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여기’는 뉴스레터로 발행한 다섯 편의 블라인드 에세이, 두 번의 오프라인 사진전, 그리고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라는 책으로 구성한 프로젝트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노년’이라는 생애 시기를 조명한다. 프로젝트의 중심에 있는 브라질 사진작가 ‘카로우 셰지아크’(Carol Chediak)와 전시·출판 기획사 ‘턱괴는여자들’의 이야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카자지 베타니아’, ‘베타니아의 집’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양로시설에 요양 서비스가 더해진 시설이다. 거동이 가능한 이와 돌봄이 필요한 이가 함께 생활한다. 베타니아의 노인들은 건강 상태에 따라 새로운 장소로 옮기는 일 없이 여생을 보낸다. 카로우 셰지아크는 뉴욕에서 요가 지도자 과정을 이수한 경력을 살려 베타니아의 자원봉사자로 5년간 요가 수업을 진행했다.
관계를 마주하다
셰지아크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항상 일찍 도착해 시설의 마당과 주방, 주민들의 방이 있는 입소동 복도를 거닐며 수업 참여를 독려하고, 지난 한 주 잘 지냈는지 안부를 물었다. 처음엔 굳게 닫혀 있던 방문들이 시간이 흐르며 하나둘 열렸다. 1년 정도 수업을 하다 문득, 수업보다 주민들의 방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번 의식하고 나니 방에 놓인 장식, 향기와 분위기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어느 날, 셰지아크는 햇살이 침대 위에 앉은 노인의 어깨를 감싸는 장면을 목격했다. 98세의 최장수 입주민 이스테르였다. 장면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한 번에 드러나는 방과 그 주인을 사진으로 담고 싶어 조심스레 촬영을 요청했다. 이스테르는 8개월을 살고 세상을 떠난 어린 딸의 사진을 들고 요청에 응했다. 이후 약 1년 동안 거의 매주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충분한 신뢰와 친밀감이 느껴질 때면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부탁하곤 했다.
‘이벤트’는 베타니아 거주민들의 삶에 소소한 재미가 됐다. 바우데미라, 사우바도르, 비바우두, 마리아 콩스탄자, 카스토리나 등의 노인들은 먼저 셰지아크를 초대했고, 각자의 방을 배경으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쇠창살이 달린 창과 침대, 선반 등 똑같은 가구가 놓여 있지만, 창가에 조화를 놓거나 직접 만든 인형들을 앉히고 가족과 친구들의 사진을 잔뜩 진열해두기도 했다.
성격이나 취향으로 만들어진 공간의 고유한 분위기는 사진에 그대로 드러났다. 침대에 앉아 굽은 허리를 최대한 꼿꼿하게 펴거나, 삶에서 소중하게 간직했던 물건을 꼭 쥐는 등 제각기 다른 표정과 자세를 취했다. 노년을 보내는 이들의 다양성과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아마도, 여기’라는 이름으로 엮은 사진들은 원래 전시를 목적으로 촬영한 것이 아니다. 2012년 말 무엇이 포착됐는지 확인해보고자 초상들을 출력했다. 사진들을 보는 순간 그는 스스로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렇게 셰지아크는 사진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겠다고 마음먹었다. 노인들은 사진을 받아 들고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놀라거나, 어색함에 괜히 친구를 놀리고, 고마움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지 않았기 때문일 테다.
인생의 역사 속 서로
몇 달 지난 후 셰지아크의 선물은 방의 독특한 장식품이자 필수 요소가 되었다. 노인들이 초상을 배치한 모습을 기록하고자 새로운 사진을 찍었다. 이 모든 과정은 서로의 삶에 오래 남을 추억이 됐을 테다. 2014년 양로시설이 리모델링으로 인해 폐쇄되고 베타니아 주민들이 임시 주택으로 이주하면서 요가 수업은 끝이 났다.
셰지아크는 노인들과 형성한 관계가 단순히 작품의 소재만으로 여겨지지 않길 소망한다. 사진은 사회에서 지워지길 기다리던 노인들의 삶과 세계를 존중하고, 세상이 주목하지 않는 곳을 비추는 매개체다. 그는 “이 사진들은 그들의 존재를 존경하는 동시에 우리 모두의 집단적 역사의 일부분을 드러내는 독특한 장치로 작동하는 것”이라며 “긴 시간 동안 함께 만들어낸 관계를 바탕으로 한 무형의 가치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마도, 여기’ 사진 연작은 과거와 현재, 젊은이와 노인, 그리고 다국적 사람들이 교차하는 지역적 특성을 지닌 공간 가배도 시청점에서 선보인다. 커피 한잔과 함께 멀게만 느껴졌던 노년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카페 브랜드 가배도가 오는 7월 31일까지 시청점에서 카로우 셰지아크 사진전 ‘아마도, 여기’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노년’이라는 생애시기를 조명하는 16점의 사진을 소개한다.
이 전시는 앞서 작년 11월 서울 성수동에서 단독 진행된 바 있다. 카로우 셰지아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양로시설에서 자원봉사자로 5년간 요가를 가르치며 수강생들과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키웠다. 1.5평의 단칸방을 배경으로 우연히 찍게 된 최고령자 수강생의 사진을 시작으로 입소자들의 초상 사진 연작 ‘아마도, 여기’가 탄생했다. 전시를 주최한 ‘턱괴는여자들’ 팀에 따르면 그의 사진에서는 어느 장소에서든 생생하게 살아있는 노인들의 개성과 다양성 그리고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여기’ 사진 연작은 과거와 현재, 젊은이와 노인, 그리고 다국적의 사람들이 교차하는 지역적 특성을 지닌 공간 가배도 시청점에서 선보인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멀게만 느껴지던 ‘노년’이라는 낯섦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자세한 전시 스토리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건물 3층에 상주해있는 ‘턱괴는여자들’ 팀을 통해 들을 수 있다.
