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9

“요양시설 대신 내 집” 시니어주택이 필요한 이유

입력 2026-04-29 14:00

고령자 80% 이상 ‘현재 거주 유지’ 선호…주택 구조·공급 정책은 여전히 미흡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2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정책저널 61호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시니어주택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주택정책의 중심은 여전히 청년과 신혼부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주거를 독립적인 정책 영역으로 다루는 접근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분석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1024만 명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고령층이 더 이상 ‘특수 수요’가 아닌 주요 주거 수요층으로 편입된 셈이다. 그럼에도 현재 주택공급 정책은 수도권과 청년층 중심으로 설계돼 구조적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고령층의 주거 선호는 정책 방향과 다르다.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건강이 유지될 경우 87.2%가 “현재 집에서 계속 살겠다”고 답했다. 주거 환경이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겠다는 응답은 8.1%, 노인전용주택 이주는 4.7%에 그쳤다.

건강이 악화된 이후에도 이 같은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겠다는 응답은 48.9%로 가장 높았고, 가족과 동거하거나 근거리 거주를 원하는 비율까지 합치면 절반을 넘는다. 반면 요양시설 입소나 전용주택 이주를 희망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문제는 ‘살던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수요와 실제 주거 환경 사이의 간극이다. 조사 결과 고령친화 설비를 갖춘 주택은 28.5%에 불과했고, 60% 이상은 구조상 큰 문제는 없지만 노인을 배려한 설비가 없는 상태였다. 일부는 생활 자체가 불편한 구조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조는 노후 주거의 위험성을 키운다. 낙상 위험을 높이는 단차, 안전손잡이 부재, 좁은 출입문 등 물리적 환경은 고령자의 일상생활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거주 지속 의향이 높아도 이를 뒷받침할 기반은 부족한 셈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공급 측면에서도 한계는 뚜렷하다. 정부는 고령자 복지주택 등 특화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공 중심의 소규모 사업에 머물러 있다. 민간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나 장기 운영 모델은 부족해 대규모 수요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을 ‘수요-주택성능-공급 방식’ 간 불일치로 진단한다. 고령자는 지역사회 계속거주를 원하지만 주택은 이에 적합하지 않고, 정책은 신축 중심 공급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삼중 불일치’ 구조가 노후 주거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니어주택 정책은 단순한 물량 확대보다는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고서는 시니어주택을 복지시설이 아닌 독립적인 주택공급 유형으로 재정립하고 신규 공급과 함께 기존 주택의 고령친화 개조를 병행하는 이중 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사업성 확보를 위한 용적률·금융 지원 등 제도적 인센티브와 함께 의료·돌봄 서비스가 결합된 운영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니어주택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구현하는 공간 인프라로 설계돼야 하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수요 특성에 맞는 차별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최신 뉴스

  • 국민연금공단 황승현 기획이사 임명
    국민연금공단 황승현 기획이사 임명
  • 궤도를 이탈한 별이 띄우는 안부
    궤도를 이탈한 별이 띄우는 안부
  • [쓸 수 있나요 ⑤] ‘쓸 수 있는 금융’은 어떻게 만드나
    [쓸 수 있나요 ⑤] ‘쓸 수 있는 금융’은 어떻게 만드나
  • [60+ 궁금증] ‘나도 모르게 버럭~’왜 화가 더 쉽게 날까
    [60+ 궁금증] ‘나도 모르게 버럭~’왜 화가 더 쉽게 날까
  •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인구전략기본법 재편 ‘수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인구전략기본법 재편 ‘수순’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