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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지붕으로, 적막을 전각 삼은 원주 법천사ㆍ거돈사 터
- 절만 절이랴. 터로만 남은 폐사지도 절이다. 전각이며 석물 따위는 이미 스러져 휑하지만 오히려 절의 본질이 느껴진다. 삼라만상은 변하고 변해 마침내 무(無)로 돌아간다. 제행무상이다. 절은 그걸 깨닫게 하기 위해 지은 수행 도량이다. 그렇다면 무위로 잠잠한 폐사지 역시 통째 경전이며 선방이다. 가장 적나라한 절집의 한 형태다. 흔히 폐허 이미지에서 야기되는 선입견을 가지고 폐사지를 보잘것없는 곳으로 오해한다. 빈 절터에선 마음을 덩달아 비울 수 있다. 깨끗이 비움으로써 되레 순수한 충만감을 맛볼 수 있는 역설적·철학적 공간이다. 문화유산 답사를 즐기는 이들 가운데 폐사지 답사를 최고로 치는 이들이 드물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주시 부론면 야산 아래에 있는 법천사지는 폐사지의 우뚝한 본이다. 터의 넓이는 무려 5만여 평으로 드넓다. 신라 말에 창건돼 고려 중기에 법상종의 본산으로 전성기를 누린 법천사의 옛터다. 이곳에선 2001년부터 2022년까지 12회에 걸친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건물지 20여 곳과 우물지, 계단지, 담장 유구와 석축, 연화대석, 금동불입상 등 다양한 유물이 확인되었다. 이 유물들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법천사의 본색과 영화를 가늠해보라. 고려의 중견 사찰다운 위용이 저절로 눈앞에 떠오른다. 비록 폐사지로 주저앉았지만 흔적만으로도 여전히 웅장하다. 하늘을 지붕으로 하고 적막을 전각으로 삼은 특유의 폐사지 도량이라 할까. 법천사는 고려시대에 대대적으로 중창된 거찰이었다. 특히 왕사를 거쳐 국사에 올랐던 지광국사 해린(984~1070)의 위력에 힘입어 사격을 널리 떨쳤다. 고려의 왕들은 지광을 극진히 우대했다. 생불로 대접했다. 이는 불교 국가 고려의 왕들이 지닌 불심의 발로이기도 하겠지만, 불교의 장악력을 왕권 강화에 활용하고자 한 정치적 계산의 소산이기도 했으리라. 문종은 아예 지광을 어가(御駕)에 태우고 다니며 법화경과 유식학 강의를 듣기도 했단다. 지광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사소한 언설조차 도(道)의 강물로 간주해 경청했다지. 지광의 위세가 어떠했을지 눈으로 똑똑히 본 듯 환히 비친다. 법천사지엔 화려한 탑비 한 점이 고스란히 현존해 사람을 매혹한다. 사지 뒤편 산비탈에 있는 지광국사현묘탑비(국보 제59호)가 바로 그것. 형상을 빚고 문양을 새겨 넣은 석공들의 우거진 솜씨가 완연한 탑비다. 특히 비신의 좌우 측면에 조각한 쌍룡문은 살아 꿈틀거리는 듯 극히 사실적이다. 비석을 받치고 있는 귀부에 무수히 새겨진 임금 왕(王)자, 그리고 비석에 얹은 왕관 모양의 머릿돌은 왕실 권력의 비호를 받은 지광국사의 존엄성을 추앙한 신호일 터다. 비석 상부엔 고려인들의 유토피아였던 미륵정토, 즉 용화세계를 표현한 문양들을 깨알처럼 세밀하게 흩뿌렸다. 이는 지광국사를 용화세계의 선도자로 보는 대중적 정서를 고려한 장식으로 보인다. 그런데 법천사지가 보유한 걸작 성보가 더 있다. 지광국사현묘탑(국보 제101호)이야말로 눈부신 석물이다. 이건 지광국사의 유골과 사리를 봉안한 부도다. 보통 부도탑은 원형이나 종형 형태, 그리고 전체적으로 단순한 구조를 보이지만 이 탑은 매우 다르다. 파격적인 사각형 구도를 근간으로 삼은 데다 탑의 모든 부위를 실로 미묘한 조각으로 채웠다. 조각 기법은 능란하기 그지없어 차라리 경악스럽다. 높이 6m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 역시 탑의 장엄함을 돋우어 드높은 품격을 구현했다. 고려 승탑의 백미로 꼽힌다. 전무후무한 부도탑이다. 지광국사현묘탑은 원래 지광국사현묘탑비 바로 앞쪽에 있었다. 그런데 수난이 잦았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모리배들에 의해 서울로 빼돌려졌는가 하면, 오사카로 밀반출되기도 했다. 용케도 한국으로 돌아온 뒤엔 경회루에 설치되는 등 10여 차례 위치 변동이 잇달았다. 한국전쟁 와중엔 폭격으로 심각하게 파손되기도 했다. 2015년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뜰에 전시되었던 이 부도탑은 이후 대대적인 보수와 보존처리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해 112년 만에 고향 법천사지로 귀환했다. 올해 하반기면 완전히 복원된 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오감이 열리는 폐사지 서정 법천사지에서 6km쯤 떨어진 산자락에는 거돈사지가 있다. 통일신라 때 창건돼 고려 초기에 이름을 드날린 거돈사의 옛터다. 1만여 평에 이르는 터의 규모도, 간신히 남아 옛일을 두런거리는 석조 유물들의 위용도 만만치 않지만, 법천사지에 비해서는 조촐하다. 군살과 치레가 없는 미모처럼 말쑥한 풍경이 수평으로 펼쳐진다. 법천사지의 뭔가 동적인 분위기에 반해 이곳엔 정적인 운치가 감돈다. 어쩌면 거돈사지는 별유천지다. 세상의 소음과 어지러움이 침범할 수 없는 고요가 깊어서. 거돈사가 침몰한 시기는 조선 전기로 추정된다. 이 폐사지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쑥 들어오는 건 삼층석탑이다. 천년을 버틴 노구다. 그러나 훼손된 구석이 드물어 의외롭다. 삼층석탑 뒤편엔 장대한 규모의 금당지가 있다. 금당지 중앙부엔 화강암으로 큼직하게 만든 불좌대가 불상을 잃은 채 자못 처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거돈사에 족적을 남긴 걸승은 단연 원공국사(930~1018)로, 사지의 외진 자리에 원공국사승묘탑비(보물 제78호)가 있다. 크고 당차고 수려한 탑비다. 세련된 문양의 행진도 볼 만하다. 다만 비석 크기에 비해 머릿돌이 너무 커 안정감은 다소 떨어진다. 탑비의 비문은 ‘해동공자’로 통한 대학자 최충이 지었다. 탑비 부근엔 원공의 사리를 봉안한 부도 원공국사승묘탑(보물 제190호)이 있었다. 탑비와 짝을 이루는 승탑이다. 현재는 복제품이 놓여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조선 고적조사 약보고’엔 이런 구절이 있다. ‘원주에는 철불, 석불, 석탑이 흔해 빠지게 널려 있어 경주도 놀라 맨발로 도망갈 정도다.’ 일본인들이 원주 지역의 불교유산에 침을 흘렸던 걸 알 수 있다. 학자들은 물론 도굴꾼까지 원주를 노다지가 묻힌 곳으로 지목하고 여러 사찰의 석물 약탈에 나섰다. 그들은 법천사지 지광국사현묘탑을 빼돌렸듯이 이곳의 원공국사승묘탑을 훔쳐 서울로 가져갔다. 해방 뒤에야 회수된 원공국사승묘탑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리저리 거돈사지를 거닌다. 폐사지의 서정을 오감으로 느낀다. 발길에 밟히는 풀과 흙이 융단처럼 푸근하다. 여기에서 바라보이는 세상엔 숲이 절반이고, 구름을 매단 하늘이 절반이다. 절반의 적막감과 절반의 먹먹함이 칵테일처럼 뒤섞여 문득 몽유하는 기분을 자아내기도. 옛 스님들의 독경 소리도 문득 허공을 떠돌다 흩어지는 것 같고. 천년 전 스님들은 지금 어디에 머무나? 무명에서 벗어나 해탈에 이르는 길은 어디에 있나? 알 바 없다. 분명한 건 폐사지에 겨우 남은 유적들마저 종내는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일 따름이다. 이상현 원주문화원 원장 ‘대중가요 박물관’ 건립 추진중 “원주 사람들은 배타성이 없다. 사람들끼리 잘 어울려 지내는 풍토가 정착됐다. 여느 도시보다 살기 좋은 곳이다.” 이상현 원주문화원 원장의 얘기다. 원주엔 이른바 ‘텃세’도 없단다. 이건 어디서 유래한 경향일까?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성장한 도시라는 데 그 배경이 있다고 한다. 원주는 일찍부터 중앙선 원주역을 통해 드나드는 외지인들로 무척 북적인 지역이었다. 따라서 한껏 개방적인 풍조가 지역 구석구석에 만연했다. 현대 문화는 물론 전통문화의 파워도 만만치 않은 지역이다. “원주의 문화자산은 매우 풍성하다. 강원도에서 ‘문화의 도시’로 약진한 첫 도시가 원주다. 이를테면 1971년 군사도시라는 특수성을 살려 민·관·군 3자가 어우러져 펼친 ‘군도제’(軍都祭)는 도내 최초의 종합문화축제였다. 원주문화원이 주도한 행사다.” 원주시의 동의어는 치악산이 아닐까? 치악산이 원주 문화에 미친 영향은? “치악산은 구룡사와 상원사로 대변되는 불교 문화의 발흥지다.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치악산 남쪽 신림면의 신림 성황림(천연기념물)에선 예부터 이어진 성황제가 펼쳐진다. 원주의 빼어난 지성이었던 고 장일순(호 무위당) 선생은 치악산을 일컬어 ‘모든 생명을 품어주는 산’이라는 뜻을 담은 모월산(母月山)이라 했다. 이러한 치악산의 힘과 포용력이 원주의 정신적 바탕이 되었다. 나아가 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근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부도탑의 걸작 지광국사현묘탑이 112년 만에 제자리를 찾아 원주시 법천사지로 돌아왔다. 원주문화원의 역할이 컸다지? “지광국사현묘탑 환수는 국가 귀속 석조 문화재가 원래 있었던 지역으로 이관된 첫 사례로 굉장한 평가를 받았다. 