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신탁의 쓸모’
- 신탁을 처음 들어본 사람은 없지만, 개념·원리를 깨우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전히 ‘부자들을 위한’ 서비스 정도로 여기곤 한다. 고령화와 함께 구원투수로 떠오른 신탁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보통 사람들을 위한’ 신탁 안내서를 시작한다. Q 신탁이란 무엇인가? 신탁은 자산관리부터 증여·상속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반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유연한’ 금융 서비스다. 통상적으로 Trust, 즉 신뢰·신임 관계를 바탕으로 ‘믿고 맡기는’ 상품으로 설명된다. 신관식 세무사의 설명은 좀 더 구체적이다. “신탁을 하면 소유권이 수탁자(신탁회사)로 바뀝니다. 부동산을 신탁하면 명의가 바뀌고, 주식을 신탁하면 주주명부의 이름이 바뀌는 식입니다. 즉, 소유권이 넘어갑니다. 굉장히 특이하죠? 이때 위탁자(고객)는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관리, 처분, 운용, 개발 등의 임무를 수탁자에게 부여합니다. 스스로 할 수 없으니까요. 맡고 맡긴다기보다 대신 해주라고 임무를 주는 겁니다.” Q 고령화와 함께 주목받는 이유는? 신탁은 자익신탁과 타익신탁으로 나뉜다. 위탁자와 수익자가 같으면 자익신탁, 다르면 타익신탁이다. 원래 신탁은 투자 목적인 자익신탁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고령 인구가 늘면서 생전쪾사후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자익신탁과 함께 타익신탁도 주목받고 있다. 신 세무사가 종전 질문에 ‘스스로 할 수 없으니까’라고 한 부분에 집중해보면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면 맡길 이유가 없죠. 그런데 나이 들면서 몸이나 정신 건강이 온전치 않아 자산관리를 못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대표적으로 치매가 그렇죠. 내가 의사결정을 제대로 할 수 없더라도 생전에 나를 위해 자산이 쓰이도록 할 수 있고, 사망했을 때는 누구에게 남은 자산을 줄 것인지까지 설정할 수 있는 상품이 바로 신탁입니다.” Q 신탁은 초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 아닌가? 대표적인 오해다. 신 세무사는 “거의 대부분의 고객이 일반 서민”이라며 펄쩍 뛰었다. 서울 소재 30평형대 똘똘한 아파트 한 채만 소유해도 신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울 시내 30평형대 아파트 한 채가 거의 10억 원이 넘습니다. 즉 상속세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상속세뿐만 아닙니다. 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고려해야 할 게 많습니다. 그럼 자연히 상속 시점을 고민하게 됩니다. VIP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Q 유언대용신탁, 유언장과 무엇이 다른가? 가장 대표적인 신탁인 유언대용신탁은 유언장이 없더라도 신탁계약 형태로 재산 상속이 가능하도록 한 상품이다. 생전에는 본인을 수익자로 정하고 사후에는 생전에 정한 수익자에게 신탁재산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는 것이 목적이다. 상속은 위탁자 사망 사실과 수익자의 신분만 확인되면 바로 이뤄진다. 유언장으로 뜻을 전할 수도 있지만 그 한계는 분명하다. 신 세무사의 설명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상속자와 상속인 모두 아는 행위입니다. 유언장은 상속인이 모르지요. 유언공증을 받아도 상속인은 모릅니다. 또 유언공증은 가장 마지막에 한 것이 효력을 가집니다. 도난, 분실, 훼손 우려도 있고요. 상속인들끼리 분쟁이 잦은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유언장으로는 작성한 사람의 의도대로 상속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Q 유언대용신탁을 하면 유류분에서 제외되나? 유류분은 상속인이 법률상 반드시 취득하도록 보장되어 있는 상속재산의 가액을 의미한다. 최소한의 상속분을 법으로 정했다는 뜻이다. 2020년 1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1심 판결에서 유언대용신탁을 유류분에서 제외한다고 판시한 적이 있긴 하나, 아직 그 관계를 속단하긴 이르다. 신 세무사는 판단 기준에 따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 했다. “그 판결은 센세이션했습니다. 법조계는 물론 신탁업계에서도 신탁재산을 유류분에 포함한다는 의견이 다수이기 때문입니다. 유언대용신탁과 유류분의 관계는 법리적으로 매듭지어지지 않았습니다. 유류분에서 제외될 수 있다, 없다를 아무도 함부로 얘기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Q 고령화와 함께 주목받는 신탁 상품은? 대표적으로 상조신탁, 봉안신탁 등이 있다. 상조신탁은 자산관리를 맡긴 금액 중 일부를 사망했을 때 상조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지정하는 상품이고, 봉안신탁은 사후를 대비해 스스로 장지를 준비하는 상품이다. 펫신탁도 있다. 반려동물 주인이 사망 등의 이유로 반려동물과 함께하지 못할 경우,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주인에게 자금을 주는 상품이다. Q 신탁,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가? 신 세무사는 먼저 독신을 꼽았다. 결혼하지 않았거나,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상속을 본인 뜻대로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했다. 쉽게 말해 ‘예쁜 자식에게 좀 더 주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는 뜻이다. 자녀에게 장애가 있거나, 자산관리 능력이 부족해 동기부여가 필요한 경우도 신탁이 제격이라 했다. 끝으로 가업을 승계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했다. “일종의 리스크 헤지(위험회피) 차원입니다. 각각의 재산을, 누가, 소유권 100%로 가져가는지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야 위탁자 사망 후에도 각 상속인이 문제없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 2023-09-21 08:35
