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나 내의 바지도 실용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남자의 경우 하의는 팬티, 내의 그리고 바지를 입는다. 그런데 세 가지가 벨트 부분이 모두 고무줄과 주름을 넣어 두툼하다. 세 가지를 겹쳐 입을 경우 벨트 부분이 불룩해지는 것이다. 패셔니스트 중에는 내의가 이미 팬티의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내의를 입을 경우 팬티는 입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습관이란 무시할 수 없다. 내의 바지도 몸에 붙는 타입과 붙지 않는 타입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몸에 붙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너무 붙으면 답답하거나 땀이 날 경우 들러붙는 감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길이도 한결같이 바지 끝 양말 속에 조리개를 넣는 긴 타입보다 양말 위로 올라오는 7부나 8부도 있어야 한다. 여성 내의는 다양한 편인데 남자 내의는 몇 가지 안 되는 것도 유감이다.
겉으로 보이는 티셔츠의 경우도 불만이 많다. 필자는 팔뚝이 좀 굵은 편이다. 그래서 팔뚝이 너무 조이거나 소매 끝에 조리개로 되어 있는 옷은 안 산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만드는 상의가 대부분 팔뚝이 조인다. 조리개보다 그냥 원단을 접어 같은 통으로 마감한 타입이나 단추로 손목을 잠그는 타입만 산다. 여름철의 경우 반팔을 입기 때문에 반팔은 그런 염려를 안 해도 되었다. 그러나 간절기의 경우 원단의 두께부터 고려해야할 점이 많아진다. 너무 두꺼우면 활동에 답답함을 느끼고 패선 감각도 둔해 보이지만, 일단 덥다. 차라리 얇은 편이 더 낫다. 그러나 너무 얇으면 그야말로 여름 옷 같아 간절기에 제 구실을 못한다.
신발도 날씨가 서늘해지면 여름철에 즐겨 신던 운동화는 찬바람이 술술 들어 와 춥게 느껴진다. 발이 추우면 온몸이 추위를 느낀다. 가을비라도 맞게 되면 운동화는 추어서 더 이상 신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기가 잘 통하도록 만든 것은 여름철에는 좋은데 간절기부터는 안 맞는 것이다. 그렇다고 조금 나은 편이라고 등산화를 어디든 신고 다니기도 그렇다. 늘 운동화를 신던 사람들은 구두는 오랜만에 신어 보면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