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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밭의 회수권
- 삼수의 고통 끝에 도도한 대학 문이 열렸다. 3월의 꽃샘추위도 매섭게 따라붙었지만 나에게는 달짝지근한 딸기바람일 뿐이었다.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하굣길에도 추위는 여전했다. 발을 동동거리며 버스를 기다리는 내 옆에 순한 인상의 남학생이 언뜻 보였다.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타는데 그 남학생도 같이 차에 오르는 게 아닌가. 붐비는 차 안에서 이내 자리가 나자
- 2018-12-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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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구례 산동면 지리산 자락에 사는 정부흥 씨
- 어디로 귀촌할까, 오랜 궁리 없이 지리산을 대번에 꾹 점찍었다.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 자락에 자리를 잡았단다. 젊은 시절에 수시로 오르내렸던 산이다. 귀촌 행보는 수학처럼 치밀하고 탑을 쌓듯 공들여 더뎠으나, 마음은 설레어 일찌감치 지리산으로 흘러갔던가보다. 지금, 정부흥(67) 씨의 산중 살림은 순조로워 잡티나 잡념이 없다. 인생의 절정에 도달했다는 게
- 2018-12-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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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민 삶의 터전 지키는, 오름매니저
- 노후를 내가 태어날 곳 혹은 평생 살았던 고향에서 봉사하며 보내는 것은 아마 많은 이가 꿈꾸는 여생의 모습일 것이다. 그 장소가 경탄할 만한 아름다운 곳이라면 금상첨화이리라. 여기 전국의 시니어가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갖고 고향을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다. 다소 낯선 명칭인 ‘오름매니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오름은 형성 방식에 따라 세분화해
- 2018-10-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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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구 평생학습관 어르신 동화구연 교실
- “안 된단 말이야. 데구루루… 너무 아팠어요.” “어디 보자. 우리 채소들이 얼마나 잘 자랐나. 허허, 녀석들 예쁘구나!” 목을 쭉 빼고, 깍지 낀 손가락 위에 턱을 괴고, 고개를 갸우뚱. 점점 빠져든다. 입가에 웃음이 배는 건 어쩔 수 없다. 입담에 알록달록 교구와 손 유희가 어우러지니 잠시 잊고 있었던 동심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세대와 세대를 잇겠다
- 2018-10-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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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은 '순화동천'
- 서소문 호암아트홀 건너편에 한길사 출판사가 운영하는 ‘순화동천’ 서점이 있다. 한길사 창립 초기인 1970년대에 머물렀던 순화동이 재개발되면서 덕수궁롯데캐슬 컬처 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순화동천’은 책 박물관·갤러리·강의가 하나로 이뤄지는 인문과 예술의 통합 공간이다. 서점에 들어서자 공간을 가득 채운 책꽂이가 눈에 들어왔다. 한길사가 지난 40년
- 2018-09-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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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순에 첫 시집 낸, 멋쟁이 시니어 정봉애 시인
- 엄마 친구 집 대문을 열다 7월의 뜨거운 열기조차 서늘하게 느껴질 만큼 사무친 그리움을 안고 고향 순창으로 갔다. 얼마 전 뇌졸중이 재발되어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서였다. 한적한 골목길을 거닐다 어느 집 앞에 멈춰 섰다. 엄마의 오랜 친구 정봉애(89) 씨가 사는 집 앞. 한참을 서성이다가 대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반갑게 맞
- 2018-09-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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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감이 들썩들썩, 농촌으로 떠나는 여름휴가
- 귀농·귀촌을 결심하기 전, 원하는 마을을 미리 둘러보게 될 것이다. 이왕 방문을 계획했다면 휴가를 겸해 마을의 명소와 맛집도 두루 즐기고, 다양한 농촌 체험도 맛보기로 해보자. 마을의 자연과 전통문화를 활용해 체험과 휴양 공간을 제공하는 ‘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라면 가능하다. 지 단편적인 사례를 통해 귀촌·귀농의 성패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 제공
- 2018-08-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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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 귀촌을 희망한다면 이것만은 지키자”
- 글 김민혜 동년기자(한국농어촌공사 창녕지사) 자연친화적이고, 느린 삶에 대한 도시민의 소망은 최근 TV 프로그램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설마 귀촌생활을 낭만적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니시겠지요? 보통 귀촌에 대한 의견을 부부에게 물으면, 여자 분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도 없고, 놀러갈 곳도 없는 산속 오지에서 어찌 살란 말이오?” 하
- 2018-08-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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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는 듯한 더위, 땀을 식히며 읽어볼 만한 신간
- 찌는 듯한 한여름 더위, 잠시 땀을 식히며 읽기 좋은 신간을 소개한다. 본과 폰, 두 사람의 생활 (본, 폰 저ㆍ미래의창)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75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 네티즌의 워너비로 떠오른 한 60대 부부가 있다. 바로 본(bon)과 폰(pon)이다. 일본의 평범한 부부였던 두 사람은 어느 날 딸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화
- 2018-08-1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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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이들처럼 SNS에서 핫한 숙소에서 하룻밤
- 1박 2일 짧은 일정의 후쿠오카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놀이였다. SNS를 통해 ‘북앤베드’라는 호스텔을 처음 보았을 때 어릴 때 내가 꿈꾸던 다락방 같아 마음이 끌렸다. 서가로 둘러싸인 침대 공간은 책을 좋아하는 나의 로망이다. 궁금한데 한번 가볼까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북앤베드'에서의 하룻밤이 여행 목적이었다. 프로모션으로
- 2018-07-25 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