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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날씨] 전국 대체로 맑고, 충남·전라·제주 눈
- 15일(화)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겠으므로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충남과 전라도,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고, 충남 서해안과 전라 서부, 제주도에는 눈이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 한기에 의해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전라 서해안과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 매우 많은 눈이 오는 곳이 있겠으니, 눈으로 인한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물 피해와 아침 출근 시간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 예상 적설(16일까지) - (17일 아침까지) 제주도 산지, 울릉도.독도: 10~30cm - 전라서해안: 5~15cm - 충남 남부 서해안, 전라 서부(전라서해안 제외), 제주도(산지 제외): 2~7cm - 충남북부서해안, 충남내륙(15일): 1~3cm * 예상 강수량(16일까지) - (17일 아침까지) 제주도산지, 울릉도.독도: 10~30mm - 전라서해안: 5~15mm - 충남 남부 서해안, 전라 서부(전라 서해안 제외), 제주도(산지 제외): 5mm 내외 - 충남북부서해안, 충남내륙(15일): 5mm 미만 ▶ 기온전망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어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인 중부내륙과 전북동부내륙, 경북내륙에는 기온이 -12도 이하, 한파경보가 발효 중인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충북 북부, 경북 북부에는 -15도 이하로 떨어져 매우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일부 해안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가 -10도 이하의 분포를 보이고 있습니다. ※ 강추위로 인해 수도관 동파, 농작물 냉해 등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니 철저히 대비하시기 바라며, 한파가 지속되면서 면역력 저하 등 건강관리에도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강풍정보 오늘(15일)까지 서해안과 제주도에는 바람이 9~14m/s로 매우 강하게 불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바람이 6~10m/s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건조정보 건조특보가 발효된 강원동해안과 경상도, 전남동부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고, 그 밖의 지역도 건조하겠으니, 산불 등 각종 화재예방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해상예보 서해상은 오늘(15일)까지, 남해상과 제주도 해상은 내일(16일)까지, 동해 먼 바다는 모레(17일) 새벽까지 바람이 10~20m/s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0~5.0m로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 모레(17일)까지 남해안은 천문조에 의해 바닷물의 높이가 높은 기간이니, 만조 시 유의하기 바랍니다.
- 2020-12-1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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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날씨] 전국 대체로 맑지만, 곳곳에 한파특보
- ▶ 14일(월)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 대체로 맑겠으나, 서해상에서 한기에 의해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호남서해안과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고 매우 많은 눈이 오는 곳이 있겠고, 충남 서해안과 전라 내륙에도 많은 눈이 오는 곳이 있겠으니, 비닐하우스 등 야외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라며,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 호남 서해안, 충남 서해안과 제주도는 모레(16일)까지 눈이 오는 곳이 있겠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예상 적설(14~16일) - 전라 서부, 제주도 산지, 울릉도·독도: 5~20cm (많은 곳 전북 서해안, 전남 북부 서해안, 제주도 산지, 울릉도·독도 30cm 이상) - 충남 서해안, 제주도(산지 제외): 2~7cm (많은 곳 충남 남부 서해안 10cm 이상) - (15일) 충남내륙: 1~3cm ▶한파정보 서울·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충북 북부, 경북 북부 내륙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글피(17일)까지 아침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도 이하, 중부내륙과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10도 이하로 떨어지겠고, 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면서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 월요일인 오늘(14일)은 어제(13일) 내린 비나 눈이 얼어 빙판길이 되는 곳이 있어 교통이 매우 혼잡할 수 있고, 한파로 인해 야외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기온정보 오늘(14일) 낮 최고기온은 -5~3도가 되겠습니다. ▶강풍정보 내일(15일)까지 서해안과 경상 동해안, 제주도에는 바람이 9~14m/s로 매우 강하게 불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바람이6~10m/s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 해상예보 대부분 해상에 풍랑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남해 먼바다 오늘(14일)까지, 서해상은 내일(15일)까지, 동해상과 제주도 해상은 모레(16일)까지 바람이 10~20m/s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0~5.0m로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강원 동해안에는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갯바위를 넘거나 백사장으로 강하게 밀려오는 곳이 있겠으니, 해안가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하기 바랍니다.
