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내 노후는 나아질까”

입력 2026-02-20 06:00

고령층 자산 늘어도 소비 생활 수준은 제자리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주택가격 상승이 고령층 가계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주진철 한국은행 경제모형실 금융모형팀 차장은 12일 발표한 '주택가격 상승이 연령별 소비 및 후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이 5% 상승할 경우 50세 이상 가계의 생활 수준은 평균 0.2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고령층의 높은 주택 보유율과 낮은 주거 이동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생애주기상 추가 주택 구매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집값 상승이 비용보다 자산가치 상승 효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주 차장은 주택 가격 상승이 고령층에는 자산효과를 통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가격 상승이 실제 생활 여력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주택은 처분과 현금화가 쉽지 않은 비유동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국 고령층 가계는 자산에서 주택 비중이 높고 금융자산 비중이 낮은 구조적 특징을 보인다.

이로 인해 자산 규모가 커져도 소비는 크게 늘지 않는다. 주 차장의 분석에서도 주택가격 변동이 고령층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산가치 상승이 곧바로 지출 여력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고령층에게 집값 상승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임대료 상승과 주거비 증가가 생활 여건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실제 분석에서도 초고령 월세 임차 가구의 생활 수준은 주택가격 상승 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은 고령층 내부에서도 격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주택 보유 고령층은 자산 증가 효과를 얻는 반면 무주택 고령층은 주거비 부담이 커진다. 노후 주거 형태에 따라 경제적 여건이 달라지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연구팀은 주택가격 상승이 세대와 자산계층 간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무주택 고령층과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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