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어버이날에 빠지면 섭섭한 것이 카네이션이다. 왼쪽 가슴에 붉은색 꽃이 꽂아지면 마치 훈장이라도 받은 것처럼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한다.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면서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꽃이 카네이션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왜 수많은 꽃들 중에 카네이션일까? 무슨 유래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카네이션의 꽃말은 그 색깔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분홍색은 ‘열렬한 사랑’, 노란색은 ‘당신을 경멸한다’, 빨강색은 ‘건강을 비는 사랑 또는 존경’, 적백색은 ‘사랑의 거절’, 흰색은 ‘순애’를 뜻한다. 그래서 어버이날 달아드리는 카네이션이 ‘빨강색’인 것이다. 흰 카네이션은 ‘슬픈 마음’이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추모의 분위기에서 헌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네이션이 어버이날을 상징하게 된 유래는 미국의 한 소녀 때문이었다. 약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공은 미국 버지니아주 웹스터 마을에 살던 안나 자비스(Anna Javis)다. 어느 날 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안나는 어머니 무덤 주위에 어머니가 살아생전 좋아하던 꽃인 카네이션을 심었다.
안나의 어머니는 26년간 마을에서 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며 부모 없는 마을 어린이들을 친자식처럼 보살폈다.
“부모와 어른을 공경하고 사랑하라”
안나의 어머니가 항상 아이들에게 가르친 내용이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안나는 카네이션 한 송이를 영전에 바치며 어머니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이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그의 어머니에 대한 추모의 뜻을 기리는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카네이션이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어버이날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러다 1914년 5월의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Mother’s day)로 정했고 세계적으로 관습화 됐다. 이 후 살아있는 부모님에게는 빨간 카네이션을 돌아가신 부모님은 자신의 가슴에 흰 카네이션을 달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선교사에 의해 이 풍습이 전파됐다. 1956년 국무회의를 거쳐 이승만 대통령이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1973년 어버이날로 변경되면서 ‘카네이션’ 행사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최근 부모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현금이 뽑혔다고 한다. 물론 현금도 어버이날 부모님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할 요소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른쪽 주머니에는 현금을, 왼쪽 가슴에는 숭고한 뜻을 담은 카네이션을 넣어 드려보자. 입가에 미소가 아닌 얼굴 모든 주름을 볼 수 있을 정도의 함박웃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