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댄스스포츠의 쇠락을 보며

기사입력 2016-07-05 13:03 기사수정 2016-07-05 13:03

▲'서울시티컵 장애인댄스스포츠대회'의 한 장면. (강신영 동년기자)
▲'서울시티컵 장애인댄스스포츠대회'의 한 장면. (강신영 동년기자)
장애인 댄스스포츠는 시각, 청각, 지체, 지적 장애인들이 댄스스포츠를 하는 것을 말한다. 대한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 산하에 전국 17개 시도에 연맹이 결성되어 선수 육성과 경기 운영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있어 왔던 소문이었으나, 하체를 못 쓰는 지체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하는 휠체어댄스는 세계 대회에 대비하여 존속하지만, 다른 부문은 전국체육대회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세우는 중이라 했다. 전국체육대회는 명실상부 전국의 장애인댄스스포츠 연맹의 소속 선수들이 거의 전부 참가하는 대회라서 큰 대회이다. 지원금도 있고 메달 수상자들에게는 상금도 있다.

지난달에 들은 전국 연맹 회의 결과는 올해 전국체육대회는 휠체어 댄스 위주로 종전대로 하지만, 시각장애인 부문은 동호회 부문으로 격하시켜 상금과 배점을 휠체어댄스의 3분의1 수준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청각 및 지적 장애인 부문은 폐지되었다고 했다.

7월3일 올해 첫 장애인댄스대회인 동대문구립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코리아 서울시티컵 대회’에는 그 여파가 적나라하게 나타난 대회였다고 본다. 휠체어댄스 부문은 종래의 라틴, 스탠더드 기본 종목 외에 자유곡으로 안무를 하는 ‘콤비 프리’ 등 종목이 늘어났다. 그러나 시각 부문은 참가자부터 대폭 줄었고 청각과 지적 장애인 부문은 거의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참가자가 적었다. 휠체어 부문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대회라서 전국 지자체 선수들이 참가했는데 그 덕분에 다른 종목도 서울을 비롯하여, 울산, 대구, 충남, 강원, 경기, 제주, 부산, 화성에서 선수단을 참가시켰다.

장애인들에게 댄스스포츠를 훈련시킨다는 것은 장애로 인한 장애인 운동 능력 퇴화를 개선시키자는 데 목적이 있다. 본인의 신체적인 능력 개선은 물론 장애인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댄스스포츠를 비장애인 선수들이 파트너로 나서 댄스스포츠의 세계를 공유하자는 목적도 있다. 휠체어 부문은 일찍이 세계 대회가 생겨 국제적인 경쟁을 하고 있지만, 휠체어 선수들에게만 댄스스포츠가 좋은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댄스스포츠는 커플댄스로서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들은 물론 앞 못 보는 시각장애인들,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 뇌에 문제가 있어 몸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는 지적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의 도움으로 댄스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비장애인들과 파트너가 되어 같이 춤을 추는 과정에서 서로 간의 이해와 소통 면에서도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휠체어부문이 아닌 다른 부문은 세계대회가 없다 하여 그동안 가꾸어 온 기반을 허문다는 것은 좋은 발상이 아니다. 장애인 체육은 성적이 우선이 아니다. 복지 및 체육 활동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중심이 되어 이를 세계 각국에 전파시킬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의 위상도 같이 떨어졌다. 휠체어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문 선수들도 더 이상 댄스스포츠를 할 의욕이 없어졌다며 관심이 시들해졌다. 이미 조직 붕괴의 움직임이 보이고 춘련 참가자들도 많이 줄었다. 그들 간에도 “멀쩡한 다리를 못 쓰게 만들 수도 없고 다리는 멀쩡하다고 장애인 간 차별을 받아야 한다는 데 맥이 풀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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