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힘들다. 혹자는 약동이니, 새싹이니, 희망을 얘기하지만 왠지 필자는 봄이 어렵다. 새 학년 ,새 교실, 새 친구… 어쩐지 3월이면 기지개를 펴야만 할 것 같고, 뭔가 엄청난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은 채무에 맘이 무겁다. 분명 겨울도 나름 살아냈는데 겨울잠에서 방금 깬 아딸딸한 곰 취급이 싫은 게다.
해마다 이런 투정을 했건만 여전히 봄은 오고 또
인류학강의 시간. 교수님은 키가 훤칠하고 얼굴이 맑았다. 깊은 표정, 차분하고 박식했다. 무채색의 옷차림으로 여대생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큼 충분히 멋졌다. 미팅을 즐기느라 책을 잘 읽지 않는 우리에게 말했다.
“하버드에 적응하느라 긴장을 풀지 못했어. 읽으라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체력과의 싸움이었지. 다 읽지 못하고 가는 날은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가
남자들이 퇴직 하면서 꾸는 꿈이 있다. 그동안 일벌레처럼 직장에 충성하며 소홀히 했던 가정에 이제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는 거다. 새벽같이 출근하고 별을 보고 퇴근하느라 아내에게도 자녀들에게도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한 미안함 때문이다. 그래서 남은 인생은 적어도 아내에게만은 그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아내와 많은 시간도 갖고 시장도 보고 여행도 하면서
혼자 살다 보니 아침에 집에서 나오면 우리 집은 늘 부재중이다. 우편배달부나 택배 기사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집이다. 현관문에 등기 우편이나 택배는 인근 세탁소에 맡겨두라는 쪽지를 써 붙여 놓기는 했지만, 일단 전화가 온다.
한 번은 등기 우편이 왔다며 택배기사가 전화를 했다. “301호 맞느냐?”는 것이었다. “!”맞다고 했더니 “어디다 두고 가면
사람이 많이 몰리는 관광지나 명승고적지를 가면 가파른 바위에 이름을 페인트로 쓰거나 심하게는 큰 바위에 이름이나 글자를 파서 새긴다. ‘000을 사랑해!’, ‘우리사랑 영원히’ 라는 글이다. 이런 글자를 본 애인이 감동해주길 바란다. 나를 그토록 사랑해주는 용감하고 멋있는 사람으로 알아주길 바란다. 여러 사람들에게 이름을 공개해 변하지 않을 대못을 박고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역사가 있다. 우리나라도 건국부터 왕조가 바뀌는 동안의 역사 이야기를 필자는 소설보다 더 흥미롭게 배웠다.
왕위에 오르기 위해, 아니면 왕권을 지키려고 암투와 배신, 음모 등 많은 술수가 동원되는 건 동양이나 서양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따스한 겨울 어느 날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영국의 역사 한 부분인 리처드 3세
일주일 전 혹시 아내가 3월 9일 콘서트 약속을 잊을까 염려되어 아내에게 카톡을 보냈는데 집에 와 보니 아내가 집에 없었다. 아내는 카톡을 보고 지웠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당일인줄 알고 약속장소인 국회의사당 역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프닝으로 참가 연습을 한 후에 어제는 정확하게 함께 만나 작년 음악회 때 식사를 했던 생선구이 집에서 연어구이를 맛
여자들보다 많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입을 쫙! 하고 벌렸다. 집 안방을 빼곡하게 차지한 아이들(?)의 정체. 스튜디오 사무실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때깔 요망진 것들! 바로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의 화장품이다. 그렇다면 주인은 여자? 아니 남자다. ‘댄서킴’으로 불리던 개그맨 김기수가 웃음보따리가 아닌 화장 도구를 들고 나와 대박을 터트렸다. 들어
작은 체구에 은빛 단발을 한 여자가 바람 부는 거리에 나타난다. 아직 조금은 쌀쌀한 날씨. 길 위에 선 여자는 뭔가 투덕거리더니 마이크를 집어 들고 청중 앞에 선다. 잔잔하게 선율이 흐르면 그녀의 인생이 담긴 목소리가 터져 안기다 마음속에 녹아든다. 바삐 가던 이의 속도가 느려지고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귀 기울인다. 그녀의 마법에 하나, 둘 빠져들더니 멈
교보문고 광화문 세미나실에서 ‘생각의 깊이 사진으로 더하다’라는 제목으로 달을 넘기며 강의한 내용이 ‘사진으로 만나는 인문학’이란 책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출판사에서 제안한 인문학이란 단어에 손사래를 쳤다. 솔직히 부담스런 제목이었다. 그런데 몽골에서 다시 인문학을 꺼내 들 일이 생겼다. 아직 추운 몽골 봄 평원에서 인문이란 단어가 푸른 하늘로 경쾌하게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