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친했던 K라는 이웃이 있었다. 아내들끼리도 친하고 바깥 남편들도 뜻이 통했다. 나이도 비슷해서 생각하는 범주도 맞아 떨어졌다. 부모들이 친하면 자연히 아이들도 친해진다. 여름이면 피서도 같이 다니고 집안 길흉사에도 서로 오갔다. 끈끈한 정이 30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이다. 지금은 서로 이사를 해서 떨어져 살지만
전직 상사와 아랫사람 사이 진흙탕싸움이 한창이다. ‘나 살고 너 죽기’이다. 상사에게 토사구팽 당하였다는 하소연부터 아랫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분노까지 다양하다. 상사가 다 부려먹은 아랫사람을 자르는 것을 토사구팽이라면 아랫사람이 상사와 등을 돌리는 것은 배신이다. 언뜻 달라 보이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부산물이다. 추적자와 도망자가 뒤엉켰다.
머리를 박박 깎은 녀석들이 1월의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드넓은 논바닥 옆 부대 정문 앞에서 기간병들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대열을 이룬다. 불안감을 감추기라도 하듯 허허롭게 웃으며.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녀석들과 같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열차를 탔다. 눈치껏 빈자리를 찾아 웅크리고 앉았다. 객차 한가운데 분탄 난로 근처가 최
# 56세 직장인 김모(여) 씨는 오늘도 출근 준비 때문에 새벽부터 눈을 떴다. 침대에서 일어나자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고, 미세먼지를 감지한 공기청정기는 알아서 작동하고 있다. 출근을 서두르느라 가스밸브를 잠갔는지, 문단속을 제대로 했는지 궁금하면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김모 씨는 스마트홈을 갖춘 집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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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진홍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비에 흠뻑 젖어도 걱정이 없었습니다. 추워 귀가 떨어져나가는 것 같아도 그랬습니다. 집에 가면 마른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고, 따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언짢은 일이 있어도 집에 가면 마음이 편했습니다. 거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내 편이었으니까요. 어렸을 적에 집은 그랬습니다. 걱정이 없는 공간, 집을 그렇게 지금
나이 들어 난청으로 잘 안 들리는 경우, TV를 시청하는 거 이외에는 별 답답할 일이 없다. 젊을 때처럼 회사를 다녀서 여러 사람과 소통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만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니 불편할 것이 별로 없다. 또 옛날 같이 손주랑 함께 사는 대가족 시대도 아니고 노인네 단둘이만 사니 답답한 일이 없다.
정작 불편한 사람은 같이 사는 사람이다,
“58년 개띠입니다.” 어느 모임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첫마디다. 개띠의 당당함과 그들의 파란만장한 세월이 그 한마디에 포함되어 있다. 1953년, 전쟁이 끝나고 아기가 많이 태어났는데 그 절정기가 1958년이다. 개띠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뺑뺑이 추첨으로 배정받아 들어갔다. 58년 개띠라는 말은 사회 여러 방면에서 이전 세대와 차별되고, 이후 세대와도 분
2018년 1월 2일 SBS 모닝 와이드 3부 '오늘의 별 * 그대'를 찍었다. 아침 10시부터 밤 9:30까지 하루 종일 촬영했다. 아침에 마테 차와 디톡스 쥬스 한잔만 마시고 거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쫄쫄 굶고 촬영을 해야만 했다. 피디님이 코트를 입으면 내 패션이 잘 드러나지 않으니 코트를 벗어야만 한단다. 겨울 날씨에 코트를 벗고 홑겹의 드레스 차림으
이런 영화도 있나 싶다. 뚜렷한 줄거리도 없이 하루하루 일상을 마치 일기를 쓰듯 영상으로 그려 낸다. 무료하게 반복되는 날들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주인공이 틈틈이 노트에 꾹꾹 눌러 담는 시(詩)뿐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같은 과로 볼 수 있다. 다만 홍상수가 평범하고 지루한 나날들 속에서 인간의 추잡함을 드러낸다면 짐 자무쉬는
필자가 스무 살, 동생 연희가 열여덟 살이었던 어느 날, 동생 연희가 헐레벌떡 집을 향해 달려오더니 집 대문 앞에 있는 필자를 발견하곤 눈을 흘겼다. 죽는 줄 알았던 언니가 생생히 살아 있으니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지만 얄미웠던 것이다.
용인에 있는 방직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중노동을 하며 고생하는 연희에게 며칠 전 필자가 편지를 보냈던 것이 화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