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자 ‘셀러 파이낸싱(집주인 대출)’이 이슈다. 매도인이 집을 팔 때, 자금조달의 한계로 매수 금액이 일부 부족한 매수인을 위해 집값의 일부를 빌려주는 방식이다. 매도와 매수, 양쪽 입장에서 알아야 하는 내용과 개념이다.

사례 1 집 팔고 이자도 받으려다…
한정수(가명, 69) 씨는 은퇴 후 관리가 편한 소형 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해 살던 아파트를 24억 원에 매물로 내놓았다. 그런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겨우 나타난 매수 희망자들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이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던 중 한 매수인이 “18억 원은 잔금일에 지급하고, 부족한 6억 원은 4년 뒤 상환하겠다”며 이른바 ‘집주인 대출’을 요청했다. 한 씨가 매수인에게 6억 원을 연 5.5%로 빌려주고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조건이었다. 이자만 따져도 매달 275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한 씨는 ‘집도 팔고 매달 생활비도 생기니 은행 예금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8억 원만 받고 소유권을 먼저 넘기면, 6억 원을 아직 받지 못했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일을 기준으로 양도 시기가 결정돼 양도소득세를 먼저 마련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4년 뒤 매수인이 6억 원을 상환할 수 있을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례 2 잔금, 집주인이 빌려준다?
최미숙(가명, 64) 씨 부부는 자녀들이 사는 지역으로 이사하기 위해 15억 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했다. 자기 자금 7억 원과 은행 대출 3억 원을 마련했지만 5억 원이 부족했다. 매도인은 5억 원을 연 8%로 3년간 빌려주되,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 전액을 갚는 조건을 제시했다.
처음에는 월 이자 약 333만 원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남편이 은퇴 후 하던 자문 업무를 그만두면서 소득이 줄었다.
계약 당시에는 ‘3년 후 집값이 오르면 은행에서 대출을 갈아타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만기에 5억 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연체이자와 기한이익 상실을 거쳐 자신이 사는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다.
요즘 등장한 ‘집주인 대출’은 무엇인가
셀러 파이낸싱은 부동산 매수인이 매매대금 전액을 마련하지 못했을 때 매도인이 잔금 일부를 일정 기간 빌려주는 거래 방식이다. 매도인은 소유권을 매수인에게 이전하면서 자신을 근저당권자로 등기하고, 매수인으로부터 정해진 기간 이자를 받다가 만기에 원금을 회수한다. 쉽게 말하면 은행이 맡던 주택담보대출 기능을 집주인이 대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매대금 20억 원 가운데 매수인이 14억 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6억 원을 매도인이 빌려준다면 매수인은 20억 원짜리 집을 취득하고 매도인은 6억 원의 대여금 채권을 갖게 된다. 실제 거래에서는 부동산의 권리관계, 매수인의 상환능력, 세금과 계약조건이 모두 다르다. 계약 전 변호사·법무사·세무사 등 전문가의 개별 검토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셀러 파이낸싱 자체가 곧바로 불법인 것은 아니다. 당사자가 실제 매매가격과 자금조달 내용을 투명하게 신고하고, 이자율과 담보조건을 법에 맞게 정하며 금융회사나 관계기관을 속이지 않는다면, 개인 간 금전대차와 부동산 담보 설정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개인 간의 대출은 은행처럼 대출 심사와 표준약관, 연체 관리, 소비자 보호 절차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계약이 허술하면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매도인과 매수인에게 장점은?