-
- “전원주택 건축업자는 사기꾼?”... 투명한 건축비 공개 중요
- 누구나 한 번쯤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기를 꿈꾼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땅을 찾아 계약하고, 집을 의뢰할 회사를 찾아 건축을 완료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 있을 정도다. 홈트리오는 그 10년을 3년으로 줄여주기 위해 힘쓴다. 전원주택 전문 종합 건설회사로서 건축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되, 하자보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간 30채만 시공한다. 집이라는 근본적인 가치를 탐구하고, 집요하게 연구하는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세 사람이 만나 2018년 문을 열었다. 홈페이지, 유튜브, 각종 SNS를 통해 홈트리오가 지은 주택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계약과 동시에 공사 단계는 물론이고 설계비, 인허가비, 부대비용 등을 포함한 예상 총 건축비를 온라인에 올려뒀습니다. 건축주가 현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사진을 함께 첨부해 뒀죠. 예비 건축주들은 각 자재의 가격이나 인건비 등을 대략 파악할 수 있습니다.” 홈트리오의 주 고객층은 3040세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원주택은 일정 수준 이상 자산을 쌓아둔 노년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단독주택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노년층은 물론이고 3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 젊은 세대들도 단독 주택에서 살고 싶어 해요. 내 생활 방식에 맞게 공간을 구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마당이 있으니 어린 자녀를 둔 부부나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지내기 좋아요. 부모님께 집을 선물하기 위해서 건축을 의뢰하는 분들도 계세요. 최근에는 도심형 전원주택이라고 해서 아파트와 거의 비슷한 생활권이지만, 탁 트인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형태도 주목받고 있어요.”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지만, 무턱대고 건설회사에 의뢰하는 것은 금물. 내 성향에 단독주택이 잘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해당 시장과 절차에 관한 공부도 필수다. 하지만 넘쳐나는 의견과 정보 중 제대로 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터. 홈트리오는 집을 짓고자 하는 예비 건축주들을 위해 관련 서적도 꾸준히 출판하고 있다. “집짓기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전 재산을 들이는 건축주들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부분은 알고 있는 게 좋죠. 홈트리오가 홈페이지나 브런치, 유튜브를 통해 건축과 관련한 기본 지식을 전하려 하는 이유입니다. 최소한 사기를 당하거나 말도 안 되는 집을 짓는 것 정도는 방지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건축업자는 사기꾼’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럴수록 정직하게 짓고 투명하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업계에서 노력하면 전원주택 시장이 여러모로 개선될 거라 믿습니다.”
- 2023-09-05 10:00
-
- 환경을 위한 유통업계의 노력, ‘그린테일’
- ‘그린테일’은 친환경 유통이라는 뜻이다. ‘그린’(Green)과 ‘리테일’(Retail)의 합성어로, 상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소비자의 환경 인식에 따라 ‘그린테일’을 하는 기업들은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추세다. 코로나19로 배달 문화가 활발해지면서 일회용품을 둘러싼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늘어나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후 배달업계에서는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에 나섰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 앱들은 일회용품 식기를 받지 않는 선택란을 만들거나 친환경 용기를 쓰는 등 방안을 마련했다. 지구를 위한 친환경 포장재 배달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친환경 포장재를 쓰며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재는 탄소 배출 절감,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 등의 효과를 가져다준다. 한솔제지는 종이류 분리배출 가능한 ‘프로테고’ 종이 포장재를 만들었다. 롯데제과 ‘제로 후르츠 젤리’ 포장지와 ‘크리넥스 마스크’의 포장재에 프로테고가 적용됐다. 프로테고는 플라스틱과 금속 재료의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량을 45% 감소시킨다. 마켓컬리는 2019년부터 모든 배송 포장재를 종이로 변경했다. 2021년에는 종이상자를 대신한 ‘퍼플박스’를 개발했다. 마켓컬리는 ‘올페이퍼 챌린지’로 연간 비닐 사용량 약 831톤, 스티로폼 사용량 약 4000톤의 감소 효과를 봤다. 친환경 포장재의 소재는 다양하다. 버려지는 폐자원과 천연 소재를 혼합해 친환경 포장재를 생산하는 ‘나누’는 월 9만에서 15만 개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와 협약을 맺고 무상으로 수거한 감귤껍질을 감귤초콜릿 포장재에 사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들면 값이 비싸진다는 인식과 반대로 나누는 원가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버려지는 천연 소재인 낙엽, 귤껍질, 농업 부산물 등을 무상 수거하여 만들기 때문이다. 