- 2020-12-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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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날씨] 전국 구름이 많고 흐림…곳곳에 안개
- 11일(금)은 중국 북부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이 구름이 많고, 충청도와 전라도에는 아침까지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제주도는 남해상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겠으므로 오후부터 비(산지는 비 또는 눈)가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 예상 강수량(11일 오후부터 밤사이) - 제주도: 5mm 내외 ▶건조정보 건조 특보가 발효된 강원 영동과 경상 해안, 경북 북동 산지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그 밖의 지역도 대기가 건조한 곳이 많겠습니다. 강원 영동과 경상 동해안에는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가 쉽게 큰불로 이어질 수 있으니,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각별히 주의하기 바랍니다. ▶기온정보 오늘(11일) 낮 최고기온은 6~14도가 되겠습니다. 내일(12일)은 중부내륙, 모레(13일)는 전국 내륙에서 영하권에 들겠습니다. 낮 기온은 내일과 모레 대부분 10도 이하의 기온분포를 보이겠으나, 모레 서울 및 경기도와 강원 영서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5도 이하로 쌀쌀하겠습니다. ▶안개 정보 오늘(11일) 아침까지 중부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많고, 일부 경기내륙과 강원 영서 북부에는 가시거리 200m 이하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 기온이 낮은 지표면에서 안개가 결빙되어 도로가 매우 미끄러운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오늘(11일) 낮 동안 연무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강풍 정보 모레(13일) 오후부터 서해안과 경상 동해안, 제주도에는 바람이 35~60km/h(10~16m/s)로 매우 강하게 불면서 강풍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바람이 25~45km/h(7~12m/s)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라며,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해상예보 모레(13일) 오전에 서해 중부 먼바다부터 바람이 차차 강해져 오후에는 대부분 해상에서 바람이 10~16m/s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0~4.0m로 매우 높게 일면서 풍랑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하기 바라며,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 2020-12-1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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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날씨] 전국 흐리고 곳곳에 눈이나 비
- 10일(목)은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다가 차차 벗어나겠으므로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중부지방은 아침까지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중북부에는 눈이, 서울. 경기도와 충남 북부에는 비 또는 눈이 조금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강원 영서 남부에는 산발적으로 눈 날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남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겠습니다 * 예상 강수량(10일 아침까지) - 서울.경기도, 강원 영서 중북부, 충남 북부, 서해5도: 5mm 미만 * 예상 적설(10일 아침까지) - 경기 동부, 강원 영서 중북부: 1~3cm ▶ 건조정보 건조특보가 발효 중인 강원 영동과 경상 해안, 경북 북 동산지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고, 그 밖의 지역도 대기가 건조한 곳이 많겠습니다. 특히, 오늘(10일) 강원 영동과 경상 동해안에는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가 쉽게 큰불로 이어질 수 있으니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특히 주의하기 바랍니다. ▶ 기온전망 오늘(10일) 아침 기온은 어제 아침 기온보다 5~6도 오르면서 평년(-7~3도)보다 높겠고, 글피(13일)까지 일부 중부 내륙지역과 남부 산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상의 기온분포를 보이겠습니다. 오늘(10일) 낮 최고기온은 6~13도가 되겠습니다. ▶ 안개정보 오늘(10일) 비 또는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는 곳이 있겠습니다. 내일(11일) 아침에 중부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고, 내일 낮에도 박무나 연무가 남아있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과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 해상예보 해상의 물결은 전 해상에서 비교적 낮겠습니다
- 2020-12-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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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지통, 생소하지만 이해가 필요하다
