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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젓한 도서관 한 채
-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노인에겐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삶의 지혜와 경륜이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대우를 받아야겠지만, 도서관이 너무 많아 희소가치가 떨어지거나 용도가 많지 않아서인지 대우를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아는 것을 말이나 글로 조리 있게 표현할 줄 몰라서 사
- 2019-03-2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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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거간꾼' 이정모 관장, 유쾌하게 과학과 세상을 연결하다
- 소설을 좋아하던 문학 소년은 국가 발전을 위해 이 땅에 한 송이 꽃을 피우겠노라 다짐하며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에 들어갔다. 머지않아 그는 알았다. 그 ‘화’가 ‘꽃’이 아니었음을. 낙담을 뒤로 하고 과감히 미지의 시공간으로 몸을 내던졌다. 실수라고 생각했던 순간의 선택은 평생을 함께해도 지루할 틈 없는 과업이 됐다. 인생 최악의 오작동 사건을 통해 진정
- 2019-03-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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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관리직으로 변신한 전자전 장비 전문가 강석진 씨
-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그는 매일 듣던 라디오도 꺼버린 채 적막만이 가득한 시간을 달렸다. 유일하게 작은 소음을 내는 것은 잡동사니가 담긴 상자뿐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쉬세요”라는 말과 함께 갑작스레 받게 된 퇴직 권고의 결과물이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더 잘 보여야 했나?’, ‘누구 탓이지?’ 온갖 질문
- 2019-03-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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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손자 이름 짓기
- 딸이 둘째 아들을 낳았다. 사돈댁에서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을 알고 한자깨나 아는 유식한 사람으로 보고 아이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친할아버지가 아이 이름을 지어야지 어떻게 외할아버지가 이름을 짓느냐고 손사래를 쳤다. 첫 번째는 친할아버지가 지었으니 두 번째는 외할아버지가 지어보란다. 외할아버지에게 작명을 부탁하다니 시대가 많이 변했다. 사람
- 2019-02-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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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어도 할 말은 하자
- 꿀맛은 아무리 풍족하게 표현해도 뭔가 부족해 보인다. 꿀을 한 숟가락 푹 떠서 입에 넣어주고 “옜다! 이게 꿀맛이다” 해야 그 맛을 진정으로 알 수 있다. 늙음도 마찬가지다 늙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늙어본 사람만이 늙음을 말할 수 있다. ‘마흔과 일흔이 함께 쓰는 인생노트’라는 책을 낸 저자는 어머니의 노년을 지켜보면서 노인 관련 책을 썼다. 저자가 60대
- 2019-01-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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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기 말고 방법 찾으면 경력단절 넘을 수 있어”
- 경력이 끊긴 중장년 여성의 재취업은 남성보다 훨씬 어렵다. 아니 어쩌면 ‘어렵다’는 표현보다 ‘서럽다’는 단어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대구에서 만난 서기덕(徐基㥁·51) 씨도 그랬다. 수백 장의 이력서 제출과 수십 번의 면접 그리고 계속된 실망스러운 결과. 그래도 서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고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결심을
- 2019-01-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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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에게 주는 동화, 뮤지컬 ‘마틸다’
- SBS ‘영재발굴단’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 반가운 얼굴의 소녀들이 소개됐다.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틸다’의 주인공들이다. 이번 뮤지컬 ‘마틸다’는 쿼드 캐스팅(한 배역에 배우 4명을 캐스팅하는 것)으로 4명의 어린이가 같은 배역을 맡았다. 4명의 배우 중 내가 관람한 회차의 주인공 설가은 양의 체구가 가장 작아 보였다.
- 2018-12-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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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드폰 하나로 책 쓰기 도전
- “내가 살아온 인생을 글로 쓰면 소설책 몇 권은 된다.” 예전 어르신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씀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글을 쓴다는 것은 전문 작가 외에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편리한 글쓰기를 할 수 있다. 특히 독수리 타법에 난시와 노안까지 겹쳐 눈이 나쁜 시니어에게는 스마트폰이 구세주 같은
- 2018-12-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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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밭의 회수권
- 삼수의 고통 끝에 도도한 대학 문이 열렸다. 3월의 꽃샘추위도 매섭게 따라붙었지만 나에게는 달짝지근한 딸기바람일 뿐이었다.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하굣길에도 추위는 여전했다. 발을 동동거리며 버스를 기다리는 내 옆에 순한 인상의 남학생이 언뜻 보였다.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타는데 그 남학생도 같이 차에 오르는 게 아닌가. 붐비는 차 안에서 이내 자리가 나자
- 2018-12-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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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구례 산동면 지리산 자락에 사는 정부흥 씨
- 어디로 귀촌할까, 오랜 궁리 없이 지리산을 대번에 꾹 점찍었다.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 자락에 자리를 잡았단다. 젊은 시절에 수시로 오르내렸던 산이다. 귀촌 행보는 수학처럼 치밀하고 탑을 쌓듯 공들여 더뎠으나, 마음은 설레어 일찌감치 지리산으로 흘러갔던가보다. 지금, 정부흥(67) 씨의 산중 살림은 순조로워 잡티나 잡념이 없다. 인생의 절정에 도달했다는 게
- 2018-12-03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