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동창생들은 그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첫 모임 때에는 30명가량이 나왔는데, 다시 각자 아는 동창생들에게 연락을 해서 모일 때마다 인원이 늘었다. 나중에는 전체 동창생 500명 중 200명가량이 모였다.
그런데 덜컥 내가 동창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재학 시절 전교 회장을 한 이력이 있어 봉사의 책임감도
야채를 썰다 놓친 부엌칼이 발등 근처에 떨어져 크게 놀라거나, 매일같이 오르던 계단이 어느 날부터 유독 높아 보이거나, 맛있는 깍두기가 제대로 씹히지 않는 날이 있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개의치 않고 넘길 수 있는 일들이다. 체력이 좀 떨어졌거나, 며칠 쉬지 못해 그러겠거니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50세가 넘으면 몸 이곳저곳이 고장 나고 아프기 시작한다. 배불뚝이에다 운동 부족으로 계단을 오를라치면 금방 숨이 차오른다. 이렇게 되면 누구나 나이를 의식하게 되고 운동의 필요성을 느낀다. 대안으로 헬스장을 찾기도 하고 등산도 해본다. 더러는 탁구나 배드민턴 같은 운동에 얼굴을 내밀어보는 등 마음이 급해진다.
그러나 신체의 지구력이나 민첩성은 젊을 때
사람은 왜 사는가.
어디선가 홀로 피어나 고통과 울음으로 맞이한 삶의 시작.
살아온 과정이야 어떠하듯 결국은 순서 없이 이별 하는 것을.
그 떠남을 예감치 못하고, 예약 없이 혼자 훌쩍 떠나가는 것을.
그 악다구니로 살아온 짧은 삶의 여정 속에서 과연 쥐고 가는 것은 또 무엇이었을까.
누군가의 삶은 이별의 아쉬움 세상 속에 아주 진한 색깔로 떠들
겨울에도 꽃이 달린다고 해서 이름 붙은 동백(冬柏). 늦겨울부터 봉오리가 맺기 시작해 3~4월이면 꽃망울이 터져 절정을 이룬다. 대개 울릉도나 대청도, 오동도 등 섬에서 자생하지만 육지에서도 선홍빛 동백꽃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충남 서천군의 동백나무숲이다.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나무숲에는 8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정해진 둥지도 없어 아무 데나 누우면 하늘이 곧 지붕이다. 코끝에 스치는 바람, 흔들리는 풀잎 소리, 흐르는 도나우 강물이 그저 세월이리라. 우린 자전거 집시 연인이다.’ 최광철(崔光撤·62) 전 원주시 부시장이 유럽 자전거 횡단 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그의 여정에는 빠질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이지만 거두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 권대욱(65)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 매니지먼트 사장의 말이다. 31년을 최고경영자로 살아온 인물의 첫 멘트로는 의외다. 선입관 없이 듣는다면 달관한 성직자 내지 철학자의 말 같다. 인터뷰 장소인 도심 복판의 강남 특급호텔이 갑자기 호젓한 사찰로 변해 수도승과 선문답을 나누는 느낌이다. 탈속 버
서울이라는 ‘황야’를 누벼 먹이를 물어 나르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새벽 침상에서 와다닥 일어나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에 실려 가는 출근길부터가 고역이다. 직장에선 너구리 같은 상사와 노새처럼 영악한 후배들 사이에 끼어 종일토록 끙끙댄다. 퇴근길에 주점을 들러 소주병 두어 개를 쓰러뜨리며 피로를 씻어보지만, 쓰린 속을 움켜쥐고 깨어난 이튿날 새벽이면,
4월 초순경, 장고항 어부들의 몸짓이 부산하다. 실치잡이를 해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실치가 적을 때는 하루에 한 번 정도 그물을 올리지만 많을 때는 수시로 바다에 나가 바쁘게 작업을 해야 한다. 흰 몸에 눈 점 하나 있는, 애써 눈여겨봐야 할 정도로 작은 물고기인 실치가 작은 몸집 흐느적거리면서 장고항 앞바다를 회유한다. 실치는 장고항 봄의 전령사
우리에게는 어떤 인류도 경험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길들이 펼쳐져 있다.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길은 당연한 듯하지만 생각할수록 경이롭다. 단순한 길이든 먼 길이든 길이라면 출발지와 도착지는 있어야 한다. 더구나 끊어져서는 안 된다. 그런 길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쉬지 않고 꿈틀대며 흐르고 있다. 물리적인 길도 확장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