- 거리를 걷다 보면 팔 또는 다리를 잃고 의수 또는 의족을 차고 생활하는 이웃들을 가끔 만난다. 이들을 만날 때면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그렇다. 사지 중 일부를 잃게 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이로 인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환상지통(Phantom limb pain, 幻想肢痛)이다.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 증상은 신체 절단을 경험한 이웃 대부분이 경험한다. 환상지통은 사지 중 일부의 절단 이후 발생한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사지에서 느끼는 통증이나 이상 감각이다. 예를 들어 무릎 아래 절단으로 발을 잃었지만 없어진 발에 통증을 느낀다.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라며 손사래를 치는 독자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하지만 실제로 절단 수술 이후 많은 분이 힘듦을 호소하는 증상이다. 16세기 프랑스 의사 앙브루아즈 파레(Ambroise Paré)가 최초로 환상지통의 증상에 관해 기술했고, 19세기 미국 남북전쟁 시기 의사인 사일러스 미첼(Silas Weir Mitchell)에 의해 환상지통(Phantom limb pain)이라고 명명됐다. 환상지통은 코, 눈, 가슴 등 우리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소실 이후에 발생할 수 있고, 상지와 하지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신체 소실 환자 중 많게는 80%까지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만큼 절단 후 많은 분이 피해갈 수 없는 증상이다. 증상은 타는 듯한 통증(작열감),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 칼로 베는 듯한 통증, 꽉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절단 환자의 50% 정도는 절단 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하고 길게는 수년이 지난 후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증상 발생 후 시간이 흐르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수년간 지속하기도 한다. 신체 중 일부를 잃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흔한 원인으로는 당뇨, 외상, 암, 혈관 장애 등이 있다. 2005년 미국의 사지 절단 환자는 160만 명으로 조사됐고, 2050년에는 36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사지 절단 환자는 늘어날 것이고, 이로 인해 환상지통을 겪는 사람들 역시 많아질 것이다. 과거에는 환상지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숨기며 살았다. 없어진 사지에 통증이 있다고 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이 점이 우리가 환상지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환상지통은 증상 발생 초기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다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환상지통이 발생하는 의학적 기전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에는 정신적인 문제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절단 후 발생하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이상 변화를 기전으로 하는 복잡한 증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환상지통은 절단 전 통증이 있었던 사지에서 잘 발생한다. 성별 및 나이에 따른 증상 발현의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감과 같은 감정적인 요소와 흡연, 지나친 음주, 외부의 차가운 환경에 노출 시 악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환상지통의 치료는 약물적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가 있다. 약물적 치료는 환상지통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생각되는 중추신경계 또는 말초신경계를 대상으로 하는 약물이 있다. 항우울제, 항경련제, 마약성 진통제 등이 도움이 된다. 비약물적 치료에는 거울을 이용한 재활 치료(시각 훈련), 전기자극치료, 반복적으로 자기장을 이용해 뇌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 침 치료 등이 있다.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환상지통은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감 등 감정적인 문제로 인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도움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사지 절단 후 의족 혹은 의수 등의 보조기를 착용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적절하지 않은 보조기를 착용할 경우 환상지통의 악화 가능성이 있다. 현재 자신이 상태에 맞는 보조기를 적절하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절단지의 근력 강화도 통증 호전에 도움이 된다. 꾸준하고 적절한 근력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증상 발생을 의료진에게 조기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즉시 적용함으로써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환상지통은 우리 몸의 신경계가 연관된 복잡한 기전을 통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증상 악화 요인들이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요인을 이해하고 실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듯 환상지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통해 사지 손실에 따른 삶의 질 저하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2020-12-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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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저앉아 울기도 많이 울었다