많은 지자체의 관심을 모은 사안이었다. 원주문화원은 지광국사현묘탑 환수 운동 초기부터 시민 서명에 나서는 등 갖가지 역할을 도맡아 했다. 문화재 환수 기법을 배우기 위한 타 지자체 관계자들의 방문을 받기도 했다.” 이 원장이 현재 추진하는 문화 프로그램 중 특별한 게 있으면 소개해달라. “원주시에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들어서면서 이주해온 인구가 크게 늘어났다. 이들에게 원주 문화를 알림으로써 유대감과 애향심을 갖게 하는 가족형 역사 문화 캠프인 ‘원주역사문화사랑캠프’를 운영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원주문화원이 처음 시작한 ‘부부의 날’ 기념 축제인 ‘원주부부축제’에 대한 반응도 매우 좋다.” 원주문화원 특유의 운영 방식이 있다면? “문화원에 있는 공연장, 전시실, 강의실 등을 문화원 회원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에게 개방했다. 문화원에 소속된 문화 동아리들과 지역의 모든 문화 동아리들이 동참해 실력을 겨루는 ‘생활 동아리 감성축제’도 펼친다.” ‘대중가요 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어떤 목표를 설정했는지? “대중가요계의 가수, 작곡가, 작사자에 관한 다양한 소재, 또는 소장가치 높은 자료를 모아 박물관을 만들 참이다. 독특한 문화 콘텐츠와 관광 콘텐츠를 운영해 원주 문화의 폭을 확장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 사업설명회를 마쳤다. 지금은 유관기관, 한국가요작가협회와 함께 논의 중이다.”
- 2024-07-0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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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인생 만드는 미니멀 라이프, ‘비움’ 아닌 ‘소유’가 핵심
- 언제부터인가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을 줄여 단순한 생활 방식을 택하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함으로써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건데, 막상 집 안을 둘러보면 뭐 하나 쉽게 버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장 좋은 것 딱 두 개만 남기고 다 버리세요!”라는 정리수납 전문가의 말에 물건 정리를 하겠노라 다짐한 김말녀(65세, 가명) 씨. 우선 오래돼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을 버리고 가장 좋은 걸 꺼내려고 수납장을 열었다가 ‘어머!’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온갖 종류의 프라이팬이 14개나 나왔다. 사은품으로 받아서, 누가 줘서, 홈쇼핑에서 세일해서 등 온갖 이유로 들여온 것들이 어느새 이렇게 쌓여 있었던 것.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또 뭘 샀느냐’는 남편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신발장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프라이팬 하나가 더 있었다. 우스갯소리 아닌가 싶겠지만 실화다. 게다가 이건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니라고? 지금 당장 부엌으로 가 찬장을 열어보자. ‘○○은행’ 로고가 크게 자리 잡은 컵과 ‘○○카페’ 로고가 적힌 텀블러가 몇 개나 나오는지 말이다. “모든 물건에는 이유가 있다!” 김민주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이사, 이지영 새삶 대표에게 ‘왜 우리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느냐’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내가 사는 집에 있는 물건이지만 남을 생각한 이유가 붙어 있다는 뜻이다. 대개는 이런 이유다. ‘아들이 사준 비싼 가방’, ‘돌아가신 아버지가 선물한 만년필’, ‘결혼 기념으로 산 와인 잔’, ‘딸 결혼하면 줄 그릇’ 같은. 선물한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서, 자녀에게 주려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추억하려고 등 ‘나’가 아닌 다른 이를 기준으로 가치를 두는 물건들이다. 그렇다고 쓰임이 있는 건 아니기에 어딘가에 놓여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뿐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나이 들수록 사람, 시간, 물건, 공간 등 정리할 게 많아진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물건이다. 물건이 비워지면 공간도 정리된다. 공간은 나의 생활 습관이 남긴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따라서 공간을 비우면 삶도 정리된다. 기준은 ‘나’다.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공간의 쓰임을 생각하게 된다. 그 공간에서 나의 생활이 어떤지도 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사람, 시간 등 내 인생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이다. 비움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새 물건을 들이지 말라는 의미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가를 알아가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비우는 과정을 통해 소유에 관한 자신만의 기준을 다시 세우게 된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여전히 미니멀 라이프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실천 방법을 알아봤다. 1. 습관 점검하기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동선을 살펴보자. 하루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는 방도 있을 테고, 한 번도 열어보지 않는 서랍장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비싼 옷을 사도 손이 자주 가지 않으면 옷장 한켠에 자리만 차지하는 것처럼 자주 사용하는 컵, 자주 앉는 소파 자리, 자주 입는 옷 등을 보며 꼭 필요한 것의 기준을 세운다. 그러려면 집 안에 뭐가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내가 자주 쓰는 것들이 무엇인지, 저 물건은 저 자리에 얼마나 놓여 있었는지 관찰해보자. 생활 습관을 바꿈으로써 자연스럽게 정리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식탁 위를 보자. 각티슈, 건강보조제, 볼펜, 안경, 식물 등 무언가가 반드시 놓여 있을 것이다. 모두 다 치워보자. 항상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식탁을 보다 보면 물 마신 컵을 그곳에 놓지도, 먹다 남은 피자를 그대로 두지도 않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김민주 이사는 “짐 속에 파묻혀 생활하면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빼앗기게 된다”면서 “나이 들면 아플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집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 주어진 공간에 만족하기 신발장을 열어보면 신발이 위아래로 서로 엉켜 있는 집이 많다. 그러고도 넘쳐서 현관에 줄지어 있다. 버림의 첫 시작은 나에게 주어진 공간을 인정하는 것이다. 신발장이 열 칸이라면 신발도 열 켤레만 있어야 한다. 비좁은 공간을 어떻게든 활용해 수납의 묘수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공간을 얼마나 쾌적하게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여기까지만 생각해도 버려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버리는 게 너무 어렵다면 다음 두 가지를 우선 실행해보자. 이지영 대표는 딱 세 가지를 먼저 버려보라고 조언했다. 오래된 수건, 일회용품 용기, 화장품 샘플이다. 수납장 어딘가에 지금 쓰는 수건 개수만큼의 새 수건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재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쟁여둔 일회용품 용기도 과감하게 버리자. 