한편, 기획은 사회의 밝은 사각지대를 책과 전시로 조명하는 콘텐츠 기획사 toh works의 ‘턱괴는여자들’ 팀이 맡았다. 해당 기획사는 한국이 2025년 초고령 국가 진입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세대 간 생애 경험의 격차를 좁히지 못해 생기는 노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문화적으로 개선하고자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노인을 생산성이 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에 비례하는 가치를 지닌 존재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전시 기간에 노년을 주제로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참여형 워크숍 행사 또한 진행될 예정이다. 서로의 주체성과 나이 듦, 돌봄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송근영 턱괴는여자들 공동대표는 “단순히 시장 논리에 따라 유입된 상품과 콘텐츠가 아니라 진정성 있고 다양한 책과 전시, 행사를 통해 어르신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hibition
◇갑진년맞이 용을 찾아라
일정 4월 7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십이지신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인 용은 예부터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여겼다. 삼국시대 무덤 벽화부터 절터의 벽돌, 왕실용 항아리, 대한제국 황제의 도장 등 다양한 미술품에 등장했다. 각 작품에 표현된 용은 용맹하면서도 사람을 닮은 친근한 표정을 하고 있기도 하다.국립중앙박물관은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상설전시관에서 용과 관련된 전시품 15건을 소개한다. 전시품은 1층 선사·고대관과 중·근세관, 2층의 서화관, 3층의 조각·공예관에 분포돼 있다. 전시장 키오스크에 떠 있는 QR 코드를 촬영하면 안내 지도와 목록을 볼 수 있어 쉽게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구려 강서대묘의 ‘청룡도’가 있다. 널방(시체를 안치한 무덤 속 방) 동벽에 그려진 것으로, 죽은 자를 지키는 사신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서화실에서는 가로, 세로 각각 2m가 넘는 대규모 용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푸른 바다 위 먹구름에 겹겹이 싸인 용은 나란히 전시된 호랑이 그림과 함께 정월 초 궁궐이나 관청 대문에 붙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각·공예관에서는 청자와 백자에 나타난 용을 찾아볼 수 있다.
◇브라이언 아담스 사진전
일정 4월 13일까지 장소 전쟁기념관
캐나다 가수이자 사진작가 브라이언 아담스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전시다. 크게 두 개의 존으로 구성됐으며, 총 140여 점이 전시됐다. 익스포즈드 존(EXPOSED ZONE, 노출)에서는 마이클 잭슨,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유명 인물과 함께 작업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운디드 존(WOUNDED ZONE, 부상)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부상당한 영국 장병들의 사진이 전시됐다. 전쟁의 상처를 조명했으며, 전쟁기념사업회의 설립 정신과 취지에도 부합한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은 “전쟁의 고통과 상처를 간직한 군인들의 사진을 보며, 전쟁의 교훈을 깨닫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Book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김웅철·매일경제신문사)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자 인구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일각에서는 그보다 이른 올 하반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자는 초고령화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며, 10여 년 앞서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중장년층과 젊은 층의 가치관이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으며, 고령화 정책과 기술이 현장 중심으로 발전하며 고령 친화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지역사회에서는 치매 카페와 같은 모임이 생기고, AI택시 같은 혁신적인 교통수단이 도입됐다. 대형마트에서는 고령자들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인 ‘슬로 계산대’를 운영하며, 젊은이들은 고령자의 짝꿍 역할을 하면서 IT 기기 사용법을 가르쳐준다. 고령자 서비스를 확대한 편의점, 메디컬 피트니스 등 시니어 비즈니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령화가 단순히 인구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의 변화라는 것을 깨닫고, 그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궁극적으로 초고령사회를 넘어 신고령사회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베이비부머가 노년이 되었습니다(김찬호·날)
사회학자이자 베이비부머 세대인 저자가 60세를 지나면서 펴낸 첫 노년 에세이. 품위 있는 노년을 위한 마흔 개의 열쇳말을 제시한다.
◇비만·당뇨·콩팥병 악순환 고리를 끊다(송정숙·북아지트)
약사인 저자는 당뇨와 비만의 근본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에 관한 해법을 소개한다. 생활요법과 질 좋은 영양소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생의 오후를 즐기는 최소한의 지혜(아서 브룩스·비즈니스북스)
하버드대 교수인 저자는 직업적·사회적 쇠퇴기를 맞은 중년들이 삶의 목적을 찾고 새롭게 도약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Stage
◇헤드윅
일정 3월 22일 ~ 6월 23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손지은
출연 조정석, 유연석, 전동석, 장은아, 이예은, 여은 등
스테디셀러 뮤지컬 ‘헤드윅’이 14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음악을 통해 상처로 얼룩진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로커 헤드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1994년 뉴욕의 작은 록 클럽에서 첫선을 보인 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금세기 최고의 록 뮤지컬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됐으며, 이번 시즌에는 조정석·유연석·전동석이 헤드윅 역을 맡아 연기한다. 유연석은 7년 만에, 조정석은 8년 만에 헤드윅으로 돌아온다. 조정석은 “예전에 마흔이 넘어도 헤드윅을 할 거라고 했는데 그 말을 지키게 됐다”며 “2006년부터 네 번의 시즌을 함께했다. 할 때마다 재밌고 여전히 내 심장을 뜨겁게 하는 작품이어서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넥스트 투 노멀
일정 3월 5일 ~ 5월 19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박준영
출연 최정원, 배해선, 이건명, 마이클 리, 산들, 유회승, 홍기범 등
2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가족의 아픔과 화해,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16년째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엄마 다이애나와 그녀의 병이 온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탄탄하고 정교한 드라마로 풀어낸다. 다이애나 역은 지난 시즌에 이어 최정원이 맡았으며, 배해선이 새롭게 합류했다. 남편 댄 역은 이건명이 지난 시즌에 이어 출연하며, 마이클 리가 뉴 캐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딸 나탈리와 아들 게이브 역에는 실력과 에너지를 갖춘 젊은 배우들이 캐스팅돼 기대감을 높인다.