- “야야, 이제 인생을 즐길 나이에 어쩌자고 고생길을 자청하니?” 이해숙(55, 괴산애플랜드 대표) 씨가 처음 귀농을 결심했을 때 친구들이 했던 말이 이랬다. 이후 9년 세월이 흘렀다. 해숙 씨는 그간 농원을 가꾸고 키우는 일에 모든 열성을 쏟았다. 잠자는 시간 외엔 오로지 일에 폭 파묻혀 살아왔다. 덕분에 이제 어지간히 기반이 잡혔다. 그러나 친구들의 촌평엔 여전히 개탄이 실려 있다. “아이고야 나 못살아, 언제까지 이 고생을 계속하며 살 거야?” 친구들이 보기에 해숙 씨의 전공은 과수 농사라기보다 ‘고생’이다. 고생의 정체를 궁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고, 마침내 고생의 끝에 이르러 득도에 맞먹을 성취감을 맛보고자 하는 인간 유형의 본보기. 남들이 읽는 해숙 씨의 양상이 그쯤? 고생에 치여 나동그라지기는커녕 묵묵한 인내와 투지로 노동의 나날을 견디는 걸 바라보며, 뭔가 이색적인 운명의 농간에 빠진 자의 짠한 모습을 발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려나, 해숙 씨는 주변의 감상평에 무심하다. 그녀의 과도한 고생살이가 현재진행형임은 자명한 진실이거니와, 문밖에서 기다리는 일감이 첩첩해 서푼어치 가치도 없는 잡념에 사로잡힐 시간이 없다는 게 아닌가. ‘나는 일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게 그녀의 슬로건인가보다. 일하고 또 일하는 노역의 순환으로 점철되는 나날에서 무슨 오붓한 재미를 보랴. 그러나 고생스러운 일을 통한 전진의 실감과 삶의 생동감에 안도하며 그녀는 오늘도 농장에서 동분서주, 날다람쥐처럼 바지런히 내달린다. 애초 귀농을 먼저 제안한 건 동갑내기 남편 심명수 씨였단다. 명수 씨는 서울에 있는 유명 광고기획회사에서 근속했던 인물. 그는 머잖아 닥쳐올 은퇴 이후의 인생 2막을 귀농으로 열어젖히길 결심,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아내의 의사를 타진했고 해숙 씨는 즉각 찬동했다. 세상의 아내들은 대체로 귀촌과 달리 귀농엔 호의적이지 않다. 질색팔색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남정네들은 아내를 구워삶기 위한 설득과 회유의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서야 부부 동행의 귀농을 간신히 실현한다. 그러나 해숙 씨는 선뜻 공감했다. 귀농의 어떤 매력을 봤기에? “내가 시골 출신이다. 시골생활에 충분히 익숙하며 좋은 기억들도 많았지. 결혼 이후 죽 서울에서 살았으나 자주 시골생활이 그립더라. 귀농을 해 된장, 고추장 같은 걸 만들어 팔며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노후를 상상하자 호감과 용기가 생기더라고. 귀농을 반대할 이유가 없었던 거다.” 농원 규모가 엄청나다. 이 너른 언덕배기 토지를 어떻게 확보했지? “시부모님이 남편에게 물려준 유산이다. 전답과 임야로 이루어진 1만8000평짜리 터로 이 가운데 1만 평을 과수원으로 개간해 운영한다. 복숭아도 꽤 많이 심었지만 사과 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농원 일대의 풍광이 아름답다고 팔짝팔짝 뛰더라. 정작 나는 풍경을 즐길 시간 여유조차 없는데.(웃음) 귀농, 이거 정말 장난 아니다.” 사과 농사를 선택한 이유는? “사과 농사에 관심이 없었지만 남편이 주장해 정했다. 난 원래 장류(醬類) 사업을 하고 싶었거든. 그래, 당신은 그럼 사과를 생산하시오, 난 장을 담그겠소, 그리 절충을 하고 일을 시작했으나 사과 쪽 일이 압도적으로 커지면서 장 담그기를 포기했다.” 처음부터 모든 작업을 손수 처리해왔다고 들었다. 아마도 숲과 묵정밭 일색이었을 터를 이렇게 근사한 과수원으로 바꿔놓다니. 수완이 대단하다. “최대한 남의 손을 빌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인건비를 아껴야 했으니까.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가령, 사과나무 전지를 남들에게 맡길 경우 대충 1200만 원쯤의 인건비가 나간다. 이걸 아끼기 위해 자력으로 전지하는 거다. 아이고, 오직 일에 붙들려 산 세월이었다.” 단숨에 도약할 수 없는 게 농사 전지뿐이랴. 초기의 토목공사부터 애환의 연속이었다. 사과나무 묘목 식재부터 적뢰(꽃봉오리 솎아내기), 적화(꽃 따주기), 적과(열매 솎아내기), 거름주기 등등 수확을 보기까지의 모든 과정 어느 하나도 초심자에게 쉬운 게 없었다. 농사 요령을 배우기 위해 농업기술센터 등을 찾아가 배운 곳도 많았고, 쫓아다니며 가르침을 청한 사람도 많았다. 귀농 이전에 책자를 통해 농사 이론을 섭렵했으나 현장의 실제는 이론과 사뭇 다르더란다. 해서 시행착오를 거듭한 바람에 기가 꺾일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귀농 선배의 조언에 다시 맞붙을 용기를 회복하기도 했다고. “사과 농사로 성공한 선배의 체험담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농사라는 게 단숨에 도약할 수 없는 직종이라는 것, 초기의 시행착오가 많으면 많을수록 얻어지는 경험이 많아 결국은 성장 자산이 된다는 것, 이처럼 평범한 충고가 절절하게 가슴을 치며 힘을 주더라. 귀농해서 참혹한 실패를 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도 있다는 걸 알고 새삼 정신을 가다듬기도 했다.” 귀농인들의 현실에 밝을 것 같다. 고전한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런가? “대체로 다들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다. 오랫동안 말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고비에서 견디지 못하고 추락한다. 작물 선택을 잘못해 갈아엎으며 막대한 손실을 입기도 하고, 판로 측면에서도 흔히들 고뇌한다. 가장 위험한 건 적자 누적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하는 상황이지. 이래저래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게 농업이라고 본다.” 그러한 농업의 실태를 귀농 이전에 미리 파악해둔 게 있었나? “만만치 않은 도전일 거라는 짐작은 했지.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충분히 예상했던 거다. 그런데 귀농을 해 실제로 겪어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더군. 한마디로 겁 없이 뛰어들었던 셈이다.” 후회한다는 뜻?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며 살지? 이런 회의는 아직도 가끔 찾아오지만 이건 후회와는 다른 감정이다. 후회가 있었다면 견디지 못했겠지. 자청해서 시작한 귀농이니 모든 시련을 기꺼이 감수하자는 의지만큼은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끈질긴 근성, 나에게 그런 건 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몸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는 점, 그리고 자금난이었다. 자금 문제는 특히나 버거웠다. 농장의 규모가 있어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갔거든. 집을 짓는 데에도 큰돈을 썼다. 