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투어] Part 5. ‘에티켓’도 함께 갖고 떠나요

기사입력 2016-03-03 09:46 기사수정 2016-03-03 09:46

해외여행인구 2000만 명 시대를 앞둔 지금, 해외여행은 곧 생활이 되었다. 이제 여행지에서의 에티켓은 선택이 아닌 필수. 그런데 해외의 명소를 찾다 보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여행자들의 행동을 아직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여행자들의 꼴불견,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글> 이수호 여행 작가 (52개국 200도시 방문. 현직 여행기자&작가) lsh5755@naver.com


◇ 새치기

최근 해외여행 가격비교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새치기가 해외여행 꼴불견 1위에 꼽혔다. 유명한 관광 명소 입장은 물론 레스토랑, 대중교통 탑승때 몇몇 여행자들의 새치기는 빈번하게 발생했다. 한 명이 자리를 선점한 뒤, 십여 명의 일행이 우르르 합석하는 등 수법도 각양각색. 뒷줄에 서 있던 이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무더운 땡볕 아래 10명씩 입장할 수 있는 대형 관람차 탑승을 앞두고 있는데, 단체 새치기족 때문에 한 타임 더 기다리게 될 경우를 생각해보자.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 ‘나 하나 때문에’라는 생각이 더 먼저가 아닐까.


◇ 낙서로 도배된 유적지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 옥상, 페루 마추픽추의 석벽,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 등은 여행자들이 꿈꾸는 명소이자 감동과 매혹의 역사를 지닌 유적이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여행자가 다녀가는 곳답게 그들의 흔적 또한 상당하다. 여행자들이 유적 곳곳에 남겨놓은 낙서는 전 세계적인 골칫덩이다. 이것은 비단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 유수의 명승지에서 한글 낙서도 심심찮게 발견되기 때문. 파리의 얼굴 에펠탑 전망대에서도 한글 낙서는 쉽게 발견된다. ‘언제 누구누구 여기 왔다 감’, ‘철수♥영희’와 같은 낙서가 대부분. 벽에 낙서하는 시간에 잘 찍은 기념사진 한 장을 더 남기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해 보인다.

▲피렌체 두오모와 낙서.
▲피렌체 두오모와 낙서.


◇ 공공장소에서 떠드는 행위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도서관은 나라를 막론하고 절대 정숙해야 하는 공간이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성당,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같은 곳은 유명한 장소이기 전에 그 나라의 공공기관이다. 유럽의 유명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다 보면 심하게 떠드는 여행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몇몇 단체 여행자들의 경우 떠드는 수준이 고성방가에 가까울 때도 있다. 다른 이들에게는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 21세기에 성숙한 관람 문화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 다른 종교를 인정할 줄 아는 자세

해외여행자 가운데, 선교를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자도 있다. 취지는 좋지만, 일부 독실한 종교인들의 선을 넘는 행동은 다소 위험한 상황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 기독교 여행자들이 중동의 이슬람 사원을 방문해서 찬송가를 부르거나, 불교 여행자들이 유럽의 유명 가톨릭 성당에서 목탁을 두드리는 행위 등. 이러한 행동은 현지인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특히 과격한 이슬람교도가 많은 이집트, 이란, 요르단, 터키 등으로 선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다른 종교를 인정할 줄 아는 자세 또한 가져야 한다.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좌)과 터키 파묵칼레.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좌)과 터키 파묵칼레.

◇ 세계 어디서나 자연보호

인류의 무분별한 환경파괴는 서서히 우리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중부 아프리카의 사막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아름다운 남국의 낙원 몰디브는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환경파괴 문제가 큰 이슈인데, 세계적인 자연 명소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터키의 파묵칼레, 뉴질랜드 남섬의 피오르 지형 곳곳은 여행자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칠레의 파타고니아 지역은 여행자가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대규모 화재가 일어났고, 복원되려면 오랜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여행자들이 달라져야 한다. 여행지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오고 꽃이나 나무를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 멋진 대자연을 다음 세대에도 물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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