이윤노 나누 대표는 “다음 목표는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는 즉석밥 용기나 물병에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발걸음 개인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 기업은 소비자에게 맞춰서 간다. 환경오염 문제는 모두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몇몇 기업은 환경 측면의 경영을 내세우는 데 급급해서 ‘그린워싱’을 한다.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듯 홍보하고, 마치 환경인증을 받은 것처럼 마크를 제작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환경오염에 경각심을 느낀 소비자들은 ‘그린워싱’에 속지 않으려고 한다. 지속 가능한 맞춤형 포장재를 제공하는 칼렛바이오의 황시내 이사는 “포장재를 컨설팅받기 위해 온 고객들이 포장재의 소재가 친환경인지 꼼꼼히 물어본다. 환경에 100% 이로운 포장재는 없을지라도, 지속 가능한 환경 인식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친환경 반려동물 식기부터 배달 용기, 카페 용품 등 자주 사용하는 포장재를 친환경으로 바꾸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경과 가치를 얻는 소비자들 친환경 제품이나 포장재는 일반 포장재보다 비교적 단가가 비싸서 소상공인이라면 가격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치소비’를 핵심으로 여기는 소비자들도 있다. 자신의 주관이나 사회적 욕구에 부합하면 비싸더라도 구매하는 것이다. ‘프라이탁’은 가치소비를 핵심 키워드로 인지해 버려진 자동차의 안전벨트나 화물차 방수포 등으로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의 가방을 생산한다.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프라이탁은 환경과 소비자의 니즈를 잡아냈다. 권영삼 칼렛바이오 대표는 “가치소비 개념이 중요한 시대다. 지속 가능한 사회에 동참하겠다는 물결이 생길 때 기업은 어쩔 수 없이 변한다고 본다.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로 단가가 비싸더라도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환경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올바른 그린테일을 실천해야 소비자의 마음이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 2023-08-31 08:38
-
- “전기 아끼면 1000원 지급”… 전기 절약 스마트홈 서비스 등장
- 올여름 역대급 불볕더위와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 사용량 증가에 따른 사람들의 요금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에너지 절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주요 IT 기업들이 각 사의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연계한 전기 절약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 기관과 협력해 시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싱스를 통해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스마트싱스를 가정의 삼성가전과 연동하면 해당 기기의 전력량을 모니터링 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싱스의 ‘AI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누진 구간 도달 전 절전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더불어 제품이 꺼져 있을 때 온도·습도·공기 청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스마트싱스 에어케어 서비스’와 반려동물의 털 길이를 고려해 에어컨 온도를 자동 조절하는 ‘스마트싱스 펫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싱스 자동화 루틴을 설정하면 외출·기상·귀가·펫 케어 등 상황에 맞게 공기 질을 관리한다. LG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를 이용해 자동 수요반응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전력 사용이 많은 시간대에 스스로 가전제품별 전력 소비량을 측정, 분석하고 절전모드를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사용자들은 해당 서비스를 활용해 소비전력을 기존보다 쉽게 아낄 수 있다. ‘LG씽큐’ 앱은 ‘가전 에너지 모니터링’ 서비스를 통해 LG 가전제품의 전력 사용량과 전월 사용량을 알려준다. 사용자가 월간 전력 사용량 목표를 설정하면 지금까지 사용했던 전력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이후 예상 사용량을 예측해 준다. 한편, 두 기업은 홈 IoT 기술을 가전제품의 전력 관리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서울시, 한국전력공사, IT 기업 헤리트와 함께 아파트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주민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 서비스’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주민 DR 사업은 전력거래소 혹은 서울시에서 요청(DR 발령) 시 개별 세대가 전기 사용량을 줄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각 세대가 주민DR 서비스에 참여해 주 1~2회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요청된 시간에 평균 사용량의 1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하면 절감 성공 횟수 당 1000원을 제공한다. 참여자는 연간 최대 6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받아 카페 등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과 지역화폐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 2023-07-17 13:12
-
- 중년 정신건강 위협하는 각종 ‘증후군’… ‘나’를 지키는 방법은?
