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지역에 관계없이 70%로 높이기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1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은행에서 7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게 된다.
정부가 LTV를 완화키로 한 것은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를 4%에서 3.8%로 내리는 등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경기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다른 금융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는 부처간(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 이견으로 아직 완화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은행·보험사에서 수도권 50%·지방 60%,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60~70%가 적용되는 LTV를 70%로 단일화하는 방안이 추진키로 했다.
이는 LTV 규제를 풀어 부동산시장 회복을 촉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은 계속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을 시사해왔다.
다만 LTV 70%를 적용하는 대상은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LTV를 70%로 완화하는 대신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에 한해 적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가계부채는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고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5월 말 기준으로 428조1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면서 실수요자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로 제한하면 사실상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자영업자 등은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데 이것마저 제한하면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다.
기재부와 금융위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조정에 대해서도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기재부는 60%로 완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금융위는 50%로 통일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TI는 현재 서울 50%,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60%다. 지방은 규제가 없다.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대출 규제완화로 인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등 한국경제 성장에 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과 침체된 국내 경기를 살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DTI규제 보다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LTV규제를 손대는 만큼 시장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경기 부양 효과를 발휘하면서 가계부채를 적정 수준에서 묶을 수 있는 수준의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