찬장 속 주방 용기로 충분하다. 발뒤꿈치에라도 바르려고 놔두었던 유통기한 지난 샘플 역시 버리자. 소중한 나를 위해 좋은 것을 바르겠다는 마음으로. 김민주 이사는 하루에 딱 한 가지씩 30일 동안 매일 버려볼 것을 권유했다. 30년 넘게 모아둔 물건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는 없다. 휴대폰에 ‘버림의 행복’이라는 사진첩을 따로 만들어 버린 물건은 사진으로 찍어놓는다. 시간이 지나 사진첩을 보면 ‘우리 집에 이런 물건이 있었나?’ 싶을 것이다. 꼭 지켜야 할 점은 하루에 딱 한 개만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30일은 볼펜류, 티셔츠류, 그릇류 등 하루에 한 종류를 모아 버린다. 이렇게 100일을 반복하면 어느새 집이 쾌적해졌음을 느낄 것이다. 3. 현재의 ‘나’ 생각하기 물건의 필요를 고민할 때는 ‘나’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나의 과거가 담긴 물건, 내 미래를 위해 비축해둔 물건을 너무 많이 쌓아둔다. 물건의 용도는 ‘쓰임’이라는 걸 잊지 말자.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은 오늘이다. 제일 좋은 것은 지금 써야 한다. 주의할 점은 다른 구성원의 기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주 이사는 ‘내 기준을 절대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가족의 물건은 해당 물건의 주인이 버릴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취미가 있다면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지영 대표는 “한 사람의 취향이 모든 공간을 지배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피규어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면 자리를 정해 그 공간에만 둘 수 있도록 한다. 자녀가 독립해 두 부부만 지낸다면 각 방을 자신의 공간으로 쓰는 것도 방법이다. 방의 쓰임을 꼭 침실, 옷방, 서재라는 식으로 나누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건 비싼 물건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집이라는 공간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한 것들로 채우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김민주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이사, ‘신박한 정리’ 이지영 새삶 대표 “물건을 정리하니 일상의 소중함이 보여요” ‘모델하우스 같다!’ 김미희(61세) 씨의 집에 들어서며 받은 첫인상이다. 현관에 줄지어 있는 게 익숙한 신발도, 주방 아일랜드에 나와 있는 물건도, 거실 바닥에 늘어놓은 물건도 없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사례자를 찾아온 것이지만, 이렇게 심플할 줄이야. 본래 취향이 심플한 사람을 찾아온 건 아닐까, 번지수를 잘못 찾았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40년을 쉬지 않고 사업을 했어요.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정말 많았죠. 그때는 남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아요. 그릇도 진열해두었고, 술이 가득한 진열장도 있었죠. 또 집에 찾아온 사람을 빈손으로 보낼 수 없어 들려 보낼 선물들도 한가득 쌓아뒀어요.” 그 역시 물건으로 가득한 집에 살았더란 이야기다. 김미희 씨는 10년 전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했다. 당시 이사할 때만 해도 물건을 버리려니 마음속 갈등이 컸다고 한다. ‘비싼 물건이라서, 정이 들어서, 갖고 싶었으니까’ 등 갖은 이유가 맴돌았다고. 그러다 2년 전 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결심하고 물건을 비워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상의 소중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단다. “어느 순간 물건들이 장소만 차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쓰지도 않는 물건인데 먼지가 쌓이니까 청소할 것도 많고요.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다 버렸어요. 집이 작아졌으니 거기에 맞게 가구도 정리하고요. 처음에는 버리는 게 너무 아까웠는데, 집이 정리되니까 홀가분하더라고요. 이후에는 마음도 가벼워지고 인생이 심플해졌어요.” 무엇보다 자신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김 씨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돈 버는 기계처럼 희생만 하는 삶이었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지금은 스스로 토닥여주면서 ‘그동안 열심히 잘 살았다’고 칭찬할 수 있게 됐다. 지나가는 꽃도 눈에 들어오고,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어르신을 돕는 오지랖(?)도 생겼다. 물건을 정리한 자리에 여유가 들어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소를 잘 못한다고 느낀 김 씨는 지난해 청소 학원을 다녔다. 청소를 배우고 나선 정리수납과 방역·소독까지 배워 자격증을 취득했다. 40년간 쉬지 않고 달렸으니 쉴 법도 한데, 이번에는 블루클린이라는 청소·방역 회사를 차리며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김미희 씨의 미니멀 라이프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게 많이 비웠는데도 아직 버리지 못하는 게 있다. 바로 옷이다. “만 원짜리 티셔츠에 구멍이 나도 버리지 못하고 잠옷으로 입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어떤 계기가 생기면 정리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한번 비워보니 더 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인생 정리를 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가면서요. 이제 철드나 봅니다.(웃음)”
- 2024-05-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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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피로감 씻어내는 쉼표, 달라진 템플스테이를 만나다
- 번뇌와 피로가 쌓였을 땐 하루쯤 쉬어가도 좋다. 특별히 고요한 쉼터를 찾는다면 ‘템플스테이’ 만 한 것이 없다. 사찰로 가는 첫 번째 문인 일주문(一柱門)에 들어서는 찰나, 속세를 뒤로하고 불계와 만나게 된다. 굴레와 속박의 시계는 잠시 멈추고, 오롯이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흐른다. 비움을 실천하는 불계의 하루를 지나 다시 일주문을 나서면 어제와는 또 다른 속세가 펼쳐질 것이다. 2002년 시작된 템플스테이는 2022년 기준 누적 참여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그 인기가 높아졌다.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내면의 성찰을 꾀할 수 있어 정적인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일상의 고민을 해소하고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찾아오는 중장년도 적지 않다. 불교 신자만 가능하다는 오해도 있는데, 템플스테이는 종교와 무관하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다만 스님들과 함께하는 만큼 몇 가지 유의사항이 따른다. 음주 및 흡연이 금지되고, 채식 공양을 하며, 식사 시간에 말을 하지 않는 것 등이다. 사찰 내에서는 손을 엇갈리게 잡는 차수(叉手) 자세로 다니거나, 대웅전 등 법당에 드나들기 전 잠시 서서 합장 반배를 하는 등 예의도 갖추면 좋다. 이렇듯 일상에서 행하던 것들을 삼가거나 낯선 것을 익히는 과정 등을 통해 잠시나마 자기 수련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이 또한 템플스테이에서만 누릴 수 있는 귀한 경험이다. 템플스테이, 어디로 가서 무얼 할까?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고 싶다면 먼저 방문할 사찰을 정해야 한다. 2024년 4월 기준 전국에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158곳이다. 