- 퇴직 후엔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이 대부분 사라진다. 자녀가 출가하면 가정 내 부모의 역할도 줄어든다. 나이가 들며 겪는 사별(死別)은 모든 것을 잃은 듯 고통스럽다. 중장년기에 찾아오는 이러한 상실은 한편으론 예견된 아픔일 테다. 생애주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슬기롭게 대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도움말 임선진 국립정신건강센터 노인정신과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체 건강 못지않게 정신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 들어 각종 ‘OO증후군’을 염려하는 이가 많아졌다. 익히 아는 ‘명절증후군’처럼 특정 시기에 벌어진 일로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가벼이 여겨 방치했다간 심각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동반된다. 요즘은 온라인에 다양한 증후군 자가진단지가 올라와 있어, 의심 증상 확인이 가능하다. 다만 신뢰할 만한 자료인지 점검이 필요하며, 진단 후 오히려 무력감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임선진 국립정신건강센터 노인정신과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환자들이 오면 질환명을 말씀드리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고 덧붙인다. 특히 중장년이나 어르신의 경우 아직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적지 않아 더 조심스럽다. 자칫 질환명을 부각하면 ‘나는 병이 있는 사람이고,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무력감을 호소하는 등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며 “실제 의사들이 현장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증후군들도 있다. 이런 증후군은 아직 질병으로 고착될 수준이 아닌 경우가 많다. 어떤 용어를 써서 질병화하기보다는 건강한 노년기를 위해 거치는 일시적인 상황, 도움을 받으면 호전될 증상, 나의 정체성을 찾는 시기 등으로 인식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임선진 과장은 중장년기에 겪는 증후군들의 주요 원인으로 ‘상실(감)’을 꼽았다. 사회와 가정에서의 역할·관계 상실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불면증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슈퍼노인증후군’, ‘빈둥지증후군’, ‘애도증후군’을 들 수 있다. 이들 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사회적 역할 상실 → 슈퍼노인증후군 은퇴 이후에도 현업에 있을 때처럼 바쁜 일상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증상. 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은퇴와 나이 듦으로 인해 과거보다 역량 발휘를 못 하는 상황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스스로를 사회 낙오자로 여기며 괴로워한다. 또는 무리한 계획을 세워 일정을 소화하느라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다.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다. 일이 전부였고, 노는 건 사치였다.”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불리는 베이비붐 세대라면 공감할 얘기다. 그렇게 활동성과 생산성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를 살았던 이들은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곤 한다.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며 무언가를 바삐 해내고 있다는 만족과 안도를 느끼기도 한다. 다만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활동 무대는 점차 줄어든다. 그렇게 의욕과 다른 현실을 마주하면서 스스로를 탓하기도 하고 좌절을 겪는다. 쉴 틈 없는 스케줄에 체력은 고갈되고 피로는 쌓여간다. 이러한 과정을 경험했다면 ‘슈퍼노인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일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모두 완벽하게 해내려는 강박을 지닌 ‘슈퍼우먼증후군’과도 유사한 맥락이다. 임선진 과장은 “슈퍼노인증후군의 경우 사회적 역할 상실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며 지나치게 과도한 스케줄을 만들어놓고,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억지로 뭔가를 해보려다 역부족임을 깨닫고 한계에 부딪히며 좌절 또는 번아웃증후군(탈진증후군)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체로 전문가를 찾아오는 증상자들을 보면 상당히 지친 상태가 많다고. 대개 불안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고, 피로감, 가슴 두근거림, 숨 가쁨 등을 나타낸다. [솔루션] 우선 일상 계획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무리한 스케줄은 줄이고, 대신 차분히 자신의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명상 등을 해보면 좋다. 병원이나 센터를 찾는다면 배우자와 동반하길 권한다. 대체로 직장 생활에 몰두해 지냈던 남성들이 퇴직 후 증상을 보이는데, 이전과 일상에 별 차이가 없는 주부 입장에서는 남편이 겪는 고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현재 중장년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티 내지 않으려 하기에 더욱이 속사정을 알기 어렵다. 부부가 그런 상황을 함께 나누고, 가정에서의 역할을 찾아나감으로써 사회 역할에 대한 강박을 조금씩 내려놓을 수 있다. 가정에서의 역할 상실→빈둥지증후군 자녀가 취직·결혼 등으로 출가·독립하며(둥지를 떠나며), 주 양육자였던 여성이 상실감과 외로움 등을 느끼는 증상이다. 갱년기와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폐경기증후군’의 한 갈래로 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을 비롯해 목적 상실로 인한 무기력증, 자녀의 독립생활 및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 등을 호소한다. 슈퍼노인증후군이 사회생활에 몰두한 남성에게 다발(多發)한다면, 빈둥지증후군은 전업주부였던 여성이 많이 겪는다. 