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해 보이지만 시간을 잡아먹는 일들이 있다. 기획과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그 전에 해야 할 자료조사가 산더미다. 그렇다고 사무보조직원을 뽑자니 고정비가 만만치 않다. 누군가 10분만 도와줬으면 싶을 때, 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실시간 온라인 사무보조 플랫폼 이지태스크다.
아르바이트나 프리랜서를 뽑자니 이력서 보고, 면접 보고, 최종 결정을 하는 데까지 최소 하루에서 일주일은 소요된다. 직원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대표들은 거의 모두 “사람 찾을 시간에 내가 하지”라고 말한다.
사람 찾는 시간, 어떻게 줄이지?
이지태스크는 새로운 시장을 파고들었다. 프리랜서를 모아 하루에 딱 원하는 시간만큼, 원하는 일을 해주는 서비스를 만든 것.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가 창업자 멘토링을 10년 동안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사람 구하는 일’이었다. 내가 원하는 일에 적합한 사람을 찾는 시간을 줄이자는 목표로, 시장의 미스 매칭을 줄여주는 온라인 사무보조 플랫폼을 개발한 이유다.
기존에 아웃소싱 회사들이 하던 일일 수도 있으나 이지태스크의 차별점은 인력 풀 관리를 관리자가 아니라 알고리즘이 적용된 시스템이 대신 해준다는 점이다.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표준화한다. 표준화 작업이 안정되면 미국, 일본 등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태스크에서는 온라인 사무보조 프리랜서를 ‘이루미’라고 한다. ‘꿈을 이뤄주는 사람들’, ‘자신의 꿈을 이어가는 사람들’로 ‘이루어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재 ‘이루미’로 활동하는 사무보조 인력은 약 1만 5000명. 이지태스크에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이루미로 활동하는 총 가입자 수는 약 2만 7000명이다. 실제로 일을 주고받은 누적 실시간 매칭 건수는 약 22만 8000건에 이른다.
업무 요청부터 정산까지 한 번에
일을 맡겨보고자 이지태스크를 찾은 고객들이 가장 처음 하는 단골 질문이 있다. “이력서 어디서 봐요?”다. 이지태스크는 이루미들의 이력서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루미가 할 수 있다고 체크한 일에 관련된 업무를 시스템이 자동으로 매칭한다. A고객이 ‘고객 모집 분석 자료 영어 PPT로 만들기’라는 업무를 요청하면, PPT를 만들 수 있는 이루미와 영어 번역이 가능한 이루미를 매칭해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고객만족도가 높은 순서로 알림을 보내고 바로 일할 수 있는 이루미가 업무 제안을 수락하면 매칭 완료. 업무를 요청할 때 원하는 일정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가장 빠른 일정은 30분 후부터 가능하다.
시스템 내에서 매칭 후 채팅, 화상 전화, 파일 업로드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연락처를 주고받거나 화상 채팅을 위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켤 필요도 없다. 이지태스크 서비스 안에서 업무 요청부터 마지막 결과물 수령까지 원스텝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정산 관리와 기록까지 가능하다. 기업 고객으로 등록할 경우에는 월에 일정 시간을 충전해두고 기업 내 직원 누구든지 시간을 차감하며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직원이 어떤 사무로 어떤 이루미와 어떤 작업을 했는지도 모두 기록된다. 고객과 이루미의 합이 잘 맞으면 주기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만나 일할 수 있도록 ‘정기 매칭’도 해준다.
일을 맡기는 회사(혹은 창업자) 입장에서는 내가 맡긴 일의 목록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고, 번거로운 절차가 생략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일자리 미스 매칭 문제를 시간과 업무 단위를 나누어 해결한 셈이다. 이지태스크라는 인턴 한 명을 두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서비스 만족도는 이용자의 재구매 패턴이 증명한다. 한번 사용해볼까 하고 1시간 구매한 고객이 다음에는 30시간을 충전하는 식으로 다음번 재충전 금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 있는 사람, 밤에만 일하고픈 사람, 주말에만 하고픈 사람 등 다양한 니즈가 반영돼 이루미 풀은 24시간 돌아간다. 10분 단위로 일을 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일할 수도 있다. 한 사람이 작업하면 일주일 걸릴 일도 이루미 10명이 작업하면 이틀에 마칠 수 있다. 인해전술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루미가 한 일은 모두 기록되며, 경력증명서도 발급해준다. 이를 토대로 재취업에 성공하거나, 고객이 이루미를 채용하는 사례도 나왔다. 취업 준비생, 경력단절 여성, N잡러, 은퇴 후 소일거리 찾는 중장년 등 이지태스크의 업무 시스템은 누구든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구조다.
세계 프리랜서 시장 규모는 약 398조 원, 우리나라 프리랜서 시장 규모는 10조 원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근로자의 30%가 프리랜서인데 국내는 10%에 불과하다. 그런데 2021년 벤처기업 신규 고용 인구는 약 83만 5000명으로 국내 4대 그룹 전체 고용 인력인 72만 명을 뛰어넘었다. 이지태스크는 앞으로 업무가 ‘협력’을 기반으로 한 수평적 구조로 바뀔 거라고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에서 해오던 수직 하달식 업무 처리 방식이 수평적으로 각자의 역할에 맞는 프리랜서와 협업하는 형태로 바뀌어가리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