매도인에게는 매수 가능한 사람의 범위를 넓혀 부동산을 비교적 빨리 처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급하게 가격을 낮추는 대신 잔금 일부의 지급을 유예하고 이자를 받을 수도 있다. 은퇴자라면 매달 들어오는 이자를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매수인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만으로는 부족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만기와 상환 방식, 중도상환 조건 등을 당사자 간 협의로 유연하게 정할 수 있다. 사업소득자나 프리랜서처럼 실제 소득은 있지만 금융기관의 정형화된 심사에서 불리한 사람에게도 거래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이 장점은 어디까지나 매수인의 상환능력이 충분하고 계약과 담보가 제대로 설계됐을 때만 성립한다. 매수인이 돈을 갚지 못하면 매도인은 전화 몇 번으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연체 통보, 경매 신청, 배당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경매 낙찰가격이 예상보다 낮거나 선순위 채권이 많다면 원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셀러 파이낸싱에서 가장 먼저 지켜야 할 법적 기준은 ‘최고 이자율’이다. 개인이 일회적으로 매수인에게 잔금을 빌려주는 거래에는 원칙적으로 ‘이자제한법’을 적용하며, 현재 금전대차 계약의 최고 이자율은 연 20%다. 따라서 ‘개인끼리 합의했으니 금리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1억 원을 빌려주었다면 1년 동안 받을 수 있는 법정 한도 내 이자는 원칙적으로 2000만 원이다. 월 단위로 단순 환산하면 약 166만 7000원이지만, 실제 계산에서는 대출 기간, 상환일, 선이자 공제와 각종 수수료까지 모두 포함해 연환산 이자율을 따져야 한다.
이때 계약서에 표시한 이자율이 20% 이하라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사례금,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컨설팅 비용 등 명칭과 관계없이 금전대차와 관련해 채권자가 받은 돈은 이자로 간주될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빌려준다고 계약하면서 1000만 원을 수수료로 미리 떼고 실제로는 9000만 원만 지급한 뒤, 1억 원을 기준으로 이자를 받는다면 실질 이자율은 계약서에 적힌 숫자보다 높아진다.
이미 초과 이자를 받았다면 그 금액은 원금에 충당되고, 그러고도 남은 금액은 채무자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최고 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실제로 받은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연손해금과 연체이자, 수수료 등은 명칭이 아니라 실제 성격을 따져 법정 최고 이자율을 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는 일반적인 개인 간 금전대차에서는 원칙적으로 이자로 보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있다.

매매계약서 한 장만으로는 부족하다
매도인의 기존 주택담보대출도 원칙적으로 잔금일에 상환하고 근저당권을 말소한 뒤 거래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대로 둔 채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돈을 지급하고 매도인이 계속 은행 대출을 갚는 복잡한 구조는, 매도인이 은행 대출을 연체할 경우 매수인이 취득한 집이 경매에 넘어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근저당권이 있다고 원금이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근저당권은 강력한 담보지만, 만능 보험은 아니다. 담보가치보다 선순위 채권과 보증금, 체납 관련 채권 등이 많으면 경매를 진행해도 매도인이 받을 돈이 부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가 15억 원인 주택에 은행의 선순위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이 6억 원이고, 매도인이 5억 원의 후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가정해보자. 집값이 하락해 경매에서 11억 원에 낙찰되고 각종 비용과 선순위 채권이 먼저 배당되면 매도인은 원금 전액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등기부등본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실제 은행 대출 잔액, 임대차 관계, 확정일자와 전입 세대, 세금 체납 가능성, 가압류와 가처분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매수인이 추가 담보대출을 받거나 임차인 들이는 것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면 그 내용을 금전소비대차 계약에 포함한다.
근저당권 외에 강제집행을 인낙(인정하여 승낙)하는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강제집행 인낙 문구가 포함된 공정증서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채무자의 다른 재산에 강제집행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될 수 있다. 다만 공정증서가 부실한 담보가치를 보완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근저당권과 상환능력 심사가 우선이다.