◇그때도 오늘
일정 3월 15일 ~ 5월 26일
장소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2관
연출 민준호
출연 최영준, 오의식, 박은석, 이희준, 양경원, 차용학
연극 ‘그때도 오늘’이 극단 설립 20주년을 맞아 2022년 초연 이후 무대에 오른다. 1920년대 부산, 1940년대 제주도, 2020년대 최전방 등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2인극으로, 각 지방색에 맞는 사투리를 근간으로 시대적 배경을 실감 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배우 겸 작가로 활동 중인 오인하가 극본을 썼다. 공연 관계자는 “독립, 평화,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을 되짚어보게 한다”고 소개했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산림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장에서 시니어 모델들이 열정적인 공연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1일 선유도 공원에서는 ‘Let’s Forest 2023 서울’ 행사가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23명의 시니어 모델들은 산림과 숲속 동물 등을 상징하는 의상을 통해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와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산림청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산불피해목을 통해 산불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기후변화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산림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다. 산불 피해목을 활용한 전시와 공연, 강연과 체험행사 등을 담은 이 행사는 24일까지 선유도공원에서 진행된다.
9월 1일 개막식에서는 산림 피해목을 활용한 공연과 라이브 페인팅 등 다양한 퍼포먼스 행사가 진행됐다. 세계적인 보컬리스트이자 안무가인 기예르모 루이스가 행위예술가 배달래 작가와 함께 검게 재가 된 산불피해목을 이용한 라이브 페인팅을 공연했다. 이어 코원필오케스트라가 산불피해목으로 제작한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산불피해목 전시 ‘Ash to Art’는 9월 24일까지 선유도공원 이야기관과 야외 일대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오브제, 설치미술, 미디어 영상 등을 통해 다양한 예술로 재해석된 산불 피해목을 만날 수 있다.
전시와 함께 도슨트 안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또한 기후변화 및 환경 주제 강연도 마련되어 있어 전시로만 알 수 없는 산림의 역할에 대한 학습도 가능하다.
행사 중 패션쇼를 기획한 엘리트모델에이전시 알렉스 강 대표는 "해마다 산불로 우리 산림이 훼손되는 가운데, 시니어 모델들의 공연으로 대중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구불구불 거듭 휘어지는 길, 조붓한 찻길을 따라 닻미술관을 찾아간다. 누굴까? 외진 야산 자락에 미술관을 만든 이. 자연에 심취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 대도시 근교도 아니고, 접근도 쉽지 않은 산중에 사립미술관을 열다니. 이는 모험일 수 있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쉬우랴. 속된 말로 파리 날릴 수 있다. 하지만 외져서 오히려 호감을 살 수도 있겠다. 도시엔 없는 정적과 고독이,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이곳에 흔하게 있는 게 아닌가. 이윽고 길의 끝에 닿자 닻미술관 푯말이 보인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에 있다.
넓고 훤칠한 정원 안에 미술관이 있다. 정원 안이라 했지만 숲속에 있는 미술관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백마산이라 부르는 야산이 늘어뜨린 치맛자락에 폭신하게 안긴 미술관이다. 미술관의 너른 부지 자체가 산과 정원의 융합으로 이루어져 통째 아늑하다. 청신해서 생동한다. 게다가 계절은 봄. 부지깽이도 꽂아두면 싹이 튼다는 4월의 봄이다. 물오른 나무들의 몸엔 이미 튼 싹눈들. 설레어 곱살스레 하느작거리는 연둣빛 잎사귀들. 희거나 붉거나 노란 꽃들은 작렬하듯 일제히 피어나 날 좀 보소, 아우성친다. 햇볕은 궁금한가? 그것은 유난히 풀꽃들 소담하게 핀 둔덕에 모여 앉아 있다. 풀꽃이 전하는 소식에 귀 기울이는 것 같다. 벌써 후루룩 떨어져 땅바닥에 누운 벚꽃들의 모습은 또 어떻고? 휘황한 장제(葬祭)를 닮아 애절하게 아름답다.
미술관에 왔으나 눈길과 발길은 이렇게 서정적인 정원 풍경에 오래 머문다. 이런 미술관, 아마도 드물지 싶다. 수려한 정원으로 일단 유혹하고 매혹한다. 수목과 화초들이 연출하는 예술과, 숲을 흔들며 지나가는 바람이 내는 선율에 씻긴 마음은 샘물 한 바가지 퍼마신 양 개운하다.
나무들에 가려 감춰진 듯 살짝 보이는 입구를 찾아 미술관 본관으로 들어간다. 건물의 양식도 분위기도 이채롭다. 지중해 휴양지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의 집이다. 전체적인 형태는 디귿(ㄷ)자를 닮았다. 건물 복판에 조성한 중정 좌우로 전시관과 카페 공간이 있다. 눈길을 붙잡는 건 역시 중정이다. 중정을 이룬 사물들마다 고풍스런 미감을 돋우고 있다. 고재와 고철로 만든 출입문, 빈티지 타일이 깔린 바닥, 처마를 떠받친 하얀 기둥들, 획일적이지 않은 의자와 탁자들의 낡음과 아름다움…. 한층 독특한 건 중심부에 팔각형 형태로 설치한 연못이다. 아주 작은 연못이라 연못다운 기능성에 착안하기보다 뭔가 상징적인 물웅덩이를 표상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여성성이라거나, 궁극의 자연성을.
중정 뜰에 앉아 만날 수 있는 풍경 중 빼어난 건 하늘의 동향이다. 지붕 없이 확 열린 상부의 사각 프레임으로 파란 하늘과 구름과 햇살이 들이친다. 닻미술관 건물은 이렇게 자연을 향해 열려 있다. 자연을 끌어들인다.