이 모든 자금을 서울에 있던 아파트를 팔아 충당했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빠듯해 남편이 직장생활을 계속했다. 농장 유지를 위해 그의 월급이 필요했으니까.” 전략적인 귀농? 스마트한 협업? 해숙 씨 부부는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미리 방책을 강구하고서 귀농에 착수했던 것이다. 아내가 먼저 산골로 들어가 농장을 개척하고, 남편은 서울에 남아 돈벌이를 해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는 게 아닌가. 이 조직적인 분업 시스템은 길게 이어지다가 작년에 이르러서야 종료됐다. 즉 이 부부는 귀농 9년의 세월 중 8년을 주말부부로 지낸 뒤 합류했다. 다시 말하자면 귀농 8년간은 해숙 씨가 사실상 농장을 주도적으로 도맡아 끌어온 셈. 그러하니 그간의 행장이 비범하다 할 수밖에. 그녀의 맹활약엔 경계가 없었을 터이며, 허리가 휠 근로의 양은 상식을 초월할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고, 당나귀 같은 우직한 뚝심으로 넘어선 시련의 수효가 많고 많았을 것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부부싸움할 시간조차 없어 돋보이긴 남편 명수 씨 역시 마찬가지. 그는 서울의 직장에서 일하다가 금요일 밤이면 부리나케 내려왔다. 그리고 토·일요일 양일간 어두워질 때까지 맹렬히 농장일을 하고선, 월요일 새벽에 다시 직장으로 달려가길 8년간 반복했다는 게 아닌가. 무언의 상호충성 동맹이라도 맺었던가. 부부는 레이스를 펼치듯 경쟁적으로 각자의 일에 매진해온 것 같다. 이를 하나의 절경으로 본들 무슨 무리가 있을까. 명수 씨는 요즘도 일하고 또 일하는 게 비법이라는 양 쉼 없이 열일을 한다. 가혹한 근로에 허리디스크를 안고 사는 신세가 됐으나 아랑곳없다. 해숙 씨도 류머티즘 관절염을 갖고 있으니 이 역시 노동의 강도를 반증한다. 농장이 요구하는 노동량의 극대치를 완수하며 살았으니 하늘 아래 부끄럽지 않을 부부가 여기에 있구나. 그렇다면 그 결과는? “아직 멀었다. 그러나 이젠 궤도에 올라섰다고 판단한다. 과수원의 기틀이 완성됐고, 기술력이 늘어 사과 품질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골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사과 체험 프로그램도 활성화되었다. 해마다 매출이 점진적으로 늘더니 올해는 드디어 흑자 국면에 접어들었다.” 작년까지는 죽 적자를 봤다? “그렇다. 일반 작물과 다르게 과수 농사는 묘목 식재 뒤 최소 3년 뒤에야 과일을 딸 수 있다. 그간의 부진한 채산성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단순히 적자를 기록했다기보다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투자를 거듭해 기반을 다져온 기간이었으니 이는 필연적인 과정이었다고 본다.” 농사란 왜 이렇게 어려운가. 아무리 그렇더라도 근 10년이 지나고서야 첫 흑자가 나다니 말이다. “그동안 불안감에 자주 사로잡히곤 했다. 정확한 통계인지는 몰라도 전체 사과 농가의 단 5%만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누린다는 얘기엔 아찔하더라. 그런데 이거 아시나? 가만히 쪼그려 앉아 고민하고 있을 짬조차 없는 게 농장일이라는 거. 심지어 부부싸움으로 으르렁거릴 시간조차 없더라고.(웃음) 종일 일하고 밤엔 곯아떨어져 잠자느라 여유도 여념도 없이 살았던 거다. 어휴, 주저앉아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내일 하루 당신에게 완전한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지? “농장을 비워둘 수는 없을 것 같다. 당장 해치워야 할 일이 많은데 어떻게 마음 편히 벗어나겠나. 비가 내리기만 해도 불안해지더라. 일을 멈춰야 하니까. 일을 못하거나 일에 대한 성과가 없으면 난 허탈해 풀이 죽는다.” 마르크스였던가, 일에만 붙들려 사는 인생은 노예와 다름없다고 말한 이. 그러나 이와 같은 ‘썰’을 해숙 씨에게 적용하기엔 좀 무기력하다. 비록 고역스러울망정 그녀는 일이 싫지는 않은 자발적 일벌레이지 않은가. 일 속에 묻혀 있을 때라야 안심을 느낀다는 게 아닌가. 그리고 이런 심리가 이해되는 게 그녀의 목적이 일 자체가 아니라 일로 거둘 수 있는 ‘성과’에 있기 때문이다. 성과가 누적되면 비상할 수 있는 것. 해숙 씨는 비상하고 싶다. 도달하고 싶다. 어디에? 튼실한 기업형 관광농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숙원. 그녀는 이를 기어이 성취하고 싶은 것이다. “나에겐 성취욕이라는 게 있다. 원하는 걸 반드시 이루어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는 거. 바라건대 농원을 열심히 가꿔 자식 놈들까지 합세한 복합관광농원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간 사과 농사 외에 다른 일들에도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어떤 일들?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배울 만한 기술은 거의 다 배웠거든. 수제맥주, 퓨전 떡, 빵, 천연식초, 전통주 등등 필요하다 싶은 제조기술은 모두 습득했다. 최근 캠핑장을 조성하고 있으며, 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목표를 향해 나름 질주하고 있는 거다.” 당신의 열렬한 노동과 공부에 경이를 느끼지만 굳이 그렇게 자신을 혹사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궁금하다. 복합농원을 일궈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이지? 부(富)를 쌓고 싶나? “돈의 노예로 사는 인생처럼 초라한 게 다시 있을까? 복합농원을 일구려는 이유? 말했지 않나. 난 성취욕이 강한 여자라고.(웃음)” 단 한 번 왔다 가는 인생. 이루고 싶은 건 여하튼 이루고 가겠다는 얘기이겠다. 그러자면 투쟁과도 같은 투신이 필수. 목표 성취를 위해 그녀는 일단 노동을 삶에 입장시킨 대신 종래의 안이한 관습들을 추방했다. 귀농 고생살이도 이쯤이면 내공 쌓기 수업? 이해숙 씨가 주는 귀농 Tip •사전 계획과 준비에 철저해야 한다. •귀촌이든 귀농이든 목적을 분명히 정한 뒤 그게 합리적인지를 다시 점검하라.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게 시골생활이니까.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섣불리 대규모 과수 농사에 뛰어들지 말자. 부부가 경작할 수 있는 과수원의 적정 규모는 약 3000평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시골 텃세에 미리 겁먹을 것 없다. 오며가며 인사만 잘해도 교류 물꼬가 트이니까. •일단 귀농을 했다면 쉽게 포기하지 말자. 어떤 식으로든 고비는 오게 마련이고, 시행착오도 결국은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걸 유념하라.
