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투자하려면 꼭 알아야 할 경제지표 세 가지

기사입력 2025-03-17 08:08 기사수정 2025-03-17 08:08

[슬기로운 은퇴생활] 언론에서 알려주지 않는 기초 상식

투자 초보자인 홍 씨는 경제신문과 유튜브 등을 통해 투자 감각을 익히려 노력 중이다. 최근 각종 매체에서 전문가들이 자주 언급하는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지수, 기준금리 등의 개념과 중요성이 궁금해서 상담을 신청해왔다.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GDP, 국내총생산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는 한 나라의 모든 경제 주체가 일정 기간 새롭게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금액으로 평가하여 합산한 것이다. GDP는 명목 GDP와 실질 GDP로 구분한다. 명목 GDP는 평가 당해 연도의 가격으로 표시한 생산액이다. 따라서 명목 GDP에는 생산량 증가분과 함께 물가상승분도 포함되어 있다. 반면 실질 GDP는 생산량 증가분만 반영하고 물가상승분은 제외한다. 명목 GDP는 국가 간 경제 규모 비교 등에 쓰이고, 실질 GDP는 정책금리 결정 등을 위해 경제 상태를 판단할 때 기준이 된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을 ‘GDP 디플레이터’라고 하는데, 한 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물가지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분기별로 GDP를 발표한다. 양국의 GDP를 볼 때 유의할 점은 우리나라는 GDP를 분기 성장률로 표시하지만 미국은 연율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9%라고 하면 연율로 3.5% 정도 된다.

GDP는 생산 측면에서 볼 수도 있지만 지출 측면에서 볼 수도 있다.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각 경제 주체들로 귀속(재고 포함)되고 지출을 발생시킨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가 1000억 원어치의 자동차를 생산하면, 소비자가 직접 구매(소비, C)하거나, 기업이 구입해 법인 차량으로 사용(투자, I)하거나, 정부가 구입해 관용차로 사용(정부 지출, G)하거나, 해외에 판매(수출, X)될 수 있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지출 GDP는 경제에서 발생하는 모든 지출을 합산한 것이므로, 경제의 실제적인 ‘수요’ 수준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출 GDP 구성 요소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전후다. 그만큼 가계의 소비 패턴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정도이고, 무역 의존도가 높아 다른 실질 GDP에서 수출 비중이 큰 편이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의하면 2023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중 수출 기여도가 86.1%를 차지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가 침체되거나 과열이라고 판단되면 정책금리를 통한 경제 안정화 정책을 편다. 예를 들어 경기침체라고 판단되면 금리를 내려 소비 및 투자 증가를 유도한다. 수출의 경우에는 자국의 금리가 낮으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수출 경쟁력이 올라간다. 반대로 경기과열로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통한 경제 안정화를 꾀한다.


CPI, 소비자물가지수

경제성장은 물가상승을 동반한다. 물가란 우리가 일상에서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수준을 의미한다. 해마다 변하는 물가를 한눈에 비교하기 쉽도록 기준연도의 물가수준을 100으로 만들어 지수 형태로 나타낸 것이 물가지수다. 따라서 물가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보다 물가가 상승한 것이며, 반대의 경우 물가가 하락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은 비교하고 싶은 특정 연도 간의 물가지수 변화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당해 연도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를 직전 연도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가지수로는 가계가 소비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소비자물가지수,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출하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생산자물가지수, 수출 및 수입 상품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수출입물가지수가 있다.

이들 물가지수 중에서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는 국민 개인이 체감하는 물가를 반영하며, 생계비 또는 화폐가치 비교, 국민연금 수령액 및 노사 간 임금 조정 등을 위한 기초자료 등 경제정책과 금융시장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가안정은 한국은행의 최우선 정책 목표다. 현재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는 전년 동기 대비 CPI 상승률 2%를 유지하는 것이다. 매월 초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CPI에는 기후나 국제 유가 등 외부 요인에 의해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는 식료품과 에너지 물가를 포함하고 있다. CPI에서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것을 근원 CPI(Core CPI)라고 한다. 근원 CPI는 단기적 변동성을 제거하는 장점이 있지만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와의 차이가 크다는 이유 등으로, 한국은행은 근원 CPI가 아닌 CPI를 물가안정 목표와 정책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2025년 2월 5일 발표한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이었다.

참고로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FED, 연준)는 정책 활용 시 소비자의 체감물가에 해당하는 CPI도 참고하지만 개인소비지출인 PCE(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개인소비지출지수)를 더 주의 깊게 본다. PCE는 개인이 직접 지출하지 않고 정부가 지불하는 의료비를 포함해 개인이 구매한 모든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변화를 측정한다. 미 연준은 PCE에서 에너지와 식료품 부문을 제외한 근원 PCE 2%를 물가안정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 CPI는 매월 중순에 발표하는데, 2025년 2월 12일 발표한 미국 CPI는 전년 동월(1월) 대비 3% 상승했다. 미국 PCE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발표하는데, 2025년 1월 발표한 근원 PCE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기준금리,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정책금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경제 안정화 정책을 실시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다. 한국은행의 정책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Base Rate)’다. 줄여서 통상 기준금리라고 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8회 본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다. 연방기금금리는 연 8회 개최되는 연방공개위원회(FOMC)에서 결정하여 발표한다. 2025년 2월 15일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4.25~4.5%다. 2025년에 예정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발표일은 <표 1> 과 같다.



기준금리 변경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나 시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순 없지만 대체로 금리 경로, 자산 가격 경로, 환율 경로, 기대 경로 등을 통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표 2>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요 경로별 파급효과 예시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물가안정이라고 한다면, 미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는 물가안정과 최대 고용 창출이다. 그래서 미 연준은 물가안정과 고용 창출을 함께 고려한 통화정책을 실시한다. 예를 들면 코로나 팬데믹 직후(2020~2021년) 미국에서 대규모 실업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했을 때, 미 연준은 고용시장 회복을 우선으로 생각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 수준으로 인하함과 동시에 양적완화(QE)까지 실시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후 실업률은 안정을 찾았지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었다. 이에 미 연준은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실시해 불과 1년 반 만에 금리를 5% 이상 올렸다. 보통의 경우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침체와 실업률 상승을 초래하지만, 미국 고용시장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미 연준은 이후에도 긴축정책을 계속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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