닻미술관은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2010년에 개관했다. 설립자는 사진작가이자 미술관 관장인 주상연. 그는 건축과 정원 조성에 따르는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 그가 미술관 설립에 나선 계기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트 인스튜어트’(Art Institute)에서 공부하면서였다고 한다. 유학을 통한 개안? 그는 국내에 있을 땐 착안하지 못했던 구상을 했다. 예술이 일부 계층의 전유물일 수 없다는 것.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 삶과 예술과 자연, 이 셋의 소통과 유대를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공간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 이러한 생각을 가슴에 담고 귀국한 그는 마침내 닻미술관을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사진 중심의 예술서적을 작가와 협업해 출간하는 닻프레스도 설립했다. 닻미술관과 닻프레스는 서로 손잡고 동행한다. 닻프레스의 출간 콘텐츠가 곧장 미술관 전시로 이어지면서 확장되는 게 아닌가. 닻프레스의 존재감은 해외에 더 또렷하게 부각됐다고 한다.
억지 꾸밈이 없는 야생정원
주상연 관장에게는 유학 중에 인연을 맺은 예술적 어머니가 있다. 미국의 사진가 린다 코너(Linda Coner)다. 코너는 하늘과 땅, 성과 속, 우주와 인간의 본질에 관한 탐구와 질문을 사진 작업으로 하는 작가로, 주 관장의 삶과 사진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미술관 설립의 배경을 이루는 정신적 에너지 역시 코너에게서 얻은 것 같다. 한편 주 관장은 자연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고요한 숲속에 미술관을 지은 걸 보면 이미 알 만한 일이지만, 그는 인생에 자연이 결부돼 있을 때 삶의 더 나은 지평이 열린다고 믿는다. 따라서 사진작가로서, 미술관 운영자로서 자연이 발신하는 언어를 포착한 작품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자연과 예술이 주는 ‘무작위적 친절’이 공기처럼 세상에 미만하길, 그래 저마다의 삶에 창조성과 영성이 깃들길 바라서다.
전시실에선 국내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꼽히는 주명덕의 작품전 ‘풍경, 저 너머’가 펼쳐지고 있다.(6월 18일까지) 80대 고령에 접어든 주명덕은 아직도 암실에 들어박혀 사진 작업을 하는 열정의 화신.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과속 질주하는 세태에 여전히 아날로그적 사진 작업을 고수하는 것에서도 뚝심과 지향이 드러난다. 평생 한국의 자연과 풍속과 문화유산을 흑백 기록사진에 담은 이유를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문명, 풍요, 공해 같은 개념과 상관없는 한국의 고유한 전통과 특색을 보존하고 싶었다.”
이번 전시회는 2021년 닻미술관의 기획전 ‘집’과 이어지는 주명덕의 두 번째 사진전이다. 기록사진으로 시작해 예술사진으로 확장된 후반기 작업에 속하는 세 가지 시리즈, 즉 ‘잃어버린 풍경’과 ‘장미’, 그리고 ‘사진 속의 추상’을 함께 엮어 보여주는 기획전이다. 피사체의 사실성을 포착하는 데 능란한 작가가 추상 이미지의 구축에도 유능함을 알려주는 전시회다. 다만 한 획을 쓱 그은 듯 간결한 이미지를 담은 주명덕의 추상사진엔 허무와 초탈이 실려 있다. 리얼리즘으로 도달할 수 없는 깊이와 높이를 보여주고 있으니, 마침내 그의 눈은 세상과 인간의 이면을 그윽하게 관조하나? 대가의 사진은 그렇다면 한 줄의 경전에 맞먹나?
본관 저 뒤편 프레임실에서는 ‘구름의 노래’전이 진행된다. 닻미술관이 소장한 사진작품 가운데 구름을 소재로 한 것들을 골라 걸었다. 구름이라는 이름의 자유로운 나그네를 저마다의 작풍으로 은유한 사진가 12인의 흑백사진이다.
전시실을 나와 다시 정원 숲길을 헐렁헐렁 산책한다. 억지 꾸밈이라곤 없는 야생정원이다. 가꾸는 건 가두는 것이다. 가만히 방목해둔 나무와 풀들은 저리도 무성하다. 스스로 조화를 이룬다. 정원 길 한편에 오두막 한 채 있다. 은자처럼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 작은 집은 데이비드 소로가 살았던 월든 호숫가 오두막의 실제 도면에 따라 지었다. 월든을 주제로 한 기획전을 치를 때 만들어 실내에 전시했던 걸 정원으로 옮겨놓았다. 소로는 말했다. ‘나의 직업은 산책가’라고. 산책이 직업? 이보다 좋은 직업이 있나? 대봐라, 더 나은 게 있거들랑.
주상연 닻미술관 관장
“자연과 소통하는 미술관 추구”
닻미술관의 정원은 아름답다. 인위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정원의 외곽은 야산 그대로를 다듬지 않고 원형 그대로 두어 야생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미술관의 밑그림을 그릴 때부터 주상연 관장은 정원 공간을 전체 콘셉트의 중심에 두고 숙고했던 것 같다. 유학차 미국에 살 때 만들었던 개인 정원에 관한 경험도 되살려 활용했다.
사람 드문 지방의 외진 산자락에 있는 미술관이다. 운영 문제를 고려한다면 아무나 쉽게 나설 여건은 아닌데?
“처음엔 낯설어하는 이들이 많았다. 산기슭에 이상한 지중해식 건물을 짓고 들어선 미술관이라니, 이게 왜 여기에 있을까? 그런 의아심을 표시했다. 초기 수년간은 관람 인원도 극히 드물었다. 내가 산속에서 지금 뭐하고 있지? 이런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운영에 관한 어떤 전략적 대안을 가지고 개관한 게 아니라 힘든 점이 많았다. 다만 꾸준히 열심히 하면 될 거라는 확신은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리가 잡혔다. 서서히 팬이 생기고 조력자들이 늘더라.”
