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1

[브라보 문화 이슈] ‘말자 할매’, 어떻게 MZ에게 통했나

입력 2026-04-21 08:05

‘말자 할매’ 김영희, 비호감에서 소통왕으로

[브라보 문화 이슈] 시니어와 연결되는 연예·문화 이슈를,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시선으로 짚어봅니다.

▲‘말자쇼’ 포스터.(KBS)
▲‘말자쇼’ 포스터.(KBS)

왜 떴을까?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말자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소통왕 말자 할매’ 코너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으로, 개그우먼 김영희가 ‘말자 할매’ 캐릭터로 관객의 고민을 즉석에서 풀어주는 형식이다. 특히 감정에 기대기보다 이성적으로 풀어내는 말자 할매의 상담 방식이 세대를 가리지 않고 공감을 얻고 있다.

‘말자쇼’는 지난해 12 단독 편성 이후 최고 시청률 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튜브에서는 일부 영상이 조회 수 100만 회, 숏츠는 1000만 회를 넘기며 온라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프로그램의 중심은 고민 상담으로, 말자 할매가 관객과 소통하면서 나오는 케미스트리가 흥미로운 시청 포인트다. 취업, 인간관계, 가족, 연애 등 다양한 사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말자 할매의 접근 방식은 비교적 일관된다. 감정적 공감에 머물기보다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고 해석한다. 이른바 MBTI에서 이성적인 성향을 뜻하는 ‘T적’ 조언이다.

‘말자 할매’라는 설정 역시 공감의 장치로 작용한다. 흰 가발과 단정한 재킷, 에너지 있는 말투는 일상에서 마주할 법한 친근감이 들어 자연스럽게 고민을 꺼내게 한다. 김영희는 시니어는 ‘언니’라고 부르고, 젊은 세대에게는 ‘이 할매가 살아보니’ 식으로 다정한 조언자로 다가가며 세대 간 간극을 자연스럽게 좁힌다.

특히 인생 선배 말자할매가 건네는 말은 특히 MZ들, 젊은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 “삶의 의미를 찾고 싶다”는 스물다섯의 승무원의 사연에 김영희는 “인생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다. 너무 악착 떨려고 하면 오히려 찢어지고 부서진다”고 말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을 전했다.

설득력은 김영희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는 과거 가족 문제로 방송 공백기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를 떠올리며 “나도 가족 문제로 나락 갔을 당시 정말 힘들어서 극단적 시도도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말자 할매’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김영희는 “똥밭인 줄 알았는데, 계속 제자리 걸음을 걷다 보니 그 땅이 비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내라는 말은 해줄 수 없다. 그건 무책임한 말이다. 대신 제자리에서라도 걸어라. 0.005씩은 나아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말자 할매’ 김영희와 MC 정범균.(KBS)
▲‘말자 할매’ 김영희와 MC 정범균.(KBS)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서사도 눈에 띈다. 방송을 통해 42년 만에 재회한 친구의 사례는 인연의 의미를 환기하며 시니어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었다. 관계의 지속성과 회복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김영희는 MC 정범균을 “친한 친구”로 소개하며, 그가 ‘말자쇼’를 제안해 지금의 ‘말자 할매’가 가능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과거 ‘말실수’ 논란과 ‘비호감’ 이미지로 평가받기도 했던 김영희는 ‘말자 할매’를 통해 대중적 호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살고 싶다”, “TV를 보고 오랜만에 실컷 웃고, 우울증에서 벗어났다” 등의 시청자 반응이 이어지며 캐릭터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김정섭 성신여대 융합산업대학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는 “김영희의 ‘말자쇼’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그가 단순 진행자가 아닌 해학과 골계미를 갖춘 말자할매 캐릭터를 통해 연애, 가정, 인간관계 등 생활 밀착형 주제를 즉흥적이고 친숙한 말투로 전개함으로써 수용성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일 주제별 구성은 클립 단위 편집과 유통이 용이해 숏폼 소비 구조와 맞물리며 SNS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고 덧붙였다.

‘말자쇼’의 성과는 소통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감정적 공감에 머물기보다, 삶을 해석하는 언어가 더 큰 설득력을 갖는 흐름이다.

[TIP] 꼰대가 되지 않는 ‘소통의 5단계’

가정과 일상에서 선의를 담은 말도 자칫 잔소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이 제안한 ‘꼰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소통 습관을 단계별로 정리했다.

- 1단계 멈추기 : 말이 나오기 전 단 3초만 멈춰도 대화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 2단계 들어주기 :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끝까지 듣자. 진짜 소통은 경청에서 시작된다.

- 3단계 공감하기 : “그랬겠구나”, “많이 힘들었겠다”와 같은 짧은 공감이 해결책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 4단계 질문하기 : “네 생각은 어때?”처럼 조언보다 질문으로 답을 찾도록 돕는다.

- 5단계 기다리기 : 조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을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최신 뉴스

  •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 “돌봐줄 사람이 없다” 한국 ‘돌봄 인력 절벽’ 위기
    “돌봐줄 사람이 없다” 한국 ‘돌봄 인력 절벽’ 위기
  • 화투 대신 태블릿…경로당, ‘스마트 플랫폼’으로 진화
    화투 대신 태블릿…경로당, ‘스마트 플랫폼’으로 진화
  • 복지부, 에이지테크 종합지원센터 5개소 선정
    복지부, 에이지테크 종합지원센터 5개소 선정
  • [요즘말 사전] “박보검이 ‘갓벽’이라고?”
    [요즘말 사전] “박보검이 ‘갓벽’이라고?”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