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700리 자전거 종주기] (5ㆍ끝)늘 생동감 넘치는 실천적 삶을 살아야겠다

기사입력 2016-05-30 13:46 기사수정 2016-05-30 13:46

▲낙동강 700리 길 표지석 앞에서 마지막으로 포즈를 취했다. (김종억 동년기자)
▲낙동강 700리 길 표지석 앞에서 마지막으로 포즈를 취했다. (김종억 동년기자)
경남 양산시쯤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다시 오늘의 목적지인 창원시 수산대교를 향해 힘차게 페달을 밟았는데 밀양시를 지나면서 긴급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라이딩 중에 한 대원의 자전거 체인이 끊어졌는데 선두를 이끌던 필자는 배낭에 넣어 두었던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한 채, 또 한 명의 대원을 뒤에 달고 밀양시 삼랑진읍까지 달리고 말았다. 미안했다. 필자가 왔던 길을 되돌아오면서 허비한 시간 때문에 예정된 3박 4일 안에 모든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됐다.

결국 밀양시 근처에서 라이딩을 끝내고 궁리 끝에 장비를 차에 싣고 첫날밤에 묵었던 산수정으로 철수했다. 첫날 산수정을 떠나면서 기회가 되면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더 들르겠노라고 인사했으나 불과 이틀 만에 다시 그 집을 찾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으리라. 걸걸한 여주인도 흔한 인사말 정도로 생각했을 터인데 실제 약속이 지켜지자 반가운 마음에서인지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정성을 다해 상차림을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밤 10시가 다 돼 도착해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술과 노래방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특별히 기분이 좋으셨던 여사장님의 깜짝 등장으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고 노랫소리는 자정을 훌쩍 넘겨 새벽 3시까지 낙동강 강가에 울려 퍼졌다.

광란의 밤이 지나고 산새들이 지절대는 아침이 밝았다. 날이 밝자 어둠 속에 잠겼던 강물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평화롭게 흐르고 있었다. 영풍교(경북 문경시-예천군) 밑 출렁이는 강물 위에도 고운 햇살이 내려앉았다. 4일 중에 이날이 가장 날씨가 쾌청하면서 미세먼지도 별로 없어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서울을 향해 2~3시간 라이딩하기로 하고 차에서 자전거를 다시 내렸다. 그동안 뻐근했던 다리도 풀리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없던 힘도 불끈 솟았다. 강둑을 지나고 농로를 따라 한참을 달리자 드디어 상주시를 벗어나 문경새재길로 접어들었다.

문경세재길에 접어든 뒤에도 힘찬 라이딩을 계속했고, 이윽고 새재길 옆 주평마을로 들어섰다. 시계를 보니 당시 시각은 낮 12시 30분. 이날은 마침 어버이날이어서 늦어도 저녁은 서울에 올라가 가족들과 함께하기로 했기 때문에 더 가는 건 무리라 여겨 여기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문경새재를 눈앞에 두고 강가 옆 마을 입구 팔각정에 앉아 시원한 강바람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으로 3박 4일간의 피로를 털어내면서 모든 일정을 끝냈다.

필자는 살아가면서 늘 새로운 도전에 목말라 했다. 자전거 라이딩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전거 라이딩에 대한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물론 지금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낙동강 700리 길 자전거 라이딩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준 필자의 건강과 비록 이제는 주인을 닮아 낡아가고 있지만 이 길 위에서 한 번도 말썽을 부리지 않고 보필해 주었던 필자의 애마, 자전거에도 한없는 애정과 감사의 뜻을 표한다. 또한 어려웠던 시간을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며 보냈던 SD21 동료들에게도 감사드리고 모두에게 사랑의 하트를 뿅 보낸다.

▲낙동강 유래비. (김종억 동년기자)
▲낙동강 유래비. (김종억 동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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