닻미술관의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불러들인다고 보나?
“예술과 정원과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미술관이라는 점이 포인트라 생각한다. 보통 미술관은 화이트 큐브를 구성하지만 우리는 빛과 공기가 드나드는 건물을 지었다. 이 역시 장점이다. 자연과 소통하는 미술관이라는 게 관람객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고 본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미술관들은 대부분 악전고투를 했다. 닻미술관은 여기에서 예외였단다. 팬데믹 국면에 오히려 방문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 바이러스조차 침투할 수 없는 숲속 미술관이라는 안전성이 거둔 뜻밖의 성과였다.
사진 전성시대랄까, 요즘은 남녀노소 누구나,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사진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이들도 많아졌다.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풍속이지 않을까?
“사진을 쉽고 친숙한 매체로 대하는 현상은 긍정적이다. 반면 사진에 관한 인식이 얕아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정말 좋은 사진을 만날 기회가 오히려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나 대중이나 디지털 사진에 편중된 점도 문제다. 해외에선 다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니까.”
현재 진행 중인 주명덕 사진전에 나온 추상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작가의 재능과 내공이 느껴져서.
“주명덕 선생이 그저 전통가옥이나 풍경을 찍는 이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한결 다층적인 작품 세계를 구현해왔다. 기록사진에서 더 깊이 들어간 관념적 사진 세계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는 동양철학적 지향을 가진 걸로 보인다. 나에게는 큰 스승이기도 하다. 언젠가 그가 말했다. ‘뜻을 얻으면 말을 버린다!’ 선가의 법어 같지 않나?”
당신 역시 사진작가다. 어떤 작품 세계를 추구하지?
“자연에 대한 경외감, 영성에 관한 생각, 시간과 공간에 관한 성찰 등을 테마로 삼는다. 늘 잊지 않는 건, 예술의 치유력이 삶과 정신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이고.”
작가에게 사진은 말 없는 시(詩)다. 아승기겁(阿僧祇劫)에서 찰나지간(刹那之間)을 포착하는 빛의 광시곡이다. 사진작가 유병용이 오는 5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법련사(송광사 분원) 불일미술관에서 초대전 ‘절로 절로 저절로’를 갖고 사진집을 발행한다.
50여 년 동안 장미, 들꽃, 인물, 도시 풍경 등에 집중했던 유병용 작가는 지난 2017년 ‘사진, 말 없는 시’ 전시 후 6년 만에 초대전을 갖는다. ‘절로 절로 저절로’는 작가가 그동안 찾아갔던 200여 곳의 절 가운데 가슴에 갈무리해 온 절 풍경 100여 점을 통해 절에 머물던 자신의 시간을 들려준다.
유병용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젖은 땅을 열과 정성으로 말리던 사람들, 처연하게 들리던 처마 끝 풍경 소리에 담긴 불자들의 꿈, 결 좋은 바람의 속삭임을 위안의 귓속말로 절절히 풀어놓았다. 이런저런 일로 찾았던 절이 그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감히 만나 뵐 수 없는 큰스님께서 내려 주시는 차를 마시며 귀한 말씀을 듣기도 했고, 속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스님들의 일상을 편하게 접하기도 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카메라에 담은 사진이기 때문일까. 그의 사진을 마주하면 산사에 발을 딛고 있는 듯 편하다.
이번 개인전을 앞두고 석불사 주지 경륜 스님은 “몇 년 전 노스님께서 열반하시어 매주 수요일 청도 운문사, 담양 부용암, 안동 봉서사, 당진 안국사, 세종 광덕사 등 이 절 저 절 다니며 칠칠이를 지낼 때 그 큰 카메라를 매시고 모든 과정을 찍으시고 그날그날로 정리하시더니 49재를 지낸 후 두툼한 기록 사진집을 봉정해 주셨다. 이번 전시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결정적인 순간을 잡아낸 한 장의 사진이 시인이 쓴 시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 가수가 부르는 노래보다 더 심금을 울려주는 소리를 들려주기도 한다”고 축하했다.
시인 김삼환은 ‘절로 절로 저절로’ 사진전은 “절의 일상, 풍경, 도구, 기원, 생사, 계절 등 절에 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았다. 직접 발품을 팔아야만 하는 노력과 예술가적 앵글의 혼이 잘 혼융된 장기간의 결과물임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언어는 보이는 대상 뒤에 숨는다. 각자 적당한 위치에서 자신의 눈으로 작품이 가르키는 대상을 바라보면 된다”고 평했다.
작가는 현재 마포 한강변에 자리하고 있는 300여 년 고찰 석불사 종무실장이며 석불사
주지 경륜 스님의 유발 상좌로 ‘웅산’(雄山)이라는 수계명도 받았다. 1988년 1월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40년간 근무한 은행 은퇴 후에도 사진가로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유병용 작가는 오는 5월 10일(수) 오후 6시 개막식 겸 사진집 출판기념회를 하고, 5월 13일(토) 오후 3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갖는다.