- 2020-12-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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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 최근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우마 서먼이 출연한 코미디 영화 ‘워 위드 그랜파’의 개봉 소식이 전해지면서 로버트 드 니로의 필모그래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965년 영화 ‘맨해탄의 세 방’으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13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할리우드 최고참급 배우로서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푸근한 미소가 일품인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인턴 (The Intern, 2015) 창업 1년 반 만에 큰 성공을 이루고 완벽한 삶을 사는 CEO ‘줄스’(앤 해서웨이)는 어느 날 동료 직원으로부터 시니어 인턴십 공고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회의에 올라온 안건 중 하나였지만, 고령의 노인을 직원으로 두고 싶지 않은 줄스는 내심 못마땅해한다. 한편 한 직장에서 40년 동안 근속한 뒤 은퇴 생활을 즐기고 있는 70세 ‘벤’(로버트 드 니로)은 시니어 인턴십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내민다. 이후 당당히 재취업에 성공한 벤은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고, 줄스는 예상치 못한 위기의 순간마다 벤의 도움을 받게 된다. 영화 ‘인턴’은 30대 젊은 CEO 줄스가 70세 노인을 인턴으로 채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직원들이 고민에 빠질 때마다 지혜로운 조언으로 더 나은 길로 안내하는 길라잡이 인턴 ‘벤’을 연기한다.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앤 해서웨이와 연륜이 묻어나는 로버트 드 니로의 명품 연기가 나이 차를 초월한 ‘특급 캐미’를 선사한다. 소소한 즐거움과 감동, 위로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2. 오 마이 그랜파 (Dirty Grandpa, 2016)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딕 켈리’(로버트 드 니로)는 40년간 함께한 아내의 장례식을 마치고 손자 ‘제이슨’(잭 에프론)에게 자신을 플로리다로 데려다줄 것을 제안한다. 매년 아내와 플로리다 여행을 가곤 했는데, 면허가 정지되어 운전할 수 없다는 것. 제이슨은 결혼식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었지만, 딕의 막무가내 요구에 하는 수 없이 그와 동행한다. 열정 넘치는 할아버지와 앞뒤 꽉 막힌 손자의 여행은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제이슨은 계속해서 골치 아픈 상황에 휘말린다. 결국 딕의 거침없는 일탈에 동참하기 시작한 제이슨은 뜻밖의 추억을 하나둘 쌓아가고, 여행 속에 숨겨진 딕의 특별한 의도를 알아챈다. 영화 ‘오 마이 그랜파’는 할아버지 ‘딕’이 앞만 보고 살아가는 손자에게 인생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즉흥 여행을 제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이 많은 시니어가 젊은 세대의 인생 멘토가 되어준다는 점은 영화 ‘인턴’과 유사하지만, 이 작품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인턴’의 젠틀한 신사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유쾌하고 화끈한 할아버지로 변신한다.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았던 그간의 행보와는 달리, ‘19금 농담’을 마구 쏟아내며 거침없이 망가지는 로버트 드 니로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3. 아이리시맨 (The Irishman, 2019) 1950년대 트럭 운전사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은 트럭으로 운반하던 고기를 빼돌리는 일을 하다 경찰에 적발되어 고소를 당한다. 하지만 운 좋게도 필라델피아 일대를 주름잡은 마피아 ‘러셀 버팔리노’(조 페시)의 도움을 받아 무죄 판결을 받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러셀의 오른팔로 일하기 시작한 프랭크는 뛰어난 일 처리 능력으로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되고, 러셀은 프랭크에게 트럭 운전사 노조 ‘지미 호파’(알 파치노)를 소개한다. 마피아 보스와 행동대장, 노조위원장까지 세 사람은 세력 확장을 위해 서로를 돕지만, 어느 날의 사건으로 인해 속고 속이는 암살극이 벌어진다. 영화 ‘아이리시맨’은 미국의 대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은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다. 로버트 드 니로는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등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초창기 대표작에 출연했던 배우로, 아이리시맨이 두 사람의 9번째 협업작이다. 로버트 드 니로뿐 아니라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깊은 내공을 갖춘 노장 배우들 대거 등장해 마피아 영화의 진수를 선보인다.
