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가족여행

기사입력 2017-05-11 11:13 기사수정 2017-05-11 11:13

드디어 황금연휴라 불리는 눈부신 아름다운 계절 5월의 긴 연휴가 시작되었다. 시니어인 필자는 하루하루가 그냥 휴일이라 할 수 있지만, 직장인인 젊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유익하게 보내고 싶은 휴가기간일 것이다. 4월 말의 토요일, 일요일을 포함해서 5월 4일 하루만 휴가를 낸다면 무려 9일간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우리 아들은 4일 휴가를 내지 못해 징검다리로 쉬게 되었다. 이렇게 긴 연휴를 어찌 보낼까 의논하다가 1일부터 2박 3일은 필자와 가족여행을 하고 회사 근무 때문에 돌아오는 길에 충남 계룡이 고향인 며느리와 손주들은 외가에 가기로 했다. 아들이 4일 근무를 마치고 다시 처가에 가서 나머지 휴가를 보내고 주말에 올라온다는 계획이었다.

여행은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즐겁다. 아들, 며느리, 귀여운 손주들과 함께 떠나는 이번 여행도 특별한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목적지로는 전라도 부안지방의 변산반도로 정했다. 며느리의 친정이 충청도라 가까운 곳을 찾기로 했다 한다. 변산반도는 오래전 친정아버지와의 추억이 있는 곳이라 필자에겐 반갑고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는데 필자가 대학생일 때부터 학교에서 가는 선생님들의 수련회에 꼭 필자를 데리고 다니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교장 선생님의 월권이라 생각할까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그땐 교대를 졸업한 선생님들의 나이가 필자와 비슷해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따라나섰던 것 같다. 세 딸 중 필자를 가장 예뻐해주셨던 친정아버지는 공식적인 여행도 항상 필자와 동행하셨다. 40여 년 전에 아버지와 함께 왔던 격포해수욕장과 그 옆 채석강을 돌아본다 하니 감회가 새롭고 6년 전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가 매우 보고 싶고 그리웠다. 채석강의 날 선 듯 층진 바위에 발가락을 부딪쳐 피가 났을 때 조심하라며 안타까워하던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른다. 변산반도는 그대로의 모습이겠지만 아버지를 따라왔던 그때와 같은 애틋한 느낌이 들지는 모르겠다.

출발은 연휴 시작날인 월요일 오전 10시쯤에 했다. 도로가 많이 막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체 구간 없이 씽씽 달려 세 시간 만에 예약한 호텔에 도착했다. 부안에는 변산과 격포해수욕장 등 바닷가와 채석강, 내소사, 개암사, 곰소항 등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았겠지만 어린 손주들과 함께하는 여행이어서 아들 부부는 이번 여행도 편하고 아이들 놀기 좋은 스케줄을 짰으리라.

바닷가에 왔으니 점심은 해변 식당에서 근사한 회 한 상을 받았다. 저녁 메뉴도 필자가 좋아하는 해물과 아귀찜으로 고르고 식사 후에는 수성당 유채꽃 만발한 곳으로 산책을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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