매년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템플스테이 공식 운영 사찰을 선정하고 있다. 평균 숙박 요금은 7만 원대로, 독방부터 2~4인방, 단체방 등 규모는 사찰별로 상이하다. 만약 오롯이 홀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방 구성도 사전에 점검해보면 좋다.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크게 3가지 유형(당일형·체험형·휴식형)으로 나뉜다. 템플스테이가 처음인 경우 108배 등을 경험하고 싶다면 체험형을 권한다. 그밖에 발우공양, 연등 만들기 등도 즐길 수 있다. 계절 또는 참가자 특성에 따라 사찰마다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주변 자연환경을 이용한 숲 체험이나 갯벌 탐사, 야생 녹차 만들기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자율적으로 고요하게 쉬어가고 싶다면 휴식형이 알맞다. 말 그대로 휴식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일과 중 예불과 공양, 사찰 안내 및 예절 교육 이외 시간은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숙박이 여의치 않은 이들을 위한 당일형 프로그램도 맛보기로 해볼 만하다. 사찰마다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유형과 세부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 정보 확인은 필수다. 이때 일일이 사찰별로 알아볼 것 없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지도 형태로 지역별 템플스테이 사찰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사찰별 운영 프로그램 확인 및 템플스테이 예약도 해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했다면, 템플스테이를 간접 경험해볼 수 있는 VR 및 영상, 웹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둘러보며 가볼 만한 사찰을 찾아봐도 좋다. 홀연히 떠나 ‘인연처’를 만나는 기쁨 온라인을 통한 템플스테이 정보 검색 및 예약이 어려운 중장년이라면 오프라인 ‘템플스테이 홍보관’을 찾아가 보자. 서울 종로구 조계사 건너편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전국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 소개 및 참가 예약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템플스테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스님과의 차담, 합장주 만들기, 연꽃등 만들기 등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상시로 운영한다.(전화 문의 및 예약 가능) 템플스테이 홍보관 부관장으로 방문객들을 만나온 선주스님은 “템플스테이 참여자 대다수가 ‘절에 오니 마음이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현대인의 삶은 빡빡하고 여유가 부족하다. 반면 속세를 벗어난 사찰이라는 공간은 여백이 많다. 그로부터 얻는 여유와 비움이 쉼을 주는 것 같다. 그런 오랜 고요함 속에서 삶을 관조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보관 방문객 중에는 사찰 추천을 부탁하는 이가 종종 있다. 선주스님은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곳도 많지만, 우연히 발견했거나 나에게 어떤 끌림이 주는 곳을 찾아가도 좋다. 그러면 그게 곧 나의 ‘인연처’가 된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사람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곳만의 멋과 즐거움이 존재한다. 특별히 준비할 건 없다. 어떠한 상황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한 마음만 가져가면 된다. 계획을 세우고 기대를 갖기보다는 홀연히 떠나보길 권한다. 그리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템플스테이 홍보관 ㆍ위치 :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56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 1층 ㆍ운영 : 월~금요일 09:00~19:00 토·일요일 및 공휴일 09:00~18:00 도심에서 즐기는 템플스테이 ‘화계사’를 가다 ‘가장 바쁜 곳(서울)에서의 진정한 휴식’, ‘도심 속 힐링’. ‘화계사 템플스테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참여자들이 남긴 글이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화계사는 도심 속에서 템플스테이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접근성이 용이한 서울시민뿐 아니라 지방 및 해외 방문객에게도 인기가 높아 매달 예약 인원이 금세 마감된다. 수유역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화계중학교 옆 언덕배기에 화계사 일주문이 나타난다. 일주문을 기준으로 속세와 법계가 나뉜다는데, 이곳은 실제 풍경도 그러하다. 문 바깥으로는 도심이, 안쪽으로는 자연이 펼쳐진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에 ‘화계사 템플스테이’ 건물이 보인다. 참여자들은 이쪽에서 방 배정과 간단한 프로그램 안내를 받는다. 화계사에서는 체험형 프로그램 ‘나를 위한 행복여행’과 휴식형 프로그램 ‘오직 쉴 뿐!’을 운영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휴식형이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지도 법사인 혜량스님과 함께 도량을 산책한다. 이후 일정은 공양인데, 템플스테이에서의 저녁 식사는 다소 이른 오후 4시에 시작된다. 잘 차려진 사찰음식을 먹을 만큼 덜어 남김없이 먹는 것이 원칙이다. 묵언 수행도 이뤄진다. 식사 후에는 사용한 식기를 설거지하는 것으로 공양이 끝난다. 이른 저녁 식사로 출출할 참여자들을 위해 숙소 건물에는 주전부리가 놓여 있다. 마지막 일정인 저녁 예불을 마치면 오후 9시에 소등하고 취침하는 것으로 첫날이 마무리된다. 한 중년 남성 참여자(49)는 “직장에서 중견 역할을 하다 보니 고민도 많고 피로감도 크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홀로 휴식을 즐기고 싶어 템플스테이를 찾았다”며 “무조건 내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한 번쯤 이렇게 쉬어가기도 하고,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을 바라보기도 해야 한다. 그런 기회를 템플스테이를 통해 얻었다. 동년배인 아내에게도 권하고 싶다. 체험형 프로그램은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겠다”며 소감을 들려줬다. 이튿날에는 보통 새벽 예불과 아침 공양, 스님과의 차담 등이 이뤄진다. 특히 스님과의 차담은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 은은하게 우린 차 한잔 곁들이며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혜안을 얻기도 하고,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내기도 한다. 혜량스님은 “차담을 해보면 연륜 있는 분일수록 불교의 철학과 교리에 대한 흡수가 빠르다. 그동안 산전수전 겪어왔을 중장년들은 인간관계의 고충,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을 털어놓는다”며 “이곳에서 도심을 바라보면, 조금 전까지도 내가 씨름하던 속세가 멀찍이 느껴지고 어떤 풍경처럼 다가온다. 이렇듯 나라는 존재 또한 분리하고 대상화해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죽을 듯 괴로웠던 문제들도 무언가의 일부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거나 손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등 삶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 협조 및 사진 제공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화계사 템플스테이
- 2024-05-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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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역ㆍ다이어트 케어, 고요 웰니스 센터 동부이촌동 4호점 오픈