●Exhibition
◇나탈리 카르푸셴코 : 모든 아름다움의 발견
일정 5월 7일까지 장소 그라운드시소 성수
나탈리 카르푸셴코(Natalie Karpushenko)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사진작가이자 환경운동가다. 해양과 고래 보호에 관한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카르푸셴코는 자연, 사람, 동물 등 세상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르푸셴코가 세계 각지의 섬과 바다를 누비며 기록한 사진 200여 점을 만날 수 있으며, 6개의 존으로 구성됐다. ‘Intro’ 존에서는 아티스트와 사진전 전반을 소개한다. ‘Ocean Breath’는 작가의 대표 프로젝트명이며, 해당 섹션에서는 대자연과 환경에 대한 직관적인 메시지가 투영된 작품을 볼 수 있다. ‘Angel’ 존에는 ‘물’에 대한 원초적인 형상을 주제로 한 작품, ‘Rising Woman’ 존에는 자연과 여성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사진이 전시돼 있다. ‘Wild Breath’ 존에 전시된 작품에는 야생 동물과 인간의 교감 순간이 포착돼 있다. ‘Natalie’는 작업 활동 비하인드와 인간 ‘나탈리 카르푸셴코’를 조명한 섹션이다. 그의 작품을 통해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김윤신 : 더하고 나누며, 하나
일정 5월 7일까지 장소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1984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활동하고 있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을 조명하는 첫 국공립미술관 개인전이다. 작품 70여 점을 통해 우주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반영한 김윤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김윤신은 197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작품 세계를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라는 이름으로 포괄해나갔다. 그는 자신의 조각 작품에 대해 나무에 정신을 더하고(합), 공간을 나누어가며(분), 온전한 하나(예술작품)가 되는 과정이라 말한다. 이번 전시는 김윤신의 ‘합이합일 분이분일’ 철학에 집중해 석판화, 석조각, 목조각, 한국에서의 신작 등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Stage
◇데스노트
일정 4월 1일 ~ 6월 18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김동연
출연 홍광호, 김준수, 고은성, 김성철, 이영미, 장은아, 서경수, 장지후 등
뮤지컬 ‘데스노트’는 지난해 5년 만에 새로운 시즌으로 개막했다. 이전과 달라진 참신한 연출과 무대 미술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인기에 힘입어 8개월 만에 앙코르 공연된다. 홍광호, 김준수 등 티켓 파워를 입증한 주연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한다. ‘데스노트’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름을 쓰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줍게 된 천재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와 그에 맞서는 베일에 싸인 명탐정 ‘엘’(L)의 양보할 수 없는 두뇌 싸움을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폭풍의 언덕
일정 4월 23일 ~ 6월 18일
장소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 2관
연출 성종완
출연 김수로, 강성진, 이정화, 문경초, 김아론, 강혜인 등
영국 여류 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1847년 발표한 소설 ‘폭풍의 언덕’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다. 이번 공연은 2021년 초연에 이은 재연이다. 초연 당시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남자 ‘히스클리프’의 복수에 관한 이야기가 배우들의 호소력 짙은 연기력과 감각적인 연출에 힘입어 호평을 받았다. 주인공 히스클리프 역에는 문경초, 김아론이 캐스팅됐다. 초연에서 히스클리프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줬던 김아론은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문경초는 뮤지컬 ‘히드클리프’에서 히드클리프를 연기한 바 있어 기대를 모은다.
◇친정엄마
일정 3월 28일 ~ 6월 4일
장소 대성 디큐브아트센터
연출 김재성
출연 김수미, 정경순, 김서라, 별(김고은), 현쥬니, 신서옥, 김형준, 김도현, 이시강 등
누적 관객 40만 명을 동원한 뮤지컬 ‘친정엄마’는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힐링극이다. 1950년대 열여덟 말괄량이 봉란은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경험하고, 딸 미영을 낳아 엄마가 된다. 어느덧 성장한 미영이 결혼하자, 봉란은 무식한 자신 때문에 미영이 시댁 눈치를 볼까 봐 전전긍긍한다. 미영은 봉란의 마음을 엄마가 되고서야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로 4년 만에 돌아온 ‘친정엄마’는 이야기와 무대가 업그레이드됐다. 초연부터 출연 중인 김수미를 비롯해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대거 출격해 이목이 집중된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Exhibition
◇프리다 칼로 사진전 : 삶의 초상
일정 3월 26일까지 장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멕시코의 국보’로 불리는 세계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의 오리지널 사진전이다. 프리다 칼로의 어린 시절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담은 20여 사진작가의 147점의 작품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동안 작품으로만 보았던 프리다 칼로의 삶 자체를 만날 수 있다.
대표 작품으로는 프리다의 아버지 기예르모 칼로가 1911년에 찍은 ‘4살의 프리다 칼로’와 니콜라스 머레이가 1939년에 찍은 붉은 레보소(Rebozo)를 걸친 ‘프리다 칼로’, 레오 마티즈가 1941년에 찍은 ‘태양 아래 프리다’ 시리즈가 있다.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 코요아칸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아버지 기예르모 칼로는 독일계 사진작가였다. 6살 때 척추성 소아마비와 사춘기 시절에 전차 교통사고로 생긴 장애에도 불구하고 붓을 놓지 않았던 프리다 칼로. 강렬한 색채로 담아낸 자화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날, 혜화문에서는
일정 3월 12일까지 장소 한양도성박물관
한양도성박물관은 2017년부터 매년 도성의 여덟 성문을 주제로 기획전시를 열어왔다. 올해는 여섯 번째 전시로 혜화문의 역할과 변화상을 소개한다. 전시는 ‘혜화문을 열다’와 ‘그날, 혜화문’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혜화문을 열다’에서는 홍화문으로 건설돼 혜화문으로 이름이 바뀐 이유와 도성 문으로서의 역할, 임진왜란 이후의 중건까지 조선시대 혜화문의 역사와 위상을 소개한다. 옛 혜화문의 모습을 묘사한 겸재 정선의 ‘동소문도’를 포함해 관련 유물도 볼 수 있다. ‘그날, 혜화문’에서는 18세기 기록에 등장하는 일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감상 가능하다.
