어르신들이 있어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유망 스타트업-디지털 헬스케어] 세븐포인트원, 1분 만에 치매 진단 AI 세븐포인트원은 치매에 주목했다. 이현준 대표는 VR 기술을 활용한 인지 개선 솔루션 ‘센텐츠’(SENTENTS)를 개발했다. 과거의 추억을 회상해 뇌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원리다. VR 콘텐츠가 다양하다. 극장・다방 등을 통해서는 젊은 시절 데이트하던 때가 떠오르며,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회상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경상북도 안동시 4개 경로당에서 100여 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어르신들의 우울감 수치가 67% 떨어지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매 진단 기술이 필요하다 느껴 2021년 치매 고위험군 스크리닝 솔루션 ‘알츠윈’(AlzWIN)을 개발했다. 중앙치매센터장을 지낸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이 2010년부터 연구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1분 동안 대화를 통해 AI는 언어 유창성과 의미 기억력을 측정・분석해 치매 고위험군을 판별해낸다. 실제로 경기도 스마트인지검사 시스템에 공식 선정돼 치매 고위험군을 7개월 만에 7000명 이상 발굴해 도내 치매안심센터로 연결했다. 세븐포인트원은 알츠윈으로 ‘CES 2023’에서 디지털 헬스 분야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이 대표는 “치매에 대한 경각심이 생기고, 조기 진단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서비스 수요자는 물론 의료진이라고 할 수 있는 공급자들도 고령화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라고 생각하며, 고품질 기술이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망 스타트업-디지털 헬스케어] 딥메디, 스마트폰으로 혈압 측정 혈압을 커프스 없이 스마트폰으로도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 3명이 뭉쳐 창업한 회사 딥메디(Deepmedi)는 카메라에 손가락을 대면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확도가 98%에 이르며, 2022년 혈압분석 소프트웨어로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이광진 딥메디 대표는 “진단은 하지 않는다. 기준 표를 통해 사용자가 고혈압인지 저혈압인지 알 수 있고,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안색’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소프트웨어 2등급 허가를 획득했다.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하면 맥파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해 심박수, 심박변이도, 이상심박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스마트미러를 ‘CES 2024’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카메라를 통해서 피가 흐를 때마다 빛이 피부 속에 흡수됐다가 반사되는 것이 보인다. 그 반사되는 양을 통해 측정한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또한 딥메디는 최근 NHN의 시니어 케어 전문 자회사 ‘와플렛’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실버 시장에 뛰어들었다. 와플렛 플랫폼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탑재한 것이다. 이밖에도 보험사, 노인복지관, 대기업 등에 기술을 제공했다. 이 대표는 ‘웰에이징’ 국가 R&D 사업도 하고 있다고 밝히며 “시니어들이 집 안에서 건강한 삶을 보내기를 원한다. 일상 속에서도 건강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카메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라이버시 문제 해결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 2024-08-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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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쉬코리아, 시니어 스마트폰 사진 대회‧어반스케치 페스타 개최
- 로쉬코리아가 액티브 시니어 대상 ‘오뉴스마트폰 출사대회’, ‘오뉴어반스케치페스타’를 개최한다. 문화‧여가 큐레이션 서비스 ‘오뉴’를 운영하는 로쉬코리아는 액티브 시니어의 다양한 취미‧여가 프로그램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8월 두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오뉴 스마트폰 출사대회’는 ‘북촌의 여름’이란 주제로 이달 24일 안국역 일대에서 진행한다. 45세 이상 스마트폰 카메라 소지자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대회 참가자들은 안국역에서부터 소격동에 위치한 오뉴하우스까지 걸으며 만날 수 있는 북촌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면 된다. 총 상금은 40만 원(대상 1명 20만 원)으로 수상한 작품은 오뉴하우스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달 31일에는 북촌의 아름다움을 한 폭의 그림에 담는 ‘오뉴어반스케치페스타’가 열린다. 주제는 북촌 풍경(표현 자유)으로 역시 4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총 상금은 40만 원(대상 1명 20만 원)이다. 대회 당일에는 어반스케치를 처음 경험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오전 10시부터 워크숍 프로그램도 열릴 예정이며 수강생 모두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로쉬코리아는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두 프로그램을 선정했다며 오뉴에서 준비한 두 대회의 모든 참가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며 멋진 추억을 남기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회 참가비는 1만 원이며 자세한 사항은 오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4-08-05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