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인문학에서다. 자주 인용되고 너무 잘 알려진 작품에서 더 그렇다.
한국 뿐아니라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정치인들의 필독서라고 알려진 삼국지다. 삼국지는 광활한 중국대륙이 무대고 무대 위에 오른 국가의 수가 많다. 복잡미묘함이 아마도 현대 국제사회의 모델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외교, 군사전략상의 이론, 실전에서 사용 할 만한 작전들의 고전이 될 수가 있는 모양이다. 오래 전부터 권력투쟁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은 삼국지를 여러 번 읽고 배움이 컸다는 고백을 했다, 그 이유로 삼국지는 여러 연령층의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고 소화 할 수 있게 편집되었다 나도 중학교 저학년시절에 이미 만화로 나온 삼국지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 만큼 일찍 내 안에 있었던 이야기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삼국지의 작으 사건 이야기들은 종종 만난다. 인간관계 또는 정치적이거나 군사적인 사건을 해석하면서 삼국지는 종종 인용되었기에 삼국지의 부분 부분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나 전체적으로 아는 삼국지가 아니면서도 등장인물의 특성이나 중요한 승부전환의 사건들은 또 너무 잘 알게 된다.
다른 잘 알려진 걸작들처럼 삼국지도 대하드라마로 선보였다. 디테일하고 쉽게 재미로 이해 할 수 있는 보편화한 인문상식이 되고 있다
삼국지 드라마를 보면서 아무래도 내가 알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 이상하다 싶었다. 지금쯤은 등장할텐데 할텐데... 대강의 이야기는 내가 대충대충 기억하는 그대로인데 나와야 할 인물들이 나오지를 않는다
10권으로 된 이문열의 초한지가 내 손에 들어왔다 한 두 권 읽으면서 초한지에 정작 내가 알고 있는 삼국지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음에 깜작 놀랐다. 나는 삼국지와 초한지를 범벅으로 알고 있었다 400년의 시차를 두고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들을 혼돈한 것이다.
이 혼돈에서 놀라웠던 것은 BC200년대의 초한지 사건과 AD200년대의 삼국지 사건에서 사회 무기 전투방법 전략 외교가 별 진전이 있다거나 다르다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그 시대는 400년 동안 그렇게 유유히 흐르는 황하처럼 사람들의 사회도 변함이 없었나보다.
놀랍고도 서글픈 사실은
내가 중국역사를 꽤 많이 알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웃나라이고 어쩔 수 없이 역사적으로 얽히었으니 우리 역사를 알면서 부수적으로 아는 역사로 중국역사를 잘 안다면 당연하다 그렇지 않고 많은 부분이 중국역사 자체로 안다면, 내 나라역사보다 더 잘 안다는 면 그건 왠지 그리 달갑지 않다. 그 쉽고 아름다운 한글을 두고 한문을 중시하였던 조선의 사회적 학문적인 태도가 지금도 중국고전을 즐겨 인용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아시아채널을 통하여 중국사극드라마를 시청한다. 그 시대의 우리니라에서는? 하는 질문을 곧잘 던진다. 중국사는 단편적이고 간헐적인데 비하여 우리 역사는 선후 시간대가 정확한 일목요연함을 알게 된다. 조금은 필자의 자부심에 위로가 된다. 그 일목요연함은 수업시간의 체계적인 공부와 시험제도를 통과하면서 한 두 번 쯤 정리한 지식이라 그럴 수 있다.
삼국지도 초한지도 아닌 혼합된 내용들은 유명세를 탄 책이라 개연으로만 안 엉터리 지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