- 레지던스 호스피탈리티 전문기업 지냄이 웰에이징 멤버십 센터 ‘고:요 웰니스 센터’ 4호점을 오는 3월 중 동부이촌동에 오픈한다. 고:요 웰니스 센터 동부이촌점은 면역공방과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집중 제공한다. 면역공방은 '비움'을 테마로 파동 에너지를 이용해 몸 속 깊이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고 순환 기능을 회복시켜 몸의 체온을 높이고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한 몸을 만드는 웰니스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따라하기만 하면 건강한 몸의 기반을 잡아주는 수동적 운동 프로그램 'EMS', 부위별 근력을 관리해주는 '머슬 부스터', 체지방 분해로 최적의 몸상태를 만들어주는 '스트레스 및 수면장애 케어', 맞춤형 저칼로리 식단으로 건강한 감량을 돕는 '식단 관리', 다이어트 프로그램 효과를 끌어오릴면서 요요 현상을 최소화시키는 '라이프스타일 코칭'이 포함된다. 그 외에도 1:1 맞춤 운동을 추천하는 ‘필라테스’와 슬리밍 효과를 높이는 ‘슬리밍 바디 케어’, 시니어들의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브레인 트레이닝 프로그램’까지 폭 넓게 체험할 수 있다. 지냄은 동부이촌점 오픈을 기념해 오는 4월 말까지 고:요 멤버십 신규 및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최대 70% 할인 혜택가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이준호 지냄 대표는 ”앞으로도 고:요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웰니스 센터 가맹사업을 확대해 신(新) 중년들을 위한 프리미엄 웰에이징 맞춤형 프로그램과 홀리스틱 케어(holistic care) 서비스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2024-03-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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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냄,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2기 모집 “액티브 시니어 제2의 전성기 찾아”
- 레지던스 호스피탈리티 전문기업 지냄이 웰니스 라이프 클래스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2기를 오는 2월 5일부터 3월 20일까지 모집한다. 액티브 시니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아카데미는 3월 26일부터 6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2기는 ‘업그레이드 마이 라이프(Upgrade My Life)’를 테마로, 매주 1회씩 총 6주에 걸쳐 클래스를 진행한다. 메이크업부터 헤어스타일링, 표정, 포즈 등 스타일 전반의 코칭을 제안하며 시니어의 자연스러움은 지키고 아름다움은 채울 수 있는 강좌들로 구성했다. 이 밖에도 컬처&아트 콘서트, 미술관 도슨트 투어 등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킹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2기 강사진은 30년 차 프로 모델이자 패션쇼 연출 감독을 맡고 있는 차민준 펜다시니어모델 아카데미 대표, 류보미 뷰티플레이 연구원으로 구성됐다. 또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르아보네가 참여해 신중년들이 외적인 변화를 통해 자신감과 당당한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또한 아카데미 2기 시작을 앞두고 브런치 코스와 고품격 음악회를 즐길 수 있는 라움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로 색다른 문화 혜택을 제공한다. 2월 27일 선보이는 마티네 콘서트는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2월 5일부터 예매가 가능하며 아카데미 1기 수강생은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1기는 고:요가 추구하는 4대 철학을 바탕으로 경험과 공감에 초점을 둔 메이크오버, 비움과 채움에 집중한 웰니스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국민 의사 이시형 박사, 리더스브레인 두뇌학자 홍양표 박사, 권정현 더뉴그레이 대표, 한현재 알루 청담 원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액티브 시니어들의 내면과 외면을 건강하게 가꾸는 밀도 높은 강의를 선보인 바 있다. 이준호 지냄 대표는 “지난 아카데미 1기의 인기에 힘입어 2기를 준비하게 됐다.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는 공감, 경험, 비움, 채움의 4대 철학을 기반으로 액티브 시니어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건강한 인생 2막을 여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2기 아카데미를 통해 액티브 시니어분들이 색다른 변신을 즐기면서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냄은 멤버십을 운영한다. 멤버십 회원은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의 전 과정을 10% 할인된 가격에 재수강할 수 있으며, 문화 프로그램에 우선 초청 대상으로 선정된다. 기수연합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고:요 웰니스 센터 케어 프로그램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 2024-02-0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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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고 나누는 중년 위한 인생 2막 수업, '노노스쿨' 6기 모집
- 행복에프앤씨재단이 노노스쿨 2024년 6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노노스쿨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가치 있는 삶을 설계하는 신중년을 위한 학교다. 노노스쿨을 운영하는 행복에프앤씨재단은 SK그룹이 설립한 식문화 전문 사회 공헌재단으로 ‘음식을 통한 행복한 삶의 가치 구현’을 모토로 한다. 노노(No老)라는 이름에는 배움에 대한 호기심, 나눔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젊은 중년들의 학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노노스쿨은 은퇴 후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싶은 신중년을 위한 무상 교육 프로그램으로 2019년 첫 문을 열었다. 2019년 시작한 노노스쿨은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자 하는 신중년을 위한 무상 교육 프로그램이다. 2024년 활동할 6기 수업은 다음 해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 수, 목(10:30~16:00)에 진행된다. 중식이 제공되며 공휴일은 수업하지 않고 7월 중 2주간의 방학이 있다. 사회공헌 활동에 지속해서 참여하고자 하는 50~60대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며 모집 인원은 20명이다. 2023년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1차 서류 접수가 이뤄지며, 서류 합격자에 한해 2024년 1월 중 예비 교육 및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후 최종 합격자 발표는 2024년 2월에 이뤄진다. 노노스쿨 교육과정은 사회공헌 나눔 과정과 식문화·실용 배움 과정으로 나뉜다. 사회공헌 나눔 과정은 독거노인을 위해 반찬 요리를 전달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도시락 전달’, 노숙인·쪽방촌 주민을 위한 한 끼 요리 및 배식하는 ‘식사 지원’, 비움·채움·나눔·감동의 ‘정리수납’ 활용법, 기본 조작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DSLR ‘장수 사진’ 촬영 등을 배운다. 식문화·실용 배움 과정에서는 한식, 양식, 제과제빵과 차·발효·악기 등 실용 수업이 열린다. 