●Stage
◇아마데우스
일정 2월 12일~4월 1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출 이지나
출연 김재범, 김종구, 차지연, 문유강, 전성우, 이재균, 최우혁 등
연극 ‘아마데우스’가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2018년 초연됐고, 2020년 재연 무대를 거쳤다. ‘아마데우스’는 18세기 비엔나를 배경으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를 질투한 살리에리의 고뇌와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1984년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재연 당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김재범과 차지연이 다시 살리에리 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김종구와 문유강이 새롭게 합류했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역에는 전성우, 이재균, 최우혁이 캐스팅됐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 더 라스트
일정 3월 4일~5월 7일
장소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연출 추정화
출연 김찬호, 오종혁, 백인태, 이창민, 서동진 등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2016년 초연 후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북한 특수공작원 3인방이 남한 달동네에 잠입해 동네 바보,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북한 엘리트 요원 원류환 역에는 오종혁, 백인태, 김찬호가 출연하며, 북한 고위층 간부의 아들 리해랑 역으로 서동진과 2AM의 이창민이 무대에 오른다. 최연소 남파 요원 리해진 역에는 그룹 빅톤의 임세준, DKZ의 민규, 조용휘, 차이도가 출연한다.
◇루쓰
일정 3월 5일~4월 2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김다현
출연 선예, 정지아, 김다현, 이지훈 등
원더걸스 출신 가수 선예의 첫 뮤지컬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루쓰’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야심차게 준비한 창작 뮤지컬로,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구약 성경 ‘룻기’를 원작으로 한다. 극은 사랑을 통해 삶의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는 이방인 여자 루쓰의 일생을 조명한다. 특히 성경 역사상 가장 유명한 커플이라고 할 수 있는 루쓰와 보아스의 사랑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를 통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힐링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Exhibition
◇어제의 미래 : 마리아 스바르보바
일정 2월 26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슬로바키아의 젊은 사진작가다. 동화 같은 색감을 자랑하는 작품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바르보바는 2016년 국제사진공모전(IPA) 수상을 시작으로 ‘포브스’에서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30인에 선정됐다. 2018년에는 핫셀블라드 마스터 아트 부분 1위에 올랐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은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어제의 미래 : 마리아 스바르보바’(Futuro Retro : Maria Svarbova)는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총 5개 섹션에 174점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작가의 주요 작품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전시의 주요 작품은 작가의 대표작 ‘스위밍 풀’(Swimming Pool)을 비롯해 ‘정육점’, ‘더 게임’, ‘휴먼 스페이스’, ‘걸파워’ 시리즈 등이다. 스바르보바의 작품은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그 속에 사회 비판의식을 담았다. 프레임 속 인물들이 무표정을 짓고 있고 경직된 행동을 하는 이유다.
◇헬가 스텐첼 사진전
일정 3월 1일까지 장소 CXC 아트 뮤지엄
빨랫줄에 널린 빨래가 말이 되고, 양상추와 식빵은 강아지가 됐다. 이는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예술가 헬가 스텐첼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집 안의 초현실주의’(Household Surrealism)로 불린다. 일상의 사물에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더해 생명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헬가 스텐첼은 2020년에 ‘올해의 푸드 아트 크리에이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헬가 스텐첼의 아시아 첫 개인전으로 사진 작품 70여 점을 볼 수 있다. 작가의 대표작은 지난해부터 선보인 ‘빨랫줄 시리즈’다. 작가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좋아요’ 5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Stage
◇영웅
일정 2월 28일까지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연출 윤금정
출연 정성화, 양준모, 민우혁, 김도형, 서영주, 최민철, 정재은, 린지 등
지난해 12월 21일 뮤지컬 ‘영웅’이 개막했다. 같은 날 동명의 뮤지컬 영화도 개봉했다. 두 ‘영웅’에는 정성화가 안중근으로 출연한다. 정성화는 2009년 초연부터 현재까지 뮤지컬 ‘영웅’에 출연하며 14년째 안중근을 연기하고 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로 통하는 ‘영웅’은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극은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그의 마지막 1년을 깊이 있게 그린다. 이번 시즌에는 정성화와 함께 양준모, 민우혁이 안중근 역을 맡아 연기한다. 이토 히로부미 역에는 김도형, 서영주, 최민철이 출연한다.
◇베토벤
일정 1월 12일 ~ 3월 26일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연출 길버트 메머트
출연 박효신,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이해준, 윤소호 등
‘베토벤’은 뮤지컬 제작사 EMK의 다섯 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다. 제작 기간만 7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베토벤의 실제 삶을 모티브로 아름다운 구원의 서사가 펼쳐진다. 넘버 또한 베토벤의 음악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대작의 탄생을 예고한 만큼 라인업도 화려하다. 박효신, 박은태, 카이는 당대 최고의 예술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을 연기한다.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 안토니 브렌타노는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가 연기한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
일정 1월 28일 ~ 3월 26일
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연출 김동연
출연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 정소민, 채수빈, 김유정, 송영규, 임철형 등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1998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2014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첫선을 보인 뒤 세계 각국으로 진출했다. 국내는 이번이 초연으로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특히 정소민과 김유정은 첫 연극 도전이다.
극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사랑으로 탄생했다는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1593년 런던, 촉망받던 작가 셰익스피어가 연극 오디션에 남장을 하고 찾아온 귀족의 딸 비올라를 만나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Exhibition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사진전
일정 8월 4일 ~ 11월 13일 장소 그라운드시소 성수
사후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미국 뉴욕 출신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1926~2009)의 사진전이다. 지난해 9월 시작한 유럽 투어 이후 첫 아시아 투어다.
비비안 마이어가 직접 인화한 빈티지 작품과 미공개작을 포함한 사진 270여 점과 생전 사용했던 롤라이플렉스, 라이카 카메라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마이어가 1959년 필리핀·홍콩·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 등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들이 최초로 공개됐다.
