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지목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신약이 등장했지만, 실제 치료 대상은 제한적이어서 상당수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는 치료 공백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약물치료 대상이 아니더라도 운동과 생활습관 관리, 인지훈련 등을 조기에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인지건강 기업 이모코그는 지난 3일과 7일 서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코그테라 스페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경도인지장애 치료 공백을 넘어: 조기 개입에서 실제 처방까지’였다. 의료진은 경도인지장애의 조기 관리와 디지털 인지훈련의 활용 가능성,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환자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과 사고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보다 떨어졌지만, 독립적인 일상생활은 가능한 상태다. 모든 환자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노화 상태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 조기 관리가 필요한 단계로 꼽힌다.
최근에는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제가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으로 등장했다. 항아밀로이드 치료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항체를 이용해 제거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밀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이 확인된 초기 환자 가운데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모든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동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치료가 증상의 변화를 지켜보는 ‘경과 관찰’에서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일찍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항아밀로이드 치료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중요한 전환점이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적용 가능한 환자가 제한적”이라며 “대부분의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는 운동과 생활습관 관리, 인지훈련 등 근거에 기반한 비약물 치료를 함께 시행하는 다중영역 중재가 중요한 치료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인지훈련을 ‘뇌의 걷기 운동’에 비유하며 “단기간의 효과보다 환자가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치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이모코그가 개발한 경도인지장애 처방형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의 실제 처방 데이터도 공개됐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관리·치료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의료기기다. 일반적인 건강관리 앱과 달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거쳐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사용한다.
이모코그가 코그테라 처방 1009건을 분석한 결과, 처방받은 환자의 94.5%가 치료를 시작했다. 12주 프로그램을 끝까지 마친 비율은 72.7%였다. 80∼84세 환자의 완료율도 79.2%로 나타났다.
김우정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아밀로이드 치료를 병행한 환자와 우울증을 동반한 인지저하 환자, 초고령 환자 등 실제 진료 사례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는 약물치료뿐 아니라 일상에서 지속해서 실천할 수 있는 치료가 중요하다”며 “디지털 인지훈련은 병원 방문 이후에도 가정에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신경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세션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진행 위험을 평가하고 조기에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가 정상 노화와 치매 사이에 놓인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원인과 진행 과정이 환자마다 다른 증후군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더라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거나 상태가 유지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치매로 진행되는 환자도 있어 개별적인 위험도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
참석 의료진들은 항아밀로이드 치료제가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등장했지만, 치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약물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운동과 생활습관 관리, 인지훈련을 포함한 비약물 치료를 조기에 병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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