한편 노노스쿨을 졸업하면 노노스쿨 졸업생 봉사단인 ‘노노프렌즈’ 소속으로 매주 1회 정기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노노스쿨 관계자는 “백세 시대에 빨라진 은퇴로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해졌다”면서 “노노스쿨을 통해 중년 이후의 삶의 질을 더 풍요롭게 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사회에 나눔을 베풀 수 있는 봉사의 기회도 드리고자 한다”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사회공헌에 지속해서 참여하고자 하는 신청자의 의지와 중도 탈락 없이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열의를 중요하게 본다”면서 “시간이 흘러 노노스쿨 졸업생이 더 많이 배출되고, 중년이 사회의 중요한 자산으로서 참여하고 기여하는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2023-10-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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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장과 관리도 진심” 국내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 뮤지엄한미
- 누구나 ‘폰카’로 사진을 찍는 세상이다. 별다른 스킬과 강박이 없는 채로 스마트폰을 들이대 일상에 널린 사진 소재와 디자인 요소를 포획한다. 사진으로 유희하고 자랑하고 소통한다. 사진으로 이렇게 나를 표현한다. 낡은 빈티지 카메라를 탐닉하는 이들까지 출현했다. 사진은 이제 일부 애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중과 사진의 사이가 이토록 긴밀한 시대가 있었던가. 그러나 국내에 사진 전문 미술관은 뜻밖에도 별로 없다. 서울 삼청동에 있는 ‘뮤지엄한미’가 그래서 반갑다. 삼청공원 들머리 한적한 고샅에 있다. 삼청동에는 미술관이 많다. 경복궁 동남쪽 모서리에 있는 동십자각에서 삼청동까지 걸어보라. 저마다 독특한 외관을 가진 미술관 10여 곳이 눈에 띈다. 갤러리현대, 금호미술관, 아트큐브, 아트선재센터, 국제갤러리 등등…. 미술 작품을 즐기며 한나절 소요하기 좋은 동네다. 미술관들이 펼치는 예술적 레이스로 개성과 정취가 묻어나는 곳이다. 이제 뮤지엄한미가 가세했다. 큰길에서 벗어나 한갓진 느낌을 주는 야트막한 언덕길 옆에 있다. 도회 복판이지만 소음과 소란을 따돌린 입지다. 심지어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풍겨 첫눈에 호감이 간다. 뮤지엄한미는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사옥에 있던 한미사진미술관 본관을 삼청동으로 옮기면서 거듭난 미술관이다. 즉 한미사진미술관을 기반으로 재탄생한 뮤지엄이다. 2년여에 걸친 이전 작업을 통해 2022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2003년에 개관한 한미사진미술관은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20여 년간 사진 전시는 물론 소장품 수집, 작가 지원 사업, 출판과 교육 사업을 펼쳤다. 학술 연구기관인 한국사진문화연구소와 대중을 대상으로 한 한미사진아카데미를 설치해 사진예술 연구와 보급을 위한 갖가지 콘텐츠를 가동하기도 했다. 사진 전문 미술관이 전무했던 시절에 발군의 역량을 가지고 탕탕 행진했던 셈이다. 뮤지엄한미는 그 20여 년간 축적한 성과와 실력을 돛으로 삼아 더 광활한 사진의 바다로 나아가고자 개관했다. 뮤지엄한미의 건물 외관이 야기하는 인상은 뭐랄까, 허세 없는 말쑥한 패션을 입어 단정하다. 또는 단아하다. 담백하지만 싱겁지 않고, 세련됐지만 요란하지 않다. 따뜻한 손을 조용히 뻗어 사람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기운? 은근한 내향적 기풍이 느껴진다. 건축가 민현식(건축연구소 기오헌 대표)이 설계했다. 그는 파주출판도시 설계, 수원화성역사문화도시 기본계획 등의 작업을 통해 특유의 건축적 이론을 실천한 인물로, 자주 건축적 논쟁의 중심에 선 원로다. 전통 건축의 중요 요소인 마당의 의미를 근간으로 한 ‘비움의 구축’을 키워드로 삼은 설계로 독자적인 건축 언어를 발신해왔다. 로비로 들어서자 공간 한 면의 통유리창으로 햇살이 들이친다. 2층 건물 내부 벽면 곳곳에 유리창을 설치했다. 따라서 곳곳이 밝고 투명하고 유려하다. 창으로 들어오는 건 햇살만이 아니다. 북악산에서 흘러내린 푸른 능선과 능선 갈피에 산재한 집들, 그리고 하늘과 구름까지 따라 들어온다. 이렇게 외부 경관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건물이다. 내부 구조는 치레와 꾸밈을 자제했다. 외부 경관에 더 많은 자리를 내주기 위해 살짝 뒤로 물러나 앉은 양 간명한 품새다. 그러나 간명하기만 하다면 허전할 터. 건물 디자인의 백미에 해당하는 공간이 하나 있는데 바로 ‘물의 정원’이다. 건물 복판에 중정 역할을 하는 작은 연못을 조성해 물의 양상과 묵상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잠잠한 수면을 희롱하는 햇살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물의 정원’의 이채에 즐겁다. 국내 최초로 저온 수장고 설치 ‘물의 정원’은 이 뮤지엄을 이룬 세 개의 건물을 하나로 엮는 고리 역할도 한다. ‘물의 정원’을 중심으로 규모와 형상이 저마다 다른 공간들이 3차원으로 교직하는 것이다. 관람 동선 구성에서도 민현식의 건축적 의도와 지향이 완연하게 드러난다. 그는 관습적인 순환 동선을 구사하는 대신, 매트릭스 형태를 구성해 동선을 다양화했다. 심지어 다리까지 만들었다. 관객에게 동선의 선택 폭을 넓혀줌으로써 미술관에서의 한때를 한결 즐겁게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공간의 용도를 미리 규정하지 않고, 전시 작품에 따라 변용할 수 있는 중성적 공간으로 만든 데에도 설계자의 의도가 숨어 있다. 어떤 작품이 들어오더라도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난 형국이다. 이모저모 ‘비움’의 은유를 가시적으로 구현했다. 뮤지움한미의 구성원들이 야심과 포부를 가지고 각별히 공들인 공간도 주목할 만하다. 고도의 테크놀로지로 구축한 수장고가 바로 그렇다. 이 미술관의 심장부다. 지난 20여 년간 수집한 2만여 점의 사진 소장품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저온 수장고와 냉장 수장고를 만들었다. 보관 여건이 좋지 않으면 손상되기 쉬운 게 사진이다. 곰팡이가 슬거나 열화(劣化)가 발생한다. 이를 방비하기 위해 완벽한 성능을 갖춘 전문 수장고를 설치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고성능 수장고로 꼽힌다. 첨단 항온·항습 시스템이 가동되는 이 수장고에 보관된 사진 소장품들은 500년의 수명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니 놀랍다. 19세기 귀한 사진도 보관 물론 일반인은 수장고에 출입할 수 없다. 이를 아쉽게 여긴 미술관 측은 수장고 입구에 자그만 전시실로 꾸민 개방 수장고를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역사적인 사진 중 일부를 보여준다. 어디서도 만나기 어려운 이 저온 수장고 전시실엔 1929년 이전에 촬영한 사진 작품 12점이 걸려 있다. 모두 진귀한 사진들이다. 카메라를 귀신 붙은 괴물체쯤으로 여겼던 1883년에 국내 최초의 사진관을 차린 사진가 황철이 찍은 1880년대 사진을 비롯해, 대한제국 황실 사진가 김규진이 운영한 천연당 사진 작품, 최초의 여성 사진가로 알려진 경성사진관 이홍경이 찍은 사진 등 희귀한 원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고종황제와 흥선대원군의 초상 사진도 전시돼 흥미롭다. 누렇게 빛바랜, 무상한 세월의 잔영처럼 남은 손바닥 크기의 옛 흑백사진들이 스산하지만 뜻밖에도 평화롭다. 영영 지나간 풍경들, 사라진 사람들의 흔적이 사진으로 남아 한 줌의 온기를 전하는 듯하다. 전시장에선 뮤지엄한미 신축 개관전이 성황리에 펼쳐지고 있다.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전이다. ‘한국 사진이 어떤 제도적 조건과 역사적 문맥 속에서 역사를 일궈왔는지 밝히고자 기획한 전시’란다. 1929년에 열렸던 정해창의 ‘예술사진 전람회’부터, 1982년 덕수궁 석조전에서 있었던 ‘임응식 회고전’까지, 한국 사진사에 한 획을 그은 전람회들을 재조명하는 대형 기획전이다. 관람을 마치고 미술관을 나오는 중에 여운처럼 아른거리는 게 있다. 흑백사진들의 검은빛과 흰빛이다. 단순한 흑백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음영과 농담(濃淡)과 여백을 통해 피사체를 부각한 흑백사진의 묵직한 호소력이라니. 컬러로 존재하는 세상을 흑백으로 번역하자, 외려 깊은 맛을 풍기는 게 아닌가. 김선영 뮤지엄한미 학예연구관 “꼼꼼히 감상하는 관람객 많아 놀라워” 뮤지엄한미는 사진을 즐기는 이들이 반색할 만한 공간이다. 흔히 습관처럼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일상의 오락으로 삼는 풍속을 고려하면, 대중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 수 있는 시대적 환경을 맞이한 뮤지엄이기도 하다. 