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세대 연극 스타’로 꼽히는 배우 윤석화가 뇌종양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69세.
19일 연극계에 따르면, 윤석화는 이날 오전 9시 54분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측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윤석화는 2021년 연기 인생 50년을 앞두고 공연 ‘윤석화 아카이브 자화상’을 무대에 올렸고, 이듬해 ‘햄릿’까지 활동을 이어가다 갑작스럽게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수술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왔으며, 약 1년여 뒤 언론을 통해 투병 중인 근황을 전하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당시 그는 “무대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며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길해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은 “윤석화 선생님은 한국 연극계의 큰 기둥이자, 예술인 복지의 필요성과 가치를 누구보다 일찍 인식하고 실천하신 분”이라며 “재단의 기반을 다지고 연극인의 권익 보호와 복지 확대를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노고는 한국 공연예술계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신의 아그네스’, ‘하나를 위한 이중주’, ‘덕혜옹주’,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나, 김수임’, ‘마스터 클래스’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강렬한 무대 존재감을 보여왔다. ‘백상예술대상 연기상’을 네 차례 수상했으며, ‘제26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제8회 이해랑연극상’ 등 연극계 주요 상을 휩쓸었다.
무대 밖에서도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1990년대 커피 광고에 출연해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대사를 유행시키며 화제를 모았고, 이후 뮤지컬 ‘명성황후’, ‘아가씨와 건달들’ 등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행보를 이어갔다.
공연예술 전반의 발전에도 힘썼다. 1984년 공연예술 전문지 ‘객석’을 창간해 공연 문화 확산과 비평·기록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 ‘넌센스’ 등을 제작했다. 특히 ‘토요일 밤의 열기’는 직접 연출을 맡아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정미소’ 대표로 극장과 갤러리를 운영하는 등 공연예술계 전반에서 폭넓은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의 초기 운영 기반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제2대 이사장(2017~2020)으로 재임하며 연극인 자녀 장학사업을 도입하는 등 연극인 복지 체계 확립에 기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대통령표창, 2009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고 윤석화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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