- 2020-12-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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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물든 한 해를 보내면서
- 한 해가 또 저뭅니다. 언제 시작했는지, 어쩌다 끝에 이르렀는지, 그저 망연하기만 합니다. 세월 흐름이 너무 빨라서요. 그런데도 참 알 수가 없습니다. 한 해 견디기는 왜 그리 긴지요. 해마다 그랬지만 올해는 이런 느낌이 한껏 더했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탓이겠죠. ‘그놈의 옘병[染病]’이 퍼져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나날이 한 해 내내 이어졌으니 어서 끝나기만 기다리는 마음에 하루하루 지내는 일이 마냥 지루하기만 했던 거지요. 입마개 하기, 거리 두기, 생으로 사람 떼어놓기, 나돌아다니지 않기에서 비롯하여 집에 박혀 있기, 학교나 직장 제대로 못 가기에 이어 가게 문을 열 수도 닫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면서 익숙한 ‘일상’이 한꺼번에 무너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누구나 ‘다른 모습’의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카톡에 매달리기, 주문배달 이용하기에서 비대면으로 공부하고 사업하기 등등에 이르기까지 그 변화는, 낯설고 불안하고 불편한 채, 누구나 살아가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시대 구분을 해야겠다는 말이 실감이 날 만큼 우리는 달라진 생활 환경에 들어선 거죠. 이런 것을 생각하면 올해는 고역스럽게 긴 한 해였습니다. 자연스레 이러한 사태에 대한 여러 발언이 들립니다. 코로나19 이전이 새삼 아쉬워 탄식하는 소리도 그 하나입니다. 참 좋고 감사하고 감격스럽기조차 한 것이었는데도 그 귀함을 알지 못했던 게으름에 대한 참회, 마땅히 아니라고 하면서 삼가고 고치곤 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마냥 분수없이 살던 어리석음에 대한 저린 후회가 그 소리에 담겨 있습니다. 조금은 낭만적이지만 자신을 추스르는 마음이 잔잔하게 전해집니다. 이와 이어진 생각의 자리에 있는 거겠지만 전혀 다른 소리도 들립니다. 아예 이 기회에 개인의 생각과 태도를 포함해서 사회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격한 소리가 그렇습니다. 잘 사는 공동체를 지으려면 다스림을 위한 힘을 절대화해야 한다는 논거를 코로나19 사태에서 찾아 펼치는 주장이 그러합니다. 섬뜩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판단이 뒤흔들립니다. 이런 발언들을 듣다 보면 올 한 해는 코로나19를 기화로 우리네 삶의 온갖 모습들이 한꺼번에 드러난 해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개인도 사회도 자기를 되살피게 한 거죠. 게다가 이 일을 온 세상이 동시에 겪고 있으니 이 ‘성찰’의 충동이 어쩌면 인류사의 흐름에 커다란 획을 그을 거라는 예상이 공허하게 들리질 않습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도 사회도 코로나19 앞에서 벌거벗은 모습으로 진단을 받아 더 나은 ‘인류의 삶’을 구축하는 치유의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성찰의 내용입니다. 어떤 외신에 흥미로운 기사가 있더군요. 코로나19 사태로 대학 등록생이 지난 학기보다 이번 학기에 대략 3분의 1이 줄었답니다. 그런데 해설이 주목할 만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학생을 포함한 시민들이 ‘대학이 개인과 사회를 위해 과연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곳인가?’ 하는 물음을 묻고 있는 것으로 이 현상을 읽고 있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는 학생들의 3분의 1 정도가 비대면 수업을 대면 수업보다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미 생활 양태가 근원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는데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거죠. 또 있습니다. 대학은 비대면 수업 때문에 일어나는 심각한 문제로 학생들의 부정행위의 폭발적인 증가를 지적하고 있다는 사실도 들고 있습니다. 해설은 재앙을 기묘하게 이용하는 인간의 ‘사악한 적응력’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 조사 결과를 일반화하는 일은 조심스럽지만 아무래도 우리가 올 한 해 겪은 코로나19의 문제는 실은 코로나라는 ‘역병’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되살펴보는 삶을 늘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도 인간이고, 변화가 이미 깊이 펼쳐지고 있는데 그것을 못 보고 안 본 것도 사람이고, 재앙조차 자기 이익을 위해 교활하게 ‘활용’하는 것도 인간이니까요. 새해에도 이 고약한 병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는 같이 살아야죠. 재앙이 없었던 때가 언제는 있었나요? 그런데 그런 것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자리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나를 살펴 자기를 잘 건사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못된 것이 제풀에 풀려 물러납니다. 이런 다짐으로 새해를 맞으면 칙칙했던 올해를 그나마 잘 보내는 게 되지 않을는지요. 새해는 더 밝고 맑고 따뜻하길 빕니다.
- 2020-11-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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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엔바이오, 세계 최초로 김치에서 찾은 유산균주 개발
- 최근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 균주를 밝혀내는 희소식에 김치종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독보적인 미생물 신균주 순수분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코엔바이오(대표 염규진)는 한국 발효 김치에서 세계 최초로 유산균의 하나인 류코노스톡 홀잡펠리 (Leuconostoc holzapfelii Ceb-kc-003)를 분리 및 동정에 성공했다. 따라서 균주에 대한 안전성 및 사용기준이 적합하다고 인정되어 지난 9월 식약처로부터 ‘식품원료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서’를 취득하였다. 지난 2016년부터 4년여간 'Leuconostoc holzapfelii Ceb-kc-003'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현재까지 국내 특허등록 3건이 있으며, 관련 내용으로는 '탈모 예방 및 발모 촉진, 성기능 개선 등이 있는 균주 및 조성물(제10-1734960호)'과 '지방분해능을 가진 조성물(제10-1790548호)', 류코노스톡 속 균주를 포함하는 장 기능 개선용 조성물(제10-2173168호) 등이 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 및 유럽에 국제특허를 출원하였고, 일본에 출원한 특허는 등록이 확정되었다. 현재 국내 시판 중인 유산균 발효음료 모거트(MOGUT®)는 미국 FDA에 OTC(일반의약품)으로 등록되었다. 또한 한국 식약처에 류코노스톡 홀잡펠리 균주가 식품 원재료로 인정됨으로써 등록된 균주의 다양한 효능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엔바이오가 만든 닥터홍구르트·닥터홍프로 유산균 음료도 류코노스톡 홀잡펠리 균주가 함유된 음료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한편, 코엔바이오는 류코노스톡 홀잡펠리의 효능을 중심으로 모발 건강 관련 제품의 개발 및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개별 인정형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등록할 예정이다. 코엔바이오 염규진 대표는 “모발 건강 관련 건강기능식품이 개발된다면 이는 앞으로 탈모 관련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다”라며 “장 건강 및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및 포스트바이오틱스 제품 시장으로의 진출 등 고수익 창출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면역력 증진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과 유산균 소비 확산세로 김치수출은 올해 9월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거두게 됐다. 코로나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져 있는 현재 코엔바이오는 국내 전통 발효식품에서 분리한 토종 유산균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의 개발로 향후 국내시장 매출 증진 및 해외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적은 이유가 ‘발효 김치’ 때문이라는 분석이 프랑스 몽펠리에대학 장 부스케 명예교수에서 나온 바 있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은 2014년 확인했다. 김치 발효가 진행될수록 바이러스 감염이 더욱 억제됐다는 연구결과의 조명을 받은 바 있다.
