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소형주택 의무비율 폐지 여부를 놓고 정면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서울시는 서민 주거권 보호를 이유로 이에 반대해 갈등을 빚고 있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과밀억제권역 내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300가구 이상의 주택은 소형평형(전용면적 60㎡ 이하)을 최소 20% 이상 짓도록 했던 지침을 폐지할 방침이다.
소형주택 의무건설비율 폐지로 규모에 제약 없이 주택을 짓게 되면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수 있다고 국토부는 보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새 시행령을 지난달 29일까지 입법예고했고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새 시행령이 적용되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한 소형주택 의무건설 비율 조항의 효력은 사라진다.
새 시행령 시행에 대비해 서울시의회에도 재건축ㆍ재정비 사업 때 소형주택 의무건설 비율 조항을 폐지하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에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조례가 개정돼도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에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소형주택 의무공급 조항이 없어지면 갈수록 1∼2인 가구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형주택을 확보하기 어렵고 기존 소형주택 거주자의 재정착도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무엇보다 강남처럼 고가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은 중대형 평수 위주로 건설돼 소형주택이 부족해져 전세와 월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다시 좋아지면 사업자들이 다시 중대형 주택만 건설할 수도 있는데 그때 소형평수 의무건설 지침이 없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물론 조례가 없어도 도계위에서 소형주택 건설을 전제로 사업계획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가 이런 방침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 서울시와 재건축ㆍ재개발 조합 간 갈등도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