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가게] 인천·경기편① 73년 전통 ‘경인면옥’

기사입력 2019-07-16 10:12 기사수정 2019-07-16 10:12

지하철로 떠나는 오래된 맛집


73년 전통 ‘경인면옥’

▲경인면옥(경인식당) 외관(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경인면옥(경인식당) 외관(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평안도 출신인 1대 주인장 함용복 씨는 냉면집을 운영하던 맏형에게 평양냉면 요리를 전수받아 지금의 경인면옥을 차렸다. 가업을 이어받아 아들 함원봉 씨가 2대 주인장을 맡았고, 다시 대를 이어 손주인 함종욱(50) 씨가 3대 주인장이 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따져보면 함종욱 씨보다 경인면옥이 훨씬 먼저 세상에 나온 셈이다.

“원래 이 자리는 ‘경인식당’이라는 국밥집이었어요. 할아버지께서 냉면집을 하려고 인수하셨죠. 국밥 먹으러 드나드는 손님들이 적지 않아서 기존 메뉴를 유지하되 냉면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시작했어요. 아버지 대에도 당시의 메뉴가 꽤 남아 있었는데, 제가 가게를 맡으면서부터는 조금씩 줄여나갔습니다. 냉면 맛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였죠.”

▲1대 주인장의 아내 임금옥 씨와 그의 아들이자 2대 주인장인 함원봉 씨의 모습(좌), 그리고 3대째 경인면옥을 이어가고 있는 손자 함종욱 씨(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1대 주인장의 아내 임금옥 씨와 그의 아들이자 2대 주인장인 함원봉 씨의 모습(좌), 그리고 3대째 경인면옥을 이어가고 있는 손자 함종욱 씨(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3대에 걸치는 동안 메뉴는 점차 줄었지만 식재료의 수준은 더 높아졌다. 소금은 3년 이상 숙성한 천일염을 사용하고, 냉면 고명과 육수에 쓰이는 고기는 1등급 이상(1, 1+, 1++) 한우만을 취급한다. 이전에 비하면 재료값이 2~3배 정도 더 들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올라간 것은 아니다. 또 재료의 품질은 달라졌지만 조리 방식 역시 70여 년 전과 변함없다. 경인면옥은 터와 맛을 그대로 지키고 있지만 평양냉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그사이 많이 변화했다. 물론 더 긍정적인 쪽으로 말이다.

▲경인면옥 냉면 만드는 과정(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경인면옥 냉면 만드는 과정(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경인면옥 대표 메뉴 상차림(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경인면옥 대표 메뉴 상차림(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아버지가 운영하실 때만 해도 함흥냉면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평양냉면 특유의 슴슴한 맛을 낯설어하고 육수가 이상하다며 항의하는 손님들도 있었으니까요. 근래 와서야 TV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평양냉면이 미식가들의 음식으로 대접받으면서 인기를 끌게 됐죠. 이제는 처음 드시는 분들도 ‘이런 매력이구나’ 하면서 음미하셔요.”

평양냉면 특유의 깔끔함 때문에 예민한 고객들의 미각은 작은 차이에도 반응한다. 늘 똑같이 만든다고 하지만 항상 일정한 맛을 내기는 쉽지 않다고. 경인면옥 식구들은 매일 점심에 냉면을 먹으며 그날그날의 간을 점검한다.

▲과거에는 면이 조금이라도 붇기 전에 단 몇 초라도 빨리 냉면을 맛보려는 손님들 때문에 주방 바로 옆자리가 가장 인기였다고 한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과거에는 면이 조금이라도 붇기 전에 단 몇 초라도 빨리 냉면을 맛보려는 손님들 때문에 주방 바로 옆자리가 가장 인기였다고 한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냉면 맛이 소소하게는 날씨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어떨 때는 제 컨디션에 영향을 받기도 해요. 그래도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고 최대한 70년 전과 같은 맛을 내려고 노력하죠. 수십 년이 지나도 한결같은 정직한 냉면을 내놓는 게 오랜 바람이자 목표입니다.”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연결 신포지하도 상가 23번 출구 1분 거리

주소 인천시 중구 신포로46번길 38

영업시간 11:00~21:00(화요일은 15:00까지)

브레이크타임 15:00~16:30, 주말·공휴일 16:00~17:00

대표메뉴 평양물냉면, 평양비빔냉면, 녹두지지미 등


※본 기획 취재는 (사)한국잡지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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