전업주부는 남편에 비해 육아 비중이 많고, 이에 헌신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 자녀의 출가쪾독립 등으로 육아에서 놓여나는 동시에 자신의 역할까지 상실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들의 경우 ‘엄마’(부모)라는 역할에서 정체성을 느끼기 때문에, 더 이상 양육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 대한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곤 한다. 임 과장은 “자녀 양육에 올인했던 분일수록 빈둥지증후군을 겪을 확률이 높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도 많고, 일이 아니더라도 취미 생활 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여성이 늘어났다. 그러나 현재의 중장년 세대는 전업주부가 많고, 이렇다 할 취미나 문화생활을 경험하지 않은 이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그 어느 세대보다 현재의 중장년이 빈둥지증후군을 더 많이 호소한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솔루션] 그동안 양육과 가사를 위해 쏟았던 에너지와 시간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다. 슈퍼노인증후군이 사회적 역할에서 가정 내 역할로 전향하는 것과 반대로, 빈둥지증후군은 가정이 아닌 사회와 연결되는 역할을 찾아나서야 한다. 갱년기와 맞물려 있다면 심리적 증상은 배가될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호르몬 감소가 일어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호르몬 치료를 병행한다. 가령 생리전증후군을 겪는 여성의 경우 시기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대처가 용이해진다. 이처럼 경년기 또한 언젠가 다가올 것임을 인지하고, 미리 관련 교육이나 상담을 받아보면 큰 도움이 된다. 배우자와의 사별→애도증후군 사랑했던 사람과의 사별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증상으로, 외상후애도증후군(외상성 애도)이라고도 한다. 주변인 중에서도 배우자의 죽음이 가장 큰 충격과 슬픔을 안긴다. 사별 후 수개월, 수년이 지났음에도 극도의 슬픔이 지속되거나, 눈물이 나고 우울증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배우자와의 사별은 크나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일정 기간 슬픔을 달랜 뒤에도 일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애도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배우자가 아닌 친척쪾친구쪾지인에 의해서도 일어나며, 꼭 죽음이 아니더라도 건강 문제 등으로 물리적 만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독거노인이 늘면서 반려동물과의 이별로 힘들어하는 ‘펫로스증후군’(Pet Loss Syndrome)도 생겨났다. 애도증후군은 가볍게는 경미한 불안감, 우울감, 상실감을 보이는데, 심한 경우 고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환청, 식욕감퇴, 불면, 공황장애 등도 동반된다. 오랜 투병 생활 후 배우자를 떠나보낸 경우보다 갑작스러운 사고 등으로 사별했을 때 유발 가능성이 높다. 임 과장은 “애도증후군으로 인한 우울감이 심하면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중장년기 상실로 인한 질환 중 위험도가 가장 높다”며 “생전 배우자와 관계가 돈독했거나, 가정에서 고인의 역할이 클수록 상실감이 더 크다. 특히 가부장적 중장년의 경우 아내가 가사를 도맡았다면 식사, 빨래, 청소 등을 스스로 해내지 못할 때 그 부재를 더 강하게 느낀다. 이러한 기능적인 문제가 더해져 여성보다는 남성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솔루션] 우울감 등 증세가 심하면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에 따라 보조적으로 수면제나 항불안제를 일시적으로 권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치료 효과가 나타나면, 약을 하나씩 줄여가며 정상적인 애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체로 고인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유품을 정리하거나 의식(의례) 등을 통해 사별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가장 좋은 건 잘 운영되는 자조모임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일이다. 또 오롯이 배우자에게 기댔던 일이 있다면, 생전에 미리 역할을 나누고 익혀가며 추후 찾아올 부재 상황에 대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2023-07-05 08:23
-
- 日 시니어, “반려동물 혼자 남으면 어떡하나” 돌봄 고민 커
- 반려동물이 고령자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주고 간병비까지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어 하는 일본 고령자의 비율은 매년 줄고 있다. 끝까지 돌보지 못하고 남겨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고령자와 반려동물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령자의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함이다. 일본 시니어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고민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연구 조사를 들여다봤다. 반려동물 있어 좋지만 ‘돌봄 고민’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좋은 점으로 “부부 사이 대화의 중심이 된다”, “지병이 있지만 열심히 살도록 바뀐다” 등을 꼽았다. 반려동물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고, 가족 간 대화가 이어지며,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게 되는 등 좋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함으로써 간병 비용이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령자의 간병 비용이 키우지 않는 고령자에 비해 절반이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반려동물이 질병 예방 효과와 간병 비용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역할 부여, 규칙적이고 활발한 생활 유지 등이 간병 비용을 줄이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 따른 고민도 있다. 