김선영 학예연구관의 얘기는 이렇다. “사진은 여느 예술 언어에 비해 큰 강점을 지닌 매체다. 가령 회화나 조각과 달리 이미 대중에게 익숙해진 매체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문자보다 사진 영상을 소통의 도구로 사용할 정도이지 않은가. 사진이 보편적인 시각 언어로 부상한 셈이다. 이런 경향을 포괄해서 사진과 타 매체의 접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주는 전시 기획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중에게 더 다가가겠다는 얘기인가? “우리 뮤지엄의 목표는 20여 년간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진예술을 확장하는 데 있다.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더 새로운 전시 기획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소장품들을 수장고에 유폐하기보다 개방 수장고를 통해 전시하는 이유는, 대중과의 긴밀한 소통을 추구하는 뮤지엄한미의 상징적 장치이기 때문이다.” 2만여 점의 소장품 가운데 가장 진귀한 사진을 꼽는다면? “특정 작품을 꼽기는 어렵다. 소중한 가치를 지닌 진품 원본 사진이 너무 많아서다.” 전시실에 관람객이 많더라. “진지한 관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작품을 꼼꼼히 관람하는 이들이 많다. 놀라울 정도로. 사진에 관한 대중의 친밀도를 반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사진 작품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면? “공부가 좀 필요할 것 같다. 이를테면 한국 사진이, 또는 서양 사진이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흘러왔는지, 한국 사진과 서양 사진은 어떤 접점을 갖고 있는지 알려주는 개론서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하면 안목이 생기고, 안목이 생기면 더 흥미로워진다.” 요즘의 사진예술은 추상회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파격적인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흥미로운 반면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융복합이 매우 활발하다. 현대미술이 사진을 차용하기도 하고, 사진작가들이 외연을 확장해 미술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한편 외연 확장적인 작품이 복잡하고 개념적인 것 같지만, 작가들이 그 레퍼런스를 주로 일상에서 찾아내 작업하기 때문에 어렵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20세기 사진의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철학 ‘결정적인 순간’의 영향력은 이 시대에도 유효한 것일까? “한 장의 이미지에 많은 것이 응축된 절대적 순간을 집어넣는다는 게 ‘결정적인 순간’의 개념으로, 사진가들에겐 바이블과 같은 규범이었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훨씬 자유로운 사진들이 이미 1950년대 이후에 출현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사진가가 윌리엄 클라인이다. 뮤지엄한미에서 올 5월 말에 그의 전시회가 열린다.”
- 2023-03-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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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10월 문화소식
- ●Exhibition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사진전 일정 8월 4일 ~ 11월 13일 장소 그라운드시소 성수 사후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미국 뉴욕 출신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1926~2009)의 사진전이다. 지난해 9월 시작한 유럽 투어 이후 첫 아시아 투어다. 비비안 마이어가 직접 인화한 빈티지 작품과 미공개작을 포함한 사진 270여 점과 생전 사용했던 롤라이플렉스, 라이카 카메라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마이어가 1959년 필리핀·홍콩·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 등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들이 최초로 공개됐다. 비비안 마이어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여러 가정에서 보모로 일했다. 하루에 필름 한 통씩 50년간 많은 양의 작품을 남겼으나, 생전에 그녀의 사진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마이어는 영화감독 존 말루프 덕분에 세상에 알려졌다. 말루프는 2007년 마이어의 사진 필름 뭉텅이를 경매장에서 헐값에 사들인 후 2년간 방치하다 사진 일부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네티즌은 그녀의 사진에 열광했다. 이후 마이어는 전시회·사진집을 통해 명성을 쌓았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책과 영화가 나왔다. 마이어의 이야기는 영화 ‘캐롤’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셔터를 누른 마이어는 ‘거리의 사진가’로 불린다. 그녀의 사진에는 위트, 사랑, 빈곤, 우울, 죽음의 이미지가 섞여 있고, 거리에서 만난 수많은 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이 살아 있다. 마이어는 ‘셀피(Selfie)의 원조’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거리의 쇼윈도나 유리,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주 찍었기 때문이다. ◇이승조 개인전 ‘LEE SEUNG JIO’ 일정 9월 1일 ~ 10월 30일 장소 국제갤러리 ‘파이프 화가’로 불리는 이승조(1941~1990)의 개인전이다. 국제갤러리에서는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선도한 작가의 주요 작품 30여 점을 소개하며 그만의 굳건한 시각언어를 새롭게 조망한다. 194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이승조는 가족과 함께 남하했고,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모티브는 ‘파이프’ 형상이다. 캔버스에 단순한 형태와 색조 변이로 시각적 일루전(환영)을 만들어내는데, 파이프가 연상된다. 작가의 회화는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동시에 평면성과 입체성, 추상과 구상을 넘나든다. ●Book ◇슬픔이 택배로 왔다(정호승·창비) “50년 동안이나 이 험난한 세월을 시를 쓰면서 살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정호승의 신작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가 출간됐다. ‘당신을 찾아서’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열네 번째 시집으로, 올해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라 더욱 뜻깊다. 이번 시집에는 ‘죽음’에 대한 정호승 시인의 사유가 유독 돋보인다. 시인은 죽음을 새로운 생명의 근원으로 생각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내가 땅에 떨어진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낙과(落果)’), “죽고 싶을 때가 가장 살고 싶을 때이므로/ 꽃이 질 때 나는 가장 아름답다”(‘매화불(梅花佛)’)라고 말한다. 또한 시인은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고/ 증오하기에는 너무 길다”(‘모닥불’)고 말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비움’을 제시한다. 시인은 “빈 의자는 비어 있기 때문에 의자”(‘빈 의자’)이고, “빈 물통은 물이 가득 차도 빈 물통”(‘빈 물통’)이며, “빈집은 빈집이므로 아름답다”(‘빈집’)라고 말한다. 