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니까 늘 감싸주는 바다가 있다. 마을마다 바람막이처럼 산이 든든하다. 너른 평야는 풍요한 사계절을 보여준다. 긴 역사를 품은 유적과 숨 쉬는 자연의 강화 섬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거길 걷기만 해도 이름이 붙는 여행길이 반기는 곳, 강화 나들길이다.
강화나들길은 20개 코스가 있다. 여행자들을 위한 각 코스별 특색이 담긴 도보여행 길을 걷는 맛은 가
별은 어둠 속에서 더 또렷하다. 광공해가 없는 맑은 대기여야 선명하다. 그러기에 도심에서 반짝이는 별을 보기는 쉽지 않다. 첨단의 문명이 별 보기를 더 어렵게 만든 셈이다. 별 볼 일 없는 세상이란 말, 따지고 보면 초고도 현대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팍팍해진 세상에서 별 볼 일을 찾아 떠나보는 일, 해볼 만하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간밤에 내린 비로 배롱나무꽃이 많이 떨어졌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꽃을 보기란 참 애매하다고는 하나 배롱나무는 가을의 문턱을 넘었어도 붉은 꽃을 보여준다. 요즘 하는 말로 핫핑크 색감이다. 땡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어나기 시작해서 가을까지 피고 지는 식물, 강한 생명력으로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화려한 꽃 호강을 선사한다. 배롱나무꽃을 보려거든 서천이
소로리 볍씨와 생명문화도시
생명문화도시 청주라고 말한다. 지역마다 일컫는 상징적 수식어가 있듯 이곳은 명칭마다 생명이 함께하는 걸 본다. 청주시 청정자연의 푸르름을 뜻하는 ‘생이’와 미래창조의 빛을 머금고 있는 ‘명이’가 결합된 캐릭터로 생명과 창조의 도시 청주를 상징한다. 이렇듯 청주에서 생명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건 당연하다.
이젠 연두에서 완연한 초록이다. 선명해진 그 색감 속에서 자연을 충만하게 누릴 만한 곳, 안성에 가면 산자락을 돌며 이루어진 호숫가의 신록이 한창 물이 올랐다. 호수를 감싼 둘레길이 매력적인 안성. 날마다 감각적인 공간들이 튀어나오는 세상에 푸름이 가득한 시인의 고향에서 마주하는 사색과 사유의 시간으로 여기가 더없이 딱 안성맞춤이다.
섬에 들어가는 날은 아침부터 하늘이 꾸물거렸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두 좋았다.” 드라마 ‘도깨비’의 대사가 아니어도 이런 날씨도 나름 괜찮다. 날이 안 좋아서 하늘 사진이 예쁘게 찍히지 않을 테지만, 그럼에도 이 모든 날들이 고마운 건 무조건 긍정 마인드이어서가 아니다. 아마 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만들어준 것이 아닐지.
수덕사는 오래된 사찰이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친숙함이 느껴진다. 낯선 느낌이 없다. 덕숭산 수덕사(德崇山 修德寺)라는 편액을 걸고 있는 일주문 주변을 둘러싼 고목들도 그저 오래 보아온 듯 덤덤하고 듬직하다. 경내가 시작되는 일주문을 넘어 유서 깊은 고찰의 기운을 받으며 고요히 걷는 맛 또한 편안하다. 이처럼 수덕사는 오래전 마을에 들어서는 듯한 기분이다.
봄볕이 이리도 눈부신데 가만히 있으라니, 봄바람 속으로 마음 놓고 산책하고픈데 조심하라니. 지금껏 갑갑한 일상도 잘 받아들였다. 봄 타령으로 호들갑 떨 때는 아니지만 이런 일상에서 자신을 잠깐씩이라도 끄집어내 주고 싶다. 자동차 핸들을 돌려 경기도 화성 쪽으로 달리면 잔잔한 서해 바다에 천혜의 갯벌과 물때가 있고, 어스름 저녁 무렵엔 해넘이가 예쁘다. 시원
강경 읍내에 들어서기 무섭게 짭조름한 젓갈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한때는 밤낮없이 흥청거렸던 이름난 포구였고, 조선 말기에는 전국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강경 장날이 있던 곳. 이제는 북적이던 그 자리에 그 시절의 낡은 건축물들이 세월을 지키고 빛바랜 표정의 골목 사이로 영화를 누리던 오래전의 시간들이 너울거리고 있다.
옥녀봉 아래 금강 물길 따라 흐
선흘리 동백동산은 습지를 품었다. 비가 내려도 고이지 않고 그대로 땅속에 스며든 지하수 함량으로 사계절 보온·보습 효과가 높다. 제주에선 이런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곶자왈이라고 한다. 수풀을 의미하는 ‘곶’,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헝클어져서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이라는 ‘덤불’에 해당하는 ‘자왈’, 곶자왈이다. 생태계의 보고인 곶자왈 동백동산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