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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아한 대숲, 그리고 ‘비밀정원’의 깊은 정취
- 쌍산재(雙山齋)는 2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고택이다. 운조루, 곡전재와 더불어 구례군의 3대 전통가옥에 속한다. 면적은 5000여 평(약 1만 6528㎡)에 달해 널따랗다. 공간을 주도하는 구조물은 10여 채의 한옥들이다. 방점을 정원에 찍을 수도 있다. 조선 양반가의 별장인 이른바 ‘별서정원’이 공존한다. 수려하고 담박해 품격 넘치는 정원이다. 2018년 ‘전남 민간정원 5호’로 지정돼 쌍산재의 명성과 가치를 한층 돋우었다. 쌍산재는 살림 공간, 서당 공간, 그리고 정원으로 대별된다. 이와 같은 구성법만 봐도 규모와 내용이 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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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를 유도하는 친절한 정원… 전남 해남군 ‘문가든’
- “문가든? 아, 좋지. 직접 가보소. 말이 필요 없네!” 해남에 사는 지인에게 들은 말이 그랬다. 해남엔 민간정원이 서너 개 있는데 그중 문가든이 좋다고 했다. 좋은 정원이란 어떤 걸까? 다채로운 수종들의 경연을 볼 수 있는 화려한 정원? 인공의 개입을 자제한 대신 야생성을 돋운 정원? 나무들과 마주 앉아 우아한 대화를 나눌 만한 벤치가 있는 친절한 정원?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정원의 모습이 다를 것이다. 그런데 좋지 않은 정원은 없다. 조성 양식과 개성이 서로 다를 뿐,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식물들의 치열한 세계를 보여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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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세찬 언덕 위, 태연한 나무들을 만나다 ‘사니다정원’
- 새봄이 왔다. 그러나 조석으론 앙칼지게 싸늘해 긴가민가하다. 3월 초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영동지방 산간엔 며칠 전 폭설이 쏟아졌다. 예년과 달리 저 아랫녘 남도에도 아직은 꽃이 드물어 썰렁하다고 들었다. 발 빠른 봄의 전령 매화조차 뜸을 들이고 있다 하니 알조다. 원주시 호저면에 있는 사니다정원에서도 봄의 새뜻한 얼굴을 찾아보긴 어렵다. 겨울의 마지막 구간을 빠져나오고 있는 정원이다. 두리번거리며 찾아도 새파랗게 올라온 풀 하나 볼 수 없다. 지상은 그렇더라도 땅 아래 사정은 다를 수밖에 없는 계절이다. 이미 튼 싹눈들의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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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를 남으로 볼 일 아니다… 충남 천안시 화수목정원
- 이런! 얼어붙은 겨울날의 화수목정원에 의외로 관람객이 많다. 살을 에는 혹한에 아랑곳없이 정원을 천천히 거닐며 겨울 서정을 즐기는 사람들. 바야흐로 민간정원의 전성기가 도래한 걸까. 전국 곳곳에 개성을 돋운 정원들이 산재한다. 덩달아 정원 애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머릿속 잡동사니를 비울 수 있는 멍때리기에 적격인 은신처가 드물고, 기댈 만한 언덕도 없는 도시를 벗어나 정원의 식물들과 사교하는 일은 사실 드라마틱한 행위다. 감관이 깨어나면서, 글라스에 향기로운 와인이 채워지듯 불현듯 심신에 차오르는 활력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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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목으로 둘러싸인 치유정원, 충북 괴산트리하우스가든
- 겨울철 정원은 파장을 본 장터처럼 고요하다. 철 지난 해수욕장처럼 고즈넉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형형색색의 꽃과 잎을 매달았던 초목과 관목들은 이제 헐벗은 채 묵연하다. 별로 보잘 게 없다. 벌과 나비를, 또는 꽃핀 식물에 반색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들을 유혹할 재능을 상실한 나무들의 촌락에서 무슨 용무를 볼 게 있으랴.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퍼렇게 건재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활기를 잃고 혼곤한 잠에 취한 겨울 정원에서 무슨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랴. 그러나 이는 단견일 테다. 하나만 보고 둘은 보지 못하는 비좁은 생각이다. 겨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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