담담한 어조로 적어 내려간 시인의 일화들 또한 감동적이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눈물을 자아낸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회한(‘어머니에 대한 후회’)과 나를 꾸짖을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을 서럽게 깨닫는 장면(‘회초리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신아연·책과나무) 신아연 작가가 시한부 독자와 스위스까지 동행한 기록을 담은 철학 에세이다. 독자의 죽음을 배웅하고 돌아온 저자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안락사와 조력사 논쟁으로 뜨거운 우리 사회에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지금 살아남은 승자의 이유(김영준·김영사) 신라면, 요플레, 에비앙 생수 등 일상에서 사랑받는 제품들은 치열한 경쟁의 생존자다. MBC 유튜브 채널의 인기 콘텐츠 ‘돈슐랭’의 진행자 김영준은 F&B 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되는 법을 밝힌다.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에쿠니 가오리·소담출판사) ‘냉정과 열정 사이’의 저자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 장편 소설이다. 섣달그믐 밤 노인 세 명은 함께 목숨을 끊는다. 이 죽음을 계기로 남겨진 자들의 일상도 새롭게 펼쳐진다. 특히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담담하고 섬세한 문체가 돋보인다. ●Stage ◇러브레터 일정 10월 6일 ~ 11월 13일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연출 오경택 출연 오영수, 박정자, 배종옥, 장현성 ‘러브레터’(LOVE LETTERS)는 두 주인공 멜리사와 앤디가 50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읽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특히 배우 오영수와 박정자, 배종옥과 장현성이 커플 호흡을 맞출 예정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영수와 박정자는 1971년 극단 자유에서 처음 만나 50년 이상 돈독한 우정을 이어온 연극계 동료다. 장현성과 배종옥은 꾸준히 연극무대를 병행해온 실력파 배우들로, ‘러브레터’를 통해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망을 이뤄냈다. 오영수와 장현성은 멜리사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이며 와스프(WAST, White Anglo-Saxon Protestant)라고 불리는 슈퍼 엘리트 ‘앤디’ 역을 맡아 연기한다. 박정자와 배종옥이 연기하는 ‘멜리사’는 적극적이고 솔직한 성격의 자유분방한 예술가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일정 11월 8일 ~ 2023년 2월 26일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연출 박소영 출연 최호중, 김도빈, 성태준, 조성윤, 박정원, 김현진, 김리현, 김기택 등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을 찾는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드(Creative Minds)에 선정된 후 2013년 초연했다. 당시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같은 해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며, 무인도에 표류된 남북한 병사들이 ‘여신님이 보고 계셔’ 작전을 펼치며 융화되어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히스토리 보이즈 일정 10월 1일 ~ 11월 20일 장소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김태형 출연 오대석, 정상훈, 박은석, 김경수, 안재영, 이지현, 견민성 등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는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극작가 앨런 베넷의 대표작이다. 1980년대 영국 북부 지방의 한 공립 고등학교 대학입시 준비반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에서는 2013년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이번이 6번째 시즌 공연이다. 인생을 위한 공부를 추구하는 문학 교사 ‘헥터’ 역에는 2019년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열연한 오대석과 함께 정상훈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옥스퍼드 출신의 역사학 교사 ‘어원’ 역은 김경수·안재영과 재연부터 5시즌까지 ‘데이킨’ 역으로 참여했던 박은석이 출연한다.
- 2022-10-2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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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독서의 계절에 읽기 좋은 신간
- 슬픔이 택배로 왔다 정호승·창비 대한민국 대표 서정시인 정호승의 신작 시집으로 올해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라 더욱 뜻깊다. 시인은 시를 통해 ‘죽음’에 대한 사유를 보여주며,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비움’을 제시한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신아연·책과나무 신아연 작가가 시한부 독자와 스위스까지 동행한 기록을 담은 철학 에세이다. 독자의 죽음을 배웅하고 돌아온 저자는 안락사와 조력사 논쟁으로 뜨거운 우리 사회에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지금 살아남은 승자의 이유 김영준·김영사 신라면, 요플레, 에비앙 생수 등 인기 제품들은 치열한 경쟁의 생존자다. MBC 유튜브 채널의 인기 콘텐츠 ‘돈슐랭’의 진행자 김영준은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되는 법을 소개한다.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에쿠니 가오리·소담출판사 ‘냉정과 열정 사이’의 저자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 장편 소설이다. 섣달그믐 밤 노인 세 명은 함께 목숨을 끊는데, 이를 계기로 남겨진 자들의 일상도 새롭게 펼쳐진다. 특히 작가의 섬세한 문체가 돋보인다.
- 2022-09-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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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전략적으로 버리고, 바르게 채우기
- 우리는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물건들 때문에 고통받곤 한다. 공간과 물건의 균형이 맞아야 삶의 질서가 잡힌다. 무언가를 정리하기 가장 좋은 시기인 새해, 한국정리수납협회 회장이 추천하는 정리 전략을 소개한다. ◆ 버리는 것도 전략과 습관이 필요하다 ①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기준 정하기 3년 동안 안 입은 옷 버리기, 사용하는 그릇의 양 정하기, 맞지 않는 신발(큰 것, 작은 것, 낡은 것), 소장 가치가 없거나 3년 동안 읽지 않은 책 버리기 ② 가지고 있을 물건의 양 정하기 같은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은 2~3장만 남긴다. 비슷한 티셔츠는 5~6장으로 줄인다. 먹지 않는 음식과 식재료 나누기 ③ 매일 하나씩 버리기 비움 상자 만들기, 매일 하나씩 비움 상자에 넣기, 일주일 동안 사용하지 않은 비움 상자의 물건 버리기 ◆ 장소를 정하고 바르게 채우기 ① 같거나 비슷한 것끼리 모아 장소를 정한다 손톱깎이 세트는 가족 모두가 사용하기 쉽게 거실 첫 번째 서랍 ② 서랍에 이름표를 붙인다 건전지/구급약품 상자 등 ③ 서랍은 구획을 나누어 사용한다 큰 서랍은 통으로 사용하면 물건이 섞이기 쉽다. 바구니, 종이상자, 칸막이 등을 활용해 구획을 나눠 사용한다. ④ 세로 수납하기 티셔츠와 같이 색깔, 크기, 디자인이 다른 경우 쌓지 말고 세로로 수납한다. 수건처럼 용도가 같은 것은 쌓기 수납을 해도 좋다. 크기와 디자인이 다른 접시는 접시꽂이를 이용해 세로로 수납한다. ⑤ 수납의 기본 원칙 ▶ 원터치의 법칙 : 한 번에 꺼내고 넣을 수 있게 한다. ▶ 총량 규제의 법칙 : 보관하는 물건의 양이 80%를 넘지 않아야 한다. ▶ 라벨링의 원칙 : 이름표를 붙여 보관된 물건을 찾기 쉽게 한다.
- 2022-01-21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