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석박학 연구진이 모여 ‘한국의 CCRC’를 지향하는 고창에 모여 고령사회의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지난 19일 전북 고창 웰파크호텔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제1회 서울시니어스포럼’이 20일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노후의 삶과 비전(Life and Vision in Later Life)’이라는 주제 아래 국내외 전문가들이 고령사회에 대한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공유하고 논의했다.
행사는 서울시니어스타워가 주최했다. 포럼이 고창에서 진행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창에는 서울시니어스타워가 건립한 웰파크시티가 있다. 한국의 CCRC(은퇴자마을)을 지향하는 곳이다.
이종균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지난 30년간 서울시니어스타워는 ‘노년에 진정으로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왔다”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늘 우리는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장수의료(Aging and Longevity) △노인·사회복지(Social Welfare for Older Adults) 등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됐다. 오전부터 각 세션이 동시에 진행됐다.
세션 A에서는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술 발전과 안전한 주거 환경 조성 방안이 논의됐다. 세션 C는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돌봄 정책을 주제로,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개선 방향을 다뤘다. 세션 D에서는 인공지능(AI), 제론테크놀로지 등 노인의 사회 복지에 관해 얘기했다.
세션 B는 장수의료 중심이다. 세포노화 연구로 유명한 김응국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노화에 관한 최신 의과학 연구가 공유됐다.
특히 서유신 콜롬비아대학교 박사는 여성 생식기관, 특히 난소의 노화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장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의 노화 연구는 남성 중심으로 진행돼 왔기에, 여성 건강수명 단축 문제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여성 중심의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후에는 노화와 질병 간의 연관성을 주제로 한 세션이 이어졌다.

개회식 직후 컨벤션홀에서는 박영란 강남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주요 해외 연사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옌스 당샤트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 명예교수는 한국의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구조 변화를 분석하며, 노인을 위한 사회적·물리적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일의 미래학자 호르스트 오파쇼브스키 함부르크대학교 명예교수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평생학습의 확대와 세대 간 교류 강화를 주문했다. 발리 폴렌드란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는 백신과 노화 간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번 포럼은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날에는 종합토론과 함께 고창 고인돌박물관 탐방 등 지역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이번 포럼을 2년 주기의 국제행사로 정례화해, 세계적인 장수학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