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아침 등산

기사입력 2018-01-25 13:54 기사수정 2018-01-25 13:54

▲꽁꽁 얼어붙은 국립공원 작은 폭포(박혜경 동년기자)
▲꽁꽁 얼어붙은 국립공원 작은 폭포(박혜경 동년기자)
필자는 국립공원인 북한산과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다. 요즘 등산하는 인구가 많아져서 산은 항상 붐빈다. 남들은 자가용이나 버스로 이곳까지 와서 산에 오르지만, 필자는 운동화 끈만 질끈 매고 문을 나서면 언제라도 산에 오를 수 있으니 비록 땅값 집값이 싼 동네라지만 만족하고 공기 좋은 우리 동네를 사랑하고 있다. 잠시 전에도 산에 다녀왔다. 흰 눈이 내린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하얀 눈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보석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설경이었다. 계곡을 따라 눈이 많이 쌓였고 군데군데 작은 폭포도 흐르던 모양 그대로 얼음 조각상이 되었다.

한여름에 웅장하게 쏟아져 내리던 커다란 연못도 작은 구멍을 남기고는 모두 꽁꽁 얼어버렸다.

그래도 난간에 기대어 지난번 보았던 연못 속의 물고기가 있으려나? 찾았더니 살얼음이 얇은 곳에 여전히 작은 물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이 보여서 반가웠다.

이렇게 추운데 물속은 어떠냐고 혼잣말을 하며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이제는 무릎도 아프고 산길도 좀 미끄러워서 높게는 못가고 중간 약수터까지만 올랐다. 쨍하는 차가운 날씨지만 오랜만에 오르는 산은 쾌적하고 산뜻한 기분이 든다.

몇 년 전에 필자는 일 년간 새벽 6시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산에 오른 적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였는데, 어느 폭우가 쏟아졌던 장마철, 징검다리에 물이 넘쳐서 건널 수 없었던 날 하루를 그냥 돌아온 걸 제외하면 정말 비가 오면 우산을 받치고 눈이 오면 두툼한 옷으로 무장을 하고서 하루도 거른 적이 없었다. 물론 첫 번째 이유는 건강 지키기, 다이어트 때문이었고 다른 이유는 새벽 6시 이전에는 무료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에는 국립공원이 1200원씩 입장료를 받았다. 돈이 그렇게 궁한 것은 아니어도 매일 1200원씩 내야만 산에 갈 수 있다는 건 이 동네에 사는 사람으로서 작은 불만이었다. 그런데 새벽 6시 이전엔 아직 매표소가 문을 열지 않아 그냥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정말 열심히 산에 올랐었다, 그 새벽에, 2.5 킬로미터쯤 오르면 영추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곳까지 매일 다녔다. 다이어트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강에 도움은 되었을 것이라 확신한다.1년쯤 산행이 계속되던 어느 날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었다. 참 이상하다, 그렇게 열심히 새벽마다 산에 갔는데 이제는 하루 중 아무 때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니까 새벽 등산을 게을리하게 되었다. '가고 싶을 때 가면 되지'하는 안이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필자의 새벽 등산은 중단되었고 그 후로는 가끔씩만 산에 가고 있다.꼭 입장료 때문에 그 새벽에 나갔던 것일까? 그건 아닐 텐데 리듬이 무너져버린 지금 다시 새벽등산을 하라면 못 할 것 같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쉬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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