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치매, 당뇨, 암, 파킨슨병 등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 응집현상'의 원인을 새로운 관점에서 밝혀냈다.
1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숙명여자대학교 화학과 함시현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주변의 물이 단백질 응집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아냈다.
단백질 응집이란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응집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단백질 응집체는 독성을 띨 수 있으며, 이런 독성 응집체는 주변 세포에 악영향을 끼쳐 퇴행성 신경질환과 제2형 당뇨,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차세대 의약품인 단백질 신약을 개발할 때도 단백질 응집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번 연구 성과를 토대로 단백질 응집 성향을 정확히 예측하면 신약개발 연구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에도 단백질 응집 성향을 제어하려는 연구는 활발히 진행돼 왔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아미노산 서열 등 단백질 자체 특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로 단백질 응집을 예측·제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단백질 주변의 물로 시선을 돌렸다. 우리 몸 안에서 물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점에 착안해 단백질과 물의 상호작용을 정확히 구현하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나아가 이 기술을 활용해 생체 내 질환과 관련된 단백질의 응집 현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단백질 주변의 물의 구조와 분포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응집을 잘 한다고 알려진 60가지 단백질의 응집 성향을 설명한 결과, 90%의 정확도로 응집 성향을 예측했다.
이는 단백질 응집 성향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방법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의 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의 2월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 논문은 중요성을 인정 받아 '주목할 만한 논문'(Highly Important Paper)과 4월호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