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심장 위협하는 뜨거운 여름, 온열질환 예방법

기사입력 2025-07-01 08:00 기사수정 2025-07-01 08:11

고혈압·심부전·당뇨 환자의 건강관리


한반도는 이미 여름철 폭염일수가 30일을 넘고, 열대야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노년층 특히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에게 더위는 단순한 불쾌감 이상의 생존 위협이다. 고혈압·심부전·당뇨병 등을 가진 이들이 겪는 위험은 더 복합적이다. 왜 더위는 만성질환이 있는 이들에게 더 치명적일까?


더위가 불러오는 치명적인 연쇄 작용

기온 상승과 폭염의 빈도 증가만이 기후 위기의 전부라 할 수 없다.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마다 다르고,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그 피해가 훨씬 더 크다. 고령자는 체온조절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고온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땀 분비 감소와 탈수에 취약해 체내 항상성이 무너지기 쉬우며, 고혈압·심장질환·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치명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김종헌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혈관이 확장돼야 하는데, 고령자의 경우 이러한 적응 능력이 떨어진다”며 “심장이 약하거나 혈압조절이 잘 되지 않는 고령자에게 폭염은 심근경색·뇌졸중 등 급성 심뇌혈관 질환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탈수로 인해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면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혈전 형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자료에 따르면 폭염 사망자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며, 그중 다수가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이다.

폭염은 단순한 건강 문제가 아니라 자원, 기회, 권리, 생활 조건 등 사회적 불평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에릭 클라이넨버그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는 도서 ‘폭염사회’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도시 재난을 집중 조명하며, 폭염이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닌 사회적 불평등을 드러내는 현상임을 강조했다. 또 기후 저널리스트 제프 구델 역시 도서 ‘폭염살인’을 통해 극단적 고온이 인간 생존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 또 어떤 계층이 더 취약한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심장, 혈압, 신장까지 위협

폭염은 인체 항상성에 충격을 주며, 특히 고령층의 약한 고리를 자극한다. 당뇨 환자는 고온에서 혈당조절이 어려워지고, 땀 배출과 함께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하면 신장 기능에도 악영향을 준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체내 수분조절이 관건인데, 더위에 따른 탈수는 순환기계에 부담을 주고 약물 효과를 예측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뿐 아니라 약물을 복용 중인 고령층은 더욱 취약하다. 일부 이뇨제나 혈압약은 체내 수분조절이나 혈관 반응에 영향을 미쳐, 더위에 대한 저항력을 낮춘다. 김종헌 교수는 “노인은 다약제 복용자가 많기 때문에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한 체온조절 실패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기상과학원은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통해, 21세기 후반에는 폭염일수가 최대 90일까지 늘어날 수 있고 여름이 5개월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단순히 날씨의 문제가 아닌 노인의 생명권과 직결된 건강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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