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결혼식장 풍경

기사입력 2019-04-30 08:34 기사수정 2019-04-30 08:35

청첩장을 많이 받는 계절이다. 모처럼 정장을 차려입고 예식장을 찾으면 혼주가 상기된 얼굴로 하객들을 맞는다. 결혼식 풍경은 거의 예외없이 들뜨고 즐겁다. 하객과 혼주 간에 격식을 탈피, 농담 섞인 유쾌한 인사도 많이 오간다.


“빚 갚으러 왔네!(우리집 혼사에 와줬으니)“ ”저축하러 왔어! 우리집도 곧 혼사가 있을 모양이여...” 하객들의 이런 농 섞인 축하인사말이 예식장 분위기를 띄워주기 시작한다.

주례사도 많이 바뀌고 있다. 우선 시간이 길면 감점이다. 7~8분이 대세다, 젊은이들이 희망하는 주례사 시간은 5분 안쪽이라고 한다. 내용도 예전의 “아들 딸 많이 낳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자 되고...”라는 식은 없어진 지 오래다. 신랑.신부에게 맞춘 이른바 맞춤형 주례사를 매우 짧게 하는 추세다.


정작 신혼부부에 대한 덕담은 신랑,신부와 양가 부모들이 하객 테이블올 돌며 인사 드리는 피로연장에서 쏟아진다. 한 잔 걸치고 불콰해진 얼굴로 양쪽 부모와 신혼부부에게 건네는 나이 지긋한 하객들의 덕담이 ‘진짜’다.


덕담 중 ‘명작’ 하나를 소개한다.

신랑을 바라보며 “자네가 여자 보는 눈이 높군. 아빠 닮았어!” 이어 신부에게는 “남자 보는 눈이 높아. 엄마를 닮았나봐!”


빵 터지는 웃음 속에서 그 두 마디가 몇 사람이나 띄워줬는지 저마다 계산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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