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화가 된 이 한권의 책] 나이 건강 지킴이로 등록

기사입력 2016-09-05 16:54 기사수정 2016-09-06 08:54

▲작은 글씨지만 보물 같은 책. (육미승 동년기자)
▲작은 글씨지만 보물 같은 책. (육미승 동년기자)
체질학을 10년도 넘게 공부하고 있다. 듣고 또 듣고 시간이 나면 저절로 내 발길이 닿는 교실이다. 그러나 듣고 뒤로 돌아서면 가물가물해서 이거였었던지 저거였나? 하며 정리가 안 되어 또 가게 되곤 했다. 수업은 이주일 단위로 되어 있지만 10년이 넘었는데도 계속 듣고 있고 그래도 전연 싫증이 안 난다. 어이없게도 매일 새로운 걸 하나씩 더 알아져 가는 재미가 있다. 한 번 낸 수업료로 본인이 원하면 언제라도 죽기 전까지는 눈치 안 보고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사람에게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음식으로 병을 고칠 수가 없는 병은 없다. 고로 먹는 것을 잘못 먹어서 모든 병은 온다고 한다. 병의 원인이 먹는 것에 있다는 걸 몇 천 년 전부터 연구해 온 기록들이 있고, 그 유명한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의 중요성을 그의 저서에 증명해 놓고 있다. 그만큼 먹는 게 우리 삶에는 퍽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에는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는 않을 거 같다.

먹는 것을 시작하는 입은 말하기도 하고 그 안에는 혀가 있어 맛을 담당해 주고 이가 있어 먹은 것들을 씹게 해 주고 삼키는 것과 소화를 도와주는 침도 나온다. 모든 것이 다 중요하지만 맛이란 것을 하나하나 체크해 주는 혀가 가장 가운데 있는 것을 보면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음이다.

똑같은 찌개를 놓고 여러 사람에게 맛을 보여주고 말하게 해보면 한 사람은 맵다며 질색을 하나 어느 사람은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이라며 달게 먹고 짜다는 둥 싱겁다는 둥 자기 입맛대로 표현하는 것을 자주 만난다. 왜 그럴까? 모든 사람에게 자기대로의 좋아하는 맛과 필요한 맛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다. 즉 매운 게 필요한 사람, 짠 게 필요한 사람, 단 것이 필요한 사람... 이 있다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자기 입맛대로 먹으면 건강해진다고 하는 말이 우리 몸의 처방이라는 말이다. 단 거 먹지 마라, 짠 거 먹으면 안 된다 식의 영양학적인 지식으로 우리 몸을 지킬 수 없다는 이 공부에 끝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는 93세지만 놀랍도록 건강을 잘 지키고 있다. 어머니가 언제나 손 가까이에 놓고 즐겨 찾기를 하는 책이 서너 권 있다. 일어로 되어 있는 작고 얇은 책들이다. 그 중 <3천년의 지혜, 중국의학의 비밀>이란 제목에 관심이 발동 걸려 확 집어 들었다. 내가 배워 왔던 체질학과 같은 맥락. 내 다가오는 삶의 지침서로 안성맞춤인 책. 급기야 ‘엄마, 이 책 나 가질게’ 해서 승낙을 받아냈다. 물론 지금은 어머니와 같이 펼쳐보는 책이지만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나의 마지막 꿈을 완성시켜 가는 건강지킴이 일을 꼭 하고 말겠다는 버리지 못한 희망 속에 이 책 한권은 나의 길잡이가 되어 주리라. 이 낡은 책과 만나던 날의 벅차오르던 기쁨과 함께 이상한 징후가 몸에 생길적마다 혼자 비밀스럽게 검색하며 건강을 지켜온 어머니가 다시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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