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장면, 그리고 말이 있습니다. 2015년 7월 31일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 야외무대에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오릅니다.
“제가 부를 곡은 저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원하고 갈망하는 곡일 수 있습니다. 통일이 빨리 되어서, 제가 부르는 이 ‘그리운 금강산’이 오늘 이 베를린에서 마지막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그리운 금강산이 아니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금강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겠습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열린 ‘유라시아친선특급’ 폐막 음악회, 그리고 앙코르 곡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기에 앞서 조 씨가 한 말이 4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모스크바와 벨로루시, 폴란드를 거쳐 독일 베를린까지 19박 20일 동안 대륙횡단열차를 탔던 학생, 시인, 소설가, 화가, 경찰, 소방관, 기자, 음악가, 교수, 관료, 정치인, 독립운동가 후손 등 각계각층에서 참여한 원정 대원 400여 명은 조 씨의 발언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진한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조 씨와 원정 대원, 그리고 국민 모두의 간절한 소망과 달리 달라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 사이 남과 북, 미국의 정상이 숨가쁘게 만나는 등 희망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는 없습니다. 금강산은 여전히 ‘그리운 금강산’입니다. 여전히 갈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그리운 금강산입니다. 그런 씻기지 않는 갈증과 그리움을 다소나마 해소해주는 ‘우리 꽃’이 있습니다. 특산 식물인 봉래꼬리풀이 그 주인공입니다.
봄 금강(金剛), 여름 봉래(蓬萊), 가을 풍악(楓嶽), 겨울 개골(皆骨). 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광을 자랑하기에 그 이름을 달리 불렀다는 금강산. 여름이면 1만2000 봉우리마다 계곡마다 온갖 나무와 풀들이 푸름을 뽐낸다고 해서 쑥과 명아주를 뜻하는 한자어 ‘봉래(蓬萊)’란 이름을 얻은 금강산. 그곳에서 여름철이면 꼬리 모양의 꽃을 피운다고 해서 봉래꼬리풀이란 국명을 얻었습니다. 학명 중 변종명 ‘디아만티아카(diamantiaca)’는 봉래꼬리풀이 처음 채집된 장소가 바로 ‘Diamond Mountain’이라는 영어명으로도 불린 금강산이며, 한국의 고유 식물이었음을 말해줍니다.
높이 20cm 안팎으로 자라며, 달걀 모양으로 마주나는 잎의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붉은빛이 돕니다. 7~8월 원줄기와 가지 끝에 연한 보라색 꽃이 원뿔 형태로 줄줄이 달립니다.
Where is it?
금강산에 자생하는 봉래꼬리풀이 남한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1990년대 초. ‘설악산의 꽃’을 찾아 나선 식물학자와 야생화 사진작가, 동호인 등이 설악산 마등령과 서북능선, 안산 등지에서 자라는 봉래꼬리풀을 잇따라 확인한 것. 이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은 봉래꼬리풀이 “금강산 비로봉의 사스래나무와 눈잣나무의 숲속에서 자라며, 강원도 속초시와 인제군에도 분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5분여 만에 오르는 권금성 바위 더미 사이사이에서도 만날 수 있다. 울창한 숲이었으나 케이블카 운행으로 숱한 관광객이 오가면서 대머리 돌산처럼 변한 권금성 곳곳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놀랍고 반갑다. 미시령 옛길 주변에서도 울산바위를 바라보고 당당하게 선 봉래꼬리풀을 만날 수 있다.

















































