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서 친구는 중요한 존재다. 노후에는 더욱 그렇다. 늘그막까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친구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건강을 잃고 일찍 저세상으로 간 녀석과 병마에 시달리는 친구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늘 함께할 수 있는 건강한 친구는 큰 자산이다. 건강을 위해 보약 한 재를 지어줘도 아깝지 않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한때 인기를 누렸던 어느 개그맨은 “친구가 중요합니다. 오래도록 함께 가야 하니까 그 친구의 건강을 위해 보약 한 재 지어주세요~”라고 말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생각할수록 의미가 있는 말이다.
‘세계가치조사’라는 연구기관에서 노후 행복의 요소로 다섯 가지를 발표했다. 가족관계, 돈, 일, 건강 그리고 친구다. 백세 시대가 모두에게 행복한 것은 아니다. 어렵고 힘든 일도 많다. 노후생활비가 부족하거나 가족관계가 원만하지 않아도 그렇고 소일거리 없이 무료한 시간을 보낼 때도 즐겁지 않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이다. 이럴 때 친구가 옆에 있어주면 위로가 된다.
미국 배우 트레이 파커(Trey Parker)는 “인생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은 가족과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을 잃게 되면 당신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따라서 친구를 세상 어떤 것보다 소중히 여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친구가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친구가 적은 사람보다 친구가 많은 사람이 더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친구에게 보약 한 재를 지어줘서라도 오래 옆에 있게 할 필요가 있다.
친구가 왜 그렇게 중요할까? 배우자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을 친구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부산 갈 때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이라는 질문에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라는 재치 있는 답변도 있다. 친구와 수다를 떨다 보면 순식간에 부산에 도착한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미국의 하버드대학교와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가 1만여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3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들까지 행복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분석해냈다. 친구와 친구의 친구 그리고 그 친구의 친구의 친구, 즉 나와 4단계에 있는 사람까지 삶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친구가 행복할 때 나도 행복해질 가능성은 15% 더 높아지고 친구의 친구는 10%, 4단계에 있는 친구는 6%나 된다고 한다. 친구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으로 이어지기에 친구의 건강을 챙겨볼 필요성이 있다. “친구에게 보약 한 재 지어주세요!”라는 개그맨의 말이 삶의 교훈으로 다가오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