주로 자신의 노화로 반려동물을 끝까지 돌보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과 반려동물이 노화함에 따라 필요한 돌봄을 주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반려동물이 혼자 남겨질 것을 걱정했다. 또 반려동물이 사망했을 때의 상실감을 우려하기도 한다. 펫푸드협회의 ‘2022년 전국견묘사육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이 그 이유로 꼽은 것 중 △여행·장기외출이 어려워서 △이별이 괴로워서 △돈이 들어서 △공동주택에 살기 때문에 반려동물 금지라서 △죽으면 가엾어서 등이 1~5순위를 차지했다. 고령자의 반려동물 사육 의향 비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동물병원 비교 사이트, 반려동물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요양시설, 반려동물 신탁 서비스, 묘 서비스, 공양(供養) 서비스, 반려동물 호텔 서비스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펫 돌봄 서비스, 펫로봇 관심 높아져 동물과의 접촉이 인지 기능과 운동기능 유지 및 개선에 도움이 되고, 정서 안정으로 이어지며, 재활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지자체ㆍ시설 등의 기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후쿠오카현 고가시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지원이 필요한 노인의 집을 방문해 도움을 주는 케어매니저 정책을 마련했다. ‘혼자 사는 노인이 갑자기 사망해 반려동물만 남았다’거나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입원할 수 없다’는 독거노인의 상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르던 반려동물과 함께 입주하거나, 시설에서 기르는 동물과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요양시설도 늘고 있다. 노인홈 검색 사이트 ‘모두의 개호’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노인홈은 2022년 8월 기준 전국에 409개로, 전년 대비 146개가 늘었다.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24개가 증가한 것에 비해 2년 새 많이 늘어난 셈. 요양시설에 전문 펫시터가 상주해 돌봄을 제공하고, 반려동물 전용 활동 공간도 있다. 반려동물 냄새를 없애는 탈취 효과가 있는 커튼이나 산책 가방을 사용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나아가 반려동물의 죽음까지 책임지는 시설도 있다고. 한편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지만 경제적·심리적 문제를 걱정하는 시니어들은 펫로봇에 관심을 보였다. 우메즈 유키에 하루메쿠 시니어 생활방식 연구소 소장은 “비사육자의 펫로봇 이용 의향 비율이 31.2%라는 결코 적지 않은 조사 결과가 나왔다”면서 “펫로봇이 정서적 생활을 돕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 반려동물을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의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참고 하루메쿠(ハルメク) ‘시니어 여성의 애완동물 사육에 관한 의식과 실태조사’, 리서치 회사 크로스마케팅 ‘반려동물에 관한 조사’(2022년), 펫푸드협회 ‘2022년 전국견묘사육실태조사’, 취미인클럽×하쿠호도 2022 ‘반려동물과 생활의 질 조사’
- 2023-06-23 08:26
-
- 코로나가 변화시킨 인테리어 경향, “위생과 정신 건강에 초점”
-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테리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는 2023년 인테리어 트렌드에 반영됐다. 인테리어 동향을 알아보는 동시에 이를 따라잡고 싶은 중장년에게 전문가의 꿀팁도 전한다.(도움말 김미경 충북대학교 주거환경학과 교수)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어놓았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은 물론 재택근무, 원격수업이 본격화되면서 집은 쉬는 공간을 넘어 중요한 활동 공간이 됐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지난해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주거 공간 내부 구조, 인테리어 변경을 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30.5%는 ‘예’라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시기에 10명 중 3명이 집 안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를 변경한 셈이다. 또한 지난 1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난해 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25조 원에 육박했다고 발표했다. 김미경 충북대학교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지 3년이 지났다. 3년 동안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다양해졌다”면서 “이런 점이 올해부터 인테리어 트렌드에 반영돼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미경 교수가 짚은 2023년 인테리어 트렌드는 크게 ‘현관 인테리어 변화’, ‘바이오필릭 인테리어’로 나눌 수 있다. ◇집 꾸미기 트렌드 1. 현관 인테리어 김미경 교수는 첫 번째 트렌드로 현관 인테리어의 변화를 언급했다. 현관은 집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이며,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통로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대중의 위생 관념이 높아지면서 현관 인테리어가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현관 인테리어의 변화에 대해서는 “현관은 인테리어에서 첫 단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현관이 예전에는 단순히 신발을 신고 벗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그 공간의 역할이 확대됐다. 해외와 같이 귀가 후 겉옷을 현관의 붙박이장에 벗어놓기도 하고, 택배 박스도 실내로 갖고 들어가지 않고 보관한다. 미세먼지와 바이러스 등 외부 오염물질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현관에서 차단하는 것이다. 또한 현관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내부 공간이 매우 달라진다. 