![[김인철의 야생화] 남도의 가을을 단풍보다 더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https://img.etoday.co.kr/crop/85/85/1131968.jpg)
![[김인철의 야생화] 염화시중의 미소로 꽃샘추위 내치는, 앉은부채!](https://img.etoday.co.kr/crop/85/85/1022522.jpg)
![[김인철의 야생화] 겨울이 깊어갈수록 존재감이 드러나는 '겨우살이'](https://img.etoday.co.kr/crop/85/85/1008185.jpg)
![[김인철의 야생화] 백두 평원에 흰 눈 쌓이듯 피는, 노랑만병초](https://img.etoday.co.kr/crop/85/85/991212.jpg)
![[김인철의 야생화] 척박한 바위 겉에 오뚝 서 꽃피우는, 좀바위솔](https://img.etoday.co.kr/crop/85/85/975249.jpg)
![[김인철의 야생화] 보랏빛 꽃다발로 거친 파도를 다독이는, 해국](https://img.etoday.co.kr/crop/85/85/956093.jpg)
![[김인철의 야생화] 스산한 가을 향이 강하게 묻어나는 꽃 ‘가는잎향유’!](https://img.etoday.co.kr/crop/85/85/944045.jpg)
![[김인철의 야생화] 야생난의 극치미를 보여주는, 백두산 애기풍선난초](https://img.etoday.co.kr/crop/85/85/909703.jpg)
![[김인철의 야생화] 폭염 속 온몸 틀어 선홍색 꽃다발 선사하는 타래난초](https://img.etoday.co.kr/crop/85/85/892727.jpg)
![[김인철의 야생화] 연분홍 치마 흩날리며 핑크빛 사랑 나누는, 개정향풀](https://img.etoday.co.kr/crop/85/85/876706.jpg)
![[김인철의 야생화] 섬진강변 흩날리던 매화의 환생 매화마름!](https://img.etoday.co.kr/crop/85/85/859954.jpg)
![[김인철의 야생화] 폭포수의 벗이자, 춘설(春雪)과도 친구인 특산식물 '모데미풀'](https://img.etoday.co.kr/crop/85/85/840816.jpg)
![[김인철의 야생화] 자연의 신비, 생명의 외경을 일깨워주는 '너도바람꽃'](https://img.etoday.co.kr/crop/85/85/827027.jpg)
![[김인철의 야생화]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소리 높이 외치는 보춘화!](https://img.etoday.co.kr/crop/85/85/805684.jpg)
![[김인철의 야생화] 순백의 신부 부케를 똑 닮은 꽃 백서향!](https://img.etoday.co.kr/crop/85/85/784440.jpg)
![[김인철의 야생화] 백의 얼굴, 천의 표정을 자랑하는 광릉요강꽃!](https://img.etoday.co.kr/crop/85/85/759743.jpg)
![[김인철 야생화] 한 해 야생화 탐사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좀딱취!](https://img.etoday.co.kr/crop/85/85/741256.jpg)
![[김인철의 야생화] 가을을 유혹하는 립스틱, 하늘을 내려앉게 하는 물매화!](https://img.etoday.co.kr/crop/85/85/719775.jpg)
![[김인철의 야생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유라시아의 여름을 물들이는 분홍바늘꽃](https://img.etoday.co.kr/crop/85/85/703375.jpg)
![[김인철의 야생화] 한국의 야생화를 대표하는 특산식물 '금강초롱꽃'](https://img.etoday.co.kr/crop/85/85/682894.jpg)
![[김인철의 야생화] 천 길 바위 절벽서 새벽이슬 먹고 피는 지네발란!](https://img.etoday.co.kr/crop/85/85/661984.jpg)
![[김인철의 야생화] 산악인의 꽃 산솜다리](https://img.etoday.co.kr/crop/85/85/642317.jpg)
![[김인철의 야생화] 5월 높은 산 깊은 계곡을 화사하게 물들이다 '애기송이풀'](https://img.etoday.co.kr/crop/85/85/626761.jpg)
![[김인철의 야생화] 동강 할미꽃](https://img.etoday.co.kr/crop/85/85/608389.jpg)
![[김인철의 야생화] 제주 봄의 화룡점정 수선화](https://img.etoday.co.kr/crop/85/85/596807.jpg)
![[김인철의 야생화] 2월이면 변산바람꽃 이미 피어 새 봄이 지척에 와 있음을 알립니다](https://img.etoday.co.kr/crop/85/85/584361.jpg)
![[김인철의 야생화 산책] 통곡하고 싶은 계절, 사무치게 그리운 임을 닮은 꽃 '둥근잎꿩의비름'](https://img.etoday.co.kr/crop/85/85/538854.jpg)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④] 한탄강 '꽃장포' …불면 갈아갈세라, 만지면 터질세라, 가냘픈 풀꽃이 핍니다](https://img.etoday.co.kr/crop/85/85/480423.jpg)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⑤] 솔나리](https://img.etoday.co.kr/crop/85/85/487074.jpg)
![[신간]](https://img.etoday.co.kr/crop/85/85/489790.jpg)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 ③] 민족의 성산 백두산 고산식물의 대표 '두메양귀비'](https://img.etoday.co.kr/crop/85/85/473492.jpg)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 ②]접경지대 야생화 탐사의 백미… 고대산 칼바위 능선 ‘자주꿩의다리](https://img.etoday.co.kr/crop/85/85/468876.jpg)
![[김인철의 야생화산책 ①] 위험하면서도 황홀한 응시! 야생화의 만남이 시작됩니다](https://img.etoday.co.kr/crop/85/85/468328.jpg)





![[브라보★튜브] 진심으로 사는 남자, 아조씨 추성훈](https://img.etoday.co.kr/crop/85/60/224512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