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목요일, 서울 강남의 한 연습실에서 맑고 단단한 화음이 울려 퍼진다. 약 30명의 시니어가 모여 만들어내는 목소리는 모두 다르지만, 어느 순간 하나로 어우러진다. 노래가 쌓일수록 공간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뭉클함이 감돈다. 이곳은 ‘비바 브라보 손주사랑합창단’의 연습 현장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후원하는 비바 브라보 손주사랑합창단은 시니어 세대와 아동 세대가 함께 무대를 준비하는 세대 공감 예술 프로젝트다. 손주 세대는 전문 어린이 합창단 코리아 킨더코어에서, 시니어 세대는 비바 브라보 합창단에서 각각 연습한 뒤, 5월부터 함께 노래 부른다. 그리고 8월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나의 하모니를 완성할 계획이다. 세대는 다르지만 무대를 향한 열정과정은 하나다.

이 합창단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조부모와 손주’의 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실제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참여하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혈연과 무관한 시니어와 아이들이다. 이들은 합창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확장된 조손 관계’를 만들어간다.
한성환 단장은 “합창단은 시니어 세대가 나이 듦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는 동시에, 손주 세대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예술 활동을 통해 시니어는 여전히 꿈을 꾸고 역할을 이어가며, 합창단은 세대를 잇는 소통의 장이자 노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합창단 상임 지휘를 맡은 이종기 서울로얄심포니오케스트라 총감독(전 예원학교장)은 이 프로젝트를 ‘노래를 통해 삶을 다시 이어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나이 듦은 쇠퇴가 아니라 성숙의 과정이며, 합창은 그 시간을 다음 세대와 나누는 매개가 된다는 의미다.
단원으로 참여한 최재형 변호사는 “합창으로 인생의 황금기를 다시 누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손주 세대와 함께 노래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바 브라보 손주사랑합창단은 황혼육아가 돌봄이나 노동의 차원을 넘어 관계와 감정, 그리고 문화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울려 퍼질 이들의 화합의 소리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