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4

[브라보 문화 이슈] “돈은 이렇게 써야” 82세 선우용여의 ‘어른 소비법’

입력 2026-09-04 06:00

건강과 행복에는 아낌없이, 타인에게는 넉넉하게

▲호텔 조식을 즐기는 선우용여.(MBC ‘전지적 참견 시점’)
▲호텔 조식을 즐기는 선우용여.(MBC ‘전지적 참견 시점’)

왜 떴을까?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를 운영하고 있는 82세 배우 선우용여. 그의 소비법이 ‘어른의 소비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라는 말이 있다. 선우용여의 소비 습관을 들여다보면 이 말을 떠올리게 한다. 연예인이라서,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돈을 쓰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쓰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베푼다. 돈을 얼마나 쓰느냐보다 ‘어디에, 왜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직접 제작할 옷의 원단을 고르는 선우용여.(선우용여 유튜브 화면 캡처)
▲직접 제작할 옷의 원단을 고르는 선우용여.(선우용여 유튜브 화면 캡처)

호텔 조식, 나를 위해 아끼지 않는 습관

선우용여는 여러 방송에서 2016년 뇌경색 진단 이후 삶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고 밝혔다. 앞만 보고 일하며 달려왔지만, 정작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데는 소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변화의 일환으로 선우용여는 매일 아침 식사를 위해 5성급 호텔을 찾는다. 언뜻 사치스러운 소비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면서 한 사람을 위해 여러 식재료를 사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뷔페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으며 건강과 맛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처럼 선우용여는 자신의 몸과 건강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소비에 지갑을 활짝 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명품이나 값비싼 옷처럼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 꾸밈을 위해서는 큰 돈을 쓰지 않는다. 젊은 시절에는 명품을 모으기도 했지만, 나이를 먹고 ‘사람 자체가 명품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그는 실제 쇼핑에서도 비싼 옷은 내려놓고 할인하는 옷을 고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옷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원단을 직접 고르고 디자인과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한 옷의 비용은 총 58만 원. 선우용여는 비슷한 옷을 백화점에서 구입하면 700만~800만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5성급 호텔 조식에는 돈을 쓰면서 수백만 원짜리 옷에는 지갑을 닫는다. 얼핏 모순돼 보이지만 그의 소비는 남에게 보이는 내가 아닌 진짜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건강과 행복처럼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는 아끼지 않는 것이다.

▲커피를 서비스한 카페 직원에게 팁을 건네는 선우용여.(선우용여 유튜브 화면 캡처)
▲커피를 서비스한 카페 직원에게 팁을 건네는 선우용여.(선우용여 유튜브 화면 캡처)

소상공인까지 생각하는 마음씨

선우용여의 소비가 ‘어른의 소비법’으로 통하는 이유는 자신에게만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기꺼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거나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누는 등 베풂에도 인색하지 않다. 일본 여행 중에는 가이드에게 쌀을 선물하기도 했다. 당시 가이드가 “쌀이 비싸서 잘 먹지 못한다”고 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선우용여는 마트에서 5㎏짜리 쌀을 구입해 건넸다.

선우용여는 과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4년간 한정식 식당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직접 장사를 해봤기 때문일까. 그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입장을 헤아리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식당에 가면 지인들에게 “돈 아끼지 말고 먹을 만큼 시켜”라고 권하는가 하면, “술 시켜. 그래야 금액이 올라”라며 가게 매출까지 신경 쓴다.

젊은 카페 직원과의 일화도 눈길을 끈다. 길을 지나던 선우용여를 발견한 카페 직원이 밖으로 나와 “카페에 놀러 오세요”라고 홍보하자 그는 그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 일정을 마친 뒤 실제로 카페를 찾아간 것이다. 고마운 마음에 직원이 커피를 서비스로 내주자 선우용여는 감사히 받은 뒤 지갑에서 만 원짜리 몇 장을 꺼내 팁으로 건넸다. 공짜로 받았으니 이득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받은 호의에 더 크게 보답한 셈이다.

절친한 배우 전원주와의 일화에서는 선우용여의 소비 철학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연예계 대표 짠순이’로 유명한 전원주가 모처럼 선우용여에게 호텔 뷔페를 대접한 날이었다. 식사를 하면서도 얼마가 나올지 걱정하는 전원주에게 선우용여는 “언니가 나 지금 밥 사줬잖아. 그럼 언니가 그 돈은 저금한 거야”라고 말했다. 돈을 무조건 모으려고만 하기보다 자신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전했다.

결국 선우용여의 소비에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나를 돌보는 데 인색하지 않고, 남에게 베푸는 데 주저하지 않되, 보여주기 위한 소비에는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특별한 소비법은 아닐지도 모른다.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고, 받은 만큼 돌려주며, 다른 사람의 수고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주 잊고 사는 ‘어른의 소비법’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TIP] 나이 들수록 돈 써야 할 곳 vs 아껴야 할 곳

노후에는 무조건 아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선우용여의 소비 습관을 참고해 나이 들수록 돈을 써야 할 곳과 아껴야 할 곳을 살펴보자.

■ 돈 써야 할 곳

· 건강 : 정기검진과 운동, 균형 잡힌 식사 등 건강을 위한 비용은 지나치게 아끼지 말자.

· 경험 : 여행이나 취미, 공연, 새로운 배움 등 지금 누릴 수 있는 경험에 투자해보자.

· 관계 : 가족·친구와의 식사나 작은 선물처럼 소중한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는 소비도 중요하다.

· 안전과 편의 : 안전용품이나 편한 신발·침구 등에 투자하고, 필요하다면 돈을 써서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것도 방법이다.

■ 돈 아껴야 할 곳

· 과시 :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한 소비보다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지를 먼저 따져보자.

· 새는 돈 : 사용하지 않는 구독·멤버십이나 ‘싸니까’ 사두는 충동구매 등 무심코 새는 지출을 점검하자.

· 노후를 위협하는 지출 : 무리한 자녀 지원이나 고위험 투자는 피하고 자신의 노후생활을 지킬 수 있는 범위에서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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