시니어, ‘월 이자’보다 ‘원금 회수’를
시니어 매도인은 매달 들어오는 이자 수입에 관심을 갖기 쉽다. 그러나 셀러 파이낸싱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이자율이 아니라 원금을 언제, 어떤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느냐다. 매수인이 “3년 뒤 은행 대출로 갚겠다”고 한다면 현재의 소득과 신용점수만 볼 것이 아니라 3년 뒤에도 대출이 가능한지 따져야 한다. 따라서 매수인의 소득금액증명원, 재직증명서, 기존 부채, 신용 상태, 보유 자산, 최근 납세 내역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은행이 대출을 거절한 이유가 규제 때문인지, 이미 부채가 많거나 상환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지도 구분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DSR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도 가계에서 갚아야 할 채무라는 점에서 부담은 똑같다.
향후 은행에서 추가 대출이나 대환대출을 신청할 때 개인 간 채무와 근저당권이 확인되면 대출 한도나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집값이 오르면 해결된다’는 전제는 위험하다.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갚을 수 있는 구조, 금리가 오르고 소득이 감소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셀러 파이낸싱을 활용하더라도 부동산 거래 가격은 실제 총 매매대금으로 신고해야 한다. 매도인에게 빌린 금액을 빼고 현금으로 지급한 금액만 매매가격으로 신고하거나, 이면계약서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 주택이라면 매도인에게 빌린 금액도 ‘그 밖의 차입금’ 등에 기재하고 금전소비대차 계약서 등 차입 사실과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한다.
셀러 파이낸싱에 필요한 계약 구조
1. 부동산 매매계약
매매가격, 잔금, 소유권 이전일 명시
2. 금전소비대차 계약
대여 원금, 이자율, 만기, 상환 방식 구체화
3. 근저당권 설정
담보 범위, 채권최고액, 등기 순위
→ 소유권이전등기와 매도인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는 가능하면 같은 날 접수한다.
양도소득세와 이자소득세 따로 계산
부동산 대금을 모두 받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면 일반적으로 등기 접수일이 양도 시기가 될 수 있다. 매도인은 아직 받지 못한 잔금이 있더라도 전체 실제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 신고와 납부 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매도인이 받는 이자는 양도 대금이 아니라 별도의 이자소득이 될 수 있다. 세법상 이자소득에 해당할 수 있으며, 개인 간 대여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일반적으로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분류된다. 비영업대금의 이익에 대한 소득세 원천징수 세율은 25%이며, 원천징수 소득세의 10%에 해당하는 개인 지방소득세도 특별징수하므로 통상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27.5%가 된다.
이자를 지급하는 매수인은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라도 원천징수의무자가 될 수 있으므로 이자를 약정한 금액 그대로 송금하기 전에 세무 전문가와 신고·납부 방법을 확인하고, 원천징수와 지급명세서 제출, 매도인의 다른 금융소득과 종합과세 여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셀러 파이낸싱은 ‘부동산 담보 금융거래’다.
시니어가 평생 모은 가장 큰 자산을 매각한 뒤 그 대금 일부를 낯선 사람에게 다시 빌려주는 거래이기도 하다. 매수인이 약속대로 갚으면 좋은 금융상품처럼 보이지만, 상환하지 못하면 시니어가 직접 연체 관리와 경매 절차를 감당해야 한다. 첫째, 매수인은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원금을 갚을 수 있는가. 둘째,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선순위 채권을 제외하고 내 돈을 회수할 수 있는가. 셋째, 잔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도 양도소득세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세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면 높은 이자율을 제시받더라도 거래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60+ 궁금증] 국민연금 5년 늦추면 36% 더 받는다는데, 진짜일까?](https://img.etoday.co.kr/crop/190/120/2384346.jpg)

![[국민연금 노후설계⑭] 국민연금 수급액 높이는 7가지 방법](https://img.etoday.co.kr/crop/190/120/2391637.jpg)







![[알기 쉬운 생활금융③] 자녀 전세자금 1억 원 보태주려는데…. 증여세 내야 할까](https://img.etoday.co.kr/crop/85/60/2382339.jpg)
![[해외연수 도전기] 목포역장, 셰프 되어 목포로 돌아오다](https://img.etoday.co.kr/crop/360/203/237824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