최근 나오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이를 입증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위생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욕실 인테리어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짚었다. 이제 방마다 욕실이 있는 ‘1인 1실 1욕실’ 개념이 강화되고 있다. 자가격리를 할 때 욕실이 따로 있으면 얼마나 편리한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신축 아파트에 이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집 꾸미기 트렌드 2. 바이오필릭 인테리어 김미경 교수는 두 번째 트렌드로 바이오필릭 인테리어를 언급했다. 바이오필릭은 자연과 생명을 뜻하는 바이오(Bio)와 사랑을 뜻하는 그리스어 필리아(Philia)가 결합한 단어 바이오필리아(Biophilia)에서 파생됐다. 바이오필릭 인테리어는 나무, 돌, 햇빛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하거나 자연의 질감·패턴을 활용한다. 일상 공간에 자연의 요소를 채워 정신적 회복을 도와주는 인테리어 방식이다. “코로나19 기간에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답답함, 우울감이 증가했다. 이에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를 반영한 인테리어가 늘었다. 아트월은 말 그대로 벽을 예술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을 말하는데, 점점 친환경 소재를 많이 쓰고 한쪽 벽면 전체에 식재료를 기르기도 한다.” 김 교수는 “발코니의 중요성도 커졌다. 발코니에서 식물을 키우고, 차를 마시기도 하고, 바비큐도 구워 먹으면서 다용도로 활용하는 추세다”라고 덧붙였다. 바이오필릭 인테리어의 일종인 플랜테리어(Planterior) 또한 인기다. 플랜테리어는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식물을 활용해 실내외 분위기를 가꾸는 것을 말한다. 반려식물 기르기가 취미인 중장년에게 플랜테리어는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농촌진흥청의 ‘반려식물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40대는 14.5%, 50대는 11.8%, 60대 이상은 13.2%가 ‘집 안 인테리어를 위해’ 반려식물을 기른다고 응답했다. ◇집 꾸미기 실전. 중장년 트렌드 따라잡기 이제 인테리어 트렌드를 파악했다. 그렇다면 중장년은 자신의 집 인테리어에 트렌드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까? 이에 대해 김미경 교수는 “첫 번째로 정리 정돈을 잘해야 하며, 두 번째로 위생과 안전성을 고려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먼저, 김 교수는 집 안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정리해서 공간을 확보할 것을 추천했다. 중장년층은 자녀가 출가해도 방을 정리하지 못하는 등 사연 있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인테리어에 앞서 청소와 정리를 할 것을 강조한다. 김 교수는 “대대적인 정리를 마친 후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다면 키가 높은 장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소파나 침대 등 가구는 장과 반대로 키가 낮으면서 바닥재와 컬러가 비슷한 것이 좋다. 대비 효과로 공간이 넓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조명은 샹들리에나 펜던트보다는 천장 쪽으로 깔끔하게 마감된 조명을 쓰는 것이 좋다. 조명의 밝기나 세기가 플랜테리어를 하기에도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위생과 안전성을 고려한 인테리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깨끗한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중장년분들은 특히 밝은 색의 친환경 마감재를 쓸 것을 추천한다. 오염되는 것이 눈에 쉽게 보여 청소를 자주 하게 된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욕실 미끄러짐 사고 등 고령자들은 주거 공간에서 사고를 많이 당한다.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위생과 안전성을 꼭 신경 쓰길 바란다. 그에 따라 공간 계획을 세우고, 각종 마감재나 가구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 2023-05-11 08:48
-
- “애견ㆍ애묘인 잡아라” 반려동물 서비스 증가
- 강아지, 고양이, 도마뱀, 고슴도치 등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정책이나 지원 제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기업에서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위한 지원 계획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생활 문화 변화를 고려한 건축규제 완화방안과 제도개선 내용을 담은 ‘건축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300㎡ 미만 소규모 동물병원 등은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해 입지 가능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동물병원, 동물미용실 및 동물위탁관리업을 위한 시설은 의원, 미용원 및 소규모 공공업무시설 등과 달리 규모와 관계없이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입점 가능한 곳이 한정돼 있다. 법이 시행되면 전용주거지역, 일반주거지역에 반려동물 관련 사업장을 조성할 수 있어 해당 시장이 활성화하는 데 속도가 더욱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공개했다. 일동제약과 광동제약은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을 공략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반려동물 브랜드 ‘일동펫 시리즈’를 출시하고 강아지·고양이 전용 프로바이오틱스, 관절 영양제 등을 선보였다. 일동제약은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원료와 품질을 유지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광동제약 역시 대표 건강기능식품인 자양강장제 ‘경옥고’에서 착안한 반려견용 영양제 ‘견옥고’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네이버 지도 서비스에서 ‘애견 동반 식당’. ‘애견 동반 카페’ 등을 검색하면 해당 장소를 찾을 수 있는 ‘갈수있어 강아지도’를 선보였다. 캠페인 페이지에는 애견 동반이 가능한 음식점·카페·쇼핑몰·숙박시설 등의 장소들이 지역별로 정리돼 있다. 서울 서북 646곳, 서울 동북 575곳, 서울 서남 312곳, 서울 동남 660곳, 제주 786곳, 부산 261곳, 경북 265곳, 전북 300곳, 충북 159곳 등이다. sk텔레콤은 T멤버십 혜택에 반려동물 관련 제휴사 9곳의 서비스를 추가했다. 추가된 제휴 서비스는 반려동물 정보(멍냥보감), 사료·간식(국개대표), 여행·산책(반려생활, 피리부는 강아지), 펫택시(그랫, 멍타냥택시), 펫테크(펫프라이스), 돌봄·장례(도그메이트, 21그램) 등이다. 이들 제휴사 서비스를 이용할 때 T멤버십 할인과 적립 등 혜택이 적용된다. 한편,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사 고객의 동물병원, 애견 호텔, 애견 카페, 애견 미용 가맹점 등에서 1인당 연평균 이용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5만 3천 원으로 2019년의 26만 2천 원에 비해 9만 1천 원 늘었다. 2020년에는 28만 3천 원, 2021년에는 31만 3천 원으로 반려동물 시장에 대한 1인당 연평균 카드 지출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 2023-04-28 08:35
