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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야사에선 정원을 경전으로 읽고 돌아가라 그 전과 후가 다를지니…
- 정원의 입구 한 모퉁이가 유독 환하다. 감나무에 다글다글 매달린 주황 감들로 연등을 밝힌 양 화사하다. 작은 절 마야사가 통째 부처의 법음을 두런거리는 대형 연등에 해당하겠지만, 가을이 절정에 달한 날엔 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신은 말하고 싶은 진리를 어디에 숨겨놓은 게 아니라 모조리 인간의 눈앞에 두었다던가. 매사 감 잡을 줄 아는 달인이라면, 감들이 뿜는 저 휘황함만 보고도 감을 다 잡고 삶의 무한한 희열을 노래하리라. 마야사는 수행자의 본이 되는 면모가 여실해 알아보는 이 숱한 현진 스님이 13년 전에 창건했다. 꽃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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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쉬어가는 사유원에서 108그루의 모과나무를 만나다
- 모과나무를 지키려던 한 사람의 마음이 세계적인 건축과 예술을 품은 자연 미술관으로 자라났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사유원(思惟園)은 대구시 군위군 팔공산 자락 70만㎡에 펼쳐진 거대한 자연 미술관이다. 겉모습은 수목원이나 정원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완전히 달라진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알바로 시자를 비롯해 승효상, 최욱, 박창렬 등 세계적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들이 산세의 흐름을 따라 겸손하게 놓여 있다. 올해는 ‘갤러리 곡신’과 야외 공연장 ‘심포니 6’까지 문을 열며 자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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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곶감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아, 상주의 가을
- 소도시 여행은 마음을 가다듬어준다. 호젓하고 고즈넉한 풍경과 옛 전통문화를 걸으면서 만나고 스치면서 느낀다. 곶감을 먼저 떠올리는 상주다. 압도적이진 않아도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며 은은한 존재감을 지닌 상주의 가을을 만났다. 경상북도 상주는 소소한 맛이 물씬한 도시다. 경상도라는 지명이 경주와 상주의 첫 글자를 따서 붙였듯이, 오래전부터 경상도를 대표하는 도시였다. 그 옛날 경상도 지역을 아우르는 도청인 경상감영도 상주에 있었을 정도로 영남지방의 주요 중심지였다. 영남은 경상의 다른 말로 조령과 죽령의 남쪽이라는 이름이다. 조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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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정원은 쉴 만한 은신처이고 쓸쓸한 사색의 출항지다
- 경북 칠곡군 가산수피아 정원은 학이 무리 지어 놀던 산이라는 유학산(游鶴山) 기슭에 있다. 터 한번 잘 잡았다. 산의 야생적 아우라가 흘러내려, 성형을 한 인공정원의 미끈한 얼굴에 생기를 더해준다. 정원 규모는 커 민간정원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조경도 쌈박하다. 터진 실밥 없이 누비는 바느질처럼 뛰어난 솜씨로 싱싱한 맵시를 구현했다. 자연과 인위를 본때 있게 조율해 풍경의 미감과 권위를 끌어냈다. 조경의 문법에 어둔한 눈으로 보기에도 공력을 다해 잘 꾸민 정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 이곳엔 대형 양돈장이 있었다. 사업가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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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바다 앞에서 돌아보는 인생은 초라하지 않다
- 전남 담양에 있는 죽화경(竹花景) 정원엔 수국이 아주 많다. 흔전만전한 수국의 개체수로 개성을 돋워 독보적인 정원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매년 한여름엔 ‘유럽수국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여름 눈꽃정원 플라워 쇼’란 부제를 붙이고 제전을 펼쳐 성황을 이루었다. 하얀 꽃송이들 소담스레 만개하면서 최고조에 달한 꽃 군무로 정원이 통째 환했으리라. 이제 계절은 어느덧 가을 입구. 수국이 누린 절정의 한때는 저물었다. 그러나 유럽수국은 오래가는 꽃이다. 꽃도 잎도 아직은 싱그러운 편이라 반갑다. 정원으로 들어설 때면 좀 들뜬다. 마치 오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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