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심해지는 할머니 무릎 통증, 이유는?

기사입력 2021-05-17 17:50 기사수정 2021-05-17 18:51

5월 잦고 많은 비에도 기상청 “장마 아니야”

▲비가 오기 전에 대기압와 기온이 내려가면서 관절염을 앓는 어르신들은 무릎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셔터스톡)
▲비가 오기 전에 대기압와 기온이 내려가면서 관절염을 앓는 어르신들은 무릎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셔터스톡)

5월 들어 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비가 올 때마다 어르신들이 먼저 알아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비가 오는 지 무릎 통증으로 안다고 하는데, 비가 오면 왜 통증이 심해지는 것일까?

이보다 먼저 5월에 벌써 ‘장마’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부터 확인해본다. 올해 5월에는 평년과 달리 때 이른 여름 더위가 찾아왔고, 비도 자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장마가 시작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17일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5월 온라인 기상강좌’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빠르게 일본까지 북상했다”면서도 “지금과 같이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단속적으로 비가 내리는 경우는 장마라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은 11일부터 규슈지방에 내리기 시작한 비를 ‘장마’라로 선언했다. 일본에서 역대로 두 번째 빠른 장마다.

장마는 따뜻하고 습한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차가운 북쪽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만났을 때 서로 밀어내는 힘이 비슷해, 정체하는 전선을 따라 많은 비가 내리는 현상을 뜻한다.

퇴행성관절염은 50세 이상 91.7%, 여성 69.8%

이제 비가 오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무릎이 더 아파지는 이유를 알아보자. 사실 비가 올 때 모든 어르신들의 무릎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아니다. 무릎이 좋지 않은, 주로 관절염을 앓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비가 올 때 무릎 통증이 심해짐을 느낀다.

관절염에는 퇴행성관절염과 류머티스관절염, 화농성관절염 등이 있다. 이 중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나이가 들어서 발생하는, 즉 노화로 인해 생기며 환자도 가장 많다. 또 관절염은 할아버지보다 할머니 환자 비율이 더 높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할아버지보다 더 잘 아는 편이다.

2020년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통계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는 여성이 207만1374명 69.8%로 남성 89만7193명 30.2%보다 2배가 넘었다. 또 50대 21.0%, 60대 32.9%, 70대 26.8%, 80세 이상 11.0%로 50세 이상 환자가 91.7%를 차지했다.

2015~2019년 퇴행성관절염 통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이처럼 할머니일수록 관절염을 앓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할머니들이 상대적으로 비가 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아챈다. 그런데 관절염을 앓는 분들은 왜 비가 올 때 통증을 더 세게 느끼는 걸까?

보통 맑은 날은 대기 압력이 높은 고기압 상태고, 비가 올 때는 대기 압력이 낮은 저기압 상태다. 우리 몸은 대기 압력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가 올 때는 대기 압력이 낮아지면서 몸 내부 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예를 들어 평균 대기 압력이 100이라고 한다면 몸 내부 압력도 100으로 균형을 이룬다. 그런데 비가 오면 대기 압력이 90으로 낮아져 내부 몸 압력이 상대적으로 10 정도가 더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관절 안쪽 공간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때 관절 내 조직이 팽창하면서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풍선에 공기를 넣으면 압력이 높아지면서 팽팽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따뜻한 찜질, 통증 완화에 효과적

또 비가 올 때는 기온도 내려간다. 무릎 주변의 온도가 떨어지면 몸 전체의 피의 흐름과 양이 줄어든다. 흐르는 피가 줄면 상대적으로 염증 유발 물질이 늘어 통증도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비가 올 때면 평소 관절염을 앓는 어르신들의 통증이 더 심해진다. 무릎 관절염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할머니들이 비가 오는 지 잘 아는 비결이다.

그런데 비가 올 때 어르신들의 관절염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먼저 집안에서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비가 오면 잘 움직이지 않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압력이 높아진 관절이 더 팽창하고 뻣뻣해져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실내에 있더라도 스트레칭이나 체조 같이 가볍게라도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물론 운동을 하더라도 아픈 관절에 무리가 가는 활동은 자제해야 한다.

또 전문가들은 비가 오는 날에는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면 좋다고 말했다. 따뜻한 물이나 팩 등으로 하는 찜질을 하면 혈관이 확장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근육이 풀어지기 때문이다. 보통 따뜻한 찜질은 퇴행성관절염과 오십견, 허리통증, 어깨결림 등에 효과적이다.

관절염 통증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상황일 때는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은 뒤 항염증 소염제 등을 처방받아 증상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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