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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 목장에서 그가 행복하게 사는 연유는?
- 산바람이 맵차다. 그러나 설경이 눈부셔 추위를 녹인다. 접때 내린 눈발, 그대로 겹겹 쌓여 발목에 휘감긴다. 해발 600m 산협 사이 오지다. 설원에 나는 새 한 마리 없다. 산마루 양달에 선 소나무들 점점이 푸르지만 오롯이 적막하다. 산정 아래론 일망무제한 설경. 적요를 넘어 적멸이다. 그러니 심오하게 아름답다 할 수밖에. 여기는 유산양(乳山羊)
- 2023-02-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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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추억이 되는 소르본의 오래된 골목 여행
- 그 무렵 일상이 심드렁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사상 최고의 폭염이라는 여름도 간신히 버텨냈고 슬슬 가을이 되고 있었다. 툭하면 머리가 지끈지끈거렸고 개운치 않은 컨디션은 때로 우울하게 했다. 누군가의 낯부끄러운 이기심을 보며 가까이한 것을 후회했고 어떤 이의 유치하고 얄팍한 이중성은 슬프거나 정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아내야
- 2023-01-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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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이태원 참사,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 곁에 선다는 것
- 허휴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한 편의 칼럼을 보내왔다. 지난 29일 있었던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의 주변인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함이다. 허휴정 교수는 본지의 ‘브라보 헬스콘서트’ 행사에 참여해 독자들에게 갱년기 이후의 정신건강과 우울증에 대해 조언한 바 있다. “내가 조금만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그 친구가
- 2022-11-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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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촌해 시골서 서점 운영, "생각보다 잘나가"
- 한결 가치 있는 생활에 대한 열망이 그의 귀촌을 부추겼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이, 인생을 한번 획기적으로 바꿔보자는 욕심으로 부푼 건 아니었다. ‘느림의 미학’ 같은 걸 추구하며 목가적인 전원생활을 즐기자는 쪽에 무게를 두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귀촌을 통해 가급적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똑떨어지게 개인적인 용무를 보고 싶었다. 그 용무란 서점
- 2022-04-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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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신(墨神)이 머물다 간 자리
- 미술사학자 유홍준은 밀리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강진과 해남을 ‘남도 답사 1번지’로 꼽았다. 그 여파는 컸다. 답사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으니까. 그런데 진도를 젖혀두고 남도 문화의 끌텅과 태깔을 논하는 건 좀 어폐가 있다. 진도야말로 노른자다. 시(詩)·서(書)·화(畵)·창(唱)·무속의 곡간이기 때문이다. 2013년 정부에 의해 전국 최초의
- 2022-02-2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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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회 없는 이별을 위하여, 가수 임지훈
- 기쁠 때는 노래의 멜로디가 들리고, 슬플 때는 노래의 가사가 들린다는 말이 있다. 음악을 듣는 건 어떤 마음을 느끼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1980~90년대 포크밴드 ‘동물원’의 멤버로 활약했던 가수 김창기는 서정적인 노랫말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 그가 기타를 세심하게 매만지던 손으로 초크 대신 펜을 들고 음악과 삶에 관한 얘기를 독자에게 들려주고
- 2021-12-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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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위로가 되는 든든한 나의 편, 커피소년
- 기쁠 때는 노래의 멜로디가 들리고, 슬플 때는 노래의 가사가 들린다는 말이 있다. 음악을 듣는 건 어떤 마음을 느끼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1980~90년대 포크밴드 ‘동물원’의 멤버로 활약했던 가수 김창기는 서정적인 노랫말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 그가 기타를 세심하게 매만지던 손으로 초크 대신 펜을 들고 음악과 삶에 관한 얘기를 독자에게 들려주고
- 2021-11-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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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 식사 후 ‘필수템’ 이쑤시개, 맞는 것 골라 쓰려면
- 이쑤시개는 중년들의 식사 자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필수품이다. 나이가 들면서 넓어진 치아와 치아 사이 공간에 끼는 음식물이 거슬려 습관처럼 이쑤시개를 찾기 때문이다. 덕분에 시중에서 다양한 형태의 이쑤시개가 판매되고 있지만, 어떤 이쑤시개가 내 잇몸에 적절한지 알고 쓰는 이들은 드물다. 이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쑤시개 4종을 두고 실사용자 5
- 2021-11-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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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 농사 실패 후 펜션과 찻집, 마을사업까지... 강승호 씨의 귀농 사연
- 인생이 하루살이와 비슷하다지만, 하루라도 온전한 기쁨으로 두근거리며 살기가 쉽지 않다. 나이 들수록 생활도 욕망도 가벼워지면 좋겠지만, 실상은 달라 정반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흔하다. 이럴 때 들솟는 게 변화에의 욕구이며, 시골살이를 하나의 활로로 모색하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광주광역시에서 학원 강사로 살았던 강승호(60, ‘지리산과 하나 되기 농원’)의
- 2021-10-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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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관적 사유와 행동 그리고 ‘약속하는 나’
- 습관이라는 단어를 보고 있노라니 가파른 언덕이 떠오른다. 꼭대기를 쳐다보면 한두 번 한숨이 쉬어지고 마음을 다잡아야 비로소 첫걸음이 내디뎌지는 기나긴 비탈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누구나 알다시피 습관에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 있다.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똑같이 습관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좋은 습관이란 예를
- 2021-09-09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