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거이자 미국의 미술 잡지 기자인 조이스 리(Joyce Lee·70)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의 개인 전시회를 가졌다. 그녀는 블로그(‘커피 좋아하세요’)를 시작하면서 사진에 입문하여 미국 곳곳의 자연을 찾아다니며 찍은 사진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블로거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60세에 본격적인 기자로 데뷔했다. 그런데 그녀의 전직은 패션 디자이너. 대체
혜화역 4번 출구를 나와 혜화동 로터리에서 길을 건너 3분가량을 걸었다. 한무숙 문학관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무심히 걷고 뛰던 대학로 길 옆. 이 익숙한 거리를 수없이 지나다니면서도 문학관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니. 조용한 골목으로 들어서자 문학관 입구가 보였다. 긴 숨을 내쉬고, 무거운 나무 대문을 열고. 그녀와 첫인사를 나눴다
지난 6월호에서 손주의 잉태 소식을 ‘생명은 기계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전해드렸습니다. 이제 그 아기를 만나보고 몽골로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세상에 태어난 아기를 만나러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따로 따로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갈아타며 다시 빨리 달린다는 열차와 자동차로 이름도 생소한 독일 에어랑엔(Erlangen)의 헤르초게나우라흐(Herzogenaurac
어느덧 세모(歲暮)의 달 12월입니다. 2016년 한 해도 이제 역사 속으로 영영 사라져가니 아쉽기는 하지만 해가 기운다고 속상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스러짐이 마냥 슬픈 것은 아닙니다. 석양이 만드는 저녁노을은 그 얼마나 황홀합니까. 얼마 전 흘려보낸 만추의 가을은 얼마나 화려했습니까. 만산홍엽의 단풍 사이로 난 오솔길이 갈수록 그윽하고 다정다감하
‘꽃보다 할배’ 탤런트 백일섭 씨가 갑자기 검색어 상단을 차지했다. 무슨 사연인가 찾아보니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이 ‘졸혼’ 상태에 있음을 고백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졸혼’의 뜻을 몰라 부인이 죽었나 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졸혼’이란 결혼을 졸업했다는 뜻이란다. 이혼은 아니고 결혼을 졸업하다니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이혼하자니
장인어른은 올해 연세가 아흔이시다. 자식들이 하나둘 둥지를 떠나 도심에 살림을 차리고 여든다섯의 장모님과 두 분만 남아 시골집을 지키신 지 수십 년이 되었다. 막내 처제가 오십이 넘었으니 30년 가까이 된 셈이다. 두 분이 텃밭에 참깨며 고구마, 그리고 배추를 심으셔서 가을엔 김장도 함께 모여서 하곤 했는데 몇 해 전부터는 자식들의 만류로 겨우 배추 몇
방학 하는 날 큰 애는 뭐가 그렇게 신 나는지 학교로부터 집으로 오는 골목을 엄마를 불러대며 뛰어오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뭔가 상자로 보이는 걸 들고 뛰어왔다.
‘엄마 토끼 데리고 왔어~~’ 웬 토끼지? 하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숨이 턱에 닿아 헉헉 거렸다. 현관에 들어서면서 설명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없는 동안에 토끼가 굶어 죽으면 안 되니까 누가
경제학 용어에 ‘한계효용(marginal utility)체감의 법칙’이 있습니다. 하나가 추가될 때마다 얻는 효용(만족감)은 줄어든다는 경제 용어입니다. 경제학자들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배고픈 사람이 첫 번째 빵을 먹을 때는 큰 만족감을 느끼지만 2개3개 4개를 계속 먹어 갈수록 만족감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배가 불러 올수록 더 이상 빵에 대한 호기심이나
연극 연출가 김정숙(金貞淑·56)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들었다. “그녀를 존경해”, “멋있어”, “사랑해”.
‘김정숙’이란 이름이 거론되면 하나같이 천사를 만난 경험담(?)을 쏟아내곤 했다. 한 번쯤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 기회가 없었다. 새뮤얼 베케트의 연극 에서 끝까지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도씨처럼. 만나보자.
예전 같으면 대한늬우스에 나올 만
어느 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그동안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던 일들의 해답이 문득 찾아왔던 것이다. 필자는 반가운 마음에 고양이 세수를 서둘러 서재로 가서 컴퓨터를 켰다. 글로 남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필자의 생활을 바로잡기 위해 이 글을 꼭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다. 필자의 잘못된 습관이 필자 인생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