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꽃이 피는 계절, 세미원의 낮과 밤
- 철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세미원의 풍경. 언제 가도 계절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연꽃이 만개하는 여름이 으뜸이다. 특히 6~8월은 야간 개장 기간으로, 시간을 잘 맞추면 세미원의 낮과 밤, 그리고 해질녘 광경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세미원은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아 나들이를 즐기는 이가 많다
- 2017-08-02 10:24
-
- 사랑하기 좋은 날
- 아침 이슬에 들녘이 싱그럽다. 연둣빛 칡 잎이 진초록으로 서서히 바뀌는 여름의 길목이다. 바람도 잔잔하다. 지난밤 볏논에서 요란스레 울던 개구리 소리, 바람결에 실려오는 산 아랫마을의 개 짖는 소리 장단 맞추고 별들과 하현달 친구 되어 놀던 달팽이 한 쌍 새벽녘에 사랑이 무르익었나보다. 이슬에 촉촉하게 젖은 칡 잎 자락에 꼭 껴안고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 2017-07-11 09:53
-
- 들깨 모종을 하며
- 소 쟁기로 갈아엎을 수도 없는 경사진 자투리 땅. 아부지의 호미 날이 구석구석 파헤쳐 엎었다. 허기를 채워줄 양식거리는 아니지만 들기름 뽑아낼 들깨 포기 모종을 심기 위해서였다. 줄 맞출 것도 없이 대충 사방 두 치 간격, 한 뼘 넘게 웃자란 들깨 모종을 길게 뉘어가며 흙 속에 묻었다. 대엿새쯤 지나 하얀 뿌리 자리 잡고 진녹색 초액 빨아올리면 시들해 늘
- 2017-07-07 14:53
-
- [라이프@] 초록산책단 인형극단 ‘오늘’
-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노래와 함께 인형극이 시작된다. 거리를 걷다 멈춰 서다를 반복하다 간이의자에 자리 잡고 앉는 시민 관객들.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개장과 함께 어린이들과의 교감을 담당하기 위해 탄생한 인형극단 ‘오늘’의 공연에 구름관객이 몰렸다. 활기차고 밝은 에너지로 중무장한 시니어들
- 2017-07-03 08:56
-
- 좋아서 하는 일과 해야 할 일
- 풍경소리도 잠이 덜 깬 조용한 아침. 바늘 끝 하나 박을 수 없을 것 같이 꽉 찬 세상을 뚫고 넓은 대웅전을 빠져나온 독경소리처럼 일주일에 두 번 거실에 울려 퍼지는 인터넷 영어방송. 기저귀 차고 출발해 수의라는 마지막 패션 쑈로 끝내는 게 인생인데, 젊음, 결혼, 고생자체가 마냥 즐거움이었고 재미였던 아이 키우기도 끝내고 이제 단 두 식구만 남았다.
- 2017-06-19 17:52
-
- 내 생애 가장 뜻깊고 행복했던 시간
- 1978년, 필자는 아이 둘을 데리고 남편을 따라 영국으로 갔다. 동경 경유, 알래스카에서 기름 보충, 그리고 비행기를 갈아타느라고 드골공항에서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해다. 그곳에서 만국 인간박람회에 온 듯 온갖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봤다.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당시 필자는 호기심이 철철 넘치는 눈으로 다가온 동전 수집가
- 2017-05-29 16:41
-
- 무림재생, 문제는 실천이다
- 새로운 무림고수가 뽑혔다. 대회전을 치른 무림에는 아직도 흙먼지가 자욱하다. 승자는 축배를 들면서 상큼하게 출발하고 있다. 패자는 눈물을 훔치면서 내일을 기약한다. 이번 대회전은 무림사에 빛날 중대대회였다는 찬사부터 아직 모른다는 비관이 공존하고 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무림을 재생하여야 한다. 정답은 이미 나왔다. 더 보태고 연구할 것도 없다. 성현의
- 2017-05-26 16:15
-
- 시간은 멈추고, 분위기가 흐르는 캠핑 바비큐 맛집
- 초여름, 캠핑하기 알맞은 시기다. 캠핑의 꽃은 단연 바비큐! 같은 고기라도 야외에서 불을 피워 구운 고기는 더 맛있게 느껴진다. 찌르르르 산벌레 울음소리, 타닥타닥 피어오르는 모닥불, 살랑살랑 불어오는 은은한 바람이 천연조미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캠핑의 낭만을 경험할 수 있는 곳, ‘모노캠프’를 찾아갔다. 자연이 빠지면 진짜 캠핑이 아니다
- 2017-05-25 08:43
-
- 국민 엄마 3인방의 연기와 삶
- 글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 김혜자(76), 나문희(76), 고두심(66).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양한 성격과 문양의 한국적 어머니를 연기해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을 얻은 명배우라는 점이다. 그리고 45~56년 동안 시청자와 관객을 만나온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파 여배우’라는 것도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최고의 연기력을 인증하는 연기대상
- 2017-05-18 15:01
-
- 선거에 가슴 떨림이 있어야
- 3월 새봄, 노란 진달래와 함께 봄이 오고 있다. 집 앞 초등학교에서는 학생회장선거가 진행되었다. 고사리 손에 붉게 푸르게 노랗게 만든 피켓을 들고 성인보다 더 열심히 선거 운동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쌍둥이 손녀ㆍ손자가 “할아버지, 저게 뭐예요?” 작년에 보이지 않았던 광경이 2학년이 되고서 보이는가 보다. 아이들에게 ‘학생회장 선거’를 설명하면서
- 2017-03-10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