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보다 현금흐름, 수익률보다 생존력

입력 2026-01-09 07:00

[부동산 노트] 2025년 이슈 정리와 2026년 운용 전략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사례 1

2주택 처분 고민, 이두집 씨

은퇴 3년 차 이두집(67, 가명) 씨는 서울에 아파트 1채, 수도권에 소형 아파트 1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서울 아파트는 실거주, 수도권 소형 아파트는 임대를 주고 있다. 이 씨는 “월세는 들어오지만 대출 만기와 세금이 걱정”이라며 “2025년 하반기부터 강화된 규제 지역 확대 및 대출 규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지금 정리해야 하나, 버텨야 하나”로 고민이 많다고 한다.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 규제 확대 소식이 공포심을 더 키웠기 때문이다.


사례 2

상가 마련해볼까, 공실노 씨

자영업 정리 후 임대업에 관심을 둔 60대 공실노(가명) 씨 부부는 “상가나 오피스텔, 꼬마빌딩(소형 빌딩)으로 월 현금흐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공실이 무섭다”, “금리와 대출 규제로 애매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 씨 부부는 “2026년엔 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서 사야 하냐”고 상담을 청했다. 최근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황당한 상가를 분양받아 애를 먹는 장면을 보니 더욱 걱정이 많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생활비를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다.


연이은 정책에 달라진 부동산 트렌드

2025년 부동산 시장의 모습을 한 줄로 정리하면 ‘서울 집값의 완만하지만 끈질긴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24년 3월 저점 이후 18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며 직전 저점 대비 약 10.96%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한국부동산원 지수 기반 계산). 현 정부는 세 번의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승률만 주춤할 뿐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전체적인 가격이 안정화됐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

부동산 정책들을 살펴보자. ‘6·27 대책(대출 총량·한도, 전입 의무)’은 가계부채를 정조준했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한도 6억 원, 다주택자 추가 주담대 제한, 6개월 내 전입 의무 등이 핵심이다. 2030년까지 수도권 총 135만 호, 연 27만 호를 신규 착공 목표치로 제시한 9·7 부동산 대책, 그리고 서울 전역 및 경기 일부까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하고 각종 금융 규제를 강화한 10·15 부동산 대책이 뒤를 따랐다. 이후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고 전세와 월세의 상승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현재까지 전체적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다.

또 하나의 트렌드는 ‘똘똘한 한 채’를 넘어 ‘확실한 현금흐름’을 선호하는 관점의 변화다.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등의 정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 고만고만한 주택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투자 정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투자심리가 팽배해지면서 서울 강남권 등 핵심 지역은 여전히 신고가를 갱신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분위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족법인 등의 방법으로 꼬마빌딩 같은 수익형 부동산을 매수하면,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도 피하면서 확실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과거처럼 ‘사두면 언젠가 오른다’는 공식은 깨졌고 2025년 시장은 철저하게 수익률 중심으로 재편됐다.

관점 전환의 부수 효과로 전세의 월세 가속화가 이어지기도 했다. 고금리 기조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임차인들도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됐고, 집주인 역시 월세 수익을 통해 보유세 재원을 마련했다. 상업용 부동산 양극화도 계속 이어져 서울 성수,⸳한남 등 핫플레이스는 여전히 뜨겁지만, 그 외 지역의 구분상가와 오피스텔은 높은 공실률로 고전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과 상황별 운용 전략

시니어에게 부동산은 ‘성장 투자’만이어서는 안 된다. 은퇴 이후엔 ‘지출을 감당하는 자산’이어야 한다. 그래서 2026년 전략은 3층 구조로 짜는 것이 안전하다고 본다. 우선 1층은 생활 기반으로, 실거주 1주택 마련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리한 대출 등의 레버리지를 최소화해서 유지비 부담을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2층은 임대수익 창출을 통한 현금흐름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자산운용이다. 당연히 공실·연체·유지보수 비용을 견디는 구조가 돼야 한다. 3층은 유동성에 안전판을 마련하는 현금·MMF·단기채 등 주로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급전·세금·수리 등에 대비한 운용 전략이 필요하겠다. 이렇듯이 부동산 관련 자산을 3층 구조로 세팅하는 것을 2026년의 목표로 세워야 한다.

상황별로 따져보자. 다주택자(주택 2채 이상)라면 2026년 운용 전략은 ‘정리 vs 유지’ 사이에서 판단이 필요하겠다. 판단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세금’과 ‘현금흐름 스트레스 테스트’다. 대출이 있다면 만기 구조를 살펴보고, 2026년 내 만기라면 갈아타기 가능성이 우선순위라고 볼 수 있다. 즉 대출 만기와 원리금 상환 시기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서 향후 현금흐름의 부담감을 분산 내지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임대수익의 질도 중요하다. 현재 월세 내는 임차인이 있어도 만일의 경우 공실인 상태로 2~3개월 지나면 연간 수익률은 급락한다는 점을 잊지 말고 고정 수입에 끊김이 없게 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세금에서는 보유세·거래세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10·15 대책 이후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세제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남은 대책은 세금 대책밖에 없다는 의견도 많다. 따라서 보유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주택자가 ‘똘똘한 한 채’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로 2026년부터 당분간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공급이 대폭 줄어든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얼죽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똘똘한 한 채 중에서도 신축 선호도가 높다. 어중간한 몇 채보다 교통이나 학군, 브랜드, 주변 편의시설 등으로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신축 아파트로 갈아타기 또는 업그레이드도 고민해보자.

상가(근린상가·상가주택) 등을 보유한 시니어들은 2026년 ‘상권보다 업종(테넌트)이 먼저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상가는 시니어에게 매력적이지만 2026년에는 ‘공실을 얼마나 버틸 수 있나’가 투자 성패를 가를 것이다. ‘유동 인구’보다 ‘지출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오피스·학원·병원·생활밀착(세탁·약국·카페) 등 업종별 생존성이 다르다는 점도 명심하자. 아울러 임대차 계약을 ‘장기·분산’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공실 리스크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관리비·수선충당금·CAPEX(큰돈 드는 수리)를 연간 예산으로 조금씩 적립하거나 준비하는 것도 자산운용의 전략이 될 것이다.



오피스텔을 보유한 시니어들은 올해 ‘수익률 착시’를 피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숫자상 수익률이 높아 보이지만, 실제론 공실·수리·세입자 교체 비용이 자주 발생하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특히 역세권이어도 ‘전세→월세 전환’ 흐름에 임차 수요가 유지되는지, 원룸형·투룸형·오피스형 중 지역의 수요와 잘 맞는 타입인지, 분양가 대비 임대료의 괴리(너무 비싸게 산 상품은 회복이 오래 걸림)가 크지 않은지 다시 한번 냉정하게 점검하는 것이 좋다. 꼬마빌딩은 시니어에게 ‘자산’이면서 동시에 ‘운영 업무’라고 생각하고, 대지(토지)와 용도지역, 리모델링 여지를 충분히 검토한다. 당장의 임대료보다 ‘임차인의 생존율’이 중요하다. 프랜차이즈·의료·교육·생활형 업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 업종을 우선으로 생각하자. 아울러 가족 승계나 상속·증여 전략을 세워 자녀들에게 일부 지분을 넘기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2026년은 부동산 자산운용에서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듯하다. 위험 최소화, 안정적인 수익, 지출 비용 축소를 고려해 전략을 세우도록 하자. 새해를 맞아 부부가 함께 향후 5년 정도의 자산운용 방향성과 계획을 차분하게 짜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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