비비안 마이어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여러 가정에서 보모로 일했다. 하루에 필름 한 통씩 50년간 많은 양의 작품을 남겼으나, 생전에 그녀의 사진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마이어는 영화감독 존 말루프 덕분에 세상에 알려졌다. 말루프는 2007년 마이어의 사진 필름 뭉텅이를 경매장에서 헐값에 사들인 후 2년간 방치하다 사진 일부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네티즌은 그녀의 사진에 열광했다. 이후 마이어는 전시회·사진집을 통해 명성을 쌓았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책과 영화가 나왔다. 마이어의 이야기는 영화 ‘캐롤’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셔터를 누른 마이어는 ‘거리의 사진가’로 불린다. 그녀의 사진에는 위트, 사랑, 빈곤, 우울, 죽음의 이미지가 섞여 있고, 거리에서 만난 수많은 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이 살아 있다. 마이어는 ‘셀피(Selfie)의 원조’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거리의 쇼윈도나 유리,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주 찍었기 때문이다.
◇이승조 개인전 ‘LEE SEUNG JIO’
일정 9월 1일 ~ 10월 30일 장소 국제갤러리
‘파이프 화가’로 불리는 이승조(1941~1990)의 개인전이다. 국제갤러리에서는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선도한 작가의 주요 작품 30여 점을 소개하며 그만의 굳건한 시각언어를 새롭게 조망한다.
194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이승조는 가족과 함께 남하했고,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모티브는 ‘파이프’ 형상이다. 캔버스에 단순한 형태와 색조 변이로 시각적 일루전(환영)을 만들어내는데, 파이프가 연상된다. 작가의 회화는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동시에 평면성과 입체성, 추상과 구상을 넘나든다.
●Book
◇슬픔이 택배로 왔다(정호승·창비)
“50년 동안이나 이 험난한 세월을 시를 쓰면서 살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정호승의 신작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가 출간됐다. ‘당신을 찾아서’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열네 번째 시집으로, 올해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라 더욱 뜻깊다.
이번 시집에는 ‘죽음’에 대한 정호승 시인의 사유가 유독 돋보인다. 시인은 죽음을 새로운 생명의 근원으로 생각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내가 땅에 떨어진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낙과(落果)’), “죽고 싶을 때가 가장 살고 싶을 때이므로/ 꽃이 질 때 나는 가장 아름답다”(‘매화불(梅花佛)’)라고 말한다.
또한 시인은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고/ 증오하기에는 너무 길다”(‘모닥불’)고 말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비움’을 제시한다. 시인은 “빈 의자는 비어 있기 때문에 의자”(‘빈 의자’)이고, “빈 물통은 물이 가득 차도 빈 물통”(‘빈 물통’)이며, “빈집은 빈집이므로 아름답다”(‘빈집’)라고 말한다. 담담한 어조로 적어 내려간 시인의 일화들 또한 감동적이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눈물을 자아낸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회한(‘어머니에 대한 후회’)과 나를 꾸짖을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을 서럽게 깨닫는 장면(‘회초리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신아연·책과나무)
신아연 작가가 시한부 독자와 스위스까지 동행한 기록을 담은 철학 에세이다. 독자의 죽음을 배웅하고 돌아온 저자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안락사와 조력사 논쟁으로 뜨거운 우리 사회에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지금 살아남은 승자의 이유(김영준·김영사)
신라면, 요플레, 에비앙 생수 등 일상에서 사랑받는 제품들은 치열한 경쟁의 생존자다. MBC 유튜브 채널의 인기 콘텐츠 ‘돈슐랭’의 진행자 김영준은 F&B 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되는 법을 밝힌다.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에쿠니 가오리·소담출판사)
‘냉정과 열정 사이’의 저자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 장편 소설이다. 섣달그믐 밤 노인 세 명은 함께 목숨을 끊는다. 이 죽음을 계기로 남겨진 자들의 일상도 새롭게 펼쳐진다. 특히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담담하고 섬세한 문체가 돋보인다.
●Stage
◇러브레터
일정 10월 6일 ~ 11월 13일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연출 오경택
출연 오영수, 박정자, 배종옥, 장현성
‘러브레터’(LOVE LETTERS)는 두 주인공 멜리사와 앤디가 50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읽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특히 배우 오영수와 박정자, 배종옥과 장현성이 커플 호흡을 맞출 예정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영수와 박정자는 1971년 극단 자유에서 처음 만나 50년 이상 돈독한 우정을 이어온 연극계 동료다. 장현성과 배종옥은 꾸준히 연극무대를 병행해온 실력파 배우들로, ‘러브레터’를 통해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망을 이뤄냈다.
오영수와 장현성은 멜리사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이며 와스프(WAST, White Anglo-Saxon Protestant)라고 불리는 슈퍼 엘리트 ‘앤디’ 역을 맡아 연기한다. 박정자와 배종옥이 연기하는 ‘멜리사’는 적극적이고 솔직한 성격의 자유분방한 예술가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일정 11월 8일 ~ 2023년 2월 26일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연출 박소영
출연 최호중, 김도빈, 성태준, 조성윤, 박정원, 김현진, 김리현, 김기택 등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을 찾는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드(Creative Minds)에 선정된 후 2013년 초연했다. 당시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같은 해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며, 무인도에 표류된 남북한 병사들이 ‘여신님이 보고 계셔’ 작전을 펼치며 융화되어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히스토리 보이즈
일정 10월 1일 ~ 11월 20일
장소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김태형
출연 오대석, 정상훈, 박은석, 김경수, 안재영, 이지현, 견민성 등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는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극작가 앨런 베넷의 대표작이다. 1980년대 영국 북부 지방의 한 공립 고등학교 대학입시 준비반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에서는 2013년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이번이 6번째 시즌 공연이다. 인생을 위한 공부를 추구하는 문학 교사 ‘헥터’ 역에는 2019년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열연한 오대석과 함께 정상훈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옥스퍼드 출신의 역사학 교사 ‘어원’ 역은 김경수·안재영과 재연부터 5시즌까지 ‘데이킨’ 역으로 참여했던 박은석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