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첫눈이 내리더니 대설(大雪)을 넘어 동지(冬至)가 다가오기도 전에 매서운 추위가 들이닥쳤다. 이렇게 되면 야외활동이 많이 위축되고 문화유산 답사도 지장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산과 들이 낙엽 지고 썰렁하다 못해 가슴 한가운데로 찬바람이 뚫고 지나가는 계절적 처연함이 가득한 늦가을과 초겨울이 엉겨 붙는 이때가 폐사지 답사에는 제
산행은 봄·여름·가을·겨울 사철 쉼이 없다. 어린 시절 눈이 잘 오지 않는 따뜻한 남쪽에서 자랐던 터라,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 산행을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그러다 설상에서 손가락 탈골사고가 나고 말았다. 자기 손가락을 스스로 접골하는 희대의 사건전말은 이렇다.
2013년, 새해 초부터 눈이 엄청 많이 내렸다. 그날은 학교 동문 전체 산악회에서 북
유튜브 영상 하나가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시대다. 한때 전 세계인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표적인 예다. 취미, V-Log(일상생활), 요리, 미용, 육아, 게임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스타가 되고, 이에 따른 광고 수입으로 노다지를 캐는 유튜버(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활동하는 사람, ‘1인 크리에이터’라 부르기도 한다)도 많
삼수의 고통 끝에 도도한 대학 문이 열렸다. 3월의 꽃샘추위도 매섭게 따라붙었지만 나에게는 달짝지근한 딸기바람일 뿐이었다.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하굣길에도 추위는 여전했다. 발을 동동거리며 버스를 기다리는 내 옆에 순한 인상의 남학생이 언뜻 보였다.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타는데 그 남학생도 같이 차에 오르는 게 아닌가. 붐비는 차 안에서 이내 자리가 나자
2015년 겨울, 미국에 사는 아들과 딸을 만나러 갔다. 우연한 기회에 미국 유학을 마친 아이들이 그곳에 터 잡아 산 지 10년이 흘렀지만 사는 것 보러 미국에 갈 시간이 없었다. 직장생활에 매어 있던 몸이라 불가피하게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야 꿈에도 그리워하던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 출발하던 날 인천공항은 겨울비가 왔는데 비행기는 멋진 구름바다 위를 날았다
내 마음속에는 첫눈 오는 날의 이야기가 두 개 간직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하려니 가슴이 미어진다.
1995년 11월 25일, 나는 아들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영정을 들고 나가던 날, 어쩌면 그리도 큰 눈송이가 우리와 함께 걸어주던지…. 싸늘하고 매섭던 며칠 동안의 날씨와는 전혀 다르게 포근한 아침이었다. 눈송이는 나풀나풀 하늘을 날다가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 네 쪼고만 발자국을 눈이 자꾸 내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윤동주 시인의 ‘눈 오는 지도(地圖)’의
영화의 한 장면이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 챈 부인. 별다른 표현 없이 서먹하게 마주앉아 있다. 눈 쌓인 스키장이 배경이다. 카페의 활기와는 대조적으로 부부는 어색하게 서로의 시선을 피하고 있다. 몇 마디 무의미한 대화 뒤에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남자의 만류에도 여자는 나가버린다. 남은 술을 다 마신 남자가 쓸쓸한 모습으로 주차된 자신의 차로 다가간
브라보 마이라이프의 동년기자 단체관람이 있어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이 연극을 감상했다. 일요일 공연 캐스팅으로 배우 이순재, 손숙이 출연했다. 2년 전 영화로 본 작품이었다. 영화는 추창민 감독 작품으로 이순재(김만석 역), 故 윤소정(송이뿐 역), 송재호(장군봉 역), 김수미(조순이 역)가 출연했다. 영화와 연극의 차이는 시간적인 기억력을 감안하더라
싫은 사람이 있으면 안 보면 된다. 부득이 마주치게 되면 피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마주치게 되는 관계가 고등학교 동창생들 모임이다. 비슷한 환경에서 만나 50년을 지내왔으니 친한 관계이다. 그런데 그 중에도 친소관계는 있게 마련이다.
A는 동창회 모임에 좀 늦게 도착했다. 한정식집이었다. 인기 있는 반찬은 먼저 바닥난다. 간장게장이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