- 2020-11-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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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백 살까지 살기로 했다
-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책 제목이 도전적이다. 제목만 보니 내용이 궁금해진다. 책을 집어 들면서 기대를 했다. 이 책 속에는 이제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를 열어갈 의학적 비법이나 하다못해 생활비법 같은 것이라도 존재할 줄 알았다. 그런 책이 아니다. 사람이 글자 그대로 천수를 누린다면 과연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근거를 제시하면서 150세를 말한다. 성경에는 몇백 세를 산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동양의 삼천갑자 동박삭이는 무려 18만 년을 도망 다니며 살았다고 한다. 이 책은 오래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건 더더욱 아니다. 저자가 스스로 120세까지 살기로 했다고 고백한 책이다. 저자 이승헌은 세계적인 명상가이자 뇌 교육자, 평화운동가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120세까지 산다고 남들에게 말하니 그 반응이 세 가지로 돌아왔다고 한다. “백이십 살? 그게 정말로 가능해요? 아직은 꿈에 불과하죠.” “백이십 살? 아이고! 그건 나에게 지옥이에요!!” “백이십 살? 맘먹는다고 그게 되나요? 천수를 누리다 가는 거죠.” 현재까지 최고로 오래 산 사람으로 기록된 이는 122세 프랑스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122세의 남궁 할머니가 투표권을 행사했다. 120세가 마냥 꿈의 나이는 아니다. 세계적인 IT기업 구글은 생명연장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인간수명 500세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저자는 첫 번째로 나이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80세 인생이라고 보면 저자 나이(집필 당시 기준) 67세는 마무리 단계이지만 120세 인생에서 보면 남은 시간이 50년이 넘는다. 긴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었을 하고 살 것인가? 질문을 던지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게 된다. 두 번째로는 120세까지 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지 운이 좋아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선택으로 인생을 스스로 경영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니 생각과 행동이 바뀐다. 오래 살려면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틈만 나면 운동을 하고 체중을 관리한다. 자연스럽게 활기찬 생활을 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계획을 세워 움직이니 뇌가 자극을 받아서 젊었을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일을 하게 된다고 한다. 120세를 선택하고 보니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다. 노년을 긴 안목으로 설계할 여유가 있다.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된 것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 싹트게 된다.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인생 다 살았다고 축 처져 있는 무기력한 삶보다 희망을 품고 노력하며 능동적으로 사는 삶이 훨씬 건강하다. 저자는 호서대학교 설립자인 강석규 박사의 ‘어느 95세 노인의 고백’을 예로 든다. 강 박사는 열심히 살아 실력을 인정받고 존경을 받았지만 65세 은퇴 후 30여 년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덤이다”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리며 살았는데 지나고 보니 그렇게 덧없고 희망 없이 산 30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후회가 됐다는 얘기다. 우리도 120세까지 산다고 가정한다면 생산적인 활동에 종사하면서 밝고 건강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다. 오래 살려면 건강해야 한다. 건강은 섭생과 운동으로부터 온다. 저자는 운동은 습관인데 젊어서부터 운동 습관을 제대로 들이지 않으면 늙어서 더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며 자신의 아버지 예를 들어 설명한다. 저자의 아버지는 94세에 돌아가셨는데 80세를 넘기면서 기력이 부쩍 쇠해지고 운동도 싫어하셔서 고작 좋은 음식 드리고, 팔다리 주물러드리는 것밖에 못해드렸다고 한다. 아버지가 건강할 때 운동법을 알았다면 더 오래 건강하게 사셨을 거라고 후회한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집착을 버려야 평화로워진다고 한다. 부와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권력이나 명예에 대한 집착도 버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에 대한 집착도 버려야 한다. 노년은 고독하다. 고독을 즐기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60대 이후에는 포용과 관용을 베풀고 명상을 생활화하면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120세까지 살지 않으면 안 될 위대한 꿈을 품으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100세까지 살기로 결정했다. 누구나 ‘나는 과연 몇 살까지 살게 될까!’ 궁금해하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않는다. 장수유전인자 뭐 이런 것은 필요 없다. 수명을 100세로 정하고 역동적으로 살다가 하늘의 뜻에 따라 순응하고 저세상으로 가면 된다. 건강관리 의사 유태우 박사는 자신의 수명을 98세로 예상했다. 앞으로 살 수 있는 나이를 스스로 정하고 목표를 정해 실천하면서 살면 이 또한 멋진 일 아닌가.
- 2020-11-25 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