-
- [카드뉴스] 방방곡곡 봄맞이 축제 총정리
- 전국 각지의 봄 축제가 4년 만에 돌아왔다. 봄기운 가득한 봄꽃축제부터 제철 음식을 맛보거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사까지 총망라했다. 이번 주말에는 축제를 즐기며 봄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봄의 향기 가득한 봄꽃축제 불암산 힐링타운 철쭉제 4.15~4.30, 서울시 노원구 불암산 힐링타운 일원 2023 평택 꽃나들이 축제 4.22~5.1, 경기도 평택시 평택농업생태원 피나클랜드 튤립‧수선화 축제 3.24~5.31, 충남 아산시 피나클랜드 수목원 일대 2023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 4.12~5.7, 충남 태안군 코리아플라워파크 푸른 자연 만끽하는 축제 가파도 청보리축제 4.1~4.30,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완도 청산도 슬로걷기축제 4.8~5.7, 전남 완도읍 슬로시티 청산도 일원 2023 함평 나비대축제 4.28~5.7, 전남 함평엑스포공원 및 함평읍시가지 제2무대 일원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4.1~10.31, 전남 순천시 3개 권역(도심, 순천만습지, 순천만국가정원) 제철 음식으로 생기 충전! 식도락 축제 원동 청정 미나리축제 2.11~4.30, 경남 양산시 원동면 일원(함포, 선장, 내포, 영포) 2023 제11회 보성세계차엑스포 4.29~5.7, 전남 보성군 일원(한국차문화공원 등) 창원 진동 미더덕 축제 5.12~14, 마산합포구 진동면 광암항 일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봄철 산책 댕댕아, 봄놀이 산책가자 3.2~4.30,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 내 식탁 위 꽃 피우는 도자기 축제 2023 이천 도자기 축제 4.26~5.7, 이천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사기막골 도예촌 문경 찻사발축제 4.29~5.8,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야외공원장 일원
- 2023-04-21 08:00
-
- 변화하는 은퇴 후 주거 공간... 기업들이 꼽은 트렌드는?
- 코로나19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고 욕구가 세분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생활 및 휴식 외에 복합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주거 상품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미래 트렌드와 주거의식 변화에 따른 주거복지 대응전략’에서 주거에 대한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 현재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거 기능은 ‘주거·업무 등 복합적 기능의 공간’(60.8%)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들은 이다음으로 ‘교육·문화·교육 등 서비스의 소비 공간’(36.6%)을 꼽았다. 미래에도 역시 ‘주거·업무 등 복합적 기능의 공간’(55.8%)을 중요한 기능으로 선택했으며,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친환경적 공간’(41.0%)이 뒤를 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와 사회적 흐름을 반영해 주거상품 ‘더플러스하우스’를 공개했다. ‘더플러스하우스’는 가변형 주거 형태를 통해 가족 구성원 각자가 원하는 목적의 공간으로 변형할 수 있게 한 다목적 세대 분리형 평면이다. 더플러스하우스 평면을 적용하면 별도 세대를 복층형으로 구성할 수 있다. 주세대와 플러스세대는 다른 층에서 각 세대로 진입할 수 있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필요시에만 내부에서 계단을 연결해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는 ‘수익형’, △출가 자녀 세대와 함께 사는 ‘자녀 분리형’, △한 세대가 복층을 모두 사용하는 ‘멀티형’ 구성을 각 거주민 니즈에 따라 제공한다. LG전자는 일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워케이션, 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5도 2촌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스마트코티지’를 선보였다. 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의 에너지 및 냉난방공조 기술, 가전을 적용한 세컨드 하우스 형태의 소형 모듈러 주택이다. 구조물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프리패브(Prefab)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시제품은 복층 원룸 구조로 31.4㎡ 크기다.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에 있고, 화장실과 파우더룸을 별도로 갖췄다. 2층은 침실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반려동물 특화를 앞세운 주거 공간도 늘고 있다. 다양한 펫 전용 시설 및 특화 설계를 갖춘 ‘펫앤스테이’가 대표적이다. 한화건설이 공급한 아파트 한화 포레나 수원 장안에는 반려동물 놀이터인 ‘포레나 펫 파크’와 특화 설계 ‘펫 프렌즈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서울 마곡지구 마이스 복합단지 일대에 자리할 ‘VL르웨스트’는 반려동물 가구를 위한 '반려동물 동반 입주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 케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다양한 강좌 클래스 등 반려동물과 함께 일상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 2023-04-20 09:16