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로 불리던 질환, 뇌전증…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관건

입력 2025-07-17 08:46

오는 22일 ‘세계 뇌의 날’… 편견 줄었지만 여전히 대중적 이해는 부족

▲최윤호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
▲최윤호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
매년 7월 22일은 ‘세계 뇌의 날(World Brain Day)’이다. 세계신경과협회(WFN)가 뇌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이 날을 맞아, 여전히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질환 ‘뇌전증’에 대한 이해와 조기 진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뇌전증은 과거 ‘간질’로 불리던 질환으로, 별다른 유발 요인이 없어도 반복적인 발작이 발생하는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뇌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으로 순간적인 전기신호 폭주가 생기며, 이로 인해 운동, 감각, 의식, 정신기능 등 다양한 기능에 이상이 나타난다.

최윤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은 과거 정신질환으로 오인되거나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2014년 이후 ‘뇌전증’이라는 명칭이 공식 사용되면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점차 이뤄지고 있다”며 “후천적으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며, 치료를 통해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전신 경련과 의식 소실을 동반하는 대발작이지만, 성인 환자의 경우에는 특정 부위에서 시작되는 국소 발작이 더 흔하다. 팔다리나 얼굴 일부의 씰룩거림, 멍한 상태로 눈을 깜빡이거나 입맛을 다시는 자동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뇌파검사와 뇌 MRI를 통해 진행되며, 정확한 병력 청취가 매우 중요하다. 발작 당시의 증상과 지속 시간, 후유증 등에 대한 보호자나 목격자의 진술이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수면 중 뇌파검사, 비디오 뇌파 모니터링, 유전자 검사 등이 추가로 시행되기도 한다.

치료는 항경련제 등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작이 2회 이상 나타난 경우 약물 복용이 시작되며, 전체 환자의 약 70%는 약물만으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다양한 기전의 최신 약물이 개발되면서 환자별 맞춤형 처방도 가능해졌다.

2년 이상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난치성 뇌전증으로 판단하고,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 외에도 미주신경자극술(VNS), 뇌심부자극술(DBS), 반응성 뇌자극술(RNS) 등의 뇌신경 자극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최 교수는 “뇌전증은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충분히 일상적인 삶이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관심이 함께할 때 치료 효과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 뉴스

  • 생성형 AI, 파킨슨병 조기 진단에 예측 영상까지 완수
    생성형 AI, 파킨슨병 조기 진단에 예측 영상까지 완수
  • [2025 인구보고서] '초고령화 선배' 일본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다
    [2025 인구보고서] '초고령화 선배' 일본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다
  • “섬 주민 4명, 실명 위기 막았다”… 대웅제약의 헬스케어 실험
    “섬 주민 4명, 실명 위기 막았다”… 대웅제약의 헬스케어 실험
  • “반려견도 있는데”… 노인 구강관리용품은 ‘복지 사각지대’
    “반려견도 있는데”… 노인 구강관리용품은 ‘복지 사각지대’
  • ‘레하·홈케어 2025’, 29일 서울 코엑스서 개막… 고령친화·재활기기 총출동
    ‘레하·홈케어 2025’, 29일 서울 코엑스서 개막… 고령친화·재활기기 총출동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