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경험, 다시 현장으로] 300번 넘어져도 301번 일어서는 오뚝이

기사입력 2024-11-19 08:48 기사수정 2024-11-19 08:48

노사발전재단 공동 캠페인 | 58세에 재취업 성공한 차은미 씨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노사발전재단이 함께 재취업에 도전하는 중장년을 응원하는 ‘지혜와 경험, 다시 현장으로’ 캠페인을 펼칩니다.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우수사례 공모전’의 수상 대상자들을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약 38년간 경리·회계 담당자로 일하다가 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경영에 원치 않은 퇴사를 하게 된 차은미 씨. 한 집안의 가장이었던 그는 재취업이 누구보다 간절했다.


58세의 나이 탓이었을까. 재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사회복지사로의 전직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의 홍보 영상을 보게 되었고, 아직 재취업을 포기하긴 이르다고 생각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라는 말처럼 용기를 내 서울서부 중장년내일센터의 문을 두드린 그는 지금 어엿한 직장인으로서 제 몫을 당당히 해내고 있다. 그가 300번 넘어져도 301번째 다시 일어설 기회와 용기를 준 것은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였다.


원치 않은 퇴직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1985년 상업고등학교(현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살부터 38년 동안 경리·회계 담당자로 일했어요. 그동안 몇 번 이직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이직이 힘들다’는 것을 느꼈고, 마지막 회사에 입사할 때 ‘국민연금 수령할 때까지 이곳을 계속 다녀야겠다’고 마음 먹었답니다.

그러나 인테리어 사업과 키즈카페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하던 회사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게 되었습니다. 매출이 10분의 1로 떨어지고 급격히 경영상태가 나빠지면서 결국 2023년, 저는 57세의 나이로 퇴직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상황이 안 좋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진짜 암담했어요. ‘앞으로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고요.


재취업을 준비하실 때도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30년 가까이 일했으니 조금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는데요.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집안의 가장으로서 빨리 재취업에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하루하루 지날수록 마음이 조급해지더라고요. 매일 눈 뜨면 취업 사이트를 샅샅이 뒤지면서 일자리 정보를 찾고 열심히 지원했습니다. 자그마치 300번을 지원했더라고요. 이 300이라는 숫자가 무색하게 한 번도 면접 제의를 받지 못했어요. 그때의 심정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서글펐습니다. 50대 후반 구직자에게 세상은 참으로 혹독하더라고요. 나이는 누구나 공평하게 한 살씩 먹는 것인데, 나이 들었다고 취업을 못 한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원망스러웠어요.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는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취업 공고를 찾던 중 우연히 중장년내일센터의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막막한 상황의 돌파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작정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로 전화를 걸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막무가내였지만, 또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이기도 하죠.


중장년내일센터에서 어떤 교육을 받으셨나요?

그동안 구체적인 계획 없이 그저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조급함만 앞선 상태였어요.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와 함께 다양한 진단을 통해 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강점을 탐색해 제게 딱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죠. 울고 웃으면서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장년내일센터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그중에서 저는 재도약 프로그램과 1:1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위로를 많이 받았고, 한없이 낮아졌던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었어요.


사회복지사 현장 실습만 끝나면 자격증 취득 후 취업이 보장되었을 텐데, 아쉽진 않으셨어요?

학점은행제로 사회복지사 이론 과목을 이수해둔 터라 현장 실습 120시간만 채우면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할 수 있었죠. 하지만 워낙 많은 중장년이 사회복지사를 준비해서 이 분야도 경쟁률이 높았어요. 수요는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래도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티던 어느 날,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에서 “혹시 이런 방법으로 다시 도전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라며 제안을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제가 회계 경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던 거죠.

중장년내일센터에서 제안한 방법은 고용 창출을 목적으로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였습니다. 중장년내일센터에서 운영하는 취업지원 프로그램(재도약 프로그램)을 마친 사람을 채용하면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제도인데요. 대상자의 요건이 완화되어 프로그램 이수자이면서 만 50세 이상, 구직 등록 3개월 이상이면 가능하다는 거예요. 속으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면접 기회만 온다면 50세 이상인 저를 뽑아 회사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음을 어필하기로 했죠.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를 통해 어떤 도움을 받으셨을까요?

그동안 혼자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아등바등 달릴 때는 열심히 하는데도 성과가 없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었어요. 끝나지 않을 터널 속에 갇힌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와 함께할 때는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꼭 맞는 취업 전략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제적 조언을 해주면서 저의 취업을 위해 노력해주셨어요. 오로지 저만을 위한 서포터스가 되어주신 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가 있었기에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대로 분석하고,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중장년내일센터를 찾아가 상담도 받고,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면 참석하라고 추천하고 있어요. 다들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이 기적도 노력에 따라 모두가 만들 수 있답니다. 그동안 애써주신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에 감사드립니다. 중장년내일센터가 더 많이 알려져서 많은 분이 도움을 받아 인생 2막을 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